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의 기원/ 학설의 난점

변이가 따르는 계통이론의 난점

  • 이 책의 여기까지 이르는 동안 많은 문제점과 맞닥뜨렸을 것이다. 그중에는 나를 당혹스럽게 할만큼 심각한 것도 있을 것이지만, 내가 판단하기에 그 대부분은 피상적인 것에 불과하며, 그 난점이 내 이론에 결코 치명적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 이러한 난점과 이론은 다음의 몇 가지 항목으로 분류할 수 있다.
    • 첫째, 만일 종이 아주 미세하고 점진적인 변화로 다른 종으로부터 갈라졌다면, 왜 우리는 이행 중간단계의 종류를 볼 수 없는가? 그러한 중간 단계의 종류가 수없이 존재한다면 왜 종은 우리가 현재 볼 수 있는 것처럼 명확하게 구별되고, 자연 전체가 혼란에 빠지는 일이 없는 것일까?
    • 둘째, 예컨대 박쥐와 똑같은 구조와 습성을 가진 동물이 이와는 전혀 다른 습성과 구조를 가진 동물로 변화하는 일이 가능한가? 자연도태는 파리를 쫓는데 사용하는 기린의 꼬리처럼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기관을 만드는 한편, 눈처럼 구조가 더없이 완전하고 경이로운 기관을 만들었다는 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
    • 셋째, 본능은 자연도태로 획득하거나 변화할 수 있는가? 수학자가 법칙을 발견하기 전부터 꿀벌은 학술적으로 보기에 훌륭한 집을 지어왔다. 꿀벌의 그 놀라운 본능은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 넷째, 종이 교잡을 하면 불임이 되거나 불임의 자손밖에 생산할 수 없는데, 변종을 교잡했을 때 생식기능이 손상되지 않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 이 장에서는 처음 두 항목에 대해 논하고, 반대이론은 다음 장에서, 본능과 잡종에 대해서는 그 다음 두 장에서 다루기로 한다.

이행적 변종의 결여 또는 희소

  • 자연도태는 매우 유리한 변화를 보존함으로써 작용한다.
    • 그러므로 각각의 새로운 종류는 생물이 구석구석 분포되어 있는 지역에서 자신과 경쟁관계에 있는, 자기보다 개량이 덜 된 본디 종류나 자기보다 불리한 다른 종류를 대신하고 마침내는 그것을 멸종시켜 버린다.
    • 즉, 멸종과 자연도태는 서로 손을 잡고 나아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각각의 종으르 다른 미지의 종류에서 유래한 것으로 간주한다면, 일반적으로 원래의 종류와 모든 이행적 변종은 새로운 종류의 형성과 완성해가는 과정에 멸종된다.
  • 그런데 이 학설에 따르면 무수한 히행형이 분명히 존재했을 텐데, 왜 우리는 그들이 지각 속에도 발견하지 못하는 것일까?
    • 이 문제에 대한 논의는 지질학적 기록의 불완전함에 대한 장에서 설명하는 것이 훨씬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여기서는 이 의문에 대한 해받으로서 기록이라는 것이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불완전하다는 것만 말해두고자 한다.
    • 지각이란 하나의 거대한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지만, 자연의 수집은 불완전하게,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이루어지는 것이다.
  • 그러나 근연종이 동일한 지역 안에 살고 있을 때는, 현재에도 많은 이행형을 볼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다.
    • 예를 들어 보겠다. 대륙의 북쪽에서 남쪽으로 종단해 보면, 보통 근연종이 서로 계속되는 거리를 두고 그 지역의 자연 조직 안에서 거의 동일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과 마주치게 된다.
    • 혈연이 가까운 종은 여러 곳에서 서로 마주치고 때로는 겹쳐지기도 한다. 그리고 어느 한쪽의 수가 줄어들면 다른 한쪽의 그 수가 점점 늘어나 마침내 한쪽이 다른 한쪽의 지위를 대신한다.
    • 그런데 이들 대체종이 서로 혼합해 있는 곳에서 두 종을 비교해 볼 떄, 각각 서식하고 있는 중심지에서 채집한 표본과 마찬가지로 보통은 구조상의 모든 세부에 이르기까지 서로 완전히 다르다.
  • 나의 이론에서 이러한 근연종은 모두 같은 조상에서 나온 것이다. 그리고 각 개체는 변이 과정에서 자기 지방의 생활환경에 적응하여 본디 원형체와 과거 및 현재 상태 사이에 있는 모든 이행적 변종을 쫓아내고 멸종시켜버렸다.
    • 따라서 지금은 어디서나 수많은 이행적 변종을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해서는 안 된다. 이행적 변종은 일찍이 여러 지역에서 존재했겠지만, 현재는 땅속에 화석 상태로 묻혀 있을 수도 있다.
  • 그러면 생활 조건이 이행 중인 지역에서도 밀접한 연쇄를 이루는 변종들이 발견되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 난점은 오랫동안 나를 괴롭혔지만, 이제는 거의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 첫째, 우리는 어떤 지역이 현재 연속적이라고 해서, 그 전에도 오랫동안 연속적이었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지질학은 우리에게 제 3기 후기에도 대부분의 대륙이 여러 섬으로 갈라져 있었다는 것을 믿게 해준다.
    • 그러한 섬들에서는 확실한 종이 중간지대에서는 중간적 변종이 생겨나는 일 없이 개별적으로 형성되었을 것이다.
    • 나는 난점을 이러한 것으로 해결하는 일은 이쯤에서 그만두려고 한다. 다수의 완전하고 명확한 종이 이어져 있는 지역에서 생성되었다고 믿기 떄문이다.
    • 그렇다고 현재 이어져 있지만 전에는 떨어져 있었던 지역이 신종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의심하지는 않는다. 자유롭게 교잡하며 큰 범위를 이동하는 동물에게 있어 신종을 형성하는데는 지역 분단이 특히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 현재 넓은 지역에 분포해 있는 종을 보면, 하나의 커다란 구역에 상당히 많은 수의 개체를 가지고 있으며, 주변부에서는 갑자기 줄어들다가 마침내 자취를 감춰 버리는 것이 보통이다.
    • 그러므로 두 가지 대체종 사이를 구분짓는 중간 구역은, 일반적으로 각각의 종이 분포하는 고유한 구역에 비해 좁다.
    • 이러한 사실은 산에 올라갈 때도 볼 수 있는데, 캉돌씨가 관찰한 것처럼 수없이 많던 고산성 종이 돌연 사라지고 다른 종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포브스는 이같은 사실을 저인망을 이용한 심해탐사를 통해 확인했다.
    • 기후와 고도, 수심 따위는 깨닫기 어려울 만큼 조금씩 변해가므로, 위에서 말한 사실들은 기후와 물리적 생활 조건을 분포의 완전하고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는 사람들을 놀라게 할 것이다.
  • 그러나 모든 종은 서식 중심지에서도 경쟁자가 없으면 현저하게 개체수를 늘린다는 것, 거의 모든 종은 다른 종을 잡아먹거나 다른 종에게 잡아먹힌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 어떤 생물이든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다른 생물과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다.
    • 어느 나라에 서식하는 종이든지 서식 범위는 눈에 띄지 않게 변화하는 물리적 조건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그것은 대부분 그 생물이 의존하는 다른 종이나 천적, 또는 경쟁상대 같은 존재에 따라 정해진다.
    • 그리고 이러한 종은 이미 명확한 존재가 되어 다른 종으로 조금씩 변화하여 섞여드는 일은 없다. 즉 어느 한 종의 분포 구역은 다른 여러 종의 분포 구역에 의존하면서 차츰 확실하게 정해져 갈 것이다.
    • 그리고 분포구역의 주변부에서는 각각의 종 개체수가 줄어들어 천적이나 먹이의 수 또는 계절이 변하는 동안 멸종에 이를 위험이 크다. 그리하여 지리적 분포 구역의 경계는 더욱 명확해질 것이다.
  • 근연종이나 대체종이 연속되는 지역에 서식할 때는 보통 각각의 넓은 분포구역을 갖게 된다.
    • 그들 사이에는 매우 좁은 중립지대가 있으며, 여기에서 그들의 개체수가 급격하게 감소한다고 해보자. 그런 경우 변종은 종과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 아니므로 양자에게 같은 규칙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 그리고 만약 변이 중인 하나의 종이 매우 큰 지역에 적응하는 경우를 상상해 본다면, 2개의 변종을 2개의 큰 지역에 적응시키고 좁은 중간지대에 제 3의 변종을 적응시켜야 할 것이다.
    • 그 결과, 중간적 변종은 좁은 지역에서 서식하기 때문에 개체수가 적어진다. 내가 실제로 확인한 범위 안에서 이 규칙은 자연 상태에 있는 변종의 경우에도 잘 들어맞는다.
  • 나는 따개비 속의 특징이 뚜렷한 변종 사이에 존재하는 중간적 변종에서 이 규칙이 들어 맞는다는 실례를 볼 수 있었다.
    • 왓슨 씨와 그레이 박사, 울러스턴 씨 등에게서 얻은 정보에 따르면, 보통 2종류 사이에 중간적 변종이 발생하는 경우, 이 중간변종은 그들이 결합하는 2종류보다 개체수가 훨씬 적다.
    • 따라서 만약 이러한 사실과 추론을 믿고 2개의 다른 변종을 결합한 변종이, 결합을 이루는 2개의 변종보다 일반적으로 개체수가 적다고 결론 내릴 수 있다고 하자.
    • 그렇다면 왜 중간변종이 오랜 기간에 걸쳐 존속하지 못하는지, 왜 그러한 변종은 일반적인 규칙으로서 그들이 본디 결합시킨 형태보다 일찍 멸종하여 자취를 감춰버리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이미 말했듯 개체수가 적은 종류는 다수로 존재하는 것보다 멸종할 가능성이 더 크다. 더욱이 이러한 경우에 중간적 종류는 그 양쪽에 사는 근연종류에게 침해받기 쉽다. 그러나 그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 나의 학설에 따르면, 2개의 변종이 완전히 다른 종으로 변이하여 완성되는 과정에서, 넓은 지역에 많은 개체수가 서식하고 있는 2개의 변종이 좁은 중간지대에 소수로 서식하는 중간적 변종보다 훨씬 유리하다는 사실이다.
    • 왜냐하면 다수로 존재하는 종류는 소수로 존재하는 매우 희소한 종류보다 언제나 자연도태에 의해 선택되는 유리한 변이를 나타낼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 그러므로 생존경쟁에서 개체수가 많은 종류는 개체수가 적은 종류를 능가하고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후자의 변이와 개량 속도가 느리기 때문이다.
    • 이미 2장에서 언급했듯이 각 지역에서 개체수가 많은 종이 적은 종보다 평균적으로 많은 특징을 가진 극심한 변종을 만들어 내는 것도 같은 원리로 설명할 수 있다.
  • 다음과 같이 양의 세 가지 변종을 사육하는 경우를 상상해 보자.
    • 하나는 넓은 산악지대, 다른 하나는 비교적 좁은 구릉지대,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광활한 산기슭의 평원에 적응한 것으로 가정한다. 여기에 사는 주민들은 모두 인내와 숙련된 솜씨로 가축을 선택하고 개량하고자 노력한다고 치자.
    • 이때 산악이나 평원의 대규모 사육자는 좁은 중간적 구릉지대의 소규모 사육자보다 가축을 신속하게 개량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 그 결과, 산악 지방 또는 평원의 개량 품종이 개량이 뒤떨어진 구릉지대의 품종을 대체하게 되고, 원래 개체수가 많았던 두 품종이 서로 가까워지게 된다. 그 사이에 있었던 중가적 구릉 품종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 이것을 정리하면, 종이란 경계가 상당히 뚜렷하며 계속 변이하고 있는 중간연쇄에 따라 경계가 정해질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 그 첫 번째 까닭은 변이가 일어나는 과정이 매우 완만하다는 것이다.
    • 유리한 변이가 이따금씩 일어나면서 한 종류나 여러 개의 생물종이 변이하는 것으로 자연 경제질서 안의 서식장소를 충분히 채울 때까지 자연도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이러한 새로운 장소는 기후의 완만한 변화나 이따금 있는 새로운 거주자의 침입이나 오랜 거주자가 느린 변이로 새로운 거주자의 침입에 따라 좌우 되는데, 이때 서로 충돌하는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 따라서 어떤 지역에서 어떠한 때에든 어느 정도 영속적인 사소한 구조 변화를 나타내는 종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 둘째로 지금은 서로 이어져 있는 지역이 가까운 과거에는 떨어져 있었던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 번식을 할 때마다 암수가 교미하고 이동 범위가 큰 군에 속하는 동물은 특히 그처럼 고립된 곳에서 저마다 개별적으로 뚜렷한 특징을 띠게 되어 대체종으로 분류 되었음이 틀림없다.
    • 이 경우에는 몇몇 대체종과 그들의 공통된 조상 사이에 위치한 여러 중간적 변종이 옛날에는 분명 각각 떨어진 땅에서 살고 있었겠지만, 이러한 연쇄는 자연도태의 과정에서 버려지고 멸종되어 더는 살아 있는 상태로는 발견되지 않는 것이다.
  • 셋째, 완전히 이어져 있는 지역의 다른 구역에서 여러 변종이 형성되었을 때, 아마 처음에는 중간지대에 중간적 변종이 형성되었겠지만, 짧은 기간밖에 존속하지 못했을 거싱다.
    • 왜냐면 중간 지대에 분포한 이러한 중간적 변종은 서로 결합하는 변종보다 개체수가 적기 때문이다.
    • 이 원인만으로도 중간적 변종은 우발적으로 멸종당하기 쉽다. 그리고 자연도태에 의해 변화가 더욱 진행되는 과정에서 서로 결합한 변종에 패배하여 거의 대체될 것이 확실하다.
    • 왜냐면 후자는 개체수가 많고 집단 속에 많은 변종을 낳음으로써 자연도태에 따라 훨씬 개량되어 우위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 마지막으로 만약 내 학설이 옳다면 어떤 한 시기뿐만 아니라 모든 시기를 두루 살펴 보았을 때, 같은 군에 속하는 모든 종을 긴밀하게 이어주는 중간적 변종이 무수히 존재하고 있었을 것이 틀림없다는 사실이다.
    • 그러나 지금까지 몇 번이나 말했던 것처럼, 자연도태는 조상형과 중간형의 연쇄를 가차 없이 없애버린다.
    • 그 결과 그러한 종류가 존재했다는 증거는 오직 화석 속에서만 찾을 수 있다.
    • 그것이 극도로 불완전하고 단속적인 기록으로 보존되어 있을 뿐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뒤에 설명하기로 한다.
  • (스터디노트) 중간종을 missing link라 하는데, 현대에는 그 missing link가 더 많아졌다. 왜냐면 a와 b사이의 중간종 c가 발견되면, a와 c사이, b와 c사이의 missing link가 2개가 생기기 때문.

