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 스토리/ 뇌를 이루고 있는 것들

뉴런, 모든 것의 시작

  • 뉴런 (neuron)의 중추적 역할은 다른 뉴런에 신속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이 메시지는 단순한 전기 신호일 때도 있고, 신경전달 물질의 물보라일 때도 있다. 하지만 이 메시지가 복잡하고 정교한 정신 활동으로 조직된다.
  • 현미경을 통해 최초로 뉴런을 관찰한 사람은 체코의 해부학자 얀 푸르킨예였다. 그러나 1872년 이탈리아의 의학자 카밀로 골지가 뉴런 염색 기술을 개발하기 전까지는 그 섬세하고 미묘한 형태의 다양성과 아름다움이 확인되지 못했다.
  • 골지는 뇌가 그물처럼 광대하고 연속적인 뉴런들의 네트워크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스페인의 해부학자 산티아고 라몬 이 카할이 골지의 생각을 비판하고 뉴런은 불연속적인 독립된 단위로서 서로에게 아주 근접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그의 견해를 바탕으로 각각의 뉴런이 다른 뉴런과는 구분되는 독립적 단위라는 ‘뉴런 이론’이 탄생했다.
    • 격렬한 논쟁을 주고 받았지만 골지와 카할은 뇌의 기본적 구성 요소가 뉴런임을 밝힌 공로로 1906년에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 뉴런이 불연속적 존재일 것이라는 카할의 생각은 1960년대에 뇌세포를 8만배까지 확대해 관찰할 수 있는 현미경이 개발되면서 입증되었다. 뉴런들은 서로 아주 근접해 있지만 우리가 식별할 수 있는 접점에서 여전히 미세한 간격을 두고 떨어져 있는 것이다.
    • 시냅스 (synapse)라고 하는 세포들 사이의 이 간격은 20만분의 1mm정도로 매우 좁다.

  • 뉴런을 입력과 출력이 이루어지고 그 사이에서 무언가 일어나는 작은 블랙박스라고 가정해 보자. 입력을 담당하는 부분은 수상돌기 (dendrite)라고 하는 가는 전선 줄기인데, 뉴런 하나가 10만 개의 수상돌기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 수상돌기는 이웃 세포에서 입력되는 신호를 받아 세포체 (soma, cell body)라는 중앙 통제 영역으로 중계한다.
    • 세포체에 도달한 신호는 뉴런으로 집중되는 다른 신호들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억제되거나 증폭된다.
  • 입력 신호 전체가 한곳에 모인 결과 세포체에서 새로운 신호가 촉발되어 특별한 출구를 통해 뉴런 밖으로 빠져나간다. 이 출구 역시 가는 전선 줄기인데, 축색 (axon)이라고 한다.
    • 입력을 담당하는 수상돌기는 끝이 점점 가늘어진다는 점에서 진짜 나뭇가지와 비슷하지만, 축색은 지름이 일정하고 각각의 뉴런에 한 개씩 밖에 없다.
    • 그러나 축색의 길이는 매우 다양하다. 가장 짧은 것은 겨우 인접 뉴런까지 미치는가 하면, 가장 긴 것은 뇌에서 척수까지 1m에 이르는 것도 있다. 이는 세포체보다 2만 배나 더 긴 것이다.
    • 축색의 끝부분은 무수히 많은 작은 가지들로 나누어지는데, 이 가지들의 끝부분은 버섯처럼 부푼모양이다. 이 버섯 모양의 말단부가 시냅스를 지나 다음 뉴런에 전기 신호를 전달한다.

