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의 기원/ 잡종

교잡과 불임

  • 보통 종이 교잡하면 불임의 성질이 주어지는데, 내추럴리스트들은 그것이 종이 서로 뒤섞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 잡종의 불임은 자연도태설 입장에서는 중요한 문제이다. 종이 처음 교잡했을 때의 불임성과 그러한 잡종의 자손이 갖는 불임성이 그 뒤 계속해서 적당한 정도의 불임성이 보존됨으로써 얻어진 것일리는 없기 때문이다.
    • 불임성은 특별히 얻어지거나 주어진 자질이 아니며, 그것은 부모의 종의 생식계통에서 생긴 차이의 우연한 결과이다.
  • 불임에는 두 종류의 사실이 혼동되고 있는데, 그것은 종의 교잡이 처음 일어났을 때의 불임성과, 그러한 종에서 태어난 잡종의 불임성이다.
  • 순수한 종의 생식기관은 완전한 상태에 있지만 그러한 종이 교잡하면 새끼는 극히 소수거나 전혀 태어나지 않는다.
    • 잡종의 생식기관은 현미경으로 보면 완전한 것 같아도 기능적으로 불완전하며, 그것은 식물에서도 동물에서도 나타나는 웅성요소 상태에서 명확히 볼 수 있다.
  • 첫 교잡의 경우 합체해서 배를 형성해야 하는 부모 양성의 생식요소는 완전하다. 잡종의 경우에는 생식요소는 완전히 발달하지 않았거나 불완전하게 발달했거나 둘 중 하나이다.
    • 양쪽의 경우 공통되는 불임성의 원인에 대해 고찰하고자 할 때 이 구별은 상당히 중요하다.
  • 변종간의 교잡으로 새끼가 태어나는 것과 그 잡종의 새끼가 임성 –생식능력– 을 가지는 것은 나의 학설에서는 종의 불임성과 동등한 중요성을 갖는데, 그것은 변종과 종 사이에 광범위하하고 명확한 구별을 짓는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 우선 종이 교잡했을 때의 불임성과 그 잡종 새끼의 불임성에 대해 설명해보겠다. 일생을 거의 이 문제에 바친 쾰로이터와 게르트너가 쓴 논문과 저술을 읽어보면, 어느 정도의 불임성은 매우 일반적이라는 것에 깊은 인상을 받지 않을 수 없다.
    • 쾰로이터는 이 규칙을 보편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대다수의 학자들이 다른 종으로 간주하는 두 종류 사이에서 완전한 임성을 볼 수 있는 예를 10가지 들고 있는데, 그는 아무런 주저 없이 그 종류들을 변종으로 처리해버렸다.
    • 게르트너도 그 규칙을 보편적인 것으로 치고 있으나, 그는 쾰로이터가 든 10가지 예에서의 완전한 임성에는 반론하고 있다. 게르트너는 이 경우는 물론 다른 대부분의 경우에도 어느 정도의 불임성이 존재하는가를 보여주기 위해 종자의 수를 세는 것으로 만족했다.
    • 그는 언제나 두 가지 종을 교잡했을 때와 그러한 잡종새끼가 낳는 종자의 최대수를 헤아리고 그것을 양쪽 부모의 순종이 자연 상태에서 낳는 종자의 평균수와 비교했는데, 여기에 중대한 과오의 원인이 있는 것 같다.
    • (게르트너의 실험 방법에 대한 문제 제기 부분 생략)
  • 여러 종을 교잡시켰을 때의 불임의 정도는 모두 다르고 또 깨닫지 못할 만큼 서서히 이행하고 있다. 한편으로 순종의 임성은 다양한 환경 상태에 매우 영향 받기 쉬워서 실제로 완전한 임성이 어디서 끝나고 불임성이 어디서 시작되는지 결정하는 것은 언제나 지극히 곤란한 일이다.
    • 이 어려움의 예로 쾰로이터와 게르트너가 같은 종류의 어떤 것들에 대해 완전히 정반대의 결론에 도달한 것을 들 수 있다.
  • 어떤 의심스러운 종류를 독립 종으로 봐야 할지 변종으로 봐야할지에 대한 문제에서 일류 식물학자들이 제시한 증거를 여러 잡종육성자나 관찰가가 여러 해 동안 실시한 교잡 실험에서 얻어진 임성의 증거와 비교해 보는 것은 유익한 일이다.
    • 그러면 불임성과 임성이 종과 변종을 명확히 구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증거는 점진적으로 이행하는 것이며, 다른 체질적, 구조적 차이에서 얻을 수 있는 증거와 거의 마찬가지로 의심스러운 것이다.
  • 세대가 계속되는 동안의 잡종과 불임성에 대해 살펴보자. 게르트너는 소수의 잡종을 순종인 부모와 교잡하지 않도록 주의하며 6세대나 7세대, 어떤 예에서는 10세대나 키워보았는데, 그 임성이 증가하는 일은 전혀 없고 오히려 갑자기 크게 감소하는 것이 보통이었다고 단언했다.
    • 이 감소에 대해서는 다음을 주목해야 한다. 즉 구조 또는 체질에서의 편차가 부모에게 공통될 때는 종종 증대한 정도에 있어서 자손에게 전해지며, 또 잡종 식물에서의 암수의 생식요소는 이미 어느 정도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 그러나 나는 또 이들의 실험에서 임성의 감퇴는 완전히 다른 원인, 즉 극히 가까운 동계교배에 의한 것임을 확신한다.
    • 나는 매우 많은 실험을 하고 사실을 수집한 결과, 다른 개체나 변종과 교잡하는 것은 자손의 체력과 임성을 증대시키고, 매우 가까운 동계교배는 그들의 체력과 임성을 감소시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육종가들에게는 이미 보편적인 신념이다.
  • (실험 조건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내용 생략)