독특한 습성과 구조를 가진 생물의 기원과 이행

  • 나의 견해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를테면 육지에서 서식하는 육식동물이 도대체 어떻게 물속에서 사는 습성을 갖게 되었으며, 그 이행상태에 있는 동물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는가 하는 의문을 제시한다.
    • 동일한 육식동물군에서 완전한 수생동물과 육상동물 사이에 중간적 형태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모두 생존경쟁을 거쳐 존속하고 있으므로, 자연계에서 각각의 서식장소에 알맞은 습성을 갖고 있다.
    • 북아메리카산 밍크는 발에 물갈퀴가 있으며 털가죽과 짧은 다리, 꼬리 모양 등이 수달과 매우 비슷하다. 여름에는 물에 들어가 물고기를 잡아 먹는데, 긴 겨울 동안에는 다른 족제비류 처럼 작은 쥐 같은 육상동물을 잡아 먹는다.
    • 또 다른 예로는 식충성 네발 짐승이 어떻게 박쥐로 변할 수 있었는가 하는 의문을 제시할 수도 있다.
    • 이것은 훨씬 어려운 문제이고 나는 답을 갖고 있지 않지만, 이러한 문제점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 이 경우에도 나는 매우 불리한 입장에 놓여있다. 내가 수집한 수많은 중대 사례 가운데 여기서는 같은 속의 근연종 가운데 습성과 구조가 이행한 예와 같은 종 안에서 늘 또는 이따금 다른 습성을 볼 수 있는 한 두가지 밖에 인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 게다가 나는 박쥐 같은 특수한 예의 난점을 줄이는데는 이러한 예를 많이 드는 것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 먼저 다람쥐과를 살펴보자.
    • (다람쥐과의 형태와 습성 설명 생략)
  • 그러나 이 사실이 각다람쥐류의 구조가 모든 자연조건 속에서 생각할 수 있는 최상의 것이라고 결론내리게 해주는 근거는 아니다.
    • 기후와 먹이가 변하거나 경쟁상대인 설치류나 새로운 천적이 이주해 오거나, 옛날부터 있던 종류가 변하는 일도 있다.
    • 그런 경우 그것에 맞추어 구조가 변하고 개량되지 않으면 다람쥐류 가운데 적어도 일부는 차츰 개체수가 줄거나 멸종될 것이다.
    • 따라서 옆구리의 비막이 발달한 개체일수록 생존에 유리하므로 항상 보존되고 번식하여 이 자연도태 과정에 따라 축적 작용이 일어나 마침내 완전한 날다람쥐가 생겨날 것이다. 생활조건이 변하는 상황 속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 (날 여우 원숭이 예시 생략)
  • 새들이 저마다 가진 구조는 그들이 처해 있는 생활 조건 아래에서 그들에게 가장 적합한 것이다. 그들은 모두 경쟁하면서 살아가야만 하기 때문이다.
    • 그러나 그러한 구조는 반드시 있을 수 있는 모든 조건 아래에서 가능한 최상의 것은 아니다.
    • 이상의 기술에서 설명한 여러 단계의 날개는 아마도 쓰지 않아서 이루어진 구조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그것이 조류가 완전한 비행력을 획득하기까지 자연스레 거친 이행단계를 나타낸다고 추론해서는 안 된다.
    • 그러나 이러한 구조는 추이의 방법이 얼마나 다양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데 도움이 된다.
  • 갑각류나 연체류 같이 물속에서 호흡하는 동물강 가운데는 적으나마 지상에서 생활하는데 적응한 것도 있다.
    • (이하 예시 생략)
  • 새의 날개 처럼 비행이라는 특수한 습성 때문에 완성도가 높은 어떤 구조를 볼 때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 바로 그 구조의 초기 이행적 단계를 나타내는 동물은 자연도태에 의한 완성 과정에서 버려짐으로써, 오늘날까지 존속하는 일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 그뿐만 아니라, 매우 다양한 생활습관에 적응한 구조 사이의 이행적 단계가 초기에는 많은 개체수로, 또 많은 종속적인 형태를 낳으며 발달한 경우는 드물었다고 결론 내릴 수 있다.
    • 날치에 대해 예를 들어보자.
    • 육지와 물속에 있는 많은 종류의 먹이를 여러 방법으로 잡기 위해 다양하고 종속적인 형태를 거쳐 하늘을 날 수 있는 물고기가 생겨나고, 생존 경쟁에서 다른 동물보다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어 보인다.
    • 따라서 이행단계에 있는 구조를 가진 종이 화석으로 발견될 가능성은 많지 않다. 그런 종류는 구조가 충분히 발달한 종보다 개체수가 적었기 때문이다.
  • 여기서 같은 종의 개체가 다양화된 습성과 변화된 습성을 가진 예를 두세 가지 들어보겠다.
    • 다양화의 경우이든 변화의 경우이든 자연도태가 동물의 구조를 변화한 습성에, 또는 여러 습성 가운데 한 가지 습성에만 적용하도록 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 그러나 일반적으로 먼저 습관이 변화한 뒤에 구조가 변화하는지, 또는 경미한 구조의 변화가 습성의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지 결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아마 이 두 가지는 거의 동시에 변화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다윈은 이미 이분법적인 사고 방식을 벗어난 사람)
  • 습성이 변화한 예로는, 외래식물이나 인공적인 먹이만 먹고 사는 영국산 곤충에 대해 언급하는 것으로 충분할 것이다. 다양화된 습성에 대해서는 수많은 예를 들 수 있다.
    • (그 예에 대해서는 생략)
  • 같은 종의 다른 개체, 또는 같은 속에서 다른 종의 개체와 매우 다른 습성을 가진 개체를 이따금 볼 수 있다.
    • 그러므로 나의 학설에 따르면, 이러한 개체가 이상한 습성을 발달시켜 본디 형태와 경미하게 또는 매우 다른 구조를 가진 새로운 종을 낳는 일도 가능할 것이다.
    • 그러한 예는 자연계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나무에 기어올라 나무껍질 틈에 숨은 곤충을 쪼아 잡아 먹는 딱따구리만큼 훌륭한 적응의 예가 또 있을까?
  • 그런데 북아메리카에는 주로 열매를 먹고 사는 딱따구리가 있는가 하면, 큰 날개를 가지고 공중에서 곤충을 잡는 딱따구리도 있다.
    • 나무가 거의 자라지 않는 라플라타 평원에는 앞뒤 두 갈래로 나뉜 발가락과 곧고 긴 부리를 가진 딱따구리도 있다. 부리는 전형적인 딱따구리만큼 곧거나 강하지는 않아도 충분히 나무에 구멍을 뚫는다. 따라서 이 딱따구리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딱따구리와 구조상 중요한 모든 부분이 같다.
    • 더욱이 색깔이나 날카로운 울음소리, 파상형으로 나는 방법 등, 온갖 작은 형질에 이르기까지 일반적인 딱따구리와 밀접한 혈연관계를 뚜렷이 보여주고 있지만, 어느 큰 지방에서는 나무에 기어오르지 않고 제방에 있는 구멍 같은 곳에 집을 짓는다. —(일반적인 딱따구리랑 같은데, 사는 습성이 다르다는 이야기)
    • 허드슨 씨에 따르면 이 딱따구리는 어떤 다른 지방에서는 때때로 나무를 찾아 나무줄기에 구멍을 뚫고 집을 짓는다고 한다.
  • 바다제비는 바닷새임에도 헤엄을 치지 않고 공중에서 생활하는 습성이 강한 새이다.
    • (이하 그에 대한 설명 생략)
  • 절지동물 곤충강 벌목에 속하는 어떤 것들음 모두 육서동물이지만, 존 러보크 경은 가는꼬리검정벌 속은 수생성을 가지고 있음을 밝혔다.
    • 이것은 때떄로 물속에 들어가 다리는 쓰지 않고 날개를 사용하여 4시간 동안이나 잠수할 수 있다고 한다.
    • 그런데도 이 이상한 습성에 관련된 어떠한 구조상의 변화도 찾아볼 수가 없다.
  • 모든 생물이 현재 우리 눈에 보이는 모습 그대로 창조되었다고 믿는 사람들은 습성과 구조가 전혀 일치하지 않는 동물을 보고 놀랄 것이다.
    • 오리와 거위의 발에 있는 물갈퀴가 헤엄을 치기 위한 구조라는 사실은 틀림없는데, 물갈퀴가 있는 발을 가졌으면서도 고지에 서식하며 좀처럼 물가를 찾지 않는 거위도 있다.
    • 반면 논병아리나 물닭은 아무리 봐도 물새 같지만 발가락에 막이 둘러쳐져 있을 뿐 물갈퀴가 없다.
    • 또한 섭금류의 막이 없는 긴 발가락은 늪이나 수초 위를 걷기 위한 것임에 틀림없지만, 긴 발가락을 지닌 쇠물닭은 물닭 못지 않게 헤엄을 잘 친다.
    • 뜸부기는 물가에 사는 새지만 흰눈썹뜸부기는 메추라기와 마찬가지로 육지에 산다.
  • 그 밖에도 많은 예를 들 수 있는데, 모두 구조상의 변화 없이 습성이 변화한 것이다.
    • 뭍에서 사는 거위의 물갈퀴가 있는 발은 구조상으로는 그렇지 않지만, 기능상으로 볼 때 발육이 거의 불완전하다고 할 수 있다.
    • 군함조의 경우 발가락 사이의 깊숙이 파인 막은 구조가 변화하기 시작했음을 말해준다.
  • 모든 개체가 개별적으로 창조되었다고 믿는 사람은, 이러한 예를 창조주가 어떤 형의 생물을 다른 형의 생물로 대체시킨 것이라 할지도 모른다.
    • 그러나 내 생각에 그것은 사실을 가장 그럴듯한 말로 바꿔 말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 생존경쟁과 자연도태의 원리를 믿는 사람은, 모든 생물이 수를 증가시키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으며, 습성이나 구조가 조금이라도 변하여 같은 지역의 다른 생물보다 유리해진 생물이 자신의 원래 서식지와 다르더라도 상대가 사는 곳을 빼앗아 버린다는 것을 인정할 것이다.
    • 따라서 발에 물갈퀴가 있는 거위와 군함조가 메마른 땅에서만 생활하는 것이나, 나무가 거의 자라지 않는 곳에 딱따구리가 산다는 것, 물속에 들어가는 지빠귀나 벌목, 갈매기와 같은 습성을 가진 바다제비가 있다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완성도가 매우 높은 복잡한 기관

