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 스토리/ 감정을 느끼는 뇌

인류 공통의 표정

  • 100여년 전 찰스 다윈은 우리가 서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자신들의 감정을 같은 얼굴 표정으로 전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각각의 언어와 풍습이 엄청나게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미소는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동일한 의미를 갖는다.
    • 다윈은 얼굴 표정이 언어처럼 학습되는게 아니라 우리의 뇌가 ‘원래 갖추고 있는’ 것으로, 진화의 과정에서 물려 받은 인류 공통의 유산이라고 설명했다.
  • 다윈은 열 명이나 되는 아이들의 아버지로 그는 아이들을 한 명 한 명에 대한 관찰을 노트에 기록했는데, 그는 아이들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표정을 나타낸다는 점을 알았다. 이것이 학습의 산물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일찍 발현된다고 생각했다.
  • 캘리포니아 대학의 폴 에크먼은 우리의 얼굴 표정이 여섯 가지 기본 감정 –불안, 놀람, 분노, 기쁨, 혐오, 슬픔– 중 어느 하나를 표현하는 것으로 분류한다.
  • 그는 다윈의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일본과 캘리포니아와 현대 사회와 단절된 뉴기니의 부족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는데, 여섯 가지 기본 감정에 조응하는 얼굴 표정이 모든 사회에서 동일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 얼굴 표정이라는 공통의 화폐를 가지고 우리는 타인에게 감정을 표현하고 타인의 감정 역시 바로 포착할 수 있다.
    • 그러나 우리는 다른 사람의 표정을 읽지 못하기도 하고 우리 감정을 가식적인 방법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 에크먼은 여섯 가지 기본 감정을 표현하고 잇는 얼굴을 본 살마들의 신체에서 일어나는 ‘투쟁/도피’ 체계의 변화 –심장 박동수, 혈압, 손바닥의 땀 등– 를 조사했다.
    • 그의 설명에 따르면 손바닥에 땀이 나는 상태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변화를 측정함으로써 검출할 수 있는 이런 반응들이 심지어 피험자가 얼굴을 의식적으로 인식하기도 전에 발생했다고 한다.
    • 그러나 몇몇 드문 경우 이런 자율적 반응이 일어나지 않기도 했다.
  • 캡그래스 증후군(Capgras’ Syndrome)을 앓는 환자는 가족 구성원들 또는 가까운 사람들이 사악한 협잡꾼에 의해 바뀌었다고 믿는다.
  • 캡그래스 증후군의 환자들을 보면 뇌에는 얼굴의 인식을 담당하는 어떤 체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동시에 뇌에는 얼굴 표정의 감정적 내용을 처리하는 체계가 병렬적으로 존재한다.
    • 캡그래스 증후군 환자인 앨런의 경우 바로 이 부분이 손상되었다.
    • 앨런은 아내를 볼 때 자신의 아내와 꼭 닮은 여성을 보게 된다. 그러나 그녀에게서 어떠한 감정적 울림도 느끼지 못하는 앨런은 그 모순을 해명하기 위해 ‘저 여자는 가짜임에 틀림없어’라고 믿어버리게 된다.

감정을 자아내는 뇌

  • 과거의 과학자들은 우리의 감정이 뇌의 원시적인 미발달 영역에서 샘솟는 것이라고 설명하려 했다.
    • 프로이트는 이드(Id, 원본능)라는 자신이 고안한 개념 속에 내재된 파괴와 창조의 본능적 욕구를 정신 활동으로 핵심으로 간주했다.
    • 이드의 요구는 에고(Ego, 자아)에 의해 인도되어 적절한 위치에 자리 잡는다.
    • 그리고 다시 에고는 ‘더 높은 나’를 뜻하는 수퍼에고(Super-Ego, 초자아)라는 윤리관과 선악 판단에 의해 인간들 속에서 억제된다.
    • 프로이트의 원리에 따르면 우리의 본능적 욕구는 잠재의식 속에 암암리에 잠복해 있으며 다양한 사회적 규약과 문명의 기대 요건에 의해 억제되는 것이다.
  • 프로이트가 20세기 초두에 자신의 개념을 다듬어가고 있었을 때 뇌 과학은 아직 유년기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었다.
    • 프로이트는 신경학자로 출발했지만 자신의 개념을 실제의 뇌에 끌어들이려는 모든 시도를 포기해야 했다. 당시에는 뇌에 관해 알려진 지식이 전무했고 프로이트가 제한하고 있던 위계적 구조를 입증할 만한 적절한 기술 수단도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 때문에 현재 많은 신경과학자들이 프로이트의 이론을 비과학적이라고 간주해 버리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는 마음의 신비를 합리적으로 설명하려고 시도한 최초의 과학자였다.

