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어렵게 배워야 오래 남는다

  • 심리학자 엘리자베스 비욕과 로버트 비욕은 더욱 탄탄한 학습으로 이어지는 단기적인 장애물을 ‘바람직한 어려움(Desirable Difficulties)’라고 불렀다.

학습이 일어나는 원리

부호화 (Encoding)

  • 자갈밭에 서서 강하 훈련 교관이 낙하산 접지 동작을 설명하고 시범을 보이는 모습을 보고 있다고 하자.
    • (4장 앞부분에 낙하산 훈련 사례 설명이 나오는데 그에 대한 비유)
  • 뇌에서는 지각한 것들을 화학과 전기적 대체물로 변환하고 그것들은 우리가 관찰한 패턴의 심적 표상 (Mental Representation)을 형성한다. 뇌에서 감각 인식(Sensory Perception)을 의미있는 표상으로 변환하는 이 과정은 아직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 이 과정을 부호화라고 하며 뇌에 생겨난 새로운 표상을 기억 흔적 (Memory Trace)이라고 부른다. 연습장에 적힌 메모나 스케치 같은 단기 기억이다.
    • 우리의 일상은 주로 단기 기억을 채우는 덧없는 것들에 이끌려간다. 다행히도 그것들은 기억에서 쉽게 사라진다. 오늘 운동하고 나서 엔진 오일 교환하러 가야 한다고 기억하는 것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통합 (Consolidation)

  • 장기 기억을 위해 심적 표상을 강화하는 과정을 통합이라고 한다.
    • 새로운 지식은 불안정하다. 의미가 완전히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쉽게 대체된다. 통합 과정에서 뇌는 기억 흔적을 재조직하고 안정시킨다.
    • 이 과정은 몇 시간 혹은 그 이상에 걸쳐 일어나고 새로운 자료를 깊이 있게 처리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 과학자들은 이 시간 동안 뇌가 그 지식을 재생하거나 예행연습하고, 의미를 부여하고, 빈 곳을 채우고, 과거의 경험 및 장기 기억에 저장된 지식과 연결한다고 생각한다.
  • 사전 지식은 새로운 지식을 이해하는데 필요하며 이러한 연결을 형성하는 일은 통합 과정의 중요한 과제다.
  • 수면은 기억의 통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지식을 장기적으로 저장하기 위한 통합과 변환은 일정한 기간에 걸쳐 일어난다.
  • 뇌가 새로운 지식을 통합하는 방식에 대한 적절한 비유는 에세이를 쓰는 경험 정도가 될 것이다.
    • 초고는 군더더기가 많고 부정확하다. 초고를 쓰면서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발견하면, 두어 번 수정을 거쳐 내용에서 벗어난 부분을 좀 잘라내고 글을 다듬는다.
    • 그 후 글을 잠깐 치워놓고 하루 이틀 정도 묵힌다. 글을 다시 들춰볼 때쯤이면 말하고 싶은 점이 마음속에서 더욱 확실해진 상태다.
    • 이제 자신이 주장하고 있는 핵심 내용이 뭔지 인식한다. 이 핵심 내용을 독자에게 익숙한 사례와 내용을 뒷받침하는 정보에 연결한다.
    • 그런 다음 핵심 주장의 요소들을 한데 모으고 재배치함으로써 더욱 효과적이고 우아하게 주장을 전달한다.
  • 통합은 지식이 체계적으로 굳어지게 하며, 약간 시간이 흐른 후 인출하는 경우에도 그런 효과가 있다. 그 이유는 장기 저장고에서 기억을 인출하는 행위가 기억 흔적을 강화하는 동시에 다시 변경이 가능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 예를 들면 최근에 배운 지식과 연결할 수 있게 한다. 이 과정을 재통합이라고 한다. 인출 연습은 이런 식으로 지식을 수정하고 강화한다.