교잡의 용이성

  • 경험이 풍부한 교잡가인 허버트 씨는 어떤 잡종은 순종인 부모처럼 완전한 임성을 소유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는 그것이 다른 종 사이에서는 어느 정도의 불임성이 존재하는 것이 자연의 보편적인 법칙이라고 말한 것처럼 강조했다.
    • 허버트와 게르트너가 완전히 동일한 종으로 실험을 했음에도 그 두 사람의 결과가 다르게 나온 것은 허버트의 원예기술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과 그가 온실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허버트의 실험 팁과 그것이 믿을만한 실험이다라는 설명 생략)
  • 원예가의 실제적 실험은 과학적인 정밀성은 부족해도 상당히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 (원예가들의 실험이 믿을만 하다는 설명 생략)
    • 만일 잡종이 적절한 처리르 받았을 때도 게르트너 씨가 믿고 있는 것처럼 세대마다 꾸준히 그 임성이 감소한다면, 묘목 육성가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었을 것이다.
    • (원예가들의 실험 방식 설명 생략)
  • 동물에 관해 주의 깊게 실험한 예는 식물의 경우보다 훨씬 적다. 만일 우리가 현재의 분류상의 배열을 신뢰해도 된다면, 즉 동물의 속은 식물의 속과 같이 서로 확실히 구별된다면, 자연계 질서 속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는 동물은 식물의 경우보다 훨씬 더 쉽게 교잡할 수 있다고 추측해도 무방할 것이다.
    • 그러나 나는 그렇게 해서 생긴 잡종 자체는 식물의 경우보다 임성이 낮을 것이라 생각한다. 과연 잡종동물이 완전한 생식능력을 갖춘 사례가 하나라도 있을지 의문이다.
    • 그러나 갇혀 있는 상태에서 자유롭게 새끼를 낳는 동물은 극소수이므로 적절하게 이루어진 실험도 극소수 밖에 없다는 것을 염두하지 않으면 안 된다.
    • (그 실험의 어려움에 대한 설명 생략)
  • 완전히 생식이 가능한 잡종동물로서 충분히 신용할 수 있는 예를 하나도 알지 못하지만, 사슴 속의 일종인 세르불러스 속의 바기날리스 종과 리비지 종 사이의 잡종, 그리고 파지아누스 속의 콜키쿠스 종과 토르쿠아투스 사이의 잡종이 완전히 생식이 가능하다고 믿을만한 이유를 갖고 있다.
    • 또 최근에는 산토끼와 집토끼처럼 완전히 다른 2종을 교배할 수 있을 때는 거기서 태어난 새끼를 그 부모의 한쪽과 교배시켰을 때 고도의 생식력을 가진 새끼가 태어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 일반 거위와 중국 거위는 서로 매우 달라서 다른 속으로 분류되는데, 그 잡종은 영국에서는 종종 어느 한쪽의 순종 부모와 교배하여 새끼를 낳고, 어떤 예에서는 그 잡종끼리도 새끼를 낳고 있다.
  • 현재 내추럴리스트들은 대부분의 가축이 2종 이상의 야생 원종에서 유래했으며 교잡에 의해 섞이게 되었다는 팔라스의 학설을 받아들이고 있다.
    • 이 견해에 따르면 애초에 야생 원종이 임성이 높은 잡종을 낳았든지, 아니면 잡종이 여러 세대에 걸쳐 사육되면서 임성이 높아지게 된 것이 틀림없다.
    • 예컨대 개가 여러 개의 야생 원종으로부터 나온 것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그런데 대체로 남미의 토착 사육견은 예외적으로 임성이 매우 높다. 여러 개의 원종이 처음에 서로 자유롭게 생식하고 전적으로 생식 가능한 잡종을 산출했는지의 여부는 매우 의심스럽다.
    • 그러나 나는 최근 인도혹소와 유럽산 일반소가 교잡해서 태어난 새끼가 생식 가능하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입수했다. 그리고 뤼티메이어 씨의 관찰에 의하면 이 2가지는 분명 다른 종이다.
  • 가축 대부분이 여러 개의 야생 원종으로부터 유래했다는 설이 옳다면, 우리는 별개의 종의 동물이 교잡했을 때 불임이 되는 것은 거의 보편적이라는 신념을 버리거나, 또는 불임성은 제거할 수 없는 특성이 아니라 사육에 의해 제거할 수 있는 것으로 보지 않으면 안 된다.
  • 마지막으로 식물 및 동물의 교잡에 대해 확인된 모든 사실을 종합해 보면, 최초의 교잡과 그 잡종에서 엿볼 수 있는 어느 정도의 불임성은 매우 일반적인 결과라고 결론지어도 무방할 것이지만, 현재 우리의 지식만으로는 그것이 절대로 보편적인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잡종의 법칙

  • 첫 교잡과 잡종의 불임성을 지배하는 법칙을 좀 더 자세히 보자. 그 주요한 목적은 그러한 규칙이 종이 무질서하게 교잡하여 뒤섞여버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종에 불임성이 특별히 부여된 것임을 나타내는 여부에 대해 생각하는데 있다.
    • 다음에 제시하는 여러 규칙과 결론은 주로 게르트너의 명저에서 인용한 것이다.
    • 나는 이러한 규칙이 동물에도 적용되는지를 확인하는데 무척 고심했지만, 잡종동물에 관한 우리의 지식이 얼마나 빈약한지를 생각하면 같은 규칙이 식물계는 물론 동물계에도 매우 널리 적용된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 첫 교잡과 잡종의 임성 정도가 0에서 100%까지 점진적으로 이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설명했다. 이 이행은 놀라우리만치 여러 기묘한 방법으로 보여줄 수 있지만, 여기서는 극히 대략적인 윤곽만 설명해 보겠다.
  • 식물의 어떤 과의 꽃가루가 다른 과의 암술머리 위에 묻었을 때는 무기물인 먼지만한 영향 밖에 미치지 않는다. 이것은 임성이 0인 경우이다.
    • 그런데 같은 속 다른 종의 꽃가루가 다른 종의 암술머리에 묻었을 때 만들어지는 씨앗 수를 살펴보면, 위와 같이 절대적으로 0인 임성에서 거의 완전하거나 전적으로 완전한 임성까지 온갖 단계적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 그리고 이미 말한 것처럼 어떤 비정상적인 예에서는 그 식물자신의 꽃가루에 의한 수정보다 더 많은 씨앗이 생기는 경우도 있어서 과잉 임성마저 보여준다.
  • 마찬가지로 잡종 자체에서도 순종의 부모 어느 한쪽의 꽃가루로도 임성이 있는 씨앗을 하나도 만들 수 없고, 또 결코 만들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경우가 많다.
    • 그러나 이러한 사례에서도 어느 한쪽 부모, 즉 순종의 꽃가루를 묻힘으로써 잡종의 꽃을 빨리 시들게 할 수 있다는 사실에서 임성의 처음 흔적을 검출할 수 있다. 꽃이 빨리 시드는 것은 수정의 첫 번째 징후이기 때문이다.
    • 이러한 극도의 불임성에서, 잡종이 자가수정으로 한층 더 많은 씨앗을 만들어 마침내 완전한 임성에 도달할 때까지의 여러가지가 있는 것이다.
  • 교잡하기 매우 곤란하고, 또 새끼를 드물게 낳는 2종의 잡종은 일반적으로 불임성이 매우 높다.
    • 최초의 교잡을 하는 어려움과 그 교잡으로 태어난 잡종의 불임성은 일반적으로 혼동되는데, 실은 엄연히 다른 현상이다. 교잡하기 어렵다고 그 사이에 태어난 잡종이 꼭 불임인 것은 아니다.
    • (그 실례 생략)
  • 첫 교잡에서도 그 잡종에서도 임성은 순종의 임성에 비해 불리한 조건의 영향을 받기 쉽다.
    • 그러나 임성의 정도에도 선천적인 변이가 존재한다. 왜냐면 같은 2개의 종이 같은 환경 속에서 교잡한 경우에도 임성의 정도는 동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가끔 실험을 위해 선택된 개체의 체질에 좌우되기도 한다.
    • 이는 잡종의 경우에도 똑같다. 같은 깍지에서 나온 씨앗을 정확하게 같은 조건에서 키워도 잡종의 임성이 개체마다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 최초의 교잡의 임성과 그 교잡으로 태어난 잡종의 임성은 그들 종의 분류학적 유연에 크게 지배되고 있다.
    • 이것은 분류학자가 확실하게 다른 과로 분류한 종 사이에서는 잡종이 만들어진 적이 없다는 사실에 의해, 또 한편으로는 유연관계가 매우 가까운 종은 쉽게 결합하는 것이 보통이라는 사실에 의해 명백하다.
  • 그러나 분류학적 유연관계와 교잡의 용이성의 대응은 결코 엄밀하게 정해진 것은 아니다. 극히 가까운 종이라도 결합하지 않는 예, 또는 결합이 극도로 곤란한 예를 들 수 있으며, 그 반대로 두드러지게 다른 종이 더할 수 없이 쉽게 결합하는 예도 여럿 들 수 있다.
    • 같은 속 안에서도 이와 같은 차이를 볼 수 있다.