  • 20세기 중반에 접어들면서 실제 뇌에 관한 생물학적 지식이 훨씬 더 많이 쌓여감에 따라 1950년대와 1960년대에 미국의 심리학자 폴 매클린은 프로이트의 모형과 아주 유사한 ‘뇌 삼위일체 이론’을 제기했다.
    • 매클린이 제안한 이론의 요점은 인간의 뇌를 쉽게 식별할 수 있는 세 개의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는 것이었다.
  • 첫 번째 영역은 뇌간 (Brainstem)으로 가장 원시적인 부위이다. 뇌간은 뇌의 중심부로 뇌는 뇌간을 통해 척수와 결합된다.
    • 파충류의 작은 뇌에서 관찰되는 뇌간이 크고 뚜렷하기 때문에 매클린은 인간의 뇌간을 근본적으로 ‘파충류의 뇌’라고 해석했다.
    • 원시적인 동물적 충동의 원천으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뇌간은 프로이트의 이드와 흡사하다고 할 수 있다.
  • 뇌간을 에워싸고 있는 부위가 대뇌변연계 (Limbic System)이다. 매클린이 제창한 뇌 삼위일체론의 두 번째 영역인 이곳은 동물적 충동의 발현에 상황을 부여하는 일을 담당한다.
    • 변연계는 모양과 크기가 서로 다른 각 부분이 집합체를 형성하고 서로 연락을 주고 받는 복합 영역으로 그 부분들이 손상되면 이에 대응하여 기묘한 정서 반응이 일어난다.
    • 예컨대 변연계의 일부인 중격(Septum)을 손상당한 쥐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흉보해 진다. 변연계의 또 다른 일부인 편도체를 손상당한 인간은 클루버-버시 증후군이라는 구애 행동과 성욕을 과도하게 드러낸다.
  • 뇌 삼위일체론의 세 번째 영역은 대뇌피질이다. 매클린은 대뇌피질이 논리와 선악 판단 등을 담당한다고 생각했다.
    • 따라서 대뇌피질은 뇌간과 변연계에서 분출하는 근원적 충동을 억제하는 힘을 갖는 것으로 여겨졌다.
  • 프로이트의 이론만큼이나 매클린의 이론도 이제는 꽤 낡아 보이지만 그가 오늘날에도 감히 하지 못하는 전체론적인 뇌 모형을 작성했다는 점에서 우리는 매클린을 선구자로 인정해야 할 것이다.
    • 감정이 뇌 활동의 구성 단위라는 생각은 직관적으로 볼 때도 확실히 매력적인 견해이다.
  • 우리는 앞서 뇌의 각 부위가 특정한 기능을 담당하는 특정한 중추라고 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을 살펴 보았다. 매클린의 이론이 가지는 문제 점도 바로 우리를 이런 잘못된 사고 방식으로 이끈다는데 있다.
    • 뇌의 원시적 영역이 보통은 ‘고등’ 중추의 통제를 받지만 가끔씩 솟구쳐오르기도 한다는 생각은 인간의 행동을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도록 고무해 왔다.
  • 고지식하게 분절된 매클린의 이론을 오늘날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 우리는 ‘고등의’ 대뇌피질이 감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예컨대 우울증 걸린 살마의 전두전야는 비정상적으로 활성화 된다– ‘원시적인’ 변연계가 기억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 매클린 이론의 또 다른 문제점은 프로이트 이론과 마찬가지로 감정은 보통 억제되다가 극단적인 상황에서만 분출된다는 가정에 있다.
    • 그러나 우리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늘 다양한 얼굴 표정을 짓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그 대부분의 시간에 특정한 감정을 경험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 우리의 얼굴이 텅 빈 채로 무반응으로 일관하게 되면 무언가가 잘못된 것이다. 우울증임을 가장 명확하게 드러내는 증세 중 하나는 환자의 얼굴 표정이 딱딱하게 굳은 채 변화가 없는 것이다.
  • 얼굴 표정이 문화적 차이를 초월해 모든 인류에게 보편적이라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감정은 우리 뇌의 근본적 자산이자 우리 정신의 기본 구성물이다.