  • 다양한 거리에 초점을 맞추고 빛을 받아들이며, 구면수차와 색수차를 교정하기 위해 교묘한 장치를 갖춘 눈이 자연도태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가정은 솔직히 비상식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 지구가 태양 주위를 회전하는 것이라고 맨 처음 주장될 때 인류의 상식은 그 학설을 거짓이라고 선언했다.
    • 만약 완전하고 복잡한 눈에서 매우 불완전하고 단순한 눈에 이르는 무수한 점진적인 단계가 있으며 각 단계가 그 소유자에게 쓸모 있다는 것이 입증된다면 어떨까?
    • 또 만약 눈의 변이가 경미하고 실제로도 그렇듯 그 변이가 유전된다면 어떨까? 그리고 변화하는 생활 조건 속에서 눈이라는 기관의 변이 또는 변화가 생존에 유리하다고 치자.
    • 그렇다면 완전하고 복잡한 눈이 자연도태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믿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더라도 이 학설을 뒤집을 정도는 아니다.
    • 이것은 이성적인 판단에 따른 것이다. 어떻게 신경이 빛을 느끼게 되었는가 하는 문제보다는 어떻게 생명이 발생했는가 하는 문제가 훨씬 중요해 보인다.
    • 그러나 신경을 찾아볼 수 없는 가장 하등한 유기체의 어떤 것이 빛을 느낄 수 있는 까닭에, 이것은 그 형질 안의 어떤 감각적 요소가 축적되고 발달하여 특수한 감성을 갖춘 신경이 되는 것은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만 말할 수 있다.
  • 어떤 종의 한 기관이 완성되기에 이른 점진적 단계를 탐구하려면 직계 조상들을 살펴보아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므로 같은 종류에 속한 여러 종 가운데 중간적 단계를 찾아봐야만 한다.
    • 먼저 공통의 조상형으로부터 분리된 방계자손 종에서 어떠한 점진적 이행이 가능한지 알아본다. 그리고 초기 자손 가운데 조상형과 전혀 다르거나 아주 조금밖에 변하지 않은 단계의 기관이 보존된 가능성을 찾는 것이다.
    • 현존하는 척추동물 중에서 눈 구조가 조금씩 이행한 단계는 아주 조금밖에 발견할 수 없고, 이 점에 관해 알 수 있는 화석도 전혀 없다.
    • 눈의 완성에 이르기까지의 이행초기 단계가 척추동물이라는 커다란 문에서 발견된다면, 이미 알려진 맨 아래 화석층보다 더 아래층에서 나타날 것이다.
  • 눈이라고 부를 수 있는 가장 단순한 기관은 색소세포로 둘러싸여 있고 반투명한 살갗으로 덮여 있는 하나의 시신경으로 이루어져 있을 뿐, 수정체나 다른 굴광체는 없다.
    • 그러나 주르댕 씨에 의하면, 한 단계 더 내려가면 신경은 없고 다만 원형질의 조직 위에서 시각기관 역할을 하는 색소세포의 집합을 볼 수 있다. 앞에서 설명한 단순한 성질의 눈은 명료한 시각은 불가능하며 명암만 식별할 수 있다.
    • 어떤 불가사리의 경우 신경을 둘러싼 색소층 속에 작고 오목하게 들어간 곳이 있고, 주르댕 씨가 기술했듯이 마치 고등동물의 각막처럼 아교질의 투명한 물질로 가득차 불룩하게 돌출해 있다. 주르댕 씨는 이 구조가 영상을 맺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광선을 집중하여 쉽게 지각할 수 있도록 해줄 뿐이라고 말했다.
    • 이 광선의 집중은 진정한 영상을 비추는 눈의 형성에서 가장 중요한 한 걸음이다. 왜냐면 하등동물의 어떤 것은 체내에 깊이 묻혀있고 또 어떤 것은 표피 가까이 있는 시신경의 노출된 끝을 광선 집중장치로부터 일정한 거리에 두어 그곳에 상이 맺힐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 문인 체절동물에서는 흔히 일종의 동공을 형성하고 있지만, 수정체나 그 밖의 광학장치가 결여되어 있으며 색소로 싸여 있기만 한 시신경을 출발점에 둘 수 있다.
    • 곤충류에서 큰 겹눈의 각막 위에 있는 다수의 낱눈이 진정한 수정체를 형성하고, 이 원추체가 기묘하게 변화한 신경섬유를 둘러싸고 있다는 것은 현재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 그러나 체절동물의 이러한 기관은 모양이 매우 다양해서 일찍이 뮐러 씨는 7개의 작은 부류를 이룬 3개의 큰 부류로 나누고, 거기에 또 홑눈이 여러 개 모인 집안이라는 제 3의 중요한 부류를 설정했을 정도이다.
  • 여기서는 매우 적은 예를 간단히 소개할 수 밖에 없지만, 현존하는 갑각류의 눈에서는 다양한 이행단계를 볼 수 있다.
    • 현존하는 종의 수가 멸종한 것보다 훨씬 적다는 것을 염두해 두자. 그러면 단순히 색소로 덮이고 투명한 막으로 싸여 있을 뿐인 시신경의 구조를 자연도태가 체절동물이라는 큰 문의 구성원이 가진 완전한 시각기관으로 변화시켰다는 것을 믿는게 그리 어렵지 않다.
  • 이 책을 계속 읽으면서 계통이론만이 수많은 사실을 설명해줄 수 있다고 깨달은 독자는 그 생각에서 더 나아가 주길 바란다.
    • 아무리 이행단계가 알려져 있지 않더라도 자연도태는 매의 눈처럼 완벽한 구조를 만들어내는 힘이 있다고 인정하는 것을 주저해서는 안될 것이다.
  • 눈을 변화시키고, 더욱이 그것을 완전한 기관으로 보존하기 위해서는 많은 변화가 동시에 일어나야 하는데, 이것이 자연도태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이론이 제기되어 왔다.
    • 그런데 내가 저술한 사육동물의 번이에 관한 책에서 지적하려고 했던 것처럼, 만일 변이가 극히 경미한 점진적 단계에 의한 것이라면 변화가 모두 동시에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마찬가지로 다른 종류의 변이도 일반적인 목적에 쓸모있는 것이다.
    • 월리스 씨는 이렇게 말했다 “만약 수정체가 너무 짧거나 긴 초점을 가지고 있다하더라도 그것은 곡도나 밀도의 변경으로 수정될 수 있다. 또 가령 곡도가 불규칙해서 광선이 한 점에 모이지 않는다면, 그 곡도 규칙의 정확성이 높아진 것은 하나의 개량이 된다. 따라서 눈조리개의 수축과 눈의 근육운동은 둘 다 시각작용에 대해 본질적인 것은 아니며 다만 이 기관의 구조에 덧붙여진 어떤 단계에서 완성된 개량에 지나지 않는다”
  • 동물계에서 가장 고등한 척추동물은 창고기의 경우처럼 신경과 색소를 갖고 있으나 그 밖의 다른 장치는 없는 투명한 피부 주머니로 이루어진 단순한 눈에서 출발하게 된다.
    • 오언 씨가 말한 것처럼 ‘광선을 굴절시키는 구조의 점진적 단계 범위는 매우 크다’
    • 피르호의 탁월한 견해에 따르면 사람의 태아에서는 ‘아름다운 결정체인 수정체가 피부 주머니 모양을 한 주름 속 상피세포의 집합으로 이루어져 있고, 유리체가 태아의 피하조직으로 만들어진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사실이다.
    • 그러나 놀라운 일이기는 하지만, 아직 전적으로 완전하지 않은 여러 가지 특질을 가진 눈의 형성에 대해 정당한 결론에 이르려면 무엇보다 이성이 공상을 극복하는게 필요하다.
    • 나는 그 어려움을 누구보다 절감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도태 원리를 이 정도로 멀리까지 연장하는 것에 조금이라도 주저하는 사람이 있다 해도 결코 놀라지 않을 것이다.
  • 눈과 망원경을 비교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 망원경은 인간이 지닌 가장 고도의 지혜가 오랜 세월을 거쳐 완성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연히 눈도 이와 유사한 과정을 거쳐 이루어진 것이라 추론한다.
    • 그러나 이러한 추론은 좀 지나치지 않을까? 우리는 창조주가 인간과 같은 지력으로 일을 했다고 가정할 어떤 권리를 갖고 있는가?
  • 만일 눈을 하나의 광학적인 기계와 비교해야만 한다면 어떨까?
    • 먼저 빛을 느끼는 신경을 아래에 갖춘 투명한 조직의 두꺼운 층이 있다고 상상한다.
    • 또 그 층의 모든 부분이 느리기는 하지만 서서히 밀도가 변함으로써 밀도와 두께가 다른 여러 개의 층으로 분리되고, 그 층들 사이의 거리도 서로 달라져서 각 층의 표면 모양이 차츰 변해간다고 상상해야 한다.
    • 더 나아가 이 투명한 층에서 일어나는 매우 사소한 변화들을 하나하나 주시하고, 다양한 조건 속에서 조금이라도 선명한 상을 만드는 변이를 주의 깊에 선별하는 힘이 있다고 상상해야 한다.
    • 또한 새롭게 개량한 장치가 그때마다 수백만 배나 증가하여 더욱 뛰어난 것이 생길 때까지 보존되며, 오래된 것은 모두 도태된다고 생각해야 한다.
    • 생물의 몸에서 변이는 사소한 변화를 낳고 생식은 이것을 무한대로 증가시키며, 자연도태는 알맞은 기능으로 각각의 개량을 골라낸다.
    • 이러한 과정이 수백만 년 동안 계속되고, 해마다 수백만 개나 되는 온갖 종류의 개체들에게 작용한다고 생각해 보라.
    • 생물의 광학장치가 이처럼 유리로 만든 광학기계보다 더 훌륭하게 변해가낟고 생각하지 않는가?
    • 창조주가 하는 일이 인간의 일보다 위대하듯 말이다.
  • 만일 다수의 연속적이고 경미한 변화에 의해서는 생겨날 수 없는 어떤 복잡한 기관이 있다는 것이 증명된다면, 나의 학설은 절대로 성립될 수 없다. 그러나 나는 그러한 예를 하나도 찾지 못했다.
    • 물론 이행단계를 알 수 없는 기관은 많이 존재한다. 고립되어 사는 종에는 특히 더 많다. 나의 학설에 따르면 그러한 종 주위에서 많은 멸종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 또 큰 강의 모든 구성원에 공통되는 기관을 조사하는 경우에도 이행단계를 알 수 없다. 왜냐면 그 기관은 아득히 먼 옛날에 형성된 것이며 그 시대부터 수많은 구성원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 그 기관이 발달하기 시작한 초기 이행단계를 발견하려면 이미 먼 과거에 멸종한 아주 오래된 조상형을 찾아내야 한다.