잡종의 임성

  • 2종 사이의 상반교잡이라는 것이 있다. 이를테면 먼저 수말을 암탕나귀와 교잡하고 그 다음에 수탕나귀를 암말과 교잡하는 경우를 말한다.
    • (라이거와 타이온이 그러한 예들 중 하나)
    • 상반교잡의 용이성에는 상당히 광범위한 차이가 있으며 그것의 예는 매우 중요하다. 왜냐면 어떤 2종이 교잡할 수 있는 능력은 양자의 계통적 유연관계나 신체 구조 전체의 명확한 차이와는 무관하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 그러한 예는 교잡 가능성이 우리로서는 알 수 없는 체질적, 구조적 차이와 관련되어 있으며, 심지어 그것이 생식기 계통에 한정되어 있음을 뚜렷이 보여준다.
  • 같은 2종 사이에서 상반교잡의 결과가 제각각인 것은 오래 전에 쾰로이터가 관찰한 바 있다.
    • 미라빌리스 잘라파 종은 미라빌리스 롱기플로라 종의 꽃가루에 의해 쉽게 수정되고, 그 잡종은 충분한 임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 반대의 롱기플로라를 잘라파의 꽃가루로 수정시키는 실험을 쾰로이터가 8년간 200번 이상 시도했지만 완전히 실패하고 말았다.
  • 게르트너는 상반교잡의 용이성에 이러한 차이가 나타나는 것은 차이가 너무 심하지만 않다면 극히 일반적인 일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많은 식물학자들이 변종에 지나지 않는다고 여기는 매우 가까운 관계에 있는 종류 사이에서도 같은 현상이 있다는 것을 관찰했다.
  • 게르트너는 다른 몇몇 기묘한 규칙도 밝혀냈다. 예컨대 어떤 종은 다른 종과의 교잡능력을 뚜렷하게 갖고 있고, 같은 속의 다른 종은 그 잡종인 새끼를 자신과 닮게 하는 힘이 두드러진다 해도 이러한 두 가지 능력이 반드시 함께 발휘되는 것은 아니다.
    • 일반적인 경우처럼 부모의 중간적인 형질을 갖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어느 한쪽 부모와 많이 닮는 잡종도 있다. 이러한 잡종은 순종인 부모 한쪽과 겉모습은 닮았지만 드문 예외를 제외하면 극도로 불임이다.
  • 또 부모의 중간적인 구조를 가지는 보통의 잡종에서도 때로는 어느 한쪽 부모의 순종과 매우 닮은 예외적이고 비정상적인 개체가 태어나는 경우가 있다.
    • 이러한 잡종은 거의 불임이며, 같은 깍지의 씨앗에서 자란 다른 잡종이 높은 임성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도 불임인 것은 마찬가지다.
    • 이러한 사실은 잡종의 임성은 순종인 부모의 어느 한쪽과 겉모습이 닮는 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임을 나타내고 있다.
  • 지금까지 첫 교잡 및 잡종의 임성을 지배하는 몇 가지 규칙에 대해 살펴봤다. 이로써 우리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 명확하게 독립된 종으로 보아야 하는 종류들이 뒤섞였을 때, 그 임성은 0에서 100%에 이르는 단계적 차이를 나타내며, 어떤 조건 속에서 과잉 임성에 도달하는 수도 있다.
    • 그러한 임성은 유리한 조건이나 불리한 조건의 영향을 받기 쉬운 동시에 처음부터 변이를 가지고 있다.
    • 또 첫 교잡과 그 교잡에서 태어난 잡종은 임성이 늘 같은 정도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 나아가서 잡종의 임성은 어느 한쪽 부모와 외견적으로 닮는 정도와 고나계를 가진 것도 아니다.
    • 마지막으로 첫 교잡의 용이성은 2종의 분류학적 유연, 즉 서로 닮은 정도에 따라 늘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같은 2종을 상반교잡하여 나온 결과로 명백히 증명된다.
  • 이렇게 복잡하고 기묘한 규칙이, 종이 단순히 자연계에서 혼합되어 버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불임성을 부여 받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 서로 섞이는 것을 방지하는 일이 중요한 것은 어느 종에서나 똑같은 일인데, 다양한 종을 교잡했을 때 불임성의 정도가 극단적으로 다른 것은 무슨 까닭에서 일까?
    • 같은 종의 개체에서 불임성의 정도가 나면서부터 변이해 있는 것은 어째서일까?
    • 어떤 종은 쉽게 교잡하면서도 매우 불임성이 높은 잡종을 만들고, 어떤 종은 교잡이 극도로 곤란한데도 임성이 높은 잡종을 낳는 것은 어째서일까?
    • 같은 2종 사이에 일어난 상반교잡의 결과에 곧잘 큰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 더 나아가 잡종의 생성이 허용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던져도 무방할 것이다.
    • 잡종을 생성하는 특수한 능력을 종에 부여해 놓고서는 부모의 첫 결합의 용이성과는 별 상관없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불임성을 통해 그러한 잡종이 번식하는 것을 저지하다니, 자연의 섭리치고는 참 이상하지 않은가?
  • 그보다는 앞에서 기술한 규칙과 사실은 최초 교잡과 그 잡종 양쪽의 불임성이 모두 우연에 의한 것이거나, 아니면 그 생식계통의 알 수 없는 차이에 기인하는 것임을 나타내는 것처럼 보인다.
    • 그 차이는 매우 특수하고 제한되어 있다. 그래서 같은 2종 사이의 상반교잡에서 한쪽의 웅성요소가 때로는 다른 쪽의 자성요소에 자유롭게 작용하지만, 그것과 반대 방향으로는 작용하지 않는다.