인출 (Retrieval)

  • 학습, 기억, 망각은 흥미로운 방식으로 함께 작용한다.
    • 오래 지속되는 탄탄한 학습을 위해 완료되어야 할 일이 2가지가 있다.
    • 첫째, 새로운 대상을 단기 기억에서 장기 기억으로 재부호화하고 통합하면서 단단히 뿌리 내리게 해야 한다.
    • 둘째, 그 대상을 다양한 단서와 연관 지어 나중에 그 지식을 능숙하게 회상할 수 있어야 한다.
  • 효과적인 인출 단서는 학습의 한 측면이지만 간과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리의 과제는 단순히 지식을 기억으로 넘기는데서 그치지 않는다. 필요할 때 인출할 수 있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
  • 이미 배웠는데도 매듭 묶는 법이 잘 생각나지 않는 이유는 배운 것을 연습하고 적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선명하고 중요한 의미를 담은 지식과 기술, 경험을 때때로 연습하면 머릿속에 남는다.
    • 곧 군용 수송기에서 뛰어 내려야 한다는 사실을 안다면 언제 어떻게 보조 낙하산 줄을 당겨야 할지, 1200피트 상고에서 잘못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어떻게 거기서 ‘그냥 헤치고 나올’ 수 있을지 열심히 들을 것이다.

인출 단서를 갱신해야 할 때

  • 이미 알고 있는 지식과 연결하는 한 기억할 수 있는 지식의 양에는 사실상 한계가 없다.
    • 새로운 학습은 사전에 학습한 지식에 의존하기 때문에 많이 배울수록 앞으로 배울 내용과 연결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진다.
    • (배우면 배울수록 더 잘 배울 수 있게 된다)
  • 하지만 인출 능력에는 크게 제한이 있다. 배운 것 중 대부분은 아무 때나 꺼내 쓸 수가 없다.
    • 이러한 인출의 한계는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 모든 기억이 항상 쉽게 꺼내 쓸 준비가 되어 있다면 엄천난 자료 가운데서 그때그때 필요한 지식을 가려내기가 정말 힘들 것이다.
    • (우리의 뇌는 저장된 지식 중에서 중요한 것을 먼저 찾아내는 검색 기술을 갖춘 것이다)
  • 깊숙이 자리 자리 잡은 지식은 더욱 오래 지속된다. 다시 말해 어떤 개념을 확실히 이해했고 그것이 우리 삶에서 중요하게 쓰이거나 감정적으로 깊은 의미가 있어가 이미 기억 속에 있는 지식과 연결된다면 그 지식은 오래 남는다는 뜻이다.
  • 내부의 기록 보관소에서 얼마나 쉽게 지식을 회상할 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요인은 어떤 맥락에서 회상하는지, 그 지식이 최근에 사용되었는지, 지식을 불러오는 데 도움이 되는 단서와 얼마나 많이, 확실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등이다.
    • (아주 놀랍고도 훌륭한 검색 시스템)
  • 여기가 까다로운 부분인데, 우리는 새로운 지식에 단서를 성공적으로 결합시키기 위해 새로운 지식과 경합하는 오래된 지식의 단서를 잊어버려야 할 때가 많다.
    • 중년이 되어 이탈리아어를 공부하려면 고등학교 때 배운 프랑스어를 잊어버려야 할 수도 있다. ‘~이다, 있다’를 생각할 때마다 이탈리아어 ‘essere’가 떠오르기를 바라지만 프랑스어인 ‘etre’가 튀어나온다.
    • (비슷한 새로운 지식이 예전의 지식을 덮어쓰기 해버리는 셈)
  • 깊숙이 자리 잡은 지식은 한동안 쓰지 않거나 인출 단서를 할당받기 위한 경쟁에서 방해를 받더라도 나중에 쉽게 다시 배울 수 있다. 망각되는 것은 지식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찾아내고 인출할 수 있게 하는 단서다.
    • 역설적이게도 새로운 학습을 위해 어느 정도의 망각이 꼭 필요할 때가 많다. 군 복무를 마친 낙하산 부대원들이 산림 소방대원으로 일자리를 잡으면 점프 스쿨에서 배운 경험은 산림 소방대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 중요한 점은 새로운 것을 배우는 동안에도 예전에 잘 배워둔 지식의 대부분이 장기 기억에서 없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 그와 관련된 단서를 사용하지 않거나 다른 기억에 재배치함으로써 잊어버리기는 하지만, 이 잊어버린다는 말은 쉽게 떠올릴 수 없다는 의미일 뿐이다.
    • 한 예로 몇 번 이사를 다녔다면 20년 전 살던 곳의 주소는 기억나지 않을 수 있지만, 선다형 시험에서 그 주소가 나온다면 아마 쉽게 고를 수 있을 것이다. 청소하지 않은 머릿속 벽장 속에 그 기억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 예전에 알았던 사람들과 장소를 떠올리면서 자신의 과거에 대한 글을 쓰는데 푹 빠져본 적이 있다면 오랫동안 잊었던 기억이 물밀듯 밀려오는 것에 놀랐을 것이다.
    • 딱 맞는 열쇠가 오래된 자물쇠를 열듯 맥락은 기억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쉽다고 더 좋은 것은 아니다

