경제 원론 B/ 경제안정정책을 둘러싼 논쟁

케인즈의 경제이론

신고전학파 종합

현대 거시경제학은 1936년 존 케인즈의 ‘고용, 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에서 시작. 임금과 물가의 경직성(Rigidity)을 가정한 케인즈 이론이 단기 경제현상 설명에 적합하였고, 완전고용을 가정한 고전학파 이론이 경제의 장기균형을 설명하는데 적합하여 두 이론을 접목시켜 발전시킨 이론체계를 신고전학파 종합 (Neoclassical Synthesis)라 함. 신고전학파 종합은 케인즈 이론이 좀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신고전학파 경제학

신고전학파 경제학 (Neoclassical Economics)은 19세기말 한계효용의 개념을 들고 나온 일군의 경제학자들이 정리한 이론체계를 뜻한다. 고전학파 경제학의 시대는 애덤 스미스에서부터 존 스튜어트 밀에 이르는 시기로 한계효용학파의 등장으로 고전학파 경제학의 시대는 끝나고 신고전학파의 시대가 열림. 신고전학파는 경제사상적으로 고전학파의 뒤를 이어 등장한 이론체계 즉, 한계효용학파라 불리는 이론체계를 가리키기도 하고 현대 경제학의 주류를 이루는 이론체계를 통틀어 가리키기도 한다.

경기의 미세조정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의 방향과 감도를 조절함으로써 경제를 안정된 상태로 유지시키려는 정책을 경기의 미세조정(Fine-Tuning)이라고 한다. 현실에서 총수요조절정책을 통해 경기를 미세조정 해나가는 과정에서 실업과 물가 사이의 상충관계(Trade-Off)라는 제약을 받게 된다. 실업을 줄이기 위해 팽창정책을 쓰면 수요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하여 물가가 상승하고, 물가안정을 위해 긴축정책을 쓰면 수요곡선이 왼쪽으로 이동하여 경기침체가 발생한다.

총공급곡선의 기울기에 따라 팽창, 긴축 정책의 효과가 달라진다. 총공급곡선의 기울기가 완만할수록 총수요팽창정책은 더 작은 폭의 물가상승을 유발하면서 효과적으로 경기를 활성화 시킬 수 있게 한다.

필립스 곡선

필립스 곡선은 실업률과 물가 상승률 간의 상충관계를 나타낸 곡선. 가로축은 실업률 %, 세로축은 물가상승률 %

수요충격에 의해 총수요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하면 실업률은 낮아지지만 물가는 상승한다. 수요충격에 의한 경기변동의 경우엔 실업률과 물가상승률 사이에 음(-)의 관계가 성립한다. 수요충격이란 투자지출, 소비지출, 순수출의 변화처럼 총수요곡선을 이동시키는 원인이 되는 것들 것 뜻한다.

기술변화, 노사분규, 원자재 가격 변화와 같은 총공급곡선을 이동시키는 원인이 되는 것들을 공급충격이라 한다. 공급충격으로 총공급곡선이 왼쪽으로 이동하면 실업률도 높아지고 물가상승률도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이때 실업률과 물가상승률 사이에 양(+)의 관계가 성립한다.

케인즈 이론의 전성시대

거시경제모형과 필립스곡선으로 케인즈학자들은 경기변동이 세상에서 사라질 것이라 믿었다. 이들은 현재의 경제상태를 진단하여 미래의 경제상황을 예측하는 지식만 있으면 적절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통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이를 위해 수학과 통계학 이론을 활용해 현실 경제를 수리, 계량적으로 모형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는데 이 작업의 산물이 거시계량모형(Macro-Econometric Models)

통화주의자의 등장

케인즈이론이 한참 전성기를 구가하던 때 밀턴 프리드먼을 중심으로 한 통화주의자 (Monetarist)들은 정부개입이 오히려 경제에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장기 필립스곡선 : 자연실업률 가설

통화주의자들은 필립스곡선이 우하향하는 것은 단기적인 현상이며 장기에서는 수직선의 모양을 갖게 된다고 주장했다. 장기 필립스곡선(Long-Run Phillips Curve)이 수직선의 모양을 갖기 때문에 경제안정정책이 장기에서는 실업률은 낮추는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내용의 이론을 자연 실업률 가설 (Natural Rate of Unemployment Hypothesis)라고 한다.