접목과 임성

  • 불임성은 우연한 것이지 특수하게 부여된 성질이 아니라는 것에 대한 실례를 들어보겠다.
    • 어떤 식물이 다른 식물에 접목될 수 있는 능력은 자연 상태에서는 그 식물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 아니므로, 이 능력이 특별히 부여된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누구나 이것은 두 식물의 성장 법칙의 차이에 기인한 우연적인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 때로 어떤 나무가 다른 나무에 접목되지 않는 이유를 그들의 성장률, 나무의 견고성, 수액이 흐르는 주기나 성질 등에서 찾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어떠한 이유도 알 수 없다.
    • 두 식물의 크기가 매우 다를지라도, 한 식물은 나무이고 다른 것은 풀이라 할지라도, 한쪽은 상록수이고 다른 한쪽은 낙엽수라 할지라도, 또는 두 식물이 서로 다른 기후에 적응한 것일지라도 반드시 이 두 식물의 접목이 방해 받는 것은 아니다.
  • 잡종형성과 마찬가지로 접목에서도 그 능력은 분류학적 유연관계에 의해 제한되고 있다.
    • 그 누구도 완전히 다른 과에 속하는 나무를 접목할 수는 없으나 극히 가까운 근연종이나 같은 종의 변종은 거의 대부분 쉽게 접목할 수 있다.
  • 그러나 이러한 능력은 잡종형성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결코 분류학적인 유연관계에 완전히 지배되는 것은 아니다.
    • 같은 과의 범주 안에서도 서로 다른 많은 속이 접목되는 경우가 있으며, 이와 반대로 같은 속의 종이 접목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서양배는 같은 속인 사과보다 다른 속인 귤에 접목할 수 있다.
  • 게르트너는 같은 두 종을 교잡해도 개체에 따라 때때로 타고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프랑스 원예학자 사즈레 씨도 2종이 접목될 경우 개체에 따라 차이가 난다고 믿는다.
    • 상반교잡에서는 결합시키는 작업의 용이성이 매우 다른데, 접목에서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서양까치밥나무를 어떤 종류의 오리밥나무에 접목할 수는 없지만, 오리밥나무는 어렵기는 해도 일반 서양까치밥나무에 접목할 수 있다.
  • 2개의 순종을 교잡시키는 어려움과 잡종의 불임성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지만, 이와 같은 두 종류의 경우는 어느 정도 대응한다. 이와 거의 비슷한 일이 접목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 파리 식물원의 투앙 씨는 아카시아 속의 3종이 자신의 뿌리를 내렸을 때는 자유롭게 씨앗을 만들고 별다른 어려움 없이 다른 종에 접목했는데, 이와 같이 접목된 경우에는 열매를 맺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 이에 비해 마가목 속의 어떤 종은 다른 종에 접목되면 자기의 뿌리를 내리고 씨앗을 맺을 때보다 2배나 많은 열매를 얻는다.
    • 그리하여 우리는 접목된 두 식물의 단순한 유착과 생식행위에서의 웅성요소 및 자성요소의 결합 사이에는 명백한 차이가 있지만, 접목의 결과와 다른 종 사이의 교잡의 결과가 얼추 대응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접목의 용이성을 지배하는 기묘하고 복잡한 법칙은 그 영양계통상의 분명한 차이로 인해 생기는 우연적인 것으로 간주해야 할 것이다.
    • 마찬가지로 첫 교잡의 용이성을 지배하는 더 복잡한 법칙도 그 생식계통상의 알 수 없는 차이에서 비롯한 우연적인 것이라 믿는다.
  • 이 두 경우에서의 차이는 어느 정도까지는 분류학적 유연에 따르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분류학적 유연 때문이라고 말하면, 생물들 사이의 온갖 종류의 유사점과 차이점이 그것으로 다 표현돼 버리는 경향이 있다.
    • 어쨌든 이런 사실은 다양한 종을 접목하거나 교잡시킬 때 생기는 크고 작은 어려움이 종의 혼합을 막기 위해 특별히 부여된 것임을 나타내는 것 같지는 않다.
    • 물론, 교잡의 어려움은 종 고유의 형태를 유지하고 안정시킨다는 점에서 중요하지만, 접목의 어려움은 그 종의 번성에 별로 중요하지는 않다.
  • 언젠가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첫 교잡과 잡종의 불임성은, 어느 한 변종의 개체가 다른 변종의 개체와 교잡했을 때 자발적으로 나타난 임성이 약간씩 감퇴한 것이 자연도태에 의해 점진적으로 얻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 왜냐면 인간이 동시에 두 변종을 선택했을 때 이들 두 변종을 격리해 둘 필요가 있는 것과 같은 원칙 아래서 2개의 변종이나 초기의 종이 서로 교잡하는 것을 피하도록 할 수 있다면, 그것은 분명 이 두 변종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 먼저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서로 다른 지역에서 생활하는 종들이 교잡할 때 흔히 불임되어 버린다는 사실이다.
    • 이와 같이 격리된 종들 사이에 생식이 불가능한 것은, 그 종들에게 분명 아무런 이익도 되지 않을 것이므로 그것이 자연도태에 의해 완성될 리는 결코 없지만, 어떤 종이 같은 지역의 어떤 종에 대해 불임이 되면 필연적으로 다른 종에 대한 불임성이 수반된다는 논의가 성립될 수 있을 것이다.
  • 둘째로, 상반교잡에서 어떤 한 형태의 웅성요소가 제 2의 형태에 대해 완전히 불임되고 아울러 이 제 2의 형태의 웅성요소가 제 1의 형태를 자유롭게 수정시킬 수 있다는 것은 특수 창조이론에 대해서와 마찬가지로 자연도태 이론에서도 어긋나는 것이다. 왜냐면 생식계통의 이런 특이한 상태는 어떤 종에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 자연도태가 종들을 서로 불임이 되게 하는 데 작용할 수 있었는가 하는 점을 고찰할 때 가장 큰 문제는, 차츰 감퇴하는 임성에서 완전한 불임성에 이르기까지 점진적인 여러 단계가 있다는 점이다.
    • 어떤 초기의 어린 종이 그 원형태 또는 어떤 다른 변종과 교잡했을 때 경미하게 불임이 되는 것이 그 초기 종에도 이롭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왜냐면 이 현상은 아직 형성과정에 있는 새로운 종의 피를 섞는 사생적인 열등한 자손이 생기는 것을 억제 하기 때문이다.
    • 그러나 이와 같은 처음 단계의 불임성이 자연도태에 의해 늘어나 많은 종에 공통되는 속이나 과의 위치까지 분화된 종에 보편적인 것이 될 정도로 고도의 단계에 이른 것을 고찰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은 이상하게도 이 문제가 복잡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 심사숙고해 보았지만, 나는 이것이 자연도태에 의해 이루어졌을리 없다고 생각한다.
    • 어떤 2개의 종을 교잡해서 극소수의 불임성 자손을 생산했을 경우를 생각해 보자. 그런데 약간 높은 정도로 우연히 상호간에 불임성을 부여받아, 적은 단계에 의해 완전한 불임성에 가까워진 개체의 생존에 이익을 줄 수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 만일 자연도태 이론이 여기에 관계가 있다고 한다면, 상호간에 완전히 불임인 것은 많이 있을테니 이런 종류의 진보가 끊임없이 많은 종에서 일어나지 않으면 안 된다.
    • 불임인 중성곤충에 대해 생각해 볼 때, 그 구조와 생식가능성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의해 그 곤충이 속한 집단에 대해 같은 종의 다른 집단보다 유리한 어떤 이익이 간접적으로 주어졌기 때문에, 그것이 자연도태에 의해 점진적으로 축적된 것이라고 믿을만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 그러나 사회 집단에 속하지 않는 개체동물들은 어떤 다른 변종과 교잡했을 때 다소 불임이 되어 버린다 해도 그것만으로는 아무런 이익을 얻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같은 변종의 다른 개체에 간접적으로 어던 이익을 주어 개체의 보존을 돕는 일도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해 상세히 논하는 것은 쓸데 없는 일이다. 왜냐면 우리는 식물에 대해, 교잡한 종의 불임성은 자연도태와는 별로 관계가 없는 어떤 원칙에 기인한 것이 확실하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 게르트너와 쾰로이터는 많은 종이 포함된 여러 속에는 교잡되었을 때 씨앗을 점점 적게 생산하는 종에서부터, 단 하나의 씨앗도 생산하지 않지만 씨방이 부풀어 올라 다른 종의 꽃가루에 의해 영향을 받는 종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계열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 이미 씨앗을 만드는 일을 끝낸 불임성 높은 개체를 자연이 선택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므로 씨방이 부풀어 오른다는 이 불임의 최정점은 자연도태에 의해 얻어질리 없다.
    • 우리는 동물계와 식물계를 막론하고 널리 일어나는 불임 과정을 지배하는 법칙에 따라 그 원인이 무엇이든 모든 경우에 전적으로 같거나 또는 거의 같다고 추측할 수 있다.