뉴런이 주고 받는 전기 신호

  •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원자는 양전하를 띠는 원자핵과 음전하를 띠는 전자가 이 원자핵을 둘러싸고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 보통 때라면 이 양전하와 음전하가 균형을 이루어 원자는 전기적으로 중성을 띤다. 그러나 금속의 경우 전자들이 한 원자에서 다른 원자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가 있다. 이러한 전하의 흐름을 우리는 전류라고 이해 한다.
  • 우리가 머리속에 전선을 내장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분주하게 뉴런 사이를 오가는 전기 신호에는 뭔가 다른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뉴런이 전하를 운반하기 위해 이온 (ion)이라는 입자를 사용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 이온은 원자의 일종으로 전자를 잃거나 얻음으로써 양이나 음으로 바뀐다.
  • 수문을 닫아 물을 저장하는 인공 수로의 잠금 장치를 상상해 보자. 물이 흐를 수는 없지만 가능성은 존재한다. 동일한 원리가 뉴런에도 적용된다. 이온의 운동이 어떤 방식으로든 저지된 상태에 있다가 이윽고 문이 열리면 전류가 생성되는 것이다.
    • 특정 영역에서 한 가지 신호를 담은 이온이 축적되면 다른 곳에서는 결손이 발생하거나 또는 반대로 대전된 이온이 축적될 것이다. 양쪽에 전위치가 발생하는 것이다.
  • 볼트로 측정되는 전위치가 크면 클수록 전류도 많이 흐른다. 이 전류가 신호를 보내는 것이 아닐 수도 있지만 어쨌든 살아 있는 뉴런은 항상 자신의 세포막을 관류하는 이온의 흐름을 통해 전압이라고 하는 전위차를 발생시킨다.
    • 이 전위차를 세포의 정지막 전위(resting potential of the cell)라고 부르는데, 외부와 비교할 떄 내부의 전위는 대개 마이너스 8만분의 1볼트 정도 된다.
    • 뉴런이 발송하는 전기 신호를 활동 전위(action potential)라고 부른다. 이것이 발생하는 것이다.
  • 세포가 정지 상태일 때 세포의 외부에는 나트륨 이온이 많고 내부에는 칼륨 이온이 많다.
    • 그런데 활동 전위가 생성되려면 세포막에서 미세한 통로가 열리면서 나트륨 이온이 뉴런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 나트륨이 양전하를 띠기 때문에 뉴런의 내부는 이제 양으로 대전되고 그 결과 세포막 사이의 전위차가 줄어들게 된다.
  • 전위차가 점점 더 줄어들면 이번에는 칼륨 이온의 길, 곧 제 2의 통로가 열리기 시작한다.
    • 칼륨은 대개 뉴런 안에 존재하므로 이 통로를 통해 갇혔던 이온들이 세포막을 통과하여 나트륨 이온과는 반대 방향으로 빠져나간다.
    • 칼륨 이온의 통로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열리는데, 양으로 대전된 이온들이 갑작스럽게 빠져나가면서 세포의 내부가 다시 음전하를 띠게 된다. 그것은 마치 불이 났을 때 사람들이 비상구를 통해 탈출하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 그 결과 실제로는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전위차가 이전 상태로 복귀한다. 그리고 뉴런 벽에 있는 분자 펌프가 이온의 농도를 신속하게 정상 상태로 되돌려 놓는다. 세포는 곧 이전의 정지막 전위를 회복한다.
    • 이 일련의 연쇄 반응은 활동 전위의 특징을 보여주는데, 우리는 그 과정을 오실로스코프로 관찰할 수 있다.
  • 따라서 전기 신호, 곧 활동 전위는 세포의 내부와 외부에서 이루어지는 순간적인 이온 교환으로서, 그 결과로 발생하는 전위차의 변화가 전압이다.
  • 이 모든 과정이 일어나는데 1000분의 1-2초 정도 걸린다. 세포가 활동 전위를 더 많이 생성하면 할수록 다른 뉴런과 더 열심히 교신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더 ‘흥분’ 하는 셈이다.
  • 활동 전위는 이제 이웃 뉴런으로 이동해 갈 준비를 마쳤다. 활동 전위는 뉴런의 주요 부분인 세포체를 출발해 축색이라는 송출로를 따라 이동한다. 그것은 전기가 전선을 따라 흐르는 것과 비슷하다.
  • 그러나 외부 세계의 튼튼한 구리선과는 달리 우리 머릿속의 축색은 완벽한 도관과는 거리가 있다. 축색이 신경교 세포의 일종인 미엘린 (myelin)으로 절연되어 있지만 여전히 전류가 샐 가능성이 많다. 더구나 활동 전위는 목적지에 도달할 때까지는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한다.