  • 심리학자들은 인출 연습의 용이함과 지식을 기억에 고정하는 연습의 효과 사이에 기이한 반비례 관계가 있음을 밝혀냈다.
    • 지식이나 기술을 쉽게 인출할수록 기억을 오래 보유하는 인출 연습의 효과가 약해진다.
    • 거꾸로 지식이나 기술을 어렵게 인출할수록 그 인출 연습은 지식이 깊이 뿌리내리도록 할 것이다.
  • (야구 연습 실험 생략)
    • 이 역설적인 점이 학습에서 바람직한 어려움이라는 개념의 핵심이다. 인출(사실상 재학습)할 때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수록 더 잘 배울 수 있다.
    • 다른 말로 하면 어떤 주제에 대한 영구적인 지식을 형성할 때 그 주제에 대해 더 많이 잊어버릴수록 재학습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힘들여 배울 때의 효과

기억이 재통합되며 강화된다

  • 간격을 두고 연습하면 회상할 때 노력이 더 든다. 이 과정은 단기 기억 속의 기술이나 자료를 생각 없이 반복하기 보다 장기 기억에 있던 것들을 ‘재장전’하거나 재구성할 때 일어난다.
    • 이렇게 핵심에 초점을 맞추고 노력이 필요한 회상을 거치면서 지식은 다시 유연해진다.
    • 가장 중요한 점들이 명확해지고 그 결과 재통합이 일어나면서 지식의 의미 사전 지식과의 연결, 단서, 인출 경로가 강화되고 경쟁이 약화된다.
    • 어느 정도의 망각이 일어나게끔 시간 간격을 두고 하는 연습은 지식과 단서를 강화하고 지식이 다시 필요해질 때 빠르게 인출할 수 있는 경로 역시 강화한다.
    • 노력을 들여 회상에 성공한다는 전제 하에, 기억을 회상하거나 기술을 실행하는데 노력이 많이 들수록 회상이나 실행 행위 자체가 학습에 더욱 크게 도움이 된다.
  • 집중 연습은 무언가에 아주 능숙하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집중 연습을 할 때는 장기 기억에서 지식을 꺼내 재구성하지 않고 단기 기억 속에서 정보를 반복해서 접하기 때문이다.
    • 하지만 학습 전략으로서의 반복 읽기처럼 집중 연습으로 얻은 능숙함은 일시적이고, 잘한다는 느낌은 착각이다.
    • 재통합과 더 깊이 있는 학습의 도화선이 되는 것은 노력을 많이 들여 지식을 재구성하는 과정이다.