최초 경제가 u1의 실업률과 π1의 물가상승률을 가졌다고 가정 (A점). 실업률이 판단한 정부가 팽창정책으로 수요곡선을 오른쪽으로 이동시켜 실업률을 낮추고 대신 물가가 올라 B점으로 이동한다. 물가상승률이 커져도 단기에서 경직성을 갖는 명목임금덕택에 물가상승률이 커짐에 따라 실질임금은 떨어지는 결과가 나타난다. 실질임금이 떨어지면 고용주는 그 여유만큼 노동자들을 더 고용해 실업률은 떨어지게 된다(B점 이동). 그러나 근로자들은 실질임금하락분 만큼 명목임금의 상승을 원할 것이기 때문에 떨어졌던 실질임금이 다시 올라가면 고용은 줄고 실업률은 다시 증가하기 시작한다. 이는 물가상승률이 π2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실업률이 증가하여 B점에 있던 경제가 C점을 거쳐 D점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에 따라 필립스곡선의 기울기가 점차 커져 장기에서 이 곡선은 수직선 모양을 갖게 된다.

장기적으로 실업률은 u1수준에서 맴도는데 바로 이 실업률을 자연실업률(Natural Rate of Unemployment)라고 한다. 1960년대까지 우하향하던 필립스곡선이 1970년대 이후 심하게 흔들린다.

신화폐수량설

전통적 화폐수량설

어빙 피셔는 전통적 화폐수량설의 핵심이 교환방정식(Equation of Exchange)에 있음을 밝혀냈다.

  • MV ≡ PQ
    • M은 통화량, V는 화폐의 유통속도(Velocity of Money)
    • P는 물가수준, Q는 실물단위로 표시한 상품의 총거래량
    • PQ는 화폐단위로 표한 총거래액

화폐 한 단위가 일정기간 동안 몇 번 거래에 사용되었는지 즉, 화폐가 얼마나 자주 회전되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를 화폐의 유통속도라 한다. 이 교환 방정식은 항등식(Identity)의 성격을 갖는다. 따라서 화폐의 유통속도는 총거래액을 통화량으로 나눈 값과 같다.

  • V ≡ PQ / M

항등식인 교환 방정식에서 고전학파의 화폐수량설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추가적인 가정이 필요하다.

  • 현실적으로 경제 전체의 모든 거래를 측정하기는 불가능하므로 명목국민소득이 총거래액의 대리변수가 도리 수 있다고 가정한다
  • 화폐의 유통속도는 경제제도와 거래관습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매우 안정적인 성격을 갖고 있어 이것이 일정한 값(V’)으로 주어져있다고 가정한다

이 두 가지 가정을 도입하여 교환방정식을 다시 쓰면 고전학파의 화폐수량설을 나타내는 다음의 식을 얻을 수 있다.

  • MV’ = PY

Y는 실질국민소득을 뜻하며 이에 물가수준을 곱한 PY는 명목국민소득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 식을 보면 통화량이 늘면 명목국민소득이 증가하고 통화량이 줄면 명목국민소득이 감소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화폐수량설과 고전학파의 다른 이론을 결합하면 명목국민소득의 변화를 물가의 변화와 실질국민소득의 변화로 분해할 수 있다. 고전학파의 이론에 따르면 물가가 신축적으로 조정되기 때문에 실질국민소득은 언제나 완전고용국민소득 수준에 머물러 있게 된다. 이렇게 실질국민소득이 완전고용국민소득 수준에 고정되어 있다면 아래와 같이 식을 바꾸어 쓸 수 있다.

  • MV’ = PYf

V’와 Yf는 상수이므로 이 식의 화폐공급량의 변화가 곧바로 물가의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신화폐수량설

화폐의 유통속도가 고정되어 있다는 고전학파의 가정은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아왔다. 화폐의 유통속도가 일정하지 않다면 화폐 공급량의 변화에 비례해 명목국민소득이 늘어나고 줄어드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화폐의 공급량과 명목국민소득 또는 화폐 공급량과 물가 사이에 비례관계가 나타난다는 고전학파의 화폐수량설은 성립하지 않게 되고 이 때문에 케인즈학파는 화폐수량설 대신 통화정책의 전달경로를 통해 화폐와 국민소득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고자 했다.