불임의 원인

  • 첫 교잡과 그 잡종의 불임을 초래하는 원인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 이 두 경우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미 설명했듯이 순수한 2종의 결합에서는 자성요소와 웅성요소가 완전한 데 비해 잡종에서는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 첫 교잡에서도 수정의 용이성은 몇 가지 다른 요인에 좌우되는 것으로 보인다.
  • 먼저 웅성요소가 물리적으로 밑씨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테면 꽃가루관이 씨방에 미치지 못할 만큼 암술이 긴 식물도 있다.
    • 어떤 종의 꽃가루는 유연관계가 먼 종의 암술머리 위에 놓으면, 꽃가루관이 튀어나와 있다 하더라도 암술머리의 표면을 관통하지 않는 것이 관찰되었다.
  • 투레 씨가 푸치에 대해 실시한 어느 실험처럼 웅성요소가 자성요소에 도달할 수는 있으나 배아를 발생시킬 수 없는 경우도 있다.
    • 이러한 사실에 대해서는 왜 어떤 나무는 다른 나무와 접목할 수 없는가라는 질문과 마찬가지로 설명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 마지막으로 배아가 발생하더라도 일찍 말라 죽는 경우가 있다.
    • 이 경우에 대해서는 충분히 관찰된 실례가 없는데, 나는 히위트 씨의 관찰 결과를 듣고 초기 배아가 일찍 죽는 것이 첫 교잡에 때때로 불임이 되는 원인이 있다고 믿게 되었다.
    • 솔터 씨가 닭 속의 3종과 그 잡종 사이의 교잡에 의해 생긴 500개의 알을 조사해 본 결과 대다수가 수정은 되었으나 수정란에서 성숙하지 못하거나, 성숙하더라도 껍질을 깨고 나오지 못하거나, 껍질을 깨고 나와도 며칠 만에 죽어버리는 병아리가 많아 12개만 살아 남아 자랄 수 있었다.
    • 막스 위추라 씨는 잡종 버드나무에 관한 뚜렷한 실례를 들고 있는데, 단성생식의 어느 경우에 수정되지 않은 누에의 알 속에 있는 배가 초기 발달 단계를 지나가다가 나중에는 다른 종과의 교잡으로 생긴 배와 마찬가지로 죽어버린다는 것이었다.
  • 불임인 잡종의 경우 생식요소가 불완전하게 발달해 있으므로 문제가 좀 다르다.
    • 동식물은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면 생식계통에 중대한 손상을 입기 쉽다는 것을 나타내는 많은 사실이 있는데, 그것은 동물을 사육하는데 큰 장애가 된다.
    • 또한 이 환경 변화에 의한 불임과 잡종의 불임 사이에는 매우 흡사한 점이 많다.
    • 어떤 경우이든 불임은 전체적인 건강과는 무관하며, 때때로는 불임인 개체가 몸이 더 크거나 아름다운 경우도 있다.
    • 어쨌든 불임의 정도는 늘 제각각이다. 어떤 경우에는 웅성요소가 훨씬 더 영향을 받기 쉽지만, 떄로는 자성요소가 웅성요소보다 영향을 더 받는 경우도 있다.
  • 환경 변화로 인해 불임이 되는 것은 어느 정도 계통적인 유연관계와 평행한다. 왜냐면 부자연스러운 환경에 노출되면 같은 분류군 속하는 동식물 전체가 불임이 되고, 종의 구성원 모두가 불임인 잡종을 낳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 반면 커다란 환경 변화를 견뎌서 임성이 손상되지 않는 종이 하나의 분류군 속에 존재하는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어떤 분류군의 특수한 종만이 임성이 매우 높은 잡종을 생성할 수도 있다.
  • 생물이 몇 세대 동안이나 그 생물에게 부자연스러운 조건 아래에 놓여 있을 때 그 생물은 매우 쉽게 변이한다. 그것은 불임이 일어나는 경우보다 낮은 정도이긴 하지만, 생물의 생식 계통이 특수한 영향을 입기 때문이라고 나는 믿는다.
    • 잡종에서도 마찬가지다. 이것은 실험자들이 한결같이 관찰한 것처럼 잡종의 자손은 세대를 거듭해도 매우 쉽게 변이하기 때문이다.
  • 우리는 생물이 새로운 부자연한 조건 속에 있을 경우 또는 2개의 종의 부자연한 교잡에 의해 태어난 경우 그 생식계통은 전체의 건강상태와는 관계 없이 매우 비슷한 영향을 받아 불임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전자의 경우는 생활 조건이 때로는 미처 깨닫지 못할 만큼 경미한 정도일지라도 교란되고 있으며, 후자의 경우 곧 잡종의 경우는 외적인 조건은 같지만 당연히 생식계통을 포함한 2개의 구조와 체질이 하나로 혼합되었기 때문에 그 체제가 교란하는 것이다.
    • 2개의 체질이 혼합되기 때문에 잡종이 불임이 된다는 앞의 견해는 막스 위추라 씨가 강력히 주장한 것이다.
  • 잡종의 불임성에 대한 몇 가지 사실, 예컨대 상반교잡으로 태어난 잡종의 불임성이 한결같지는 않다는 사실과 순종인 부모의 어느 한쪽을 우연히 예외적으로 매우 닮은 잡종은 불임성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애매한 가설로 밖에 설명할 수 없다.
    • 나는 또한 앞에서 설명한 견해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생물이 부자연스러운 조건 속에서 왜 불임이 되느냐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 내가 지적하고자 한 것은 어떤 점에서 비슷한 2가지 경우에 불임성이 공통적으로 생겨난다는 것뿐이다.
  • (생활 조건의 사소한 변화는 모든 생물에 이익이 된다는 설명 생략)
  • 그런데 자연 상태에서 오래 살아온 생물들이 포획되어 우리 속에 갇히는 것과 같이 생활 조건에 큰 변화를 겪게 되면 불임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 우리는 매우 다르게 변화한 두 형태 사이의 교잡이 늘 어느 정도까지는 불임의 잡종을 만들어낸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 나는 이 유사성이 결코 우연도 아니고 망상도 아니라는 것을 확신한다.
    • (잡종의 교잡이 불임을 만드는 것이 생활 조건의 큰 변화가 있을 때 불임이 일어나는 것과 비슷하다고 이야기 하는 부분)
  • 코끼리를 비롯한 많은 동물들이 그들이 태어난 본고장에서 경미하지만 부자유스런 상태에 묶여 있음에 번식하지 못하는 까닭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잡종이 그와 같이 불임이 되는 첫 번째 이유를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 아울러 때때로 새롭지만 반드시 일정하지 않은 조건 속에 있는 사육동물의 어떤 종족이 교잡했더라면 아마 불임이 되었을 것이 틀림없는 다른 종에서 나온 것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생식이 가능한 까닭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 앞에서 기술한 두 계통의 대응되는 계열의 사실은 본질적으로 생명의 원칙과 밀접하게 관련된 ‘미지의 공통적 유대’에 의하여 결합되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허버트 스펜서 씨에 의하면 원칙적으로 생명은 여러 힘의 계속적인 작용과 반작용에 의존하고 있으며, 또 그러한 것들에 의해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경향이 어떠한 변화로 조금이라도 교란되면 생명력이 힘을 얻는 것이다.
    • (큰 맥락에서 생활 조건의 큰 변화로 인한 불임을 잡종의 불임과 대응시키는 것은 알겠는데, 자세한 내용은 이해가 잘 안 됨.)
  • 이 문제를 간단히 언급해 보자. 이것은 잡종화 문제에 약간의 실마리를 제공해 준다. 서로 다른 목에 속해 있는 몇몇 식물은 거의 같은 개체수를 가지고 있으며 생식 기관 외에는 조금도 다르지 않은 2가지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
    • (양형, 삼형 식물의 형태에 대한 설명 생략)
    • 나는 이러한 식물이 완전한 생식능력을 얻기 위해서는 한 형태의 암술머리가 다른 형태의 같은 높이에 있는 수술 꽃가루에 의해 수정될 필요가 있음을 밝혔고, 이 결론은 다른 관찰자에 의해서도 확증되었다.
    • 양형성 종에서는 이른바 적법이라고 할 수 있는 두 교잡은 충분히 생식이 가능하며, 부적법이라 할 수 있는 두 교잡은 다소 불임성이 있다. 삼형성 종에서는 6개의 교잡이 적법 교잡이고, 12개의 교잡은 부적법 교잡이다.
  • 여러 양형 및 삼형 식물이 부적법 교잡의 불임성은 서로 다른 종을 교잡시킨 경우와 마찬가지로, 극히 낮은 불임성에서 절대적으로 완전한 불임성에 이르기까지 그 정도가 매우 다르다.
    • 서로 다른 종을 교잡시킨 경우 불임성의 정도는 생활 조건이 유리한가 아닌가에 크게 의존하는데, 나는 그것이 부적법 교잡의 경우에서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발견했다.
  • 다른 종의 꽃가루가 암술머리 위에 놓이고,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에 자신의 꽃가루가 같은 암술머리 위에 놓이면 그 작용이 매우 맹렬하여 보통 외래 꽃가루의 효과를 없애버릴 정도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이것은 같은 종의 몇몇 형태의 꽃가루가 암술머리에 묻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 적법의 꽃가루와 부적법의 꽃가루가 같은 암술머리 위에 놓이면 전자는 후자보다 두드러지게 뛰어난 힘을 발휘한다.
    • (실험 설명 생략)
  • 이와 같이 모든 점에서 그리고 더 부가할 수 있는 다른 점에서, 부적법으로 교잡한 동일종의 여러 형태는 2개의 다른 종이 교잡한 경우에도 전적으로 똑같은 현상을 나타낸다.
    • (다윈의 관찰과 실험 축약) 부적법 교잡에 의해 길러진 종묘를 적법으로 올바르게 교잡시킬 수 있다. 그런데 이때 그 식물은 부모가 적법으로 수정한 경우처럼 많은 씨앗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 이와 같이 부적법 식물이 서로 적법으로 교잡된 경우의 불임성은 서로 교배된 잡종의 불임성과 엄밀히 비교할 수 있다.
    • 만일 잡종이 어떤 원종과 교잡하면 불임성이 두드러지게 줄어든다. 이것은 부적법 식물이 적법 식물에 의해 수정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 어떤 부적법 식물의 불임성은 두드러지게 크지만 그 식물의 교잡의 불임성은 그만큼 크지는 않다.
    • 같은 종곡에서 자란 잡종에서는 그 불임성은 본질적으로 변이하기 쉬운데, 이것은 부적법 식물도 마찬가지이다.
    • 끝으로 많은 잡종은 풍부한 꽃을 끊임없이 피우지만, 다른 불임성 잡종은 꽃을 조금만 피우며, 그나마도 매우 나약하고 왜소하다. 이와 같은 현상들은 여러 양형식물 및 삼형식물에서 부적법으로 태어난 자손에서도 나타난다.
  • 말하자면 부적법 식물과 잡종 사이에는 형질과 생태상 아주 비슷한 점이 있는 것이다.
    • 부적법 식물은 어떤 형태의 부적합한 교잡에 의해 같은 종의 범위 안에서 발생한 중간 잡종이지만, 일반 잡종은 이른바 다른 종 사이의 부적합한 교잡에 의해 발생한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 우리는 이미 최초의 부적법 교잡과 다른 종 사이의 최초 교잡에는 극히 밀접한 유사점이 있는 것을 보았다. 다음의 예를 보면 이 점이 더 분명해질 것이다.
    • (그 예 생략)
  • 양형식물과 삼형식물에 대해 지금까지 예를 든 것은 첫째로 교잡과 잡종에서 불임성의 정도가 낮아진다는 생리학적 의미를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이므로 중요하다.
    • 둘째로 우리는 부적법 교잡과 불임성과 그 부적법의 자손을 연결하는 어떤 미지의 유대가 있다고 결론지을 수 있고, 또 같은 견해를 첫 교잡과 잡종에까지 확대해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 셋째로 같은 종에 2개 또는 3개의 형태가 있을 수 있고, 구조 및 체질 등 외적 조건에 관련해서는 어떤 점에서도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특정한 방법으로 교잡할 때 불임성이 되는 것을 발견되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다.
    • 이때 불임성이 되게 하는 것은 같은 형태의 개체, 예컨대 2개의 장화주 형태의 성적 요소지만 임성을 갖게 되는 것은 다른 2개의 형태에 고유한 성적 요소의 교잡이란 것을 기억하지 않으면 안 된다.
  • 말하자면 이 경우는 같은 종에 속한 개체의 일반 교잡 및 다른 종 사이의 교잡에서 일어나는 일과는 완전히 반대가 된다.
    • 그러나 이것이 과연 실제로도 그런지 아닌지는 의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이 불분명한 문제를 가지고 더 이야기하는 것은 그만두기로 한다.
  • 그러나 양형 및 삼형식물에 대한 고찰에서, 개개의 종이 교잡했을 때의 임성과 그 잡종 자손의 불임성은 전적으로 그 성적 요소의 성질에 의존하는 것이고, 그 구조나 일반적 체질에 의존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확실하다고 추론할 수 있다.
    • 이는 상반교잡의 경우를 고찰해도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된다. 게르트너 씨도 종은 교잡되었을 때 그 생식기 계통의 차이에 의해 불임이 된다고 결론을 맺고 있다.