기관의 전용

  • 한 기관이 어떤 종의 이행적인 점진적 변화에 의해 만들어질 수 없었다는 결론을 이끌어 내는 데는 매우 신중을 가해야 한다.
    • 하등동물에서는 같은 기관이 매우 다른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수많은 예를 들 수 있다. 예컨대 잠자리의 애벌레나 기름종개는 소화기관이 호흡과 소화, 배설까지 모두 맡는다.
    • 히드라는 몸의 안팎을 뒤집었을 때 본디의 바깥쪽 표면으로 소화하고 위로 호흡한다.
    • 이처럼 한 가지 부위나 기관이 여러 기능을 가진 경우, 만일 어떤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 이전에 두 가지 기능을 맡아보던 하나의 기관 전체 또는 일부가 자연도태에 의해 한 가지 기능만 갖도록 특수화하게 된다.
    • 눈에 띄지 않을만큼 수많은 단계를 밟아나가며 그 성질을 완전히 변화시켜 버리는 것이다.
    • 많은 식물이 구조가 다른 꽃을 동시에 규칙적으로 만들어낸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만일 이러한 식물이 오직 한 종류의 꽃만 만들어 낸다고 하면 그 종의 특징을 비교적 빨리 크게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 그러나 한 식물이 피우는 두 종류의 꽃은 본디 미세한 점진적 단계에 의해 분기된 것이며, 그러한 단계는 지금도 소수의 경우에서 찾아볼 수 있다.
  • 두 개의 기관이 동일한 개체에서 동시에 같은 기능을 하는 경우도 있다.
    • 한예로 아가미로 물속의 공기를 호흡하는 동시에 부레로 공중의 공기를 호흡하는 물고기가 있다.
    • 이 부레는 공기를 공급하기 위한 기도관을 갖추고 있으며, 또 혈관이 풍부한 격벽으로 나뉘어 있다.
  • 또 다른 예를 식물계에서 들어보겠다.
    • 식물이 위로 뻗어 올라가는데는 나선으로 감아올리거나 덩굴수염으로 지주를 붙잡거나 공기뿌리를 뻗어 올리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 이 세 가지 수단은 보통 각기 다른 군에서 볼 수 있는 것인데, 매우 드물기는 해도 어떤 종은 이러한 수단의 두세 가지가 한 개체 안에 결합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 이 같은 경우, 두 개의 기관 가운데 하나는 다른 기관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홀로 모든 일을 할 수 있도록 기관으로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변화하는 일이 쉽게 일어난다.
    • 변화가 이루어진 뒤에는 나머지 다른 기관이 완전히 달느 목적을 위해 변화하거나 완전히 소멸하게 된다.
  • 물고기의 부레가 그것을 설명해 주는 좋은 예이다. 왜냐면 처음에는 물에 뜨기 위해 만들어진 이 기관이 호흡이라는 다른 기능을 하기 위한 기관으로 변할 수 있음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 또 어떤 물고기에서는 부레가 부수적인 청각기관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모든 생리학자는 이 부레가 위치에 있어서나 그 구조에 있어서 고등한 척추동물의 허파와 상응하며 또는 ‘이상적으로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 따라서 나는 자연도태에 의해 부레가 실제로 허파, 즉 호흡만 하는 기관으로 변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현재 학설에서는 처음에 호흡을 위해 발달한 기관이 부레로 전용된 것이라 본다.
  • 이러한 견해에 의하면 허파를 가진 모든 척추동물은 부상기관인 부레를 갖춘, 고대의 원형에서 일반적인 세대 계승에 의해 생겨난 자손인 셈이다.
    • 이러한 부분에 관한 오언 씨의 흥미로운 연구가 있다. 그에 따라 추론해 보자면 우리는 비록 후두가 닫히는 절묘한 체계를 갖고 있지만 우리가 먹는 음식물은 모두 기관의 입구 위를 지나 폐로 흘러들어갈 위험을 무릅쓰고 통과해야 한다.
    • 이 기묘한 사실은 허파가 본디 호흡을 위한 장치가 아니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될 것이다.
    • 고등한 척추 동물에서 아가미는 씨눈의 목 양쪽에 갈라진 곳과 고리 모양으로 난 동맥을 통해 흔적을 찾을 수 있어도 이미 완전히 사라지고 없다.
    • 그러나 완전히 사라진 아가미는 완전히 다른 목적을 위하여 자연도태로 서서히 변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예컨대 랑두아 씨는 곤충의 날개가 기관으로부터 발달한 것임을 알려준다.
    • 따라서 큰 강에서는 옛날에 숨쉬기 위해 사용한 기관을 비행기관으로 바꾸어 사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 기관의 이행을 고찰할 때는 어떤 기능에서 다른 기능으로 전용되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 예를 들어보면, 유병만각류에는 내가 ‘알을 싸는 띠’라고 명명한 두 개의 작은 피부 주름이 있다. 이것은 끈적끈적한 분비물을 내어 알이 주머니 속에서 부화할 때까지 알을 붙들어두는 역할을 한다.
    • 이러한 유병만각류에는 아가미가 없고, 작은 피부주름을 포함하는 몸과 주머니의 전체 표면으로 호흡을 한다.
  • 한편 굴등과, 즉 고착성 만각류에는 이 피부주름이 없다. 알은 잘 닫히는 껍데기 속 주머니 바닥에 흩어져 있는데, 피부주름과 같은 위치에 주름이 많은 커다란 막이 있어서 주머니와 몸체가 순환하는 작은 구멍으로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따라서 모든 내추럴리스트들에게는 이것이 아가미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그러므로 한쪽의 알을 싸는 띠는 다른 한쪽의 아가미와 같은 기관이라는 것에 이론을 제기할 사람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 실제로 이 두 가지는 서로 단계적으로 이행 하고 있다. 따라서 원래는 알을 싸는 띠 구실을 했으나 아주 조금은 호흡작용을 돕기도 했던 피부의 작은 주름이 자연도태에 의해 크기가 커지고, 점착선이 소멸함으로써 서서히 아가미로 전화한 것이라 생각된다.
    • 유병만각류는 고착성 만각류 보다 훨씬 많이 멸종한 상태이다. 만일 모든 유병만각류가 멸종해버렸다면 고착성 만각류의 아가미가 본디 알이 주머니에서 씻겨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기관으로 존재했다는 것을 도대체 누가 상상이나 하겠는가?
  • 또 한 가지 가능한 이행방법이 있는데, 그것은 생식시기의 촉진 또는 지연에 의한 것이다. 이 문제는 최근에 미국의 코프 교수와 몇몇 사람들이 주장한 것이다.
    • 어떤 동물이 완전한 형질을 획득하기 전인 아주 어린 시기에도 생식할 수 있었다는 것은 현재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리고 만일 이러한 능력이 어떤 종에서 충분히 발달한다면, 머지 않아 성숙한 발달상태가 없어지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 그런데 이 경우에 그 유충이 만일 성체와 매우 다르다면, 그 종의 형질은 분명 변화하고 퇴화할 것이다.
    • 또한 성숙한 뒤에도 일생 동안 성질이 계속 변화한느 동물도 있다. 예컨대 포유류에서는 보통 해를 거듭함에 따라 두개골 모양이 많이 변하는데, 뮤리 박사는 물개에 대해 몇 가지 매우 뚜렷한 예를 들고 있다.
    • 누구나 다 알듯이 수사슴은 나이를 먹을수록 뿔이 점점 더 가지를 치게 되고, 어떤 조류의 깃털은 점점 더 휼륭하게 발달한다. 코프 교수는 어떤 도마뱀의 이빨은 나이를 먹을수록 형태가 변한다고 말했으며,
    • 프리츠 뮐러 씨가 기록한 바에 따르면 갑각류에서는 성숙한 뒤에 미세한 부분 뿐만 아니라 중요한 부분까지도 새로운 형질을 갖게 된다고 한다. 그 밖에도 많은 예를 열거할 수 있다.
    • 이렇듯 만일 생식 연령이 늦춰진다면 그 종의 형질은 성숙상태에서도 변화할 것이다. 또한 어떤 경우에는 그 이전의 초기 발달상태가 촉진되어 결국 완전히 소멸해 버리는 일도 있을 수 있다.
    • 일찍부터 종이 이러한 비교적 갑작스러운 발달방법에 의해 변이한 일이 있는지 없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을 내세울 수 없다.
    • 그러나 만일 그러한 일이 있었다면 어린 것과 성숙한 것, 성숙한 것과 노쇠한 것의 차이는 가장 점진적인 단계에 의해 얻어졌을 수도 있다.