  • 자연은 이런 시나리오를 막을 방법이 필요했고, 활동 전위는 새기 쉬운 축색의 끝부분까지 무사히 도달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 놀라운 해결책은 미엘린으로 절연된 맞춤형 차단기였다.
    • 이 지점들에는 미엘린이 전혀 없기 때문에 축색의 벽이 원래 세포체의 세포막처럼 기능한다. 이를 통해 활동 전위가 새롭게 생성되고 축색을 따라 계속 효과적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 이 모든 과정이 놀라운 속도로 이루어진다. 그 속도는 시속 400km에 이른다.
  • 활동 전위가 누수되는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또 다른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다. 활동 전위는 감손 없이 도선의 끝이라 할 수 있는 축색의 끝부분에 도착한다. 그러나 이 부분은 뉴런의 맨 끝이다. 강에 막혀 더는 길이 없는 지점에 도달한 것과 같다.
  • 축색의 말단 너머에는 액체로 가득 찬 시냅스의 틈이 있다. 비록 그 간격이 좁기는 해도 어쨌거나 전기 신호에는 장벽이다. 그렇다면 메시지가 어떻게 다음 뉴런으로 건너갈 수 있을까?
  • 축색의 말단에는 화학적 심부름꾼으로 기능하는 화학물질이 들어 있는 작은 꾸러미가 있다. 이 꾸러미의 일부, 곧 시냅스 소포가 시냅스 끝에 아주 가까이 있다.
  • 활동 전위가 도착하면 시냅스 소포가 뉴런의 축색 끝부분의 벽과 융합하게 된다. 이를 통해 뉴런과 뉴런 사이의 좁은 틈으로 신경전달 물질이 방출되는 것이다.
    • 시냅스 하나에서 1-10개까지의 시냅스 소포가 방출되는데, 각각의 시냅스 소포에는 신경전달 물질 분자가 약 1만개 까지 들어 있다.
  • 이렇게 원래의 전기 신호가 화학 신호로 바뀌는 과정은 차를 배로 바꿔 타는 것과 흡사하다.
    • 화학적 신경전달 물질은 다음 뉴런의 입력부에 해당하는 수상돌기에 쉽게 도달한다. 이곳에서 신경전달 물질은 마치 분자와 분자가 악수를 하는 것처럼, 표적 뉴런(target neuron)의 세포막 외벽에 있는 수용체라는 특수한 단백질과 결합한다. 이 분자 결합으로 이온 통로가 열리게 된다.
    • 활동 전위 생성의 첫 단계에서 우리가 본 것처럼 나트륨 이온이 이동하고 두번째 뉴런에서 새로운 전기 신호가 생기는 것이다.
  •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는 모든 것이 결국에는 이런 전기 및 화학 신호의 연쇄적 교차 현상으로 환원될 수 있다.
    • 축색을 따라 도달하는 전기 신호가 화학 신호로 바뀐다. 이 화학 신호가 뉴런과 뉴런 사이에 존재하는 시냅스라는 물리적 장벽을 가로질러 전달된다.
    • 수상돌기에 도달한 화학 신호는 다시 새로운 세포의 세포체로 이동할 수 있도록 전기 신호로 바뀌게 된다.
    • 뇌 연구자들은 이 모든 과정을 ‘시냅스 전달’이라고 부른다.
  • 내가 처음 시냅스 전달에 관해 배웠을 당시 강사들은 뉴런들을 단순한 데이지 화환으로 그려가며 간략히 설명했다. 이 때문에 하나의 세포에서 다음 세포로 신호가 이동하는 과정을 이해하기 무척 쉬었다.
  • 그러나 실제로는 각각의 시냅스가 표적 세포에 작은 영향 밖에 미치지 못한다. 그 세포가 무수히 많은 수상돌기를 통해 수만 개의 정보를 입력 받기 때문이다. 하나의 뉴런에 거대한 정보가 모이는 셈이다.
  • 이 다량의 입력 정보가 세포체에서 처리되어 단일한 정보가 출력된다. 이 최종 출력 정보인 활동 전위 자체가 다음 뉴런에 모이는 수 만개의 입력 정보 가운데 하나가 된다.
  • 뉴런과 전기 회로 사이의 이런 유사성 때문에 1960년대 과학자들은 뇌를 컴퓨터에 비유했다. 신경전달 물질이 뉴런을 흥분시키거나 억제한다는 관념이 0과 1을 사용하는 컴퓨터 코드와 흡사한 것으로 비춰진 것이다.
  • 뇌가 정말로 디지털이라면 뇌세포에서 신경전달 물질이 딱 2가지만 발견되리라고 기대해야 할 것이다. 흥분성과 억제성 2가지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가설이 극단적으로 단순한 설명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 컴퓨터와 달리 뇌는 온/오프 스위치를 사용할 뿐만 아니라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신경전달 물질들을 이용해 이 스위치들을 조작한다.
    • 뇌는 양적 요인은 물론 질적 요인도 십분 활용하여 기능하는 셈이다. 그리고 바로 이 점이 뇌의 처리 능력과 더불어 강력한 특징을 갖게 한다.
  • 세월히 흐르면서 더욱더 많은 신경전달 물질이 발견되었고 각각의 신경전달 물질에 관한 지식도 축적되었다. 과학자들은 지금 인간의 뇌가 얼마나 복잡한 실체인가를 밝혀가는 여명의 단계에 서 있다.

