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 스토리/ 가장 뛰어난 뇌의 조건

커다란 뇌

  • 인간의 뇌와 관련해 가장 분명한 사실은 그 크기이다. 같은 몸무게의 포유동물과 비교해 볼 때 인간의 뇌는 단연 크다. 그렇다면 그 크기가 우수한 지능의 열쇠일까? 그러나 이는 너무 단순한 생각이다.
    • (정상인과 다를바 없이 생활하고 있지만 뇌의 크기가 보통 사람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사람들 사례 생략)
    • (노벨상 수상 작가인 아나톨 프랑스의 뇌는 정상인의 2/3크기. 아인슈타인조차 크기 면에서는 작은 축에 속한다.)
  • 만일 우리가 그렇게 작은 뇌로도 살 수 있다면 왜 수고스럽게 그토록 큰 뇌를 진화시킨 것일까?
    • 큰 머리는 가지고 다니기도 버겁고 출산 시에도 문제가 된다.
  • 한 가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사실은, 뇌가 더 클수록 뉴런들이 광범위한 신경 결합의 네트워크를 형성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점이다.
    • 예컨대 전문적인 바이올린 연주자들의 경우 평범한 사람들에 비해 왼쪽 손가락에 할애된 대뇌피질의 영역이 더 크다. 그러나 그들이 처음부터 이렇게 태어나지는 않는다. 규칙적인 연습이 대뇌피질을 자극해 새롭게 정교한 신경 결합이 형성되는 것이다.
  •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IQ와 뇌 크기 사이에 상관 관계가 있다고 믿지만 그 관계는 아주 미미하다. 더구나 오늘날 많은 과학자들은 IQ 측정이 인간의 지적 능력을 검사하기에는 아주 형편없는 방법이라며 이의를 제기한다.
    • IQ는 무언가의 중요성, 다시 말해 그 의미를 이해하거나 정확히 평가하는 능력을 측정하지 못한다. 사물이나 사건, 사람을 경험의 빛으로 해석하는 이런 지적 능력을 지혜라고 할 수 있다.

뇌의 사령탑, 전두전야

  • 인간 세계의 삶을 성공적으로 영위하는데 지혜는 필수적이다. 인류는 다른 어떤 동물보다도 경험에 의존한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술은 유전자보다는 경험에 기초하고 있다.
    • 경험으로부터 학습한 이런 능력을 바탕으로 인류는 사막이든 극지든 지구 전체를 무대로 생존해 왔으며 이 점은 인류라는 종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이다.
  • 인간의 뇌에서 전두전야가 차지하는 비율은 29%인데, 이는 침팬지가 17%, 고양이가 3.5%인 것과 비교해 볼 때 경이적인 수준이다.
  • 전두전야가 신경과학자들의 상상력을 오랫동안 사로잡은 이유는 인간에게 있어 이 부분이 손상되면 미묘한 장애가 발생하는데, 그 장애가 ‘고등 정신 작용’에서 전두전야의 역할을 암시해 준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 뇌의 표면에 위치하고 있는 전두전야는 뇌의 필수불가결한 부분일 뿐만 아니라 가외의 사치품 이상이다.
    • (전두전야가 손상된 환자들 사례 생략)
  • 심리학자 래리 스콰이어는 ‘기억해 낸 사건을 적절한 맥락에 배치하는 것’, 곧 ‘작업 기억’이야말로 전두전야의 역할을 가장 잘 요약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 그러나 한 가지 문제는, 전두전야가 작업 기억에서 중요하지만 그 부분이 이 기능을 독점적으로 수행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뇌의 다른 부분 예컨대 전뇌기저부가 손상돼도 작업 기억에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 도파민이 너무 많이 분비되면 정신분열증에 걸린다. 그러나 정신분열증에 걸린 사람의 전두전야는 활동이 저하된다. 그렇다면 과도하게 분비된 도파민이 정신분열증에 걸린 사람의 전두전야 뉴런에서 실제로 무슨 일을 하는 걸까?
    • 도파민이 전부 배타적인 신경전달 물질로 작용하거나 전혀 작용하지 않는게 아니라 세포들의 반응을 다른 신경전달 물질의 유입에 맞춰 조절한다는 것이 가능성 있는 한 가지 시나리오로 제시된다.
    • 전두전야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려면 적지 않은 양의 도파민이 필요하다. 그러나 너무 많은면 전두전야가 물리적으로 손상되는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 다시 한 번 개별적 뇌 영역이라는 개념보다는 뉴런 결합이 우리의 모토라고 할 수 있다.
  • (전두전야가 무슨 일을 하는지를 검사하는 실험 생략)
  • 내(저자)가 오웬에게 전두전야를 문제 해결의 중추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는 상당히 신종한 태도를 보였다. “그것이 흔히 범하는 실수죠. 우리가 여기서 찾고 있는 것은 계획을 담당하는 네트워크의 일부입니다. 뇌의 어떤 특정 부위가 한 가지 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 어떤 부위도 단독으로 작용하지 않지요. 우리의 생각과 감정과 행동은 모두 뇌의 여러 영역이 함께 작용한 결과 입니다”.
  • 오웬은 전두전야를 계획의 중추로 보지 않고 뇌의 여러 영역들을 연결시키는 조절자로 파악한다.

