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서양철학사/ 로크의 정치철학

  • (당시 상황 설명 생략)
  • 로크는 현실의 군주가 실질적인 의미에서 아담을 계승한 상속자라는 가정의 불합리성을 파헤치며 맹렬히 비난한다.
    • 아담을 계승한 상속자가 단 한사람뿐이라는 주장이 사실이라도 그가 누구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 로크는 상속은 합법적인 정권의 기초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 (러셀의 생각)
    • 정치 분야에서 상속 원리가 폐기되었는데도 민주정권이 들어선 나라들의 경제 분야에 거의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했던 사실은 기이한 일이다. 우리는 지금도 개인이 자기 재산을 자손에게 물려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 말하자면 정치권력에 관해서는 상속 원리를 거부하지만, 경제 권력에 관해서는 상속 원리를 수용한다. 정치 분야의 왕조 지배는 사라졌지만, 경제 분야의 이름난 가문은 살아남는다.
  • 로크는 인간이 세운 모든 정부에 선행한 ‘자연 상태’를 가정하면서 시작한다.
    • 자연 상태에는 ‘자연법’이 있는데, 자연법은 신성한 계명들로 구성되며 인간적인 입법자가 부과하지 않는다. 
    • 내가 보기에 로크는 유감스럽게도 자연 상태를 실제로 있었던 역사상의 한 단계라고 생각했다. 인간은 시민 정부를 세우겠다는 사회 계약을 맺음으로써 자연 상태에서 벗어났다. 로크는 이것 또한 얼마간은 역사적인 사실로 간주했다.
  • 로크가 자연 상태와 자연법에 관해 말한 내용들 대부분은 독창적인 학설이 아니라 중세 스콜라 철학에 들어 있는 학설들을 되풀이한 것이다.
  • 로크의 정부론 속에서 독창적인 내용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로크는 여기에서 이미 명성을 얻는 사람들이 제안한 대부분의 사상을 모방한다.
    • 자연 상태에 관한 한 로크는 홉스보다 독창성이 떨어진다. 홉스는 자연 상태를 만인 대 만인의 전쟁 상태, 곧 인생이 험악하고 잔인하며 짧은 순간으로 끝나버리게 되는 상태로 보았다.
  • (로크의 자연 상태에 대한 설명 생략)
  • 로크의 자연법에 속한 몇몇 사례는 놀라울 따름이다. 예컨대 그는 나라와 나라 사이에 벌어진 정당한 전쟁에서 붙잡힌 포로도 자연법에 따라 노예가 된다고 말한다.
    • 또한 자연법에 의해 모든 사람은 자신과 자기 재산을 침해한 자를 처벌할 권리를 가지며, 심지어 죽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에 관해 아무 제한도 두지 않으므로 좀도둑을 잡게 될 경우 자연법에 따라 쏘아 죽여도 무방하다.
  • 로크의 법 이론은 개인의 ‘권리’가 국가에 의해 보호받아야 한다는 견해에 기초한다.
    • 다시 말해 자연법의 원리에 따른 보복 행동을 정당화할 만한 상해를 개인이 당한 경우, 국가가 대신 보복을 하도록 규정한 실정법이 제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만약 당신의 형제를 살해하려는 사람을 보게 된다면, 당신의 형제를 구할 다른 방도가 없는 경우 살해하려는 자를 죽일 권리가 있다.
  • 순수한 형식 면에서 볼 때 개인이 양도할 수 없는 확실한 권리를 가진다는 학설은 공리주의 즉 옳은 행동은 일반의 행복을 증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는 학설과 양립할 수 없다.
    • 하지만 어떤 학설이 법의 제정을 위한 적합한 기초로서 기능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경우에 다 들어맞을 필요는 없으며 압도적인 다수의 경우에 유효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 17세기 정치 문제에 대한 사색의 결과로 정부의 기원에 대한 두 가지 주요 이론이 등장했다.