단계적 이행에서 나타나는 난점의 여러 가지 예

  • 계속적인 이행단계를 거쳐 생겨난 기관은 하나도 없다고 결론을 내리는데 우리는 극도로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런데 그러한 가능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중대한 난제가 여러 가지 있다.
    • 가장 중대한 예는, 수컷이나 암컷과는 구조가 뚜렷하게 다른 중성 곤충이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다룰 생각이다.
    • 어류의 발전기관도 특수한 난점을 가진 또 하나의 예이다. 이러한 놀라운 기관이 어떤 단계를 거쳐 생겨났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어떤 작용을 하는데 쓰였는지 알지 못하므로 별로 놀라운 일도 아니다.
    • 전기뱀장어나 전기메기의 이러한 기관은 틀림없이 유력한 방어수단으로서 또는 아마도 먹이를 잡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 그런데 마테우치 씨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가오리의 꼬리에 있는 이와 비슷한 기관은 가오리가 심한 자극을 받았을 때도 극히 적은 양의 전기 밖에 내지 못하여, 앞에서 말한 방어수단이나 미끼를 얻는데는 거의 쓸모가 없을 정도라고 한다.
    • 더욱이 맥도넬 박사가 지적한 바에 따르면, 가오리는 지금 말한 기관 외에 전기를 띠고 있다고 알려져 있지 않았는데, 머리 근처에 전기메기의 발전기와 매우 흡사한 몇 개의 기관이 있다는 것이다.
    • 이러한 기관들과 보통 근육은 내부의 구조나 신경의 분포, 또는 그 기관들이 여러 시약에 의해 작용되는 상태에 있어서 밀접한 유사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도 거의 인정된 사실이다. 근육이 수축할 때마다 방전된다는 것은 특별히 주목할만한 사실이다.
    • 래드클리프 박사는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정지되어 있는 전기메기의 발전기관에는 정지되어 있는 근육이나 신경에서 볼 수 있는, 축전과 모든 점에서 비슷한 축전현상이 있는 듯 하다. 그리고 전기메기의 방전은 특수한 것이 아니며, 근육과 운동 신경의 활동에 뒤따르는 방전의 다른 형식에 지나지 않는다.”
  • 현재 상태에서는 그 이상 설명할 수 없고, 또 이들 기관의 사용법은 물론 현존하는 전기물고기의 조상이 지녔던 습관과 구조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기 때문에, 이러한 기관들이 점진적으로 발달하는데 유리한 이행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참으로 대담한 일이다.
  • 발전기관은 더욱 심각한 또 하나의 난점을 제시한다. 발전 기관은 약 10여 종의 어류에서만 나타나며, 그중 몇 종류는 유연관계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 같은 강에 속하거나, 특히 매우 다른 생활습성을 가진 종류에서 같은 기관이 발견될 때 우리는 보통 그 존재를 공통조상으로부터 유전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 또 같은 종류이면서 그 기관을 갖고 있지 않다면 기관을 사용하지 않았거나 자연도태로 상실되었다고 설명할 수 있다.
    • 그런데 만일 발전기관이 그것을 갖춘 태고 조상으로부터 유전된 것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당연히 모든 전기물고기가 서로 특별한 관계를 갖고 있으리라 기대해도 될 것이다.
    • 그러나 이것은 사실과 거리가 먼 얘기다. 대부분의 어류가 일찍이 발전기관을 갖고 있었으나 현재 변화된 자손들이 그 기관을 상실했다는 증거는 지질학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 좀 더 상세히 살펴보면, 발전기관을 가진 몇몇 어류는 그 기관들이 몸 안의 여러 곳에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골판의 배열과 마찬가지로 기관의 구조, 파치니 씨의 견해처럼 전기를 일으키는 과정과 방법이 여러 가지인 것이다.
    • 그리고 여러 근원에서 나오는 신경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도 차이가 있는데, 이는 모든 차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 따라서 발전기관을 갖고 있는 몇 종의 어류에서 이러한 기관이 서로 유사하다고는 생각할 수 없으며, 다만 그 기능이 비슷할 뿐이다. 만일 서로 유사하다면 이 기관이 모든 점에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 그러므로 관계가 먼 종에서 언뜻 똑같은 기관이 생겨날 가능성은 낮으며, 이러한 기관은 단계적 이행을 거쳐 각기 다른 군의 어류로 발달했는가 하는 의문만을 남기고서 사라지는 것이다.
  • 과나 목이 다른 소수의 곤충에게 발광기관이 있다는 것도 발전기관과 같은 난점을 제시한다.
    • 이 밖에도 여러 예를 들 수 있다. 예컨대 식물에서 난초 속과 아스클레피아스 속은 꽃가루덩이가 서로 접착하여 긴 꽃술대 끝에 달라붙는 기묘한 장치를 공통으로 갖고 있다.
    • 그러나 이 둘은 현화식물 중에서 가장 차이가 많은 속이다. 매우 다른 두 종이 겉보기에 똑같은 기묘한 기관을 갖추고 있는 이 모든 예에서 기관의 일반적인 외관과 기능은 같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근본적인 차이를 발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 이를테면 두족류, 즉 오징어의 눈과 척추동물의 눈은 이상하리만치 비슷하게 보이는데, 이렇게 거리가 몹시 먼 군에서 그 비슷한 점의 어떤 부분이든 공통조상으로부터 유전된 것으로 돌릴 수 있다.
    • 미바트 씨는 이러한 경우를 특히 난점의 하나로 주장하고 있지만, 나는 그 견해의 근원을 이해할 수가 없다. 시각기관은 투명한 조직으로 형성되어야 하며, 영상을 암실 뒤쪽에 투사할 렌즈를 갖춰야 한다. 이처럼 피상적으로 비슷한 점 말고도, 헨센이 두족류의 시각기관에 대해 연구한 훌륭한 기록에서 찾아볼 수 있듯이 오징어와 척추동물 사이에는 진정한 유사점이 존재하지 않는다.
    • 여기서 상세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몇 가지 차이점을 들 수는 있다. 고등한 오징어류의 수정체는 두 부분으로 이루어지며, 그중 하나는 두 개의 렌즈처럼 다른 하나의 뒤쪽에 놓여있다. 따라서 모두 척추동물이 지닌 것과는 구조와 성질이 전혀 다르다.
    • 망막도 매우 달라서 중요한 부분은 완전히 반대이며, 눈의 막 속에 큰 신경근이 있다. 근육의 관계도 상상할 수 있는 만큼 차이를 드러내는데, 그 밖의 다른 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 따라서 두족류와 척추동물의 눈을 설명할 때 같은 명칭을 과연 어디까지 쓸 수 있는지 결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물론 이 두 경우에 눈이 계속적인 사소한 변이로 자연도태를 함으로써 발달할 수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자유이다. 그러나 이것이 어떤 경우에 인정된다면 다른 경우에도 가능하다는 것은 명백한 일이다.
    • 또한 두 군의 시각기관 형성방법에 대한 이 견해를 따른다면 시각기관에 나타난 구조상의 근본적 차이는 당연히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 두 사람이 저마다 완전히 똑같은 발명을 하는 수가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공통 조상으로부터 물려 받은 공통의 구조를 거의 갖고 있지 않은 두 생물에 자연도태가 거의 같은 변이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이때 자연도태는 각각의 생물의 이익을 위해 작용하며, 기원은 다르지만 아주 닮은 변이를 선택하는 것이다.
  • 프뢰츠 뮐러 씨는 이 책에서 도달한 결론을 검토하기 위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거의 비슷한 논의를 전개해 왔다.
    • 갑각류의 많은 과는 공기를 호흡하는 기관을 갖추고 있으며, 물 밖에서 생활하는데 적합한 몇몇 종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과 가운데 특히 뮐러 씨가 상세히 조사한 두 과는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 모든 중요한 형질, 즉 지각기관이나 순환계통 및 복잡한 위 속의 털뭉치 위치와 물속에서 호흡하는 아가미의 모든 구조, 아가미를 씻어내는데 쓰이는 매우 작은 갈퀴에 이르기까지 매우 엄밀하게 일치하고 있다. 따라서 땅 위에서 생활하는 이 두 과에 속하는 몇몇 종에서는 똑같이 공기를 호흡하는 중요한 장치가 같다고 기대할 수 있다.
    • 다른 중요한 기관은 모두 매우 비슷하다기보다는 완전히 동일한데, 동일한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하나의 장치가 어떻게 다를 수 있겠는가?
  • 이처럼 많은 점에서 구조가 매우 비슷한 것은 내가 주장하는 견해에 따른다면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유전한 것이어야 한다고 프리츠 뮐러 씨는 논하고 있다.
    • 그런데 앞에서 설명한 두 과에 속하는 종의 대부분은 매우 다른 많은 갑각류와 마찬가지로 물속에서 사는 습성을 갖고 있으므로, 그 공통의 조상이 공기호흡에 적응하고 있었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리하여 뮐러 씨는 공기호흡을 하는 종이 가진 장치를 상세히 연구하게 되었다.
    • 그 각각이 여러 가지 중요한 점에서, 예컨대 공기가 드나드는 위치와 그것이 개폐되는 모양, 몇 가지 부수적인 세부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 다른 과에 속하는 종들이 점점 물 밖에서 생활하며 공기호흡을 할 수 있도록 적응했다고 가정한다면, 그러한 차이를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대할 수도 있다.
    • 왜냐면 이러한 종들은 다른 과에 속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차이가 있었을테고, 각각의 변이성은 생물체의 성질과 주위환경의 성질에 의존한다는 두 가지 원칙에 따라 변이가 분명히 똑같이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 그러므로 자연도태는 똑같은 기능적인 결과에 이르는데 작용할 여러 가지 다른 재료, 즉 변이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하여 얻은 구조는 거의 필연적으로 다를 수 밖에 없다.
    • 종이 개별적으로 창조되었다는 가설에 의해서는 이는 이해할 수 없다.
  • 마찬가지로 클라파레드 교수도 똑같은 논의 끝에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 클라파레드 교수는 다른 아과 및 과에 속하는 가루진드기가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가루진드기는 털로 된 갈퀴를 갖고 있는데, 이 기관은 공통 조상으로부터 유전되었을 리가 없기에 독립적으로 발달한 것이 틀림없다.
    • 그리고 많은 군에서 이러한 기관은 앞다리, 뒷다리, 위턱 또는 입술, 몸의 뒷부분 아래쪽에 있는 부속기관의 변화로 형성되고 있다.
  • 앞에서 말한 경우에서 전혀 관계가 없거나 극히 미미한 관계 밖에 없는 생물들이 외형상 매우 비슷한 기관에 의해 같은 목적을 이루고 같은 기능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반면 혈연이 매우 가까운 생물들이 다양한 수단으로 같은 목적을 이루는 것은 자연계를 통해 볼 수 있는 공통된 규칙이다.
    • 깃털이 있는 조류의 날개와 막으로 덮인 박쥐의 날개는 구조가 얼마나 다른가? 나비의 넉 장의 날개와 파리의 두 장의 날개, 딱지 날개에 달려 있는 딱정벌레의 날개도 구조가 얼마나 다르던가? (이후 비슷한 예시 생략)
  • 여기서 또 다른 예를 들어 보자. 같은 목적이 매우 많은 수단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매우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다.
    • 어떤 저자는 생물체가 마치 가게에 진열된 장난감처럼 단순히 변화를 주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하는데, 그런 자연관은 하나도 믿을 것이 못된다.
    • 성별이 다른 식물이나 암수 동체지만 꽃가루가 저절로 암술머리 위에 떨어지지 않는 식물도 수정 하려면 어떤 도움이 필요하다.
    • 몇몇 종류에서는 덩어리지지 않는 가벼운 꽃가루가 오직 바람에 의해 우연히 암술머리 위로 날려가는 방법이 있는데, 물론 이것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방법이다.
    • 이와 매우 다르면서 마찬가지로 단순한 방법은 꿀을 몇 방울 분비하여 곤충을 유인하는 것으로, 좌우대칭화의 많은 식물에서 이루어진다.
  • 이와 같은 단순한 단계로부터 수많은 장치를 거쳐 나아갈 수 있으며, 이 모두는 같은 목적을 위해 본질적으로 같은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 그러나 꽃의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일어난다. 꽃꿀은 다양하게 변화된 암술이나 수술이 있고 때로는 덫과 같은 장치를 형성하며, 때로는 자극과 탄력에 의해 매우 교묘하게 적응된 운동을 할 수 있는 다양한 모양의 꽃턱에 저장되어 있다.
  • 이러한 구조에서 더 나아가 최근에 크뤼거 박사가 코리안테스에 대해 논한 놀라운 적응의 예를 볼 수 있다.
    • 이 난초는 입술꽃부리 아랫입술의 일부가 큰 양동이처럼 오목한 모양을 하고 있는데, 그 위에 있는 분비각으로부터 매우 순수한 물이 그 속으로 끊임없이 떨어진다. 이 양동이에 물이 반쯤 차게 되면 물은 한 쪽에 있는 수관으로 흘러나오게 된다. 입술꽃부리의 밑부분은 그 양동이 밑에 있으며, 이것도 오목하게 이루어져 입구가 2개인 일종의 방 모양을 하고 있다.
    • 그런데 이 방안에는 이상한 육질의 융기가 있다. 아무리 명석한 사람이라도 여기서 일어나는 일을 직접 보지 않는 이상, 이 부분이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도저히 상상이 안 될 것이다.
    • 크뤼거 박사는 큰 땅벌들이 이 커다란 난초꽃을 찾아와 꿀을 빨지 않고 양동이 뒤쪽에 있는 방 안의 융기를 물어가는 것을 관찰했다. 이때 땅벌들은 양동이 속에서 어로 이리저리 밀리다가 날개가 젖어서 날 수 없게 되면, 수관 또는 물이 넘쳐 흘러서 생긴 통로를 통해 밖으로 기어 나오는 것이다.
    • 크뤼거 박사는 이 땅벌들이 뜻밖의 목욕을 하고 기어나오는 ‘긴 행렬’을 보았다. 통로는 매우 좁고 위쪽이 단체수술의 기둥으로 덮여 있다. 그래서 벌들이 밖으로 기어 나올 때는 먼저 등이 점착성 암술머리에 닿고 다음으로 꽃가루덩이의 점착선에 닿는다. 그리하여 가까이 피어 있는 꽃의 통로를 처음으로 뚫고 나온 벌의 등에 꽃가루덩이가 붙어 운반됨으로써 꽃이 수정되는 것이다.
  • 또한 크뤼거 박사는 꽃가루를 등에 묻힌 채 완전히 기어 나오기 전에 죽은 벌이 붙어 있는 꽃잎을 알코올액에 담근 뒤 나에게 보여 주었다.
    • 꽃가루를 등에 묻힌 벌은 다른 꽃으로 날아가 버리거나, 같은 꽃을 되찾아왔다가 동료들에게 밀려 양동이 속으로 다시 들어가서 통로를 기어 나온다.
    • 그때 꽃가루덩이는 필연적으로 먼저 점착성이 있는 암술머리에 닿아서 거기에 들러붙게 되는데, 그 결과 꽃이 수정되는 것이다.
    • 여기서 물을 내보내는 분비각, 벌이 날아가는 것을 방해하면서 절반 가량 채워져 있는 물, 벌이 수관을 통해 기어 나가기 알맞은 곳에 있는 점착성의 꽃가루덩이, 암술머리에 자기 몸을 문지르지 않을 수 없게 하는 양동이 등, 우리는 비로소 꽃의 모든 부분의 쓰임새를 이해하게 된다.
  • 코리안테스와 매우 가까운 근연관계인 다른 난초 카타세툼은 같은 목적으로 쓰이느느 매우 기묘한 구조지만, 상당히 다른 점도 있다.
    • 벌은 입술꽃부리를 물어가기 위해 코리안테스와 마찬가지로 이 꽃에도 날아온다. 벌이 꽃을 찾아올 때는 반드시 길고 뾰족하며 감촉성이 있는 돌기, 즉 내가 말하는 이른바 더듬이에 닿게 된다.
    • 이 더듬이는 무엇이 닿으면 어떤막에 그 감각이나 진동을 전달하는데, 이 막은 곧 터지게 된다.
    • 이것이 스프링을 움직이게 하여 꽃가루덩이는 마치 화살처럼 오른쪽으로 튀어나가고 그 점착성이 있는 끝부분이 벌의 등에 붙게 된다.
    • 수그루의 꽃가루덩이는 이렇게 해서 암그루의 꽃으로 옮겨져 암술머리와 접촉하게 되는데, 탄력있는 실도 자를 수 있을 만큼 점착력을 가진 암술머리에 꽃가루가 붙음으로써 마침내 수정이 이루어진다.
  • 그런데 앞에서 말한 사실과 아주 많은 예에서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점진적인 단계와 여러 수단을 우리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 이에 대한 해답은 앞서도 말했듯, 서로 다른 어떤 두 형태가 매우 경미하게 변이할 때 그 변이성은 같지 않다. 그러므로 같은 일반적인 목적을 위한 자연도태로 얻어지는 결과 역시 같지 않을 것이다.
    • 또한 고도로 발달한 모든 생명체는 같은 변화를 거쳐 왔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변화된 여러 구조는 유전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각각의 변화는 사라지지 않고 몇 번이나 바뀌어간다.
    • 따라서 여러 종이 지닌 각 부분의 구조는 어떤 목적에 쓰이든 종이 변화한 습성과 생활 상태에 끊임없이 적응하는 동안 거쳐 온, 수많은 유전으로 말미암은 변화의 총합인 셈이다.
  • 여러 가지 기관이 어떤 이행을 거쳐 현재의 상태에 이르렀는지 추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멸종했거나 알려지지 않은 생물이 비해 지금 살아 있는 생물과 알려져 있는 생물의 수가 매우 적은 것을 생각하면, 이행단계가 알려지지 않은 기관이 적다는 사실이 오히려 놀라울 따름이다.
    • 이 점에 대해서 박물학에서 오래전부터 인용되고 있으며 조금은 과장된 ‘자연은 비약하지 않는다(Naturanon facit saltrum)’라는 격언대로이다. 이 말은 경험이 풍부한 거의 모든 내추럴리스트의 저술에서 인정받고 있다.
    • 밀네 에드워드의 적절한 표현을 빌려와, 자연은 변화를 주는 데는 너그럽지만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데는 매우 인색하다고 바꿔 말할 수 있다.
    • 창조설에서 생물은 저마다 알맞은 장소에 걸맞도록 개별적으로 창조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수많은 개별 생물의 부위와 기관은 모두 단계적인 이행을 거치도록 한 줄로 늘어놓을 수 있다. 이는 어째서일까?
    • 왜 ‘자연’은 구조에서 구조로 비약하지 않은 것일까? 그 이유는 자연도태설을 통해서만 분명히 이해할 수 있다.
    • 자연도태는 아주 작은 변이가 끊임없이 일어나야만 작용할 수 있다. 자연은 결코 비약할 수 없으며, 조금씩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할 뿐이다.