처음 발견된 신경전달 물질들

  • 아세틸콜린은 최초로 발견된 신경전달 물질로 1차 세계대전 직전에 화학자이자 약리학자인 헨리 데일에 의해 발견되었다.
    • 아세틸콜린은 뇌의 뉴런 사이에서 작용할 뿐만 아니라 인체 전반에서 근육 세포와 신경 사이의 화학적 조정자로도 기능한다. 아세틸콜린을 사용하는 뇌세포는 대체로 뇌 안쪽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축색이 부챗살처럼 뻗어나와 대뇌피질 및 해마 (hippocampus)라는 영역과 연결된다.
    • 아세틸콜린의 공급원인 뇌세포군은 알츠하이머 병과 관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수면, 각성, 흥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아세틸콜린의 생성을 억제하는 헤미콜리늄 (hemicholinium)이라는 물질을 섭취하면 꿈을 꾸는 수면이 극단적으로 줄어든다.
  • 아트로핀 (atropine)이라는 약물에 의해서도 꿈을 꾸지 않을 때 발생하는 느린 뇌파가 유발된다. 아트로핀은 아세틸콜린을 분비시키는 수용체에 대신 들러붙어 아세틸콜린의 작용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 거꾸로 아세틸콜린의 분비량을 늘리는 약물을 꿈을 꾸는 수면의 특징인 빠르고 급격한 뇌파를 유발한다.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 (acetylcholinesterase)는 수용체와 결합한 시냅스의 아세틸콜린을 제거하는 화학물질을 방해한다.
  •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의 작용을 차단하면 신경가스의 치명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근육을 움직이게 만드는 신경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의 증가가 온몸을 마비시키며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다는 아이러니의 원인은 다음과 같다.
    • 시냅스에서 아세틸콜린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수용체와 수용체의 이온 통로가 일종의 분자 정체 상태가 되어 아무 기능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허파를 통제하는 근육마저 마비되어 질식 상태로 갑자기 죽게 되는 것이다.
  • 아세틸콜린 이후 1950년대에 이르러 3가지 신경 물질이 발견 되었는데 그것은 노라드레날린 (noradrenaline), 도파민, 세로토닌 (serotonin) 이다.