심성 모형 형성을 촉진한다

  • 노력을 들여 연습을 충분히 하고 나면 서로 관련된 복잡한 생각들이나 연속적인 운동 기술이 의미 있는 하나의 전체로 결합하여 일종의 ‘두뇌 앱’과 같은 심성 모형을 형성한다.
    • 운전을 배울 떄는 여러 가지 행동을 동시에 하게 되고 거기에 집중력과 재주를 있는 대로 쏟아 부어야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인지와 운동 기술이 조합된 행동들, 예컨대 평행 주차나 수동 변속기를 조작하는데 필요한 지각과 기술이 운전과 관련된 심성 모형으로 기억에 깊이 새겨진다.
  • 심성 모형은 확실히 자리 잡은 능숙한 기술이나 지식 구조의 형태이며 습관처럼 다양한 상황에 맞춰 변하거나 응용될 수 있다. 숙련된 수행은 자신의 전문 분야를 다양한 조건에서 수천 시간 연습함으로써 완성된다.
    • 이러한 연습을 통해 주어진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올바른 반응을 선택하고 실행할 수 있게 하는 심성 모형의 광대한 정보를 축적하는 것이다.

지식을 다양한 상황에서 능숙하게 적용할 수 있다

  • 여러 번 다양한 맥락에서 다양한 학습 자료를 교차하며 수행하는 인출 연습은 그 자료와 새로운 연관성을 형성한다는 이점이 있다.
    • 이 과정에서 한 분야의 숙련도를 높이는 지식들이 서로 연결되어 지식의 망이 만들어진다.
    • 또한 지식을 인출하기 위한 단서의 수가 늘어나고 나중에 그 지식을 여러 가지로 응용할 수 있는 융통성이 발달한다.
    • 노련한 요리사는 중화요리 볶음팬과 소스팬, 구리솥과 무쇠솥에 요리했을 때 각각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안다.
  • 연습의 교차와 변화는 연습의 맥락, 다른 기술들, 새로운 자료와 연관된 지식을 한데 섞는다. 이 과정에서 심성 모형은 더욱 다양한 요소를 포함하게 되며 우리가 지식을 좀 더 광범위한 상황에 적용할 수 있게 해준다.

개념적 학습을 돕는다

  • 어떤 대상을 시간 간격을 두고 번갈아 접하는 것은 일반적인 인간 경험의 특징이다. 이것이 좋은 학습 방법인 이유는 이런 식으로 자료에 노출될 경우 각각을 구별하고 귀납적으로 결론 내리는 기술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즉 상세한 점들을 인지하고 일반적인 원칙을 추측하게 된다.
  • 교차 방식으로 인한 어려움은 두 번째 유형의 학습 촉진제이다. 관련은 있지만 서로 다른 입체들을 교차 방식으로 공부하려면 부피를 계산할 공식을 제대로 선택하기 위해 공통점과 차이점을 파악해야 한다.
    • 교차 연습을 하면서 이렇게 공통점과 차이점에 더욱 민감해지면 학습 자료의 표상을 더 복잡하고 섬세하게 부호화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표본이나 문제 유형이 어떻게 구별되는지, 왜 다른 해석이나 해법이 필요한지 더 잘 이해하게 된다.

실전에 강해진다

  • 간격 두기, 교차하기, 변화 주기가 야기하는 인출상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그 지식을 앞으로 일상에 적용할 때 요긴하게 쓰일 정신적 과정을, 연습할 때 미리 겪어 보는 것이다.
    • 이런 학습 전략은 실제 경험의 난관을 모방한다는 점에서 ‘실전처럼 연습하면 연습했던 대로 실전에 임하게 될 것이다’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며, 과학자들이 ‘학습의 전이 (Transfer of Learning)’라고 부르는 능력을 향상시킨다.
  • 학습의 전이란 배운 것을 새로운 환경에 적용하는 능력이다.
    • 야구팀의 타격 연습 실험에서 무작위 투구가 어려움을 유발했다. 무작위 투구의 어려움을 극복한 타자들은 그 극복 행동을 통해 더욱 광범위한 정신적 과정이 담긴 ‘사전(Vocabulary)’을 형성했다.
    • 여기에는 난관의 특성을 파악하는 정신적 과정와 자신이 실행할 수 있는 반응 중 하나를 선택하는 정신적 과정이 포함된다.