쾌감과 불안

  • 1950년대 미국의 심리학자 제임스 올즈는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는데, 그 실험 내용은 과학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올즈는 쥐 뇌의 특정한 부위에 전극을 이식했는데, 쥐가 다른 모든 것, 심지어는 먹이까지 제쳐두고 그 부위를 자극하기 위해 회로에 연결된 막대를 눌러댔다.
    • 의문에 휩싸인 그 부위에 전기 자극을 가하면 어떤 쾌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았다. 왜냐면 쥐들이 계속해서 막대를 눌러 이식된 전극에 전류를 흘러 보냈기 때문이다. 이것이 오늘날 자기 자극(Self-Stimulation)으로 알려진 현상이다.
    • 아마도 전기 자극이 그걸 위해 애쓸 만한 가치가 있을 만큼 일종의 깨작거리는 ‘쾌감’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 전극이 이식되었던 부위는 그 후에 ‘쾌감 중추’라는 이름이 붙었다.
  • 올즈는 뇌간 바로 앞에 있는 시상하부에 전극을 설치했다.
    • 시상하부는 뇌의 거의 바닥 부분에 자리하고 있는 구조물로 작기는 하지만 감각 정보를 처리하는 것 이상의 기능을 담당한다.
  • 시상하부는 시각, 미각, 촉각 기관 등의 감각 체계로부터 신호를 전달받기도 하지만, 변연계를 포함하는 뇌의 광범위한 영역과 신체의 심장이나 내장 같은 다른 기관으로부터 입력되는 정보의 목적지이기도 하다.
  • 시상하부는 어떤 의미에서 두 개의 언어를 구사한다고 할 수 있다. 먼저 시상하부는 신속한 시냅스 전달 체계를 이용해 매우 정교한 뇌의 다른 부위와 긴밀하게 교신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시상하부는 우리 인체의 내부 기능 가운데서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 할 수 있는 호르몬을 통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 호르몬은 신경전달 물질보다 훨씬 더 느리게 활동하는 화학 전령으로 혈류를 타고 순환하면서 인체 전체에 분포한 표적 세포에 영향을 미친다.
    • 인체의 살림살이에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은 배고픔, 갈증, 섹스, 성장, 면역 체계 따위를 조절한다.
  • 시상하부의 또 다른 기능은 각성 상태를 유발하는 것이다.
    • 아마도 이것이 감정을 이해하는 열쇠가 되어줄 것이다.
  • 각성은 우리가 흥분한 채로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상태이다. 각성은 그 자체로는 감정이 아니지만 강력한 감정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 예컨대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서 신체의 ‘투쟁/도피’ 체계가 가동되면 우리는 갑작스럽게 각성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이런 식으로 경보체계가 활성화되면 심장박동 수가 증가하고 소화력이 떨어지고 땀이나고 기도가 확장되는 등 격렬한 동작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준비 시키는 반응들이 일어난다.
    • 이 모든 반응들이 신체에 적색 경보를 발령하고 도피 행동이나 방어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준비시킨다. 화학물질 노라드레날린과 아드레날린이 이런 반응들을 유발한다. 노라드레날린과 아드레날린은 신체의 여러 기관에서 분비되어 신경전달 물질이자 호르몬으로서 기능한다.
  • 각성은 불안과도 관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정서 반응, 곧 감정의 일반적 특성이기도 하다. 우리가 희열에 넘치든 분노로 이글이글 타오르든 흥분이라는 공통 요소를 가진다는 얘기다.
    • 각성이 항상 극단적인 것도 아니다. 각성은 나른함에서 극도의 긴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는다. 가벼운 수준의 각성은 눈치 채지 못하고 지나칠 수도 있다. 그런 미미한 수준의 각성에서도 폴 에크먼이 여섯 가지 기본적 얼굴 표정에 대한 반으으로서 감지할 수 있었던 것 같이 손바닥의 땀이 미세하게 증가한다.
    • 각성 상태에는 꿈을 꿀 때 발생하는 흥분 상태의 뇌파를 보인다.
  • 시상하부 밑부분이 손상된 원숭이들은 무기력한 반면, 시상하부 앞부분이 손상된 원숭이들은 항구적인 불면증에 걸린다는 관찰 결과가 약 60년 전에 발표된 이래 시상하부는 각성 상태와 결부되어 왔다.