    • 첫째 유형은 로버트 필머 경의 사상으로 이런 유형의 이론에 따르면 신이 특정인들에게 권력을 부여했다. 또한 권력을 부여받은 자들이나 그 후계자들이 합법적인 정부를 구성하며, 이에 대한 저항은 반역 행위일 뿐 아니라 불경한 짓이다. 
    • 로크를 대표 이론가로 꼽을 수 있는 다른 유형의 이론은 사회계약론이다. 이에 따르면 시민 정부는 계약으로 형성된, 순수하게 이 세상에 속한 사안으로서 신성한 권위에 의해 확립되지 않는다. 이들이 중요하게 생각한 문제는 정부 권위의 기원을 지상에서 찾은 점이었다.
    • 어떤 의미에서 정부는 엄격한 복종을 요구할 권리를 가져야 하는데, 계약에 의해 부여된 권리는 신의 계명을 대신할 유일한 대안으로 보였다. 이리하여 정부가 계약에 의해 조직된다는 학설은 실제로 왕권신수설에 반대한 모든 이들 사이에서 최고 인기를 누렸다.
  • 사회계약론은 전제정치를 정당화하는 형태를 취할 여지도 있었다.
    • 예컨대 홉스는 시민들이 선택된 군주에게 모든 권한을 양도하는 계약을 맺었으나, 군주는 그 계약에 참여하지 않은 필연적 결과로 무제한의 권위를 획득했다고 주장했다.
  • 로크에게 정부란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소송 사건에서 스스로 재판관이 될 수 밖에 없는 자연 상태에서 비롯된 불편사항들을 고치기 위한 구제책이다.
    • 절대 군주제는 시민 정부 형태가 아닌데, 군주와 국민 한 사람 사이에 일어난 분쟁을 해결할 권위를 가진 중립적인 기관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군주와 국민들의 관계는 여전히 자연 상태에 놓여 있다.
    • 시민 사회는 더 많은 수효가 필요하다는데 동의하지 않는 한 다수결 원칙에 따라 의사를 결정한다.
    • 정부를 세운 시민의 계약은 계약에 참여한 사람들에게만 구석력을 가진다. 그러니까 아들은 아버지가 맺은 계약에 새로이 동의해야 한다는 말이다.
    • 계약에 의해 주어진 정부의 권력은 결코 공동선(common good)을 벗어나 확대되지 않는다고 한다.
  • 로크는 ‘사람들이 민주국가를 결성하고 스스로 정부의 지배 아래 들어가기를 자청한 최고 목적은 자신들의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다’라고 주장
    • 로크는 이 학설과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이렇게 선언한다. ‘최고 권력도 어떤 사람에게서 당사자의 동의 없이 재산의 어느 한 부분도 가져갈 수 없다’
    • 군대의 지휘관은 부하 대원들에 대해 생사여탈의 권한을 갖고 있지만 돈을 빼앗을 권한은 없다.
    • 과세 문제는 로크에게 까다로운 골칫거리가 될법하지만 정작 그는 아무 문제도 의식하지 않는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정부의 유지 비용은 시민들이 부담해야 하지만, 다수 시민들의 동의에 따라야 한다.
  • 민주주의자들은 정부가 다수를 대표할 경우 소수에게 강제력을 행사할 권리를 가진다고 쉽게 가정한다.
    • 어느정도까지는 맞는 말인데, 강제력은 정부의 핵심 기능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수의 신성한 권리를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거의 왕권신수설에 버금가는 전제정치를 초래할지도 모를 일이다.
  • 정부가 계약으로 세워졌다는 이론은 진화론이 보편화되기 이전 사상이다. 
    • 정부는 홍역이나 백일해처럼 점차로 성장하여 퍼져나갔음이 분명하다. 인류학을 연구하기 전에 살았던 사람들은 정부의 발단과 기원에 대한 심리적 기제, 다시 말하면 사람들이 나중에 유용하다고 입증될 제도와 관습을 채택하도록 이끈 공상적인 이유에 대해 아무 생각도 하지 못했다.