학습 내용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된다

  • 문제 푸는 방법을 보기 전에 풀어보라는 요청을 받고 문제와 씨름하고 난 후에는 해법을 더욱 잘 배우고 그 지식을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다.

바람직한 어려움을 포함하는 학습 전략들

  • 학습상의 이득을 제공하는 간섭도 있다.
    • 사람들은 미묘하게 초점에서 벗어나거나 해독하기 약간 어려운 글씨체로 쓰인 글을 읽을 때 그 내용을 더욱 잘 회상한다.
    • 강의가 교재와 다른 순서로 진행될 때, 핵심 내용을 파악하고 어긋난 부분을 일치시키려는 노력을 통해 강의 내용을 더욱 잘 회상하게 된다.
    • 글에 쓰인 단어에 철자가 빠져 있으면 그것을 채워가면서 읽어야 하므로 읽는 속도가 느려지고 기억이 잘 유지된다.
  • 물론 어려움이 극복되지 못할 정도거나 자료의 의미를 완전히 흐린다면 학습이 증진되지 않을 것이다.
  • 정보나 해법을 제공받는 대신 문제를 풀려고 애쓰는 행동을 생성 (Generation)이라고 한다.
    • 친숙한 자료로 시험을 보더라도 빈 칸을 채우는 간단한 행동만으로 그 자료에 대한 기억과 회상 능력을 가와하는 효과가 있다.
    • 시험을 볼 때 여러 개의 보기 중에 선택하기 보다 담을 스스로 만들어내야 하는 경우 더욱 강력한 학습상의 이득이 발생하기도 한다. 짧은 글을 써내야 한다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진다.
  • 가벼운 어려움의 극복은 능동적 학습의 한 형태이며 이때 학생들은 고차원적인 사고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 낯선 문제의 답이나 해법을 내놓아야 하는 경우라면 학습을 돕는 생성의 힘이 더욱 눈에 띈다.
    • 이 효과에 대한 한 가지 설명은 이런 것이다. 아직 답이 나오기 전이라도 답을 찾아다니며 기억에서 관련 지식을 인출하는 동안 그 빈자리와 관련된 인출 경로가 강화된다. 답을 구하고 나면 그 동안 노력한 과정에서 떠오른 새로운 관련 자료와의 연결이 형성된다.
    • 예컨대 버몬트 출신인 사람에게 텍사스의 주도를 물어본다면 가능한 답들을 곰곰히 생각할 것이다. 댈러스? 샌 안토니오? 엘 파소? 휴스턴? 확실한 답은 모르더라도 정답이 떠오를 때까지 정답 후보들을 생각해 본 경험은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 (답은 오스틴이다)
  • 문제와 씨름하는 동안 우리는 뭔가 답이 될 수 있는 생각을 떠올리려고 머리를 쥐어짠다.
    • 궁금한 나머지 당혹스러워하거나 좌절감에 젖어 자신의 지식에 채워야 할 구멍이 있다는 사실을 예민하게 의식할 수도 있다. 이때 답이나 해법을 보게 되면 불이 하나 켜진다.
    • 그냥 답을 읽었을 때와 달리 문제를 푸는데 실패한 시도들은 나중에 답이 나왔을 때 그 답을 머릿 속에 깊이 처리하도록 촉진하고 부호화하는데 도움을 준다.
    • 해법을 외우기보다는 문제를 푸는 편이 낫다. 시도를 하지 않는 것보다는 문제를 풀려고 시도하고 오답을 내놓는 편이 낫다.
  • 배운 것을 몇 분 동안 검토하고 자체적으로 질문하는 행동을 반추 (Reflection)라고 한다. 예컨대 강의나 읽기 숙제를 마치고 혼자서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 반추는 몇 가지 인지적 활동을 통해 더욱 강력한 학습으로 이어진다. 이 인지적 활동에 해당하는 것은 인출(Retrieval, 최근 배운 지식을 회상하기), 정교화(Elaboration, 새로운 지식을 기존의 지식과 연결하기), 생성(Generation, 핵심 내용을 자기만의 언어로 바꿔서 표현하기, 혹은 다음에 시도해 볼 다른 방식을 머릿속으로 연습하고 시각화하기)이다.
  • 학교에서 통용되는 반추의 한 형태로는 ‘학습을 위한 글쓰기(Writing To Learn, WTL)’를 들 수 있다.
    • 학생들은 최근 수업에서 배운 주제에 대해 반추하며 짧은 글쓰기 과제를 한다. 이 글에서 수업의 중심 내용을 자기만의 언어로 다시 표현하기도 하고 해당 수업 혹은 다른 수업에서 배운 다른 지식과 연관 지어보기도 한다.
    • 반추하는 동안 다양한 인지적 활동에 따라오는 학습상의 이득은 실증적 연구들을 통해 입증되었다.
  • 800명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습을 위한 글쓰기를 하게 한 집단과 핵심 내용 요약을 베껴쓰게 한 집단의 시험 성적을 비교했더니 학습을 위한 글쓰기를 하게 한 집단이 현저히 높은 성적을 거두었다.