그러나 통화주의자들은 화폐의 유통속도가 가변적이라 하더라도 화폐수량설이 유용한 분석틀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고 화폐수량설에 손질을 가해 신화폐수량설(New Quantity Theory of Money)을 만들어냈다. 이들은 화폐의 유통속도가 상수는 아니더라도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비교적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변수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1940년대 이후 1970년대 초반까지 화폐유통속도는 상당히 안정적인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1970년대 중반 이후 다양한 금융자산 개발과 거래관습의 급속한 변화로 화폐의 유통속도가 매우 불안정한 양상을 보이며 신화폐수량설의 설득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준칙에 의한 경제정책

준칙과 재량

정부가 경기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정책을 적극적 정책(Active Policy)이라 하고 경기변동의 상황에 무관하게 대처해가는 성격의 정책을 소극적 정책(Passive Policy)라 한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경제안정정책을 재량적 정책(Discretionary Policy)과 준칙(Rule)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재량적 정책은 경제상황에 따라 적절한 정책을 선택해 대응하는 방식이고 준칙은 사전에 정해놓은 운영방식을 상황이 변하더라도 고수하는 방식이다. 케인즈학파가 지지하는 미세조정정책은 적극적이고 재량적이며 통화주의자들이 지지하는 미세조정정책은 소극적이며 준칙에 의거한 정책

K% 준칙

프리드먼을 중심으로 한 통화주의자들은 K% 준칙 (K% Rule)이라 불리는 통화정책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 화폐공급을 매년 일정한 K% 비율로 증가시킬 것이라 미리 밝히고 경제상황에 관계없이 이를 계속 유지해 나가는 정책.

새고전학파 경제학

1970년대 로버트 루카스를 중심으로 한 일군의 경제학자들은 합리적 기대 이론 (Rational Expectation Hypothesis)을 제기. 이들은 미시경제이론의 뒷받침을 받지 못하는 거시경제이론은 의미가 없다고 보고 튼튼한 미시경제학적 기초(Micro Foundations)를 다지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 임. 이들이 제시한 이론의 뿌리를 고전학파 경제학에서 찾을 수 있다는 뜻에서 새고전학파 경제학 (New Classical Economics)라고 한다.

합리적 기대이론

경제행위에서는 미래에 대한 기대(Expectation)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측대상이 되는 변수에 관한 현재와 과거의 정보에 기초해 미래에 대한 기대를 형성하는 방식을 적응적 기대(Adaptive Expectation)라고 한다.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적절한 방법으로 활용해 미래에 대한 기대를 형성하는 것을 합리적 기대(Rational Expectation)라고 한다.

경제안정정책의 무력성

합리적 기대이론은 경제안정정책이 실물경제에 아무런 효과도 가져다 주지 못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져 경제학계에 큰 충격을 불러일으킴. 근로자들인 합리적 기대를 통해 임금인상을 미래의 물가상승률(π2)수준 만큼 올려주기를 요구하고 그 결과 임금이 실제물가상승률만큼 올라가면 실질임금에는 아무 변화가 생기지 않고 따라서 실업률도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 이는 경제가 A점에 있는 상황에서 팽창정책을 쓰면 B점이나 C점을 거치지 않고 바로 D점으로 이동하게 되어 물가만 상승시킬 뿐 실업률에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하게 되는데 이러한 견해를 정책 무력성 (Policy Ineffectiveness)의 명제라고 한다.

새케인즈 경제학

합리적 기대이론은 완벽한 이론체계를 갖추고 있었으나 케인즈 경제학자들인 꼼꼼히 살펴본 결과 임금과 물가 사이에 경직성(Rigidity)이 있으면 합리적 기대를 도입하더라도 경제안정정책은 기대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결국 케인즈학자들은 합리적 기대이론을 분석의 틀로 수용하되 임금과 물가의 경직성에대한 미시경제학적 설명을 제시하는 새로운 이론체계를 구축하게 되었는데 이와 같은 흐름을 가리켜 새케인즈 경제학 (New Keynesian Economics)이라고 한다.

이들은 정보(Information)가 완전히 갖춰져 있지 못하기 때문에 가격이 경직성을 갖게 된다고 설명한다. 또한 불완전경쟁이 존재하기 때문에 가격이 경직적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메뉴비용(Menu Cost)의 발생으로 가격이 경직성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메뉴비용이란 가격을 변경하려 할 때 생기는 상품포장이나 카탈로그 변경, 변경된 가격에 의해 잃어버린 손님 등 모든 비용을 통틀어 말한다.

새케인즈 경제학자들은 충분한 시간이 흐른다면 임금과 물가가 신축성을 되찾게 되리라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임금과 물가의 조정이 신속하고 완전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기 때문에 정부가 자유방임의 태도를 취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ssba]

The author

지성을 추구하는 디자이너/ suyeongpark@abyne.com

댓글 남기기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