중요하지 않은 기관의 수수께끼

  • 자연도태는 유리한 변이를를 가진 개체는 존속시키고, 구조가 불리한 편차를 낳은 개체를 버림으로써 작용한다.
    • 그렇다면 계속해서 변이하는 개체를 존속시킬 만큼 중요하지 않은 단순한 부위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 나는 이 문제를 아직 풀지 못했다.
  • 첫째로 우리는 생물이 영위하는 모든 것에 대해 모르는 점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생물에게 나타나는 사소한 변이가 얼마나 중요한지 또는 그렇지 않은지 확실히 말하지 못한다.
    • 나는 앞에서 과실의 솜털과 과육의 색깔 같은 사소한 형질이 곤충의 공격을 좌우하거나 체질적 차이와 상관관계를 맺음으로써 자연도태 작용을 받을 수 있다는 예를 들었다.
    • 기린의 꼬리는 인공 파리채와 닮았다. 그 꼬리가 파리를 쫓아내는 하찮은 목적을 위해 점점 개량되어 사소한 변이를 거듭한 결과 현재의 목적에 적응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믿기 어려운 일이다.
    • 그러나 이 경우에도 단정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남아메리카에서 소의 분포와 생존은 곤충의 공격에 대한 저항력에 의해 좌우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 지금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기관이라도 먼 옛날의 조상에게는 매우 중요한 기관이었을 수 있다.
    • 서서히 완성된 기관이 그 뒤에 별로 쓰이지 않게 되었어도 거의 같은 상태로 전해 내려온 경우도 있을 것이다.
    • 다만 구조가 조금이나마 유해한 쪽으로 변화한다면 자연도태에 의해 버려질 것이다.
  • 대다수의 수생동물에게 꼬리는 운동기관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부레가 변이한 허파를 보면 육생동물의 기원도 물속임을 알 수 있다.
    • 이것으로 많은 육생동물이 계속 꼬리를 보유하고 여러 목적으로 쓰고 있는 것은 설명할 수 있으리라
  • 두 번째로, 실제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데다 자연도태와 관계없는 이차적 원인으로 생겨난 특질을 중요하다고 믿기 쉽다.
    • 여기서 간과하면 안 될 것이 있다. 기후나 먹이 등이 생물의 기본적인 구조인 체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일은 적다는 것, 오랫동안 사라졌던 조상 형질로 복귀할 수 있다는 것, 다양한 구조의 변화에서 성장의 상관관계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 어느 정도 의지판단이 가능한 동물의 겉모습이 성도태로 크게 변화하여 수컷끼리의 싸움에서 유리해지거나 암컷을 유혹하는데 유리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 그뿐이 아니다. 앞에서 주로 말한 원인이나 알려지지 않은 어떤 원인으로 구조 변화가 생겨난 경우, 처음에는 그 종에게 아무런 이익이 되지 않더라도 나중에 자손이 새로운 생활조건에서 새로운 습성을 갖게 됨으로써 변화한 구조를 이용할 수도 있다.
  • 이 점에 대해 몇 가지 예를 들어 보겠다.
    • 만일 녹색 딱따구리만 있고 까맣거나 얼룩덜룩한 딱따구리도 많다는 것이 알려지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 녹색은 나무 사이를 날아다니는 딱따구리가 적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한 매우 훌륭한 적응일 것이다. 따라서 녹색은 중요한 형질로서 자연도태로 획득되었다고 결론 내릴 수 있다.
    • 그러나 나는 사실 딱따구리의 깃털 색깔이 전혀 다른 원인, 즉 성도태에 의한 것이라고 확신한다.
  • 말레이제도에 있는 덩굴성 야자나무는 줄기 끝에 무리 지어 자라나 있는 가시로 커다란 나무에 달러붙어 기어오른다.
    • 그러나 덩굴식물이 아닌 많은 나무도 이와 비슷한 가시를 갖고 있다. 따라서 이 야자나무의 가시는 처음에 알려지지 않은 어떤 성장법칙에 따라 생겨났다가, 식물의 덩굴성으로 변화하면서 활요오딘 것인지도 모른다.
    • 살갗이 드러난 독수리의 머리는 일반적으로 썩은 고기에 머리를 들이미는 일에 직접 적응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사실 그럴 수도 있고 부패물이 독수리의 머리에 직접적인 작용을 끼쳤을 가능성도 있다.
    • 그러나 이러한 추측을 할 때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 칠면조 수컷은 썩은 고기를 먹지 않는데도 머리 살갗이 드러나 있지 않은가?
  • 포유류의 새끼의 두개골에 있는 봉합은 분만을 돕기 위한 훌륭한 적응이라는 주장이 있다.
    • 봉합이 분만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며, 분만에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알껍데기만 꺠고 태어나면 되는 조류나 파충류의 새끼 두개골에도 봉합이 있다.
    • 따라서 두개골의 봉합은 성장법칙에 따라 생겨난 것으로서, 그것이 결과적으로 고등동물의 분만에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 우리는 사소하고 중요하지 않은 변이를 일으키는 원인에 대해 너무나 무지하다.
    • 이것은 나라마다 다른 가축 품종의 차이, 특히 인위적인 선택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문명이 덜 발달한 나라의 품종과 비교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 여러 나라에서 미개인에 의해 사육되고 있는 동물들은 이따금 스스로 생존을 위해 경쟁할 수 밖에 없으며, 어느 정도 자연도태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다른 기후 조건 속에서 가장 성공을 거둔 개체의 형질도 조금이나마 달라지리라.
    • 형질은 색깔과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색깔까지 자연도태 작용을 받고 있는 것이다.
    • 주의 깊은 관찰자들은 습한 기후가 털이 자라는데 영향을 주며, 털과 뿔은 상호 관계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
    • 산악지대에서 자라는 품종과 저지대에서 자라는 품종에도 차이가 있다.
    • 산악지대의 품종은 뒷다리를 많이 사용함으로써 그 영향을 받고, 골반의 모양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용불용 이야기 인 듯?)그리고 상동변이의 법칙에 따라 앞다리와 머리에도 영향이 나타날 것이다.
    • 골반의 모양은 자궁 안 새끼의 머리를 압박하여 머리 모양을 변형시킬지도 모른다.
    • 고지대에서는 호흡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흉부의 크기가 커지고 거기에 상관관계가 작용하게 된다. 운동의 감소가 풍부한 먹이와 아울러 전체 체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중요하다.
    • 그런데 이것은 폰 나투시우스 씨가 최근에 발표한 훌륭한 논문에서 표명한 바와 같이, 확실히 돼지의 품종들이 겪어야 했던 큰 변화의 중요한 원인이었다.
  • 그러나 변이에 관해 이미 알려져 있거나 아직 알여지지 않은 법칙 가운데 무엇이 더 중요한지 생각하기에는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 내가 여기서 그러한 법칙에 대해 언급한 것은 다음의 사실을 나타내기 위해서다.
    • 가축의 품종의 형질 차이는 일반적인 세대계승에 의해 생긴 것으로 널리 인정되고 있다. 그럼에도 왜 그러한 차이가 생기는지 설명할 수 없다면, 종 사이에 사소하고 유사한 차이가 생기는 정확한 원인을 알지 못한다는 사실에 지나치게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완벽하지 않은 기관과 습성

