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 스토리/ 말하는 뇌

인간만의 언어

  • 돌고래는 음향 신호를 이용해서, 혹등고래는 노래를 이용해서 의사소통을 한다. 과학자들이 오랜기간 연구를 했지만 그들이 인간과 같은 수준의 정교한 언어를 가졌다는 증거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 해부학적으로 볼 때 인류를 제외하고 다른 포유동물은 음성으로 말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 침팬지는 후두가 높이, 코 뒤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숨을 쉬면서 동시에 먹을 수 있다.
    • 이에 비해 인간은 후두가 낮은 곳에 있기 때문에 실수로 음식물이 허파로 들어가 숨이 막히는 상황이 발생한다. 인간은 특이하게도 숨막혀 죽도록 적응해 온 것이다.
  • 인간의 아기는 다른 영장류처럼 후두가 높은 곳에 있는데, 갓난 아기가 젖을 빨면서 숨을 쉬려면 이런 구조가 무척 중요하다.
    • 그러나 나이가 들면 후두가 아래로 이동하는데, 후두가 낮은 곳에 있으면 코뿐만 아니라 입으로도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장점이 생긴다.
    • 입으로 만드는 소리는 코로 만드는 소리보다 훨씬 더 명료할 뿐 아니라 혀와 입술로 조작 할 수도 있다.
  • 이러한 이유로 침팬지에게 말하는 법을 가르치려던 시도는 실패한 반면, 수화를 가르친 시도는 성과를 거두었다.
    • 님 –정식 이름은 님 침스키(Neam Chimpsky)– 이라는 침팬치는 미국식 수화를 사용해 고양이를 안고 싶다는 의사 표시를 할 수 있었다.
    • 4년간 강도 높은 훈련을 받은 침팬치는 약 160개의 어휘를 기억했지만, 4살 된 아이가 습득하는 어휘는 약 3,000개다.
    • 그러나 가장 뚜렷한 차이점은 침팬지가 상상력이나 독창성과는 무관하게 언어를 흉내내는 것처럼 보일 뿐이라는 것이다.
  • 미국의 심리학자 허브 테라스는 인간과 침팬지의 결정적 차이점은 능력이라기보다는 언어를 사용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한다.
    • 침팬지는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만 수화를 사용했지만, 어린아이들은 그들이 뭔가를 원할 때 뿐만 아니라 언제든지 자연스러운 언어 행동을 보인다.
  • 인간에게 언어는 자연발생적으로 발달한다.
    • 인간의 발달 단계는 모든 문화권에서 유사하다. 생후 6개월에 불명료한 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1년이 되면 단어를 하나씩 내뱉으며, 18개월경에는 이 단일한 단어들이 상황 속에서 상황 속에서 사용된다.
    • 생후 2년에는 두 단어를 말하기 시작하며, 6개월이 지나면 다양하게 짜을 맞춘 세 단어를 말하게 된다. 3살이 되면 어린이는 완벽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고, 4살이 되면 어른과 비슷한 언어 능력을 갖게 된다.
  • 350만 년 전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직립 보행을 시작했고, 250만 년 전쯤의 호모 에렉투스는 도구를 사용하며 사회적 집단을 형성했다.
    • 언어는 이때쯤 등장했는데, 언어가 사회적 결속을 유지하는 용도로 사용되면서 집단이 더 커진 것으로 생각 된다.
    • 고생물학자들은 인류의 후두가 아래쪽으로 내려간 때를 조사함으로써 우리가 언제부터 말하게 되었는지를 탐구했는데, 호모 에렉투스 시대 이후로 우리의 두개골과 그 속에 위치한 뇌가 끊임없이 바뀌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후두가 아래로 내려오기 시작하면서 뇌와 척수는 말할 때 요구되는 정교한 호흡 조절에 필요한 구조를 발달시켰는데, 호모 에렉투스는 이런 특징을 갖고 있지 않았다. 따라서 사회적으로 더 세련된 호모 사피엔스가 그 뒤를 이은 지난 50만 년 이내의 어느 시기까지 진정한 언어가 출현하지 못했을 것이다.
  • 상징을 사용하는 능력, 바로 옆에 없는 대상도 상징적 어휘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은 인간에만 고유한 특성인 것 같다.
    • 다른 영장류나 유아들도 막연한 지능을 사용해 조어(proto-language, 언어학에서 말하는 근원이 되는 언어)라고 하는 것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지만 두 살이 지나면 오직 인간만이 시각적 단서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복잡한 문장을 조립해낼 수 있는 것 같다.
  • 미국의 생리학자 윌리엄 캘빈은 우리가 문장을 조립해 내는 능력을 바탕으로 무관한 개념들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이해하고 창안해 낼 수 있는게 아니냐고 이야기한다.
    • 첫째, 우리는 사물을 다른 사물의 상징으로 본다. 예컨대 목걸이를 어떤 여성이 다른 남성과 결혼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 둘쨰, 우리는 은유적으로 생각한다. 이빨은 침팬지에게는 단순한 이빨일 뿐이지만 인간에게는 목걸이일 수 있는 것이다.
    • 미센은 4만 년 전에 문화와 예술이 폭발적으로 발전하는 것도 말하는 능력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타자의 관점에서 대상을 인식하는 이 새로운 능력의 출현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 언어는 우리가 정보를 교환하고 공유할 수 있게 해준다. 한 세대가 다음 세대로 경험을 전수하면 새로운 세대는 처음부터 새로 시작할 필요가 없게 된다.
    • 조상이 축적한 지식 덕분에 우리는 경이적인 기술을 창안했고, 놀라운 문화유산을 만들어냈으며 미술, 음악, 문학을 창조할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우리 인류와 영장류 사이의 간극을 더욱 넓혀 왔다.