인간만이 가진 것

  • 미국의 심리학자 듀앤 럼보는 평생을 바쳐 인간 외의 영장류의 행동을 면밀히 연구해 왔다.그는 침팬지가 어느 정도는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 예컨대 침팬지들은 개미를 파내기 위해 막대기를 집어들고 물러서서 개미집을 들쑤신다. 또한 침팬지는 흰개미를 ‘낚기’ 위해 나뭇가지의 잎을 떼어내기도 한다.
    • 우리와 가장 가까운 영장류 친척들이 두뇌를 가지고 사물이나 사태를 요모조모 궁리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 럼보는 이렇게 말한다. “침팬지는 정말로 사전에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우리 인간들처럼 먼 미래까지 염두해 두고 계획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침팬지들은 과거를 회상하기도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 인간만큼은 아니다.”
  • 영국의 고고학자 스티븐 미센은 모든 단서와 실마리가 눈앞에 놓여 있을 때 재간 있는 전략을 생각해 내는 것과 눈에 띄는 지침이 없는 상황에서 복잡한 계획을 세우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 아마도 인간의 전두전야를 구별해 주는 것은 추상적 계획 능력인 것 같다. 이 경우에 전두전야는 뇌의 뇌, 곧 조절 중추라기보다는 상상력의 중추일 것이다.
    • 이런 능력이 초기의 우리 조상과 비교해 볼 때 얼마나 큰 전진인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상상력을 바탕으로 얻은 전략은 생존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그 전략들은 시간과 노력을 절약해 주고 시행착오에 수반되는 위험을 피할 수 있게 해준다.
  • 전두전야의 손상으로 나타난 결과에 착안한 또 다른 재미있는 견해는 ‘출전 건망’이 있다.
    • 출전 건망의 경우 기억 그 자체는 정상이지만 기억이 시공간의 올바른 자리와 맺는 관계가 손상되어 있다.
  • 시간과 공간을 정확하게 참조토록 하는 이런 특징은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 전두전야가 불균형적으로 성장했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 같다.
    • 다시 말해 동물들도 종 고유의 방식으로 과거의 분명치 않은 자극이 가치가 있는 사건이었는지 피하고 싶은 사건이었는지를 기억할 수는 있지만 그들에게 우리 인간들처럼 하나의 개별 사건을 정확하게 지적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 인류라는 종이 두각을 나타내는 한 가지 지적 능력은 정의하기 어려운 상상력이다.
    • 아직 확인되지 않은 미지의 다른 어떤 능력에 힘입어 우리가 그 순간의 격변을 배제해 버리기 때문에, 상상력은 실제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일지도 모른다.
  • 스티븐 미센은 인간이 대상을 타자의 입장에서 볼 수 있는 능력을 진화시켰고 이를 바탕으로 사물, 사람, 사건 사이의 관념 연합을 형성할 수 있게 되었다는게 핵심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 그래서 사람은 땅에서 이빨을 발견하면 그게 목걸이 조작이라고 상상할 수도 있지만, 침팬지는 오직 이빨이라고만 생각할 것이다.
  • 다시 말해 관념 연합을 형성하는 능력을 바탕으로 우리는 대상에 의미를 부여한다. 의미란, 내(저자)식으로 말해 사람과 사물, 기타 모든 것을 경험의 견지에서 인식하는 것이다.
    • 따라서 경험이 많을수록 더 많은 의미를 인식할 수 있다.
  • 의미가 담긴 세계를 경험하는 이런 능력이 지나치게 발휘될 수도 있다고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뇌 사진을 보면 전두전야의 활동이 지나치게 활발한데, 그것은 아마 이 때문일 것이다. 역으로 전두전야가 손상된 사람들의 무신경한 태도는 인생의 사건에 의미를 부여할 줄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뇌