  • 지금까지 살펴본 것과 관련하여 최근 몇몇 내추럴리스트가 제기한 반론에 몇 마디 설명을 해야겠다. 기관의 구조는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가 그 소유자에게 이롭게 만들어졌다는 공리주의적 논설에 반대론이 있는 것이다.
    • 그들은 생물이 지닌 대부분의 구조가 인간 또는 창조주의 눈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나 단순히 다양성으르 위해 창조되었다고 믿는다.
    • 많은 구조가 그 소유자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그 조상에게도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은 나도 인정한다.
    • 하지만 그렇다고 그 구조가 단순히 아름다움이나 변화를 위해 이루어진 것이라고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 의심할 여지 없이 변화한 상태의 확정작용이나, 앞에서 언급한 여러 변화의 원인들은 모두 이렇게 해서 얻어진 이익과는 아무 상관없는 큰 효과를 만들어 냈을 것이다.
  •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모든 생물의 체제에서 주요 부분이 단순히 유전으로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 그 결과, 각각의 생물이 자연계에서 자신의 서식지에 충분히 적응하고 있으면서도 현재 개별 종의 생활습성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구조를 많이 갖게 되었다.
  • 예컨대 육지에 사는 거위나 물 위에 내려앉지 않는 군함조의 물갈퀴가 특별히 유리한 것이라고 믿기는 어렵다.
    • 원숭이의 팔, 말의 앞다리, 박쥐의 날개, 바다표범의 지느러미에 있는 서로 비슷한 뼈가 이들 동물에게 특별한 역할을 하는 것 같지 않다.
    • 이런 구조는 유전으로 물려받은 것이라고 여기는 편이 무난하다.
    •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물새에게도 그렇듯 물갈퀴가 있는 발은 육지에 사는 거위와 군함조의 조상게게는 쓸모 있는 기관이었을 것이다.
    • 마찬가지로 바다표범의 조상에게는 지느러미가 없고 걷거나 무엇을 잡기에 알맞게 발에 다섯 발가락이 있었다고 믿어도 좋으리라
    • 또 더 나아가서 원숭이와 말, 박쥐의 다리를 구성하는 뼈는 같은 조상에게서 유전으로 물려 받은 것이지만, 그 조상에서는 다양한 생활습성을 가진 현재 자손보다 더욱 특수한 목적에 사용했을지도 모른다.
    • 그러므로 그 뼈는 자연도태 작용으로 얻어진 것이며, 예전에는 지금과 같은 유전법칙이나 격세유전, 성장 상호관계 같은 법칙을 따랐다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 따라서 지금 살아 있는 모든 생물의 구조는 세부에 이르기까지 조상에게 특별한 용도로 이용되었거나 지금 그 자손에게 특별히 이용되고 있다고 결론 내릴 수 있다. 게다가 복잡한 성장 법칙에 직접적이거나 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물리적 조건의 직접작용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
  • 본디 생물체는 사람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아름답게 창조되었다는 견해에 대해 말해두겠다.
    • 먼저의 개념은 찬탄을 받게 되는 물체에 존재하는 진정한 성질과 아름다움에 관계없이 명백히 인간의 마음에 의존한다.
    • 그리고 무엇이 아름다운가 하는 관념은 본질적이지만 불변의 것은 아니다. 예컨대 여러 다른 종족에 속하는 사람들이 자기네 여자들의 아름다움을 평가할 떄 서로 기준이 다르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 만일 아름다운 사물이 인간을 만족시키기 위해 창조되었다면, 지구의 표면은 인간이 나타난 뒤보다 나타나기 전에 추했다고 입증되어야 한다.
    • 에오세의 아름다운 나선형 조개나 원뿔형 조개, 제 2기 시대의 아름답게 조각된 암모나이트는 인류가 후세에 이르러 표본실 속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창조된 것이라 할 수 있을까?
    • 또 규조과의 매우 작은 규석질 상자는 별로 아름답지도 않은데, 이것이 높은 배율의 현미경 아래서 검사받고 찬미받기 위해 창조된 것이라는 말인가?
    • 후자의 경우나 그 밖의 많은 경우 아름다움은 대칭적인 성장에서 비롯된다. 꽃은 자연의 가장 아름다운 산물이라고 생각되는데, 초록색 잎과 대비하여 선명하고 아름답게 보여 곤충의 눈에 잘 띄도록 되어 있다.
    • 바람으로 수정되는 꽃의 빛깔이 결코 화려하지 않다는 불변의 법칙을 발견함으로써 나는 결론에 이를 수 있었다.
    • 몇몇 종은 항상 두 종류의 꽃을 피운다. 하나는 곤충을 유인하기 위해 열려 있고 색깔이 있으나, 다른 하나는 꽃이 닫혀있고 색깔과 꿀도 없어서 곤충이 전혀 찾아오지 않는다.
    • 따라서 만일 지구상에 곤충이 생겨나지 않았다면, 지구상의 식물들은 그처럼 아름다운 꽃으로 장식되지 않고, 전나무나 참나무, 호두나무 등처럼 바람을 통해 수정되는 빈약한 꽃들만 있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 이와 같은 논리는 열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 무르익은 딸기와 버찌가 우리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해주고 화살나무의 빨간 열매와 사철나무의 진홍색 열매가 매우 아름답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한다.
    • 하지만 그 아름다움은 단지 열매가 새나 짐승을 유혹하여 먹이가 된 뒤 씨앗이 배설물에 섞여 널리 퍼지기 위함일 뿐이다.
    • 이는 열매가 아름다운 빛깔로 이루어져 있거나 흰색 또는 검정색이라 쉽사리 눈에 띄는 경우 열매의 안쪽에 감춰져 있는 씨가 언제나 이런 방식으로 널리 퍼진다는 규칙에서 아직까지 예외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로 추론된 결과이다.
  • 이와 반대로 가장 아름다운 조류나 어류, 파충류, 포유류, 색채가 화려한 나비류처럼 많은 수컷들이 아름다움을 위해 화려하게 만들어졌음을 인정한다.
    • 그러나 이것은 성도태로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암컷의 사람을 차지하기 위해 더 아름다운 수컷이 만들어진 것 뿐이다. 조류의 울음소리도 마찬가지다.
    • 이 모든 사실에서 동물계의 여러 부분은 아름다운 색채와 목소리에 거의 비슷한 취향으로 일관되어 있음을 추론할 수 있다.
    • 조류나 나비류에서 암컷이 수컷 못지 않게 아름다운 경우도 드문 일이 아닌데, 그 원인은 분명 성도태로 얻은 색채가 수컷 뿐만 아니라 암컷에게도 전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미적 관념, 즉 어떤 빛깔이나 모양, 소리 등에서 오는 특이한 종류의 쾌감을 받아들이는 일이 어떻게 인간보다 하등한 동물의 마음에 처음으로 발달하게 되었는지는 매우 모호한 문제이다.
    • 어째서 어떤 종류의 냄새와 맛은 쾌감을 주고, 다른 어떤 것은 반대로 불쾌감을 주는가 하는 문제를 밝히고자 할 때도 똑같은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다.
    • 이러한 모든 경우에 어느 정도 습성이 작용한 것 같지만, 각 종의 신경계통 구조에 어떠한 근본적인 원인이 있어야 한다.
  • 자연계에서는 한 가지 종이 다른 종의 구조를 이용하거나 그로부터 이익을 얻는 일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 그러나 한 종에 이익이 되게끔 다른 종에서 자연도태 작용으로 변이가 일어나는 일은 불가능하다. 살무사의 독니, 살아 있는 곤충의 몸에 알을 낳기 위한 기생벌의 산란관이 바로 그 예이다.
    • 오직 다른 종의 이익이 되기 위해 이루어진 생물 구조가 발견된다면 내 학설은 무너지고 말 것이다. 그런 구조가 자연도태 작용으로 생겨날리 없기 때문이다.
    • 박물학 문헌 중에 다른 종에게만 이로운 구조에 관해 쓴 저서는 많지만, 고려할 만한 예는 하나도 보지 못했다.
    • 북아메리카산 방물뱀의 독니는 스스로를 보호하고 먹잇감을 죽이기 위한 구조이다. 여기에 이론은 없다.
    • 그러나 몇몇 저자들은 방울뱀이 방울소리를 내는 기관을 갖고 있는 것이 먹이에게 경고를 주어 달아나게 하기 위함이라고 쓰고 있다.
    • 만일 그렇다면 고양이가 쥐에게 달려들려고 할 때 꼬리 끝을 마는 것이 쥐에게 경계심을 일깨워 주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게 된다.
    • 방물뱀이 소리를 내고 코브라가 가슴을 부풀리고 아프리카산 독사가 쉰소리를 내며 몸을 부풀리는 것은 아무리 유해한 종이라도 자신이 공격할 많은 새와 짐승들을 위협하기 위해서라고 하는 편이 훨씬 더 그럴듯 할 것이다.
    • 마치 개가 병아리에게 접근할 때 암탉이 깃털을 세우고 날개는 펴는 것과 똑같은 원칙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 동물들이 자기 적을 위협하여 쫓아버리는 많은 방법에 대해 여기서 상세히 언급할 수 없는 것이 유감이다.
  • 자연도태는 오직 생물 저마다의 이익에 따라 그 이익을 위해 작용하므로, 어떠한 생물에게든 해로운 것은 아무것도 생겨나지 않는다.
    • 페일리 씨가 말했듯이, 소유자에게 고통을 주거나 해를 끼치려는 기관이 만들어지는 일은 결코 없다.
    • 각 부분이 만들어내는 이익과 손해를 공정하게 평가해보면, 모두 전체적으로는 이익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 시간이 흘러 생활조건이 바뀌면서 어떤 부분이 유해한 것이 된다면, 그 부분은 변화할 것이다.
    • 변화하지 못한다면 그 생물은 이미 수천만 종이 사라진 것과 마찬가지로 멸종해 버릴 것이다.
  • 자연도태는 개별 생물이 같은 땅에서 생존경쟁을 주고 받는 상대에게 지지않을 만큼 완전하게 만들어주거나 아주 조금 완성도를 높여줄 수 있을 뿐이다. 실제로 자연계가 이룬 완성도는 그정도 수준이다.
    • 예컨대 뉴질랜드 고유 종은 모두 서로에게 뒤지지 않도록 완성되었지만, 지금은 유럽에서 들어온 수많은 동식물에게 급속도로 정복당하고 있다.
  • 자연도태 작용은 절대적인 완벽함을 낳지 않으며, 우리가 판단할 수 있는 범위에서는 자연계에서 고도의 완벽함을 만나볼 수 없다.
    • 뮐러 씨는 가장 완전한 기관이라 할 수 있는 사람의 눈도 빛의 수차 수정이 완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 그리고 헬름홀츠 씨는 사람의 눈이 지닌 위력을 설명한 뒤 다음과 같은 주의점을 덧붙였다. “시각기계와 망막 위에 비치는 영상이 부정확하고 불완전하다는 것을 발견하기란 우리가 감각 영역 안에서 부딪히는 불합리성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외계와 내계 사이에 먼저 존재한 조화가 있다고 주장하는 이론에서 모든 근거를 없애기 위해 자연은 모순을 축적하는데 흥미를 느끼고 있다고 말해도 좋을지 모른다.”
  • 우리의 이성은 자연계에 무수히 존재하는 수많은 장치를 찬양하기 쉽지만, 몇몇 장치는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판단하기도 한다. 그러나 완벽함에 관한 판단기준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 꿀벌의 침은 톱니 모양 구조라 적에게 쏘고 나면 도로 뺄 수 없어서 내장이 밖으로 끌려나와 벌이 죽고 만다. 그런데 이 벌침을 과연 완전하다고 할 수 있을까?
    • 아득히 먼 조상 때 꿀벌의 침은 같은 벌목에 속하는 많은 개체의 침과 마찬가지로 알을 낳는 장소에 구멍을 뚫기 위해 만들어진 장치였다. 그 장치가 지금과 같은 용도로 불완전하게 달리 사용되는 것이다.
    • 벌의 독도 처음에는 벌레혹을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가 나중에 독성이 강화되었다고 생각하면, 벌침을 찌르는 힘이 집단 전체에 유리하다면, 그 때문에 일부 개체가 죽을 지언정 자연도태가 작용하기 위한 요구를 모두 만족시키기 때문이다.
  • 많은 곤충의 수컷이 암컷을 찾아낸 데 쓰는 예민한 후각은 감탄할 만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교미할 때 말고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 또한 새끼를 낳지 못하는 일벌에게 결국 죽음을 당하는 수벌이 몇 천 마리나 태어나는 것을 찬양할 수 있을까?
    • 여왕벌은 자신의 딸인 어린 여왕벌이 태어나자마자 죽이려 하고, 그 싸움으로 오히려 자신이 죽기도 한다.
    • 이렇게 야만적인 본능을 찬양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그래도 찬양해야만 한다. 그 행동이 집단에게는 분명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모성애도, 다행히 아주 드문 모성증오도 모두 다 자연도태의 냉혹한 원리인 것이다.
    • 난초를 비롯한 많은 식물들이 곤충을 통해 수정할 수 있게끔 이루어진 절묘한 장치는 찬사를 보낼 만하다. 그러나 바람을 타고 아주 적은 꽃가루가 운 좋게 밑씨에 닿도록 전나무가 짙은 구름처럼 꽃가루를 흩뿌리는 것도 완벽한 방법이라고 칭찬할 수 있을까?