실수 없는 학습에 대한 맹신

  • 스키너는 교육 분야에 ‘실수 없는 학습(Errorless Learning)’ 기법의 도입을 주장했다. 학습자의 실수는 비생상산적인 것이며 잘못된 교육의 결과라는 생각에서였다.
    • 실수 없는 학습 혹은 무오류 학습 이론이 낳은 학습 기법은 새로운 자료를 주입식으로 가르치고 그 짓기이 머릿속에 맴돌고 있을 때 즉각 시험을 보게 하는 기법이었다.
    • 말하자면 단기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는 것을 시험 형식으로 쉽게 뱉어내게 하는 것이었다.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사실상 없었던 셈이다.
  • 이후의 연구로 우리는 단기 기억에서의 인출이 비효율적인 학습 전략이며 실수는 새로운 지식에 더욱 통달하기 위한 노력의 필수 요소라는 점을 이해하기에 이르렀다.
  • 학습자가 실수를 하고 그것을 바로잡아주는 피드백을 받으면 실수는 학습되지 않는다.
    • 문제 푸는 법을 보지 않고 문제를 풀려고 시도할 때처럼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지극히 높은 전략이라도 실수를 바로 잡아주는 피드백과 병행한다면 수동적인 학습 전략에 비해 학습과 정확한 정볼를 보유하는데 더욱 유리하다.
    • 게다가 학습이 종종 실수를 동반하는 투쟁이라고 배우는 사람들은 어려운 도전에 더욱 기꺼이 달려들려고 하는 한편 실수를 실패가 아니라 교훈이나 완벽한 숙달로 향하는 전환점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 이 사실은 액션 게임에서 캐릭터 레벨을 올리는데 푹 빠진 꼬마를 살펴보면 된다. (게임이 학습에 유용한 또 다른 점.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실패에서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워라)
  •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학습에 필요한 실험과 위험 감수를 두려워하거나 시험과 비슷한 상황에서 압박을 받아 수행이 부진해지는 식으로 학습에 악영향을 미친다.
    • 시험에서 실수하기를 아주 두려워하는 학생은 그 불안 때문에 실제로 시험에서 더 나쁜 결과를 얻기도 한다. 왜냐하면 작업 기억 (Working Memory) 용량의 상당 부분이 자신의 수행을 감시하는데 쓰이므로 –내가 어떻게 하고 있지? 실수하고 있나?– 시험 문제를 푸는데 쓸 작업 기억 용량이 얼마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 작업 기억은 어떤 문제를 처리하는 동안 특히 방해물과 마주하고 있을 때 머릿속에 담고 있을 수 있는 정보의 양을 가리킨다. 누구나 작업 기억은 아주 제한적이고 개인차도 있으며, 용량이 큰 작업 기억은 높은 지능과 연관이 있다.
  •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시험에서의 수행을 어떻게 끌어내는지에 대한 실험 예.
    • 프랑스의 6학년 학생들에게 아무도 풀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애너그램 문제를 풀게 한 후에, 절반의 학생들에게는 실수가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동영상 강의를 보여주고, 다른 절반에게는 어떤 시도를 했는지에 질문을 진행.
    • 그 후 두 집단 모두 작업 기억을 측정하는 어려운 시험을 보았는데, 실수가 학습에서 자연 스러운 부분이라는 점을 배운 아이들은 다른 집단에 비해 월등히 나은 결과를 얻었다.
    • 학생들은 어려움과 겨뤄볼 여지가 있을 때 더 좋은 성과를 거둔다.
  • 학습에서 모든 어려움이 바람직하지는 않다. 시험을 보는 동안 느끼는 불안은 바람직하지 못한 어려움에 해당한다.
  • 새로운 것을 배울 때 어려움이 정상적일 뿐 아니라 유용한 것일 수도 있음을 학습자들이 알아야 한다.
  • 캐롤 드웩과 앤더스 에릭슨의 연구.
    • 자신의 지적 능력이 타고난 유전으로 태어날 때부터 고정되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성공할 수 없을 것 같은 도전을 피하는 경향을 보였다. 실패가 자신의 타고난 능력을 나타내는 것 같기 때문이다.
    • 반면 노력과 학습이 뇌를 변화시키고 지적 능력이 자신의 통제에 크게 의존한다는 점을 이해하도록 도움을 받은 사람들은 어려운 도전에 착수하고 꾸준히 버틸 가능성이 더 높다. 이들은 실패를 무능력의 표시이자 막다른 길이 아니라 노력의 표시이자 전환점으로 여긴다.
    • 숙련된 수행의 특성을 조사한 앤더스 에릭슨의 연구는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을 쌓으려면 현재 자신의 수준을 능가하기 위해 수천 시간을 연습에 전념하며 분투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실패는 숙달된 상태로 가는데 필수적인 경험이된다.
  • 바람직한 것은 실패 자체가 아니라 난관에 굴하지 않는 노력, 그리고 효과가 있는 방식과 없는 방식의 발견이다. 때로 이것은 실패를 통해서만 드러난다.