  • (아인슈타인의 어떤 부위가 특별하다고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 그냥 노화의 수순일 수 있다는 저자의 반박 생략)
  • 나(저자) 개인적으로는 아인슈타인 뇌의 물리적 형태나 크기에서가 아니라 그가 살아 있을 때 일어난 일련의 뇌 활동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새롭게 생성된 기능적 배열 말이다.
    • 그런 배열은 일시적인 현상이었을 것이기 때문에 그 주체와 함께 소멸했을 것이고 따라서 현재 우리가 가진 수단으로는 영원히 해명할 수가 없다.
  • 내(저자)가 계속 강조하는 것처럼 뇌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세포나 영역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전체적인 접근법을 통해 답을 찾아낼 확률이 더 높다.
  • 미국의 생물인류학자 테렌스 디콘은 우리 인류에게 독특한 특질을 부여해 주는 것은 전두전야의 크기가 아니고 심지어는 세포 결합도 아니며 오히려 뇌의 주요 영역들간의 힘의 균형이라고 주장한다.
    • 그는 우리의 독특한 지능이 이런 힘의 균형에 변화하면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 힘 균형의 변화는 우리 조상에게 가해졌던 진화의 압력에 대한 응답으로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 우리의 뇌가 보여 주는 유연성을 상기해 볼 때 이 주장은 매우 그럴듯해 보인다.
  • 우리 조상들의 삶에서 무엇이 그토록 중요했던 것일까? 기능과 지혜의 원천이 정말로 타자의 관점에서 대상을 보는 것이라면 무수히 다양한 상황에서 통할 수 있는 어휘의 발명이야말로 우리의 지능과 지혜를 엄청나게 증대시켰음에 틀림없다.
    • 어쩌면 우리는 인간의 독특성이라는 문제를 엉터리로 탐구해 왔는지도 모른다. 인류의 뇌는 다른 종의 뇌와 그렇게 다르지 않으며,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천재의 뇌도 다른 사람의 뇌와 전혀 달라 보이질 않는다.
    • 그렇다면 뇌에서 일어나는 어떤 과정이 분명 결정적일 것이다. 언어보다 더 인간적인 과정은 없다.
  • (저자가 계속 뇌를 전체적으로 봐야하며 부분별 기능에 집착하지 말라고 주장하는 것에 적극 동의. 뇌를 뇌세포의 결합 그리고 어떤 기능을 중심으로 하는 부분들의 결합으로 보고 그 부분들을 이해하면 뇌 전체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환원주의적 시각은 뇌를 이해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뇌를 복잡계로서 바라보는 나의 생각이다.)
[ssba]

The author

지성을 추구하는 디자이너/ suyeongpark@aby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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