간추림

  • 이 장에서 나는 자연도태설에 대해 주장할 수 있는 난점과 반론을 몇 가지 기술했다. 이 중에는 매우 중요한 것도 많다. 하지만 생물이 개별적으로 창조되었다는 학설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수많은 사실에 대해 빛을 던져주었다고 생각한다.
  • 이 장에서 알게 되었듯, 종은 어떤 시대에서나 무한히 변할 수 있는게 아니며, 종과 종 사이가 수많은 중간적 이행단계로 이어져 있는 것도 아니다.
    • 그 이유 중 하나는 자연도태가 늘 서서히 이루어지며 아주 소수의 종류에만 작용한다는 것이다.
    • 또 하나는 자연도태가 예전에 존재했던 중간적 이행단계를 잇따라 대체하면서 멸종시키는 과정을 뜻하기 때문이다.
  • 현재 서로 이어진 지역에 서식하는 근연종들은 그 지역이 이어지지 않았던 때에 형성되었으며, 서식지마다 생활조건의 변화도 연속적이지 않은 시기에 이루어진게 분명하다.
    • 서로 이어진 두 지역에서 두 변종이 형성될 때는 그 중간지대에 적응한 중간적 변종이 형성된 경우가 많다.
    • 그러나 앞서 말한 이유로 중간적 변종은 자신이 연결해주는 두 종류보다 일반적으로 개체수가 적다.
    • 그 결과 후자의 두 종류가 나중에도 변화를 계속하는 가운데 중간적 변종은 개체수가 적어 불리해지고 중간지대를 빼앗겨 멸종하고 만다.
  • 이 장에서는 서로 매우 다른 생활습성이 점진적으로 이행하지 않는다거나, 처음에 공중을 활공하기만 했던 동물의 자연도태로 박쥐가 생긴 것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는데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확인했다.
  • 그 밖에도 종은 새로운 생활조건에서 습성을 변화시킬 수 있으며, 습성을 다양화하여 혈연이 아주 가까운 종과 전혀 다른 습성을 얻을 수 있음을 알았다.
    • 이로써 모든 생물은 생활할 수 있는 곳 어디서든 서식하려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면, 물갈퀴가 있는데도 산에 사는 거위, 나무가 없는 땅세 사는 딱따구리, 잠수하는 지빠귀 바다오리와 같은 습성을 지닌 바다제비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이해할 수 있다.
  • 눈이라는 완전한 기관이 자연도태로 형성되었다는 사실을 들으면 누구나 놀랄 것이다.
    • 하지만 어떤 기관이든 복잡함의 정도가 어느 단계에서나 소유자에게 유익하다면 어떠할까?
    • 생활조건이 변화하는 것을 고려하면, 계열이 단계적으로 이행하며, 생각할 수 있는 범위게서 가장 완성도 높은 기관이 자연도태로 얻어진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 중간단계나 이행단계 중 알려지지 않은 사례에서도 그런 것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고 경솔하게 결론내려서는 안 된다.
    • 대부분의 상동기관이나 그 중간단계 기관을 보면 기능이 단숨에 바뀌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어류의 부레는 호흡을 위한 허파로 전용했다고 여겨진다.
    • 한 기관이 매우 다른 기능을 동시에 맡다가 한 기능으로 특수화 하거나, 같은 기능을 동시에 맡고 있던 두 기관 중 하나가 다른 기관의 도움을 받으면서 완벽해지고, 종의 이행을 촉진 시킨 경우가 틀림없이 있었을 것이다.
  • 자연단계에서 서로 매우 동떨어진 두 생물의 경우, 같은 목적에 도움이 되고 외형적으로 매우 닮은 기관이 종종 독립적으로 형성되기도 한다.
    • 그런데 이 기관들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반드시 본질적인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우리는 이 차이가 바로 자연도태의 원리에서 생기는 것임을 알았다.
    • 반면 자연계에 공통되는 규칙은 같은 목적을 위한 구조가 한없이 다양하며, 이또한 마찬가지로 커다란 원칙에서 형성된다는 것이다.
  • 수많은 경우에서 우리는 몹시 무지하다. 그러므로 어느 부위가 기관을 가리켜 종의 이익에 별로 중요하지 않다거나 자연도태로 서서히 변할리 없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 하지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도 있다. 성장법칙으로 생겨나 처음에는 종에 전혀 이롭지 않았던 변이도 나중에 자손이 변화하면서 유익해진 것이 많다는 사실이다.
    • 또한 옛날에는 매우 중요한 부위였음에도 지금은 중요도가 낮아진 탓에 자연도태로 얻어진 것으로 보이지 않는 부위가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수생동물의 꼬리를 여전히 지니고 있는 육생동물
  • 한 종에서 오직 다른 종의 이익이 되거나 손해가 되기 위해 자연도태가 작용하는 경우는 없다.
    • 한편 다른 종에게 매우 유용하고 반드시 필요하거나 아주 해로운 부위와 기관, 분비물 등이 자연도태로 생겨날 수는 있다. 다만 그 소유자에게 쓸모 있을 때만 가능하다.
    • 생물이 풍부한 땅에서 자연도태는 거주자의 상호경쟁을 통해 작용하며, 그 결과 완벽한 구조를 낳거나 생존투쟁에 필요한 힘을 길러준다.
    •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그 땅의 기준에 따른 것이다. 그러므로 일반적으로 작은 따으이 거주자는 훨씬 넓은 땅의 거주자에게 정복 당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날 터이며, 실제로도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 넓은 땅에는 많은 개체가 서식하고 종류도 다양하여 경쟁이 치열한지라 구조와 행동의 완성도가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 자연도태는 반드시 절대적인 완벽함을 낳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알고 있는 한정된 범위에서는 절대적인 완벽함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 자연도태설에 입각하면, ‘자연은 비약하지 않는다’는 박물학의 오랜 격언이 지닌 완전한 의미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 현재 세계에 서식하는 생물만을 보면 이 격언은 옳지 않다. 그러나 과거에 서식했던 생물 모두를 포함하면 내 학설로 완전한 진실이 된다.
    • 모든 생물이 ‘형의 일치’와 ‘생존조건’이라는 위대한 두 법칙에 따라 형성된다는 것에는 일반적으로 이론이 없다.
    • 형의 일치란 생물의 구조가 근본적으로 일치한다는 뜻이며, 생활조건의 차이와 전혀 관계없이 같은 강에 속하는 생물에서 인정되는 법칙이다. 내 학설에서 형의 일치는 유래의 일치로 설명된다.
  • 저명한 퀴비에가 자주 역설한 생존조건이라는 표현은 자연도태의 원리로 설명할 수 있다.
    • 자연도태는 각각의 생물이 변이하는 부위를 생물적인 생활조건과 물리적인 생활조건에 적응시키거나, 과거 긴 시간 동안 적응시킴으로써 작용한 원리이기 때문이다.
    • 더욱이 자연도태는 적응을 이루어내는데 쓰임과 쓰이지 않음의 도움을 받거나 외적인 생활조건의 직접작용으로부터 조금 영향을 받고, 수많은 성장법칙에 반드시 따라야 한다.
    • 그러므로 위대한 두 법칙 가운데 생존조건의 법칙이 더 우위에 있다. 얻어진 적응형질이 유전함으로써 생존조건 법칙은 형의 일치 법칙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6장 요약

아직 (다윈이 살아 있을 때까지) 모르는 사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자연선택 설로 설명이 어려운 것이 많다. 6장에서는 그 어려움에 대한 설명과 자신의 이론에 대한 반박 –이 책은 6판이므로– 에 대한 재반박.

그래도 창조설은 답이 아님.

현재 중간종을 찾기 어려운데, 이는 종들이 멸종이 되기 때문이기도 하고 화석 기록이 모든 것을 담고 있지 않기 때문.

한편 종이 이행하는 경우, 자연도태 과정에 따라 축적 작용이 일어나 기관이 전용되기도 하여 그 상태에 맞게 종의 변화한다. 그리하여 육상동물이 물 속에 사는 습관을 가질 수 있게 됨. –물론 기본 진화 형태는 그 반대지만, 일단 육지로 올라온 동물이 다시 물 속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존재. ex) 고래

한편 각 개체에게 불필요한 기관이 존재하는데, 이것은 조상종일 때는 유리했으나, 현재의 종에게는 유리하지도 불리하지도 않은 기능이 그냥 남아 있는 것이라 추측

눈과 같은 완성도가 높은 기관이 자연도태에 의해 만들어질 수 있느냐 하면 가능하다. 아마도 한 방에 눈이 완성되지는 않았을 것이고, 점진적인 단계가 있었을 것이다.

한편 자연선택이 완전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고, 기능을 조금씩 개선할 뿐이므로, 각 종의 기관들이 모두 완전하다고는 볼 수 없다.

아직 모르는 것이 많아서 자연선택 설로 설명이 안 되는 것도 있지만, 그래도 창조설의 설명은 너무나 말이 안 되고, 자연선택설이 그보다 더 나은 설명을 한다.

[ss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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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을 추구하는 디자이너/ suyeongpark@aby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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