변종간 교잡과 임성

  • 종과 변종 사이에는 어떤 본질적인 구별이 있는 것이 틀림없다. 그런데 같은 종의 변종끼리는 겉모습이 크게 다르더라도 쉽게 교잡해서 완전한 임성을 가진 자손을 낳지 않는가? 그렇다면 잡종 형성에 관한 지금까지의 의견이 어딘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 이런 강경한 반론이 나올 법하다.
    • 그러나 자연계에 존재하는 변종에 눈을 돌리는 순간 우리는 매우 난감한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왜냐면 이때까지 아무 문제 없이 변종으로 간주 되었던 두 종류를 교배시켰을 때 조금이라도 불임성이 나타난다면, 대부분의 내추럴리스트들은 그것을 종으로 분류할 것이기 때문이다.
    • 사육상태에서 태어난 변종으로 시선을 돌려 보아도 의문에 사로잡힌다. 예컨대 남미의 토종 사육견은 유럽개와 쉽게 교잡하지 못한다.
    • 비둘기나 양배추의 변종처럼 겉보기에 전혀 다른 사육품종이 완전한 임성을 가지는 반면, 서로 매우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교잡하면 완전히 불임인 종도 많다.
  • 그러나 여러 면에서 고찰해 볼 때 사육변종의 임성은 별로 놀라운 일은 아니다.
    • 첫째로, 쉽게 증명되는 사실이지만 2종 사이의 외면적인 차이의 양은 서로 교접했을 때의 임성의 정도를 뚜렷히 보여주는 지표가 아니다. 따라서 사육변종의 경우에도 그러한 차이가 확실한 지표가 되지는 않는다.
    • 종으로서는 그 원인이 주로 성적인 체질상의 차이에 있음이 확실하다. 그러므로 사육동물과 재배식물의 생활 조건 변화는 서로 불임성으로 이끄는 방법으로서, 그 생식계통을 변화시키는 경향을 별로 갖지 않는다.
  • 나는 팔라스 씨의 정반대의 학설, 즉 이러한 조건들이 보통 이 경향을 제거한다는 학설을 인정할 만한 충분한 증거를 갖고 있다.
    • 자연 상태에서 교잡하면 어느 정도 불임이었던 종이 모두 사육재배에 의해 새끼를 낳게 된다는 것이다.
  • 식물 재배에서는 서로 다른 종이 서로에게 불임성의 경향을 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미 앞에서 열거한 몇몇 충분한 예에서와 같이 어떤 식물은 그것과 전혀 반대되는 영향을 받고 있다.
    • 왜냐하면 그런 식물은 스스로는 불임이면서도 다른 종을 수정시키고 또 다른 종에 의해 수정되는 능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 오랫동안 사육하면 불임성이 제거된다는 팔라스 씨의 견해는 배척하기 어려운 것이지만, 만일 이것을 인정한다면 거의 같은 상태가 오랫동안 계속될 경우 불임성이 경향이 새로이 나타나거나 사라지는 일도 없을 것이다.
    • 그러므로 내가 믿는 바로는 왜 서로 생식이 불가능한 가축에서는 변종이 만들어지지 않았는지, 그리고 어째서 식물에서는 바로 뒤에 보여주는 것처럼 그러한 예를 조금 밖에 볼 수 없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이제 우리 눈앞에 비친 이 문제의 난점은, 어찌하여 사육 동물의 변종이 교잡하면 서로 불임이 되는 것인가가 아니라 자연적 변종이 종의 지위를 차지할 정도까지 변이를 거듭해갈 경우 왜 그것이 일반적으로 불임성을 낳는가 하는 것이다.
    • 우리는 그 원인을 정확히 알 수는 없는데, 우리가 생식계통의 정상적인 작용 또는 비정상적인 작용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를 생각해 보면 놀라운 일은 아니다.
    • 다만 종이 생존경쟁 때문에 사육변종 보다는 한결 같지 않은 상태에 있었으리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는데, 그것은 그 결과에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
    • 왜냐하면 야생동물이나 식물이 자연 상태에서 옮겨져 구속을 받게 되면 불임이 되는 경우가 얼마나 흔하지만 사육 동물은 생활환경의 변화에는 큰 반응을 보이지 않고, 현재까지 늘 반복되는 생활환경의 변화에 견디고 적응하면 임성이 줄어들지도 않기 때문이다.
  • 나는 지금까지 같은 종의 모든 변종은 상반교잡을 해도 반드시 임성을 갖게 되는 것처럼 말했지만, 다음의 예를 통해 어느 정도의 불임성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부정할 수 없다.
    • 게르트너 씨는 노란 씨앗을 맺는 작고 마른 옥수수의 변종과 붉은 씨앗을 맺는 키가 큰 변종을 여러 해에 걸쳐 재배했는데, 이들은 암수가 분리되어 있음에도 자연적으로는 결코 교잡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직접 수정을 시켜보았더니 오직 하나의 꽃만이 씨앗을 맺었을 뿐이고 그 꽃도 겨우 5알의 씨앗 밖에 맺지 못했다.
    • (이하 지루 드 뷔자랑그, 게르트너의 또 다른 실험, 쾰로이터의 실험 생략)
  • 교잡했을 때의 변종은 반드시 임성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더는 불가능하게 되었다.
    • 어떤 가상적인 변종이든 어느 정도 불임이 된다고 증명된다면 십중팔구 일반적인 종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자연 상태에 있는 변종이 불임임을 확인하기는 매우 어렵다.
    • 매우 독특한 사육 변종을 만들려 할 때 오직 외형적인 형질에만 관심을 둘 수 밖에 없다. 이때 인간은 생식계통의 은밀한 기능 차이를 만들어낼 생각도 없고 그럴 수도 없다.
    • 여러 고찰에 의해 임성은 교잡되었을 때의 변종과 종을 근본적으로 구별할 수 있는 기준은 아니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변종 교잡에서 임성이 나타나는 것은 보편적인 일이라고 주장할 수 없는 것이다.
    • 또 변종 교잡에서 공통적으로 임성이 나타난다고 해서, 종 사이의 최초 교잡과 그 잡종이 100%는 아닐망정 일반적으로 불임이 된다는 내 견해가 뒤집어지는 것은 아니다.
    • 종이 교잡했을 경우에 일반적으로 불임이 되는 것은 특별히 주어지는 속성이 아니라, 그 성적 요소의 알 수 없는 변화에 기인하여 우연히 생기는 것이라고 보면 무방할 것이다.

교잡에 의한 종의 구별

  • 종간교잡에 의한 자손과 변종간교잡에 의한 자손은 임성 문제와는 관계없이 몇 가지 다른 점에서 비교할 수 있다.
    • 게르트너는 이른바 종간잡종과 변종간잡종 사이에 극히 작은 차이 밖에 발견할 수 없었는데, 내가 보기에 그것은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니다.
    • 뿐만 아니라 종간잡종과 변종간잡종은 지극히 많은 중요한 점에서 일치하고 있다.