생성적 학습의 예

  • 해법을 배우지 않고 문제를 풀려고 하는 과정을 생성적 학습이라고 한다. 이 말은 학습자가 답을 회상하는 것이 아니라 생성한다는 뜻이다. 생성은 예전 방식으로 말하면 시행착오의 다른 표현이다.
  • (원예가 보니의 학습 방법에 대한 설명 생략)
  • 보니의 성공은 문제와 씨름하는 과정이 어떻게 더욱 탄탄한 학습으로 이어지는지, 시행착오를 거치고 특정 분야에 꾸준히 전념하며 발전할 때 어떻게 사물의 연관성에 복합적으로 통달하고 해박한 지식을 쌓게 되는지 보여준다.
  • 보니가 자신의 경험에 대해 글을 씀으로써 원예 자체를 넘어 몇 가지 강려한 학습 과정을 경험한다는 점에 주목하라.
    • 예컨대 두 종의 과일 나무를 접목하는 실험에 대해 글을 쓴다면, 새로 알게 된 점과 세부 사항들을 인출하고 경험을 독자들에게 설명하면서 정교화하며 이미 알고 있거나 알게 된 점과 실험의 결과를 연관 짓게 된다.
    • 보니의 라틴어를 필요에 의해 배우게 된 예. 식물 이름을 라틴어를 통해 더 유용하게 이해할 수 있음.

바람직하지 못한 어려움

  • ‘바람직한 어려움’이라는 말을 만든 엘리자베스 비욕과 로버트 비욕은 어려움이 바람직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 어려움은 학습, 이해, 기억을 뒷받침하는 부호화와 인출 과정을 촉발한다. 하지만 만약 학습자가 어려움에 성공적으로 대처할 배경 짓기이나 기술이 없다면 그 어려움으 바람직하지 못한 어려움이 된다.
  • 인지심리학자들은 실증적 연구를 통해 시험, 간격 두기, 교차, 변화 주기, 생성, 특정한 유형의 맥락 간섭이 탄탄한 학습과 기억의 유지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안다.
    • 이 외의 어떤 유형의 어려움이 바람직하지 못한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지만 이것을 뒷받침하는데 필요한 연구가 부족하므로 아직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다.
  • 뛰어넘을 수 없는 장애물은 분명 바람직하지 못하다. 언어 능력이 부족한 학습자에게 수업을 교과서와 다른 순서로 진행하는 것은 바람직한 어려움이 아니다. 바람직한 어려움은 학습자가 노력을 더 했을 때 극복할 수 있는 정도여야 한다.