  • 노라드레날린을 방출하는 수원에 해당하는 세포체군은 대뇌를 척수와 결합하는 뇌간의 작은 부분을 구성한다. 이 수원에 포함되는 뉴런은 겨우 2만 개에 불과하지만 그 축색들은 넓게 분포하고 있다.
    • 이 축색들은 척수를 타고 내려가는 것은 물론 뇌 뒤쪽의 소뇌와 대뇌피질 및 해마를 포함하는 뇌의 넓은 영역까지 부챗살처럼 뻗어 있다.
    • 뇌에서 노라드레날린이 방출되면 각성 상태가 고조되어 의식이 예민하고 또렷해진다. 암페타민이나 코카인 같은 약물은 이 신경전달 물질의 작용을 증대하기 때문에 극도의 각성 상태를 불러일으키게 된다.
    • 노라드레날린은 다른 효과도 발휘하는데, 뇌에서 발생하는 통각이나 성행동과 관련되는 신경 신호에도 영향을 미친다.
    • 노라드레날린은 도파민으로 만들어진다.
  • 도파민은 뇌와 뇌하수체 사이의 신경전달 물질로서도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뇌하수체는 뇌 아래쪽으로 버팀대에 매달려 있는 콩 모양의 내분비 기관으로, 성장 및 성 발달과 다른 신체 활동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호르몬을 생산한다.
  • 도파민과 노라드레날린의 화학적 친척이 세로토닌이다. 세로토닌 역시 척수 위의 뇌간에 있는 뉴런의 수원에서 출발한다. 세로토닌 수원에 상당하는 세포체군은 뇌의 중앙 축을 따라 정렬된 작은 덩어리를 형성한다.
    • 이 덩어리의 일부가 척수를 따라 아래로 내려가는 축색을 갖고, 다른 일부는 시상하부 (hypothalamus)와 연결된다.
    • 시상하부는 뇌의 아래쪽에 있는 작은 부위로 섹스, 체온, 공복, 갈증과 관계한다.
    • 그러나 세로토닌을 더 많이 방출하는 뉴런은 편도체(amygdala)와 연결된다. 편도체는 뇌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아몬드 모양의 부위로 감정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
    • 대뇌피질로 연결되는 세로토닌 통로도 있고, 운동과 고나계하는 소뇌 및 선조체로 연결되는 세로토닌 통로도 있다.
  • 뇌에서 세로토닌 전달로가 많고 다양한 것을 볼 때 온갖 종류의 정신 작용에 세로토닌이 관련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 그 중 2가지가 특히 중요한데, 바로 고통과 수면이다.
  • 세로토닌이 어떤 특정한 기능 하나로만 대응될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 세로토닌은 다양한 정신 작용에 얽히고 설켜 있다. 이런 사실은 다른 신경전달 물질에도 적용되는데, 어떤 정신 작용에도 2가지 이상의 신경전달 물질이 관여한다.

새로운 신경전달 물질, 아미노산

  • 1960년대 일군의 신경전달 물질이 새롭게 발견되었는데 아미노산이 그것들이다. 그 가운데 감마아미노낙산, 즉 GABA는 이미 뇌의 추출물에서 발견되 바 있었고 몸 여기저기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 과학자들은 이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러다 GABA가 바닷가재의 뉴런을 억제하기도 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발전의 도양대가 마련되었다.
  • GABA는 온 몸에 적은 양이 존재하는데, 뇌와 척수에 포함된 양은 노라드레날린, 도파민, 세로토닌의 양보다 약 1,000배 많다. 한 추정치에 따르면 뇌 안의 시냅스의 약 30가 GABA를 신경전달 물질로 사용한다고 한다.
    • 불행히 GABA의 정확한 기능을 탐구하기는 매우 어려운데, 신경전달 물질로 작용하는 GABA 분자를 다른 과정에 관계하는 GABA 분자와 구분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 GABA는 대개 억제 작용을 하는 신경전달 물질로 밝혀져 있다. GABA가 수용체와 결합하면 표적 세포의 내부가 대개 더 소극적으로 대전되고 그 결과 활동 전위의 생성이 더 어려워진다.
    • 그러나 이런 억제 작용의 최종 결과는 뉴런들 사이의 정교한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GABA는 뇌에서 운동 뿐만 아니라 다른 과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여러 상이한 상황에 관계하고 있는 것이다. 논리적으로 볼 때, GABA는 다수의 정신장애에서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 GABA는 통제받지 않는 거친 운동이라든가 간질 발작, 신경 불안증 등 모든 달갑지 않은 증상들을 억제해 준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경우에서 GABA가 억제하는 뇌 속의 공통의 실체는 무엇일까? 그런 공통 요소는 없다는 게 답이다. GABA는 여러 상황과 장소에서 작용한다.
    • 따라서 우리는 GABA가 작용하는 복잡한 계통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아내야 한다. 그래야만 비로소 우리는 GABA가 더 큰 그림 속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하며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지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현재로서 확실한 것은 분자 그 자체가 상황과는 무관하게 자체 내장된 특정한 기능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또 다른 신경전달 물질들