  • 여기서는 이 문제를 간단히 설명해 보겠다. 가장 중요한 구별은 변종간잡종 제 1대는 종간잡종보다 변이하기 쉽다는 것이지만, 게르트너는 오랫동안 사육되어온 종 사이의 잡종은 종종 제 1대에서도 변이하기 쉽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 나도 이 사실에 대해 예를 관찰한 적이 있고, 더 나아가서 게르트너는 매우 가까운 근연종 사이의 잡종은 다른 잡종보다 훨씬 변이하기 쉽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 이것은 종 사이의 멀고 가까움에 따라 변이성의 정도가 점진적으로 이행하고 있는 것을 나타낸다.
    • 변종간잡종과 비교적 임성이 높은 종간잡종을 여러 세대에 걸쳐 번식시켰을 때 그 자손에게 두드러질 만큼의 변이성이 나타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 그러나 종간잡종에 대해서도 변종간잡종에 대해서도 조금이기는 하나 형질의 균일성이 오래 유지되고 있는 예를 들 수 있다. 하지만 변종간잡종이 세대를 거듭하는 동안 나타나는 변이성은 종간잡종의 경우보다 클 것이다.
  • 이와 같이 종간잡종보다 변종간잡종의 변이성이 큰 것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 변종간잡종의 부모는 변종이다. 그것도 주로 사육변종이다. 이것은 대부분의 경우에 그 변이성이 최근에 생겼음을 의미한다.
    •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변이성이 대개 그대로 유지되고 여기에 교잡 작용만으로 생긴 변이성이 추가되어 갈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 반면에 첫 교잡으로 생긴 종간잡종 제 1대에서의 변이성이 그 다음 세대에서 나타난 엄청난 변이성에 비하면 매우 경미하다는 점은 특이한 사실이고 주목할 만한 일이다.
    • 왜냐면 그것은 내 견해를 보강해주기 때문인데, 즉 생식계통은 생활 조건 변화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그런 변화로 인해 종종 생식 불능이 되거나, 적어도 부모와 같은 형태의 새끼를 만드는 정상적인 기능이 손상을 입게 된다는 것이다.
    • 따라서 제 1대 종간잡종은 생식계통에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은 종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쉽게 변이하지 않지만, 잡종 자체는 생식계통에 중대한 영향을 입기 때문에 그 자손은 변이하기 쉬운 것이다.
  • 종간잡종과 변종간잡종의 비교로 되돌아가보자. 게르트너는 변종간잡종이 종간잡종에 비해 부모의 어느 한쪽 형태로 돌아가기 쉽다고 했는데, 이것이 진실이라 하더라도 정도의 차이에 불과하다.
    • 뿐만 아니라 게르트너는 오랫동안 재배되어 온 식물의 잡종은 자연 상태에 있는 종에서 나온 잡종보다 훨씬 더 귀선유전을 하기 쉽다고 잘라 말하고 있다. 이것은 대체로 여러 다른 관찰자가 이끌어낸 결과에서 볼 수 있는 기묘한 차이를 설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 (실험 설명 생략)
  • 게르트너가 식물의 종간잡종과 변종간잡종을 비교하여 지적할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별로 중요하지 않은 차이 뿐이다.
    • 그런데 게르트너에 의하면 변종간잡종 및 종간잡종 특히 근연종에서 나온 잡종이 각각의 부모를 닮는 정도는 같은 법칙에 따르고 있다.
  • 2개의 종을 교잡했을 때는 한쪽이 잡종에게 자신을 닮게 하는 우월한 유전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
    • 나는 식물의 변종도 역시 그렇다고 믿고 있다. 또 동물에서는 어떤 변종은 확실히 다른 변종보다 우월한 유전력을 갖고 있을 때가 있다.
    • 상반교잡에 의해 발생한 종간잡종 식물은 보통 서로 밀접하게 닮으며, 그것은 상반교잡에 의해 발생한 변종간잡종 식물도 마찬가지다.
    • 종간잡종 및 변종간잡종은 어느 것이나 대대로 처음의 어느 한쪽 부모와 되풀이하여 교잡함으로써 부모의 순종으로 돌아간다.
  • 이와 같은 견해는 동물에게도 분명히 적용되는데, 동물은 훨씬 복잡하다.
    • 그것은 부분적으로는 제 2차 성징의 존재에 의한 것이지만, 그보다는 잡종에게 자기를 닮는 성질을 전달하는 유전력으로 볼 때 한쪽성이 다른 성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이다.
  • 그것은 종간잡종이나 변종간잡종이나 마찬가지다. 즉, 당나귀는 말보다 우세한 유전력을 갖고 있으므로 노새와 버새는 말보다 당나귀를 많이 닮는다.
    • 그리고 수탕나귀가 암탕나귀보다 유전력이 강하기 때문에 수탕나귀와 암말의 잡종인 노새는 암탕나귀와 수말의 잡종인 버새도바 당나귀를 훨씬 더 닮는다.
  • 어떤 사람들은 변종간잡종의 동물만이 한쪽 부모를 많이 닮은 모습으로 태어난다는 상상적인 사실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 현상은 때때로 종간잡종에서도 일어난다.
    • 하기는 그것이 종간잡종에서는 변종간잡종의 경우보다 훨씬 적게 일어난다는 것은 나도 인정한다.
    • 교잡으로 태어난 동물이 한쪽 부모를 많이 닮는 것에 내가 수집한 사례를 보면, 그 유사점은 주로 돌연히 나타난 기형적 형질에 한정되어 있어 선택에 의해 서서히 얻어진 형질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 따라서 어느 한쪽 부모의 완전한 형질로 갑자기 복귀하는 현상은 서서히 자연적으로 발생한 종에서 나온 종간잡종보다, 종종 갑작스럽게 태어나 반기형적인 형질을 가진 변종에서 나온 변종간잡조에서 더 일어나기 쉬울 것이다.
  • 나는 프로스퍼 루카스 박사의 견해에 동의한다. 새끼가 부모를 닮는 것에 대한 법칙은 부모가 서로 얼마나 다른가 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즉 같은 변종 개체끼리의 결합인가 다른 변종 또는 다른 종의 개체 사이의 결합인가와 상관없이 같다는 것이다.
  • 임성과 불임성 문제를 제외한 다른 모든 점에서 볼 떄, 종을 교잡하여 태어난 자손과 변종을 교잡하여 태어난 자손은 전반적으로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 만약 우리가 종을 특수하게 창조된 것으로 간주하고 변종을 2차적인 법칙에 따라 생긴 것으로 간주한다면 이들이 서로 유사하다는 사실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으리라.
    • 그러나 이 사실은 종과 변종 사이에는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는 견해와 완전히 조화를 이룬다.