4장 요약

  • 학습은 적어도 3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1. 부호화는 정보가 잘 짜인 지식의 표상으로 장기 기억에 통합되기 전에 단기 기억 수준에서 일어난다.
    2. 통합은 기억 흔적을 재조직하고 안정시키며, 의미를 부여하고 과거의 경험 및 장기 기억에 저장된 지식과 연결을 형성한다.
    3. 인출은 기억을 새롭게 하고 필요할 때 그 기억을 적용할 수 있게 한다.
  • 학습은 항상 축적된 사전 지식을 기반으로 한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지식과의 연결을 통해 사건을 해석하고 기억한다.
    • 장기 기억 용량은 사실상 제한이 없다. 많이 알수록 새로운 지식이 더해졌을 때 더 많은 연결을 형성할 수 있다.
    • 장기 기억의 엄청난 용량 때문에, 아는 것을 필요할 때 찾아내고 인출하는 능력이 핵심이다.
    • 아는 것을 불러오는 능력은 그 정보의 ‘반복적인 사용’과 기억을 다시 활성화 할 수 있는 강력한 ‘인출 단서’의 확립에 달려 있다.
  • 지식의 주기적인 인출은 기억과 그 기억을 불러오기 위한 단서의 연결을 강화한다. 쉬운 인출 연습은 학습을 강화하는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연습이 어려울수록 이득이 커진다.
    • 속사포처럼 몰아서 연습하면서 단기 기억에서 지식을 회상할 때는 정신적 노력이 덜 드는데 장기적 이득도 마찬가지라서 적게 쌓인다.
  •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기억이 흐릿해지면 그것을 재건하기 위해 노력을 들여야 한다.
    • 이렇게 노력을 들여 인출하는 행동은 기억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다시 유연하게 만들어 재통합 되게 한다. 재통합은 새로운 정보를 추가하여 기억을 새롭게 유지하도록 도와주며 그 기억을 더욱 최근에 배운 것과 연결하는 과정이다.
  • 노력이 드는 인출 이나 연습을 반복하면 배운 것을 심성 모형과 결합하는데 도움이 된다. 심성 모형 안에서는 서로 관련된 생각들이나 일련의 운동 기술이 하나의 전체로 합쳐져서 나중에 다른 환경에 맞춰 조정되거나 적용될 수 있다.
    • 차를 운전하거나 야구장에서 커브볼을 치는 것과 관련된 인지 및 조작이 이런 경우의 예에 해당한다.
  • 연습 조건이 다양해지거나 여러 종류의 자료를 연습하면서 인출이 교차하여 일어날 때, 상황을 판별하는 능력과 귀납적으로 결론 내리는 기술, 그 지식을 나중에 새로운 환경에서 적용할 수 있는 융통성이 증진된다.
    • 교차 학습과 변화를 준 학습은 새로운 연결을 형성하고 지식을 확장하고 기억에 더욱 확고히 자리 잡게 하며 인출을 위한 단서의 수를 늘린다.
  • 답이나 해법을 보기 전에 답을 생각해내려고 노력하거나 문제를 풀려고 노력하면, 그러는 동안 생각해낸 답이 오답이더라도 그것을 바로 잡는 피드백이 제공된다는 전제 하에 정확한 답이나 해법을 더욱 잘 배우고 기억을 오래 유지할 수 있게 된다.
[ssba]

The author

지성을 추구하는 디자이너/ suyeongpark@aby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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