언어를 관장하는 곳

  • 브로카 영역은 언어의 명료한 발음을, 베르니케 영역은 언어의 의미 이해를 담당한다.
    • 브로카 영역(Broca’s Area)에 손상을 입은 브로카 실어증 환자들은 말을 이해할 수는 있었지만 말을 할 수는 없음.
    • 베르니케 영역(Wernicke’s Area)에 손상을 당한 베르니케 실어증 환자들은 말은 할 수 있지만 언어의 의미를 이해 못 함.
  • 브로카 영역과 베르니케 영역이 언어 과정의 일부 측면에 관계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흥미진진한데, 다른 뇌 영역들도 언어 과정의 다른 측면에 기여를 하기 때문이다. 이 영역들이 어떤 과제에 주의를 집중하거나 특정한 기억을 불러내는 등의 일을 하는 영역들과 상호작용한다.
  • 뇌 촬영을 통해 사람이 말할 때 대뇌피질이 활동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게 되었는데, 가장 흥미로운 발견 중의 하나는 단어 하나를 말해도 대뇌피질 전체에서 독특하게 잔물결이 인다는 점이다.
    • 예컨대 ‘드라이버’라는 단어를 말하면 운동야라는 뇌의 일부가 밝게 빛나는데 운동야는 운동을 조절하는 일에 관계한다. 아마 이 단어가 드라이버를 다루었던 기억이 활성화 되도록 촉발했을 것이다.
    • 이에 비해 침팬지의 대뇌피질 촬영결과 언어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밝게 빛나는 대뇌피질의 여러 부위가 인간과는 많이 다르다. 침팬지가 근본적으로 달느 방식으로 어휘를 처리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침팬지의 뇌는 인간과 달리 어떤 비대칭성도 보여 주지 않았다.
  • 우리가 어떻게 그리고 왜 언어를 사용하는 종이 되었는지를 밝혀줄 단서가 될 수도 있는 커다란 차이점은 우리의 뇌가 시종일관 균형을 잃고 한쪽으로 기운다는 사실이다.
    • 일반적으로 언어는 뇌의 좌반구에 보존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베르니케 실어증이든 브로카 실어증이든 손상되는 부위도 다 이쪽이다.
    • 게다가 좌반구가 우반구보다 더 큰 경향이 있는데, 이런 비대칭성은 100만 년 된 호모 에렉투스의 두개골에서도 확인되었다.
  • (사고 후 발작 증세로 좌반구와 우반구의 결합 부분을 절단해 버린 환자의 사례 생략)
    • 정상적인 뇌에서도 우리가 외부 세계와 상호작용할 때 밀려드는 엄청난 양의 정보를 처리하는데 추리(짐작해서 말하기)가 필수적이다. 일종의 정신적 지름길이자 시간 낭비와 자료 과부하를 피할 수 있게 해주는 천연의 수단이 제공되는 것이다.
    • 실제로 인간은 다른 동물보다 정신적 지름길에 더 많이 의존하는데, 쥐는 우리들보다 시각적 환상에 덜 빠진다. 좌반구 연구의 1인자인 마이크 가자니거는 인간의 뇌가 언어를 진화시킨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한다. 언어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 다른 무언가가 희생되어야만 했다는 것이다.
    • 가자니거는 좌반구와 우반구의 차이가 언어를 훨씬 뛰어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좌부 반구가 분리된 환자들의 경우 좌반구의 문제 해결 능력은 조금도 바뀌지 않지만 우반구는 ‘어느 정도 벙어리가 되어 버린다.’ 이런 차이는 좌반구에 인지 능력, 문제 해결력, 지능을 담당하는 특별히 분화된 신경 회로가 있음을 알려 주는 것이라고 본다.