  • 1970년대 뇌 과학자들의 화두는 펩티드 (peptide) 였다.
    • 펩티드는 아미노산보다 훨씬 더 크다. 펩티드는 10개 또는 그 이상의 아미노산 사슬로 이루어져 있다.
  • 펩티드의 역할은 여전히 신비에 쌓여 있는데, 한 가지 이해할 수 없는 문제는 펩티드들이 같은 세포에서 종종 다른 신경전달 물질로 확인된다는 점이다.
    • 스웨덴의 신경화학자 토마스 혹펠트는 펩티드와 다른 신경전달 물질이 동일한 세포 내에 공존하더라도 저장되고 방출되는 방식에서 중요한 차이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 냈다.
    • 종래의 신경전달 물질들은 축색 종말의 작은 주머니에 단독으로 저장되는 데 반해 펩티드는 더 큰 주머니에 보관되며, 동시에 이 주머니에는 종래의 신경전달 물질과 다른 화학물질도 일부 들어 있다.
    • 뉴런이 정상적인 상태에서 가동될 경우에는 종래의 신경전달 물질이 담겨 있는 작은 주머니만 시냅스에 방출된다. 그러나 뉴런이 좀 더 흥분하면 큰 주머니의 펩티드도 방출되기 시작한다. 뉴런이 흥분하면 할수록 종래의 신경전달 물질에 대한 펩티드의 비율이 커진다.
    • 여기서 매혹적인 사실은 뉴런이 양(활동 전위의 발생률)과 관련된 신호를 질(화학물질의 유형)과 관련된 신호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이다.
  • 펩티드는 놀랍게도 축색의 말단에서 시냅스로 방출되지 않고 축색의 측면에서 방출된다. 이 점은 펩티드가 훨씬 더 큰 영향 반경을 갖고 다수의 주변 세포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이다.
    • 우리는 새로 발견된 화학 메커니즘의 전모를 충분히 알지는 못하지만 이제 뇌세포가 컴퓨터의 부품처럼 작동한다는 관념을 폐기해야 한다는 것은 명백하다.
  • 1980년대 또 다른 신경전달 물질이 발견되었는데, 그 발견으로 우리는 신경전달 물질이라는 용어로 우리가 무엇을 이해할 수 있는지를 자문하게 되었다. 새로이 발견된 신경전달 물질은 소위 가스형 신경전달 물질인데,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일산화질소 있다.
    • 외부 세계에서 스모그와 산성비의 생성에 관여하는 이 작은 분자가 뇌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모두가 깜짝 놀랐다.
    • 일산화질소는 몸 안에서 분비되는 다른 화학물질처럼 세포를 에워싸는 유동성 액체에 녹아 있다.
    • 뇌에서 일산화 질소는 그것을 분비하는 뉴런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뉴런에 작용한다.
  • 신경과학자들은 엄청나게 많은 신경전달 물질을 알고 있으며 그 목록은 계속 늘고 있다.
    • 서로 다른 여러 유형의 신경전달 물질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개별 신경전달 물질과 결합하는 수용체에도 몇 개씩 상이한 특수형이 존재한다.
    • 이 수용체의 특수형들은 그것들을 활성화 하는데 필요한 신경전달 물질의 양에 따라 다르고, 그것들이 연결되어 있는 이온 통로에 따라 다르다.
  • 위치, 수용체의 특수형, 신경전달 물질의 이용 가능성 정도를 조절함으로써 뉴런이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뇌는 놀랄 만한 유연성을 발휘하게 된다.
    • 수용체의 특수형들이 개별 신경전달 물질의 활동을 일으켜 그 신경전달 물질이 두 개 이상의 이온 통로에 영향을 미치도록 할 수 있는 것처럼 신경전달 물질의 활동 수렴도 일어날 수 있다.
  • 이제 우리는 시냅스를 통과하는 신호 전달이 한 세포에서 다른 세포로 단순하게 온/오프 신호를 중계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 뉴런의 정보 전달을 가능케 하는 일련의 전기적, 화학적 연쇄 작용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변화무쌍하고 역동적이다.
    • 찰나의 순간에 상황이 바뀐다. 활성화되는 뉴런으로 입력되는 정보의 조합, 장소, 강도, 양에 따라서 상황이 바뀌는 것이다.
    • 뉴런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뇌 활동의 기본이라 한다면 이 기본적 단위에서조차 뇌가 엄청난 유연성을 바탕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ssba]

The author

지성을 추구하는 디자이너/ suyeongpark@aby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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