간추림

  • 종으로 분류될 수 있을만큼 다른 생물 사이의 첫 교잡과 그로 인해 생긴 잡종은 일반적으로 불임이지만 보편적인 것은 아니다.
    • 이런 생식불능성에는 여러 가지 정도가 있지만 그것은 매우 미약하므로, 두 실험자가 이에 관해 정반대의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 불임성은 같은 종의 개체 사이에서도 본연적으로 변이를 나타내고, 유리한 조건이나 불리한 조건의 작용에 매우 민감하다.
  • 불임성의 정도는 계통적 유연을 따르는 것이 아니며, 갖가지 기묘하고 복잡한 법칙에 지배되고 있다.
  • 같은 2종 사이에서의 상반교잡에서도 불임성은 보통 차이가 있으며 때로는 극심한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 첫 교잡과 그 교잡을 통해 생긴 잡종에서도 그 정도가 늘 똑같지는 않다.
  • 접목하는 경우에 어떤 종 또는 변종이 다른 종의 나무에 접목될 수 있는 능력은 그 영양계통에 존재하는 알 수 없는 차이로 인한 우연적인 것이다.
    • 이와 마찬가지로 어떤 종이 다른 종과 교잡하기 쉬운가 어려운가 하는 것 또한 알 수 없는 차이에 의한 우연적인 것이다.
    • 종의 교잡과 혼합을 방지하기 위해 불임성이 특별히 부여된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근거 없는 일이다.
  • 생식기능이 완전한 순종들의 첫 교잡 및 잡종자손의 불임성은 자연도태에 의한 것이 아니다.
    • 첫 교잡시의 불임성은 여러 사정에 의존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 불임성은 순종이 새롭고 부자연스러운 생활 조건에 노출되었을 때 영향을 받는 것과 비슷하다.
    • 이 견해는 다른 종류의 대응관계에 의해서도 지지된다.
    • 첫째로 생활 조건의 작은 변화는 모든 생물의 건강과 임성을 증대시킨다.
    • 둘째로 약간 다른 생활 조건에 노출된 형태 또는 변이한 형태의 교잡은 그 자손의 건강과 임성에 유리하다.
  • 양형 및 삼형식물의 부적법 교잡과 그 부적법 자손의 불임성에 대한 예를 볼 때, 아마도 어떤 알 수 없는 유대가 첫 교잡의 임성 정도와 그 자손의 임성 정도를 연결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 교잡된 종의 불임성의 첫 번째 원인은 그 성적 요소에 한정되어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 그러나 다른 종의 경우에는 성적 요소가 일반적으로 변화하여 서로를 불임으로 이끌어가는 지 알 수 없다. 그것은 오랫동안 종이 거의 똑같은 생활 조건에 노출되어 온 것과 뭔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 어떤 2개의 종을 교잡시키는 어려움과 그 잡종자손의 불임성의 정도가 서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 어떤 경우나 그것은 교잡된 종들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의 총량에 좌우된다.
    • 또 첫 교잡의 용이함과 그로 인해 발생한 잡종의 임성과 접목되는 능력 이 모두가 어느 정도까지는 생물의 계통적 유연관계와 대응하고 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왜냐면 분류학적 유연관계는 모든 종류의 유사점을 나타내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 변종으로 알려져 있거나 변종으로 생각할 정도로 비슷한 생물 사이의 첫 교잡과 그 변종간잡종의 자손은 필연적이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생식이 가능하다. 이는 다음의 사실을 통해 이유를 알 수 있다.
    • 첫째, 자연 상태의 변종에 대해 그것이 변종인지 아닌지를 논할 때 순환논법에 빠진다.
    • 둘째, 변종의 대다수는 생식기능과 상관없이 단순한 외면적인 차이의 선택을 통해 사육상태에서 생산된다. 또한 오랫동안 계속된 사육이 불임성을 제거하는 경향이 있다.
  • 생식가능성 문제는 별도로 하고, 그 밖의 모든 점에서 종간잡종과 변종간잡종 사이에는 밀접하고 일반적인 유사성이 있다.
  • 첫 교잡과 잡종의 불임성의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 하지만 이 장에 간단히 설명한 여러 사실들은 종과 변종 사이에 근본적인 차이는 없다는 내 소신에 어긋나기는 커녕 이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9장 요약

교잡한 잡종은 대게 불임인데, 이것이 자연선택으로 얻어졌을리는 없고 –이것을 유리하다고 판단해서 보존할리는 없으니– 그냥 우연에 의한 것이다.

잡종의 불임은 순종이 생활 환경 변화에 의해 겪는 불임과도 비슷하게 보인다.

생식은 불임과 가임으로 명확히 나뉘는게 아니고 그 사이에 정도의 차이가 있다. –그 자손이 생식이 가능 여부나 자손의 건강 등.

[ssba]

The author

지성을 추구하는 디자이너/ suyeongpark@aby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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