  • 좌반구가 언어 기능을, 우반구가 비언어적 기능을 분담하고 있다는 것은 너무 단순한 설명이다. 우반구의 일부가 손상되면 말할 때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억양이 사라져 버린다. 언어는 좌반구에서 독점적으로 처리되지 않는 것이다.
  • 한 연구는 두 반구의 역할이 ‘언어 대 비언어’가 아니라 ‘분석적 기능 대 감정적 기능’이라고 주장한다.
    • 음대생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입학 초기에 학생들은 대부분 우반구를 사용해 음악을 처리했지만 3년이 지나자 주도권은 좌반구로 넘어갔다. 뇌가 보다 분석적인 방법으로 음악을 처리하는 법을 배웠다는게 설명으로 제시되었다.
  • 그러나 여기서 이끌어내야 할 중요한 결론은 뇌의 한쪽 반구가 분석을 담당하고 다른 쪽 반구는 감정을 담당한다는게 아니라 좌우 반구의 차이가 절대적 구분의 문제라기보다는 정도의 문제라는 것이다.
    • 우리는 뇌의 특정 부위에 고정된 역할을 부여하는 태도를 경계해야 한다. 기능을 뇌의 각 엽에 일치시키는 습관은 신경과학의 오랜 전통으로 주로 기능장애에서 기능을 추론한다는 원리에서 나온 편협한 태도다.
  • ‘언어 중추’ 같은 것은 없다는 강력한 증거가 뇌 수술중에 환자가 말하는 것을 조사한 연구에서 나왔다.
    • 수술 중에 전기 자극을 통해 환자들이 말을 할 수 있는지 못하는지를 실험한 결과 말하는 기능을 정지 시킨 부위가 사람마다 달랐다.
  • 오지먼은 활동 중인 뉴런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으로 어느 영역이 활동 중인지를 지도로 작성해 보았는데, 나타난 그림은 단순히 좌반구가 언어를 독점하리라는 예상보다 훨씬 복잡했다. 상당수의 우반구 뉴런들도 활성화 되었기 때문이다.
  • 언어 현상이 일어나는 동안 우반구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오지먼은 좌우 반구 사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에 달려 있다고 설명한다.
    • 뇌의 양쪽 반구가 서로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것은 명백하다. 그러나 그 차이는 미묘하다. 오지먼은 좌반구는 단어 찾기와 이해를 담당하고, 우반구는 배경적 작업, 곧 감정적인 색깔을 입히기라든가 의미의 더 폭넓은 뉘앙스에 관계한다고 본다.
    • 이렇게 우리는 두 개의 반구를 통해 세계를 더 차원 높게 바라보고 섬세하게 보면서도 큰 그림을 염두에 둘 수 있는 것이다.
    • 아마도 이런 이유로 우반구가 손상되면 어조가 단조로워지는 것 같다. 언어 능력은 그대로지만 감정적 내용이 소실되는 것이다.
  • 오지먼은 이렇게 요약한다 “사람들의 표정에 말로 반응할 때 좌우 반구 모두에 의존한다는 증거가 있다. 좌반구는 말을 담당하고 우반구는 얼굴 표정과 발화의 감정적 색조를 인식한다.
  • 오지먼이 옳다면 언어가 뇌 내부의 단일한 기능도 아닌 것이다. 언어는 동시 병행적으로 작동하는 여러 영역에 의해 분산적 방식으로 처리되는 것이다. 아마도 우리는 그 영역들 사이의 힘의 균형의 변화를 통해 언어라는 재능을 진화시켰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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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uthor

지성을 추구하는 디자이너/ suyeongpark@aby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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