    • 보통 때는 시상하부의 앞부분 뉴런이 시상하부의 뒷부분 뉴런을 억제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시상하부의 뒷부분 뉴런이 각성 상태에 기여한다는게 현재 과학자들의 생각이다.
  • 그러나 시상하부가 뇌에서 이런 효과를 유발할 수 있는 유일한 부위는 아니다. 1949년 이탈리아의 생리학자들인 모루지와 마군은 뇌간의 몇몇 부위를 자극해도 각성 상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삿리을 발견했다.
    • 마찬가지로 뇌간이 손상되면 각성 상태가 결함을 보인다는 것도 흥미롭다.
    • 뇌간을 특정한 지점에서 잘라 뇌를 척수와 분리하면 동물은 혼수 상태에 진다. 그러나 좀 더 뒤쪽을 자르면 동물은 불면증에 걸린다. 이 두 지점의 중간을 절단하면 수면과 각성을 교대로 보이는 상태가 된다.
  • 뇌간은 뇌의 고등 영역까지 속속들이 뻐덩 있는 신경 전달 물질의 수원이다. 그래서 뇌간을 자르면 이런 수원을 차단해 뇌의 각 부위에서 특정한 신경전달 물질이 이르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 울즈의 쥐들이 ‘쾌감 중추’를 자극하기 위해 막대를 누르고 있었을 때 쥐들은 사실상 시상하부를 통해서 각성 체계의 일부를 두드리고 있었던 셈이다. 그렇다면 뇌간에 전극을 설치해도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 쥐들은 이 실험에서도 전극을 가지고 자기 자극을 시도했다. 이를 바탕으로 과학자들은 뇌간 전체의 ‘쾌감 중추’를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 아주 재미있는 것은 쾌감 중추 전체가 한 개의 특정한 궤도를 따라 분포한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바로 도파민의 수원이다.
    • 뇌간은 물론이고 시상하부에서 방출되는 도파민은 각성 상태에 관여하는 핵심적인 뇌 화학물질인 듯 하다.
  • 해리엇은 실험자들에게 도파민의 효과를 증대해 각성 상태를 높이는 약을 주면서 절반의 실험자들에게는 위약을 주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 실험 결과 약물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던 실험자들은 그 결과를 만끽했지만, 위약을 복용했다고 믿은 사람들은 그저 불안감만 느끼게 되었다. 똑같은 약물, 똑같은 각성 상태가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킨 셈이다.
    • 따라서 감정에는 단순한 각성 이상의 무언가가 더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각성과 감정은 결코 같은 것이 아니다. 비록 하나가 다른 하나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말이다.
  • 영국의 심리학자 제프리 그레이는 노라드레날린 체계가 각성을, 도파민 체계가 강화 작용을 담당한다고 본다. 나(저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도파민이 일정한 뉴런 집단을 쾌감을 불러일으키는 특정한 형태로 배열된 뉴런 집단으로 만드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 호르몬 그 자체는 특정한 기질을 유발한다. 예컨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공격성과 관계있다.
  • 옥시토신은 오랫동안 분만, 수유, 오르가슴 동안의 자궁의 수축과 관계하는 호르몬으로 알려져왔지만 최근 캘리포니아 대학의 심리학자 레베카 터너는 뇌에서 옥시토신 수용체를 발견하였다.
    • 도파민 수용체처럼 옥시토신 수용체도 ‘강화 작용’과 관련한 영역에서 생기는 것 같았다.
    • (중간 쥐 실험 내용 생략)
    • 긍정적인 감정을 경험하는 유쾌한 상태에서는 옥시토신이 많이 분비되지만,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할 때는 옥시토신 분비량이 떨어진다는 것이 전반적인 관찰 결과이다.
    • 터너의 부연 설명 “대인 관계에 고민이 많고 감정을 조절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이야기한 여성들이 전반적으로 낮은 옥시토신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바꿔 말해 그녀들은 긍적적인 감정을 느낄 때도 이렇다 할 만큼 옥시토신을 많이 분비하지 못했고,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는 옥시토신이 고갈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뇌에서 일어나는 일들