    • 그러나 사회계약론은 정부의 정당성을 확보해줄 법률상의 가설로서 어느 정도 진실을 담고 있다.
  • 재산을 둘러싼 로크의 견해에 관해 그는 마치 사회적 강자와 사회적 약자들 전부와 대적하며 위대한 자본가들을 위해 싸우는 투사처럼 보이지만 이는 절반의 진리만 드러낼 뿐이다.
    • 로크의 사상에서 병행하지만 조화될 수 없는 두 가지 학설이 존재한다. 하나는 발전한 자본주의를 예견한 학설이고, 다른 하나는 좀 더 사회주의에 가까운 전망을 보여준 학설이다.
  • 로크는 자기 노동의 결과로 얻은 사유재산을 가지거나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이전 시대에 제안한 이런 금언은 이후와 마찬가지로 비현실적인 주장은 아니었다.
    • 로크가 속한 학파에서 농업 생산에 대해 소규모 자작농 제도가 최선이라고 주장했다. 한 사람은 자기가 경작할 수 있는 농지만 소유할 수 있고 그 이상을 소유해서는 안된다고 말이다.
  • 사람이 제각기 노동의 산물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는 원리는 산업이 발달한 문명사회에서는 무용지물이다.
    • 당신이 포드 자동차 공장의 작업 라인에 고용되었다면 전체 생산량에서 당신 노동의 결과가 차지하는 비율이 얼마인지 어떤 식으로 평가하겠는가?
    • 이런 문제를 고찰하면서 노동의 착취를 막으려던 사람들은 자신이 생산한 물건은 자기의 소유라는 원리를 포기하고 생산과 분배를 더 잘 조직할 사회주의적인 방법을 지지하게 되었다.
  • 대개 노동가치설은 이익에 눈이 먼 약탈자로 비친 계급에 대한 ㅈ거개심 떄문에 지지를 얻어 왔다.
    • 스콜라 철학자들은 유대인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던 고리대금업을 대적하기 위해, 리카도는 지주 계급에 대적하기 위해, 마르크스는 자본가 계급에 대적하기 위해 노동가치설을 주장했다.
    • 그러나 로크는 어떤 계급에 대한 적대감도 없이 공허하게 그런 주장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 로크의 견해 가운데 몇몇은 너무 이상해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 정부의 입법, 행정, 사법 기능이 분리되어야 한다는 학설은 자유주의의 특징이다.
    • 이 학설은 영국에서 스튜어트 가문에 항거하는 과정에서 생겨나, 적어도 입법과 행정에 관한 한 로크가 분명한 형식으로 표현했다. 로크는 권력 남용을 막기 위해 입법과 행정은 분리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 로크의 주장에 따르면 입법부는 공동체(community)의 요구로 해산될 경우를 제외하면 최고의 권위를 보유해야 한다.
    • 로크는 잘 구성된 모든 정부에서 입법부 권력과 행정부 권력은 분리되어 있다고 말한다.
    • 입법부와 행정부가 갈등을 빚을 경우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문제가 발생하는데, 로크는 분명치 않은 언어로 암시되기는 하지만 자신도 이러한 사실을 어느 정도 인정한다. 그는 입법부와 행정부 간의 논쟁이 벌어진 경우 떄로는 논쟁을 마무리할 재판관이 하늘 아래에는 없다고 말한다.
  • 로크의 정치철학은 산업혁명 때까지 전반적으로 적절하고 유용한 사상이었으나 이후 점점 중요한 문제들에 대처해나갈 수 없게 되었다.
    • 거대 주식회사에 통합된 재산의 힘은 로크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국가의 필수 기능, 예컨대 교육 분야의 기능은 대규모로 증대되었다.
[ssba]

The author

지성을 추구하는 사람/ suyeongpark@aby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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