  • 한 가지 결정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정서 반응이 개인의 경험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는 점이다.
    • 펜실베니아 대학의 폴 로진은 이를 증명하는 실험을 했다. 로진은 좀 이상한 음식을 여러 연령대의 아이들에게 주었는데, 일정한 연령이 지난 어린이들만 대변 모양의 초콜릿과 새로 만든 깨끗한 요강에 담긴 사과 주스를 마시는 것을 거부했다. 그들의 혐오감이 자라면서 학습된 특정한 연상에서 비롯된 것임에 틀림없었다.
  • 학습과 근본적 감정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해서 아이오와 대학의 안토니오 다마시오 박사가 연구하고 있다.
    • 그는 겉으로 보기에 논리적인 결정에서조차 의외로 감정이 암암리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이런 감정은 과거의 경험에 뿌리박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 (카드 실험 생략)
    • 대다수의 사람들이 실험을 시작하고 조금 지나면 상벌이 별로 크지 않아서 더 안전한 두 벌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왜 그럴까?
  • 다마시오의 해석은 이렇다. 상금을 획득했을 떄의 감정적 연상,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비록 장난감 돈일지라도 잃었을 때 생기는 부정적 느낌이 잠재의식에 잠복해 있으면서 신체의 미세한 화학 변화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변화를 신체적 표지(Somatic Market)라고 부른다.
    • 큰돈을 벌거나 잃는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이 표지를 인식하게 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인식하지 못한다고 한다. 우리는 우리가 논리적으로 행동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우리는 암암리에 감정의 지배를 받는다.
  • 다마시오는 이야기한다. 특정한 감정과 일대일로 대응하는 화학물질은 없다. 오히려 감정이란 뇌에 저장된 연상과 맞물리는 몸 전체의 공정과 화학물질이 전반적으로 그려내는 풍경이라 할 수 있다.
  • 이렇게 생각하면 원시적 감정이 이성의 압박을 뚫고 분출한다는 낡은 개념도 이성과 감정이 다른 시간에 다른 정도로 엇물린다는 보다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대체할 수 있다.
    • 그러나 우리는 그 신체적 표지가 정확히 무엇이고 그것이 뇌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도 여전히 모른다.
  • 다마시오는 전두전야가 손상된 환자들이 그가 개발한 카드 게임을 잘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들은 부족한 직관을 대신해 논리를 동원하다 큰 돈을 잃는 것 같다.
    • 다마시오는 그들의 카드 게임 성적이 형편없는 것은 뇌가 돈을 잃는 것과 관련해 더 이상 부적적인 잠재의식의 표지를 기록해 두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 이 말이 전두전야가 직관의 중추라는 얘기는 아니다. 오히려 다른 부위와 함께 전두전야가 뇌의 전체적 상태를 설정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신체적 표지들을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더 높다.
  • 예일 대학의 더그 브렘너는 베트남전 참전 군인들의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를 연구하다가 기억과 감정 사이의 흥미로운 관계를 발견했다. 브렘너는 많은 PTSD 환자들이 기억 장애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 해마는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는데 관여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몸담고 있는 주변 환경의 감정적 의미를 저장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우리가 암정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환경의 그 모든 단서들 말이다.
  • 뉴욕 대학의 조지프 르두는 감정적 행동이 실제 감정을 느끼는 것과는 별개라고 설명한다. 그는 의식적 자각 없이도 본능적인 신체 반응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 이 반응은 신경해부학적으로 볼 때 대뇌피질을 통과하지 않고 편도체를 경유하는 ‘임시변통의’ 특성을 갖는다.
    • 르두는 편도체가 입력 정보와 외향 반응을 매우 신속하게 통합 조정하는 중추적 교차로임을 밝혀냈다. 편도체의 도움으로 우리는 비상 상황에서 매우 빨리 행동할 수 있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말이다.
  • 반면 감정을 의식적, 주관적으로 느끼는 과정은 대뇌피질을 경유하게 된다.
    • 편도체와 대뇌피질은 양 방향으로 연결되어 있긴 하지만 그 관계는 매우 일방적이다. 대뇌피질에 대한 편도체의 영향력이 편도체에 대한 대뇌피질의 영향력보다 더 강하다.
    • 때문에 감정이 이성을 지배하는 것은 쉬워도 이성이 감정을 지배하기는 쉽지 않다고 르두는 주장한다.
  • 나(저자) 개인적으로는 이런 생각을 감정 이론 전반으로 확대하려는 시도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예컨대 이 생각을 쾌감에 어떻게 적용할지를 이해하기 쉽지 않다.
    • 감정과 관련해 흥미로운 것은 감정이 정말로 느낌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감정을 느낀다. 그리하여 감정이 명백히 존재하는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임시로 생긴 약식 경로로 인해 우리는 감정이 무엇인지 설명하는데 애를 먹는다.
  • 감정의 바탕을 형성하는 뇌의 여러 부위를 탐색하는 작업은 여전히 의문투성이로 남아 있다.
    • 일부 영역이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분명하기는 하지만 그 역할을 배타적인 것도 직접적인 것도 아니다.
    • 또 몇몇 주요 영역은 완전히 다른 일을 하면서 동시에 정서 반응에도 관여하는 것 같다.
  • 감정이 줄곧 우리와 함께 하며 보다 논리적인 사고 활동과 엇물리며 갈마든다면 감정을 뇌의 특정한 영역에 귀속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ssba]

The author

지성을 추구하는 디자이너/ suyeongpark@aby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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