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서양철학사/ 논리 분석철학

  • 피타고라스 시대 이후 철학사에서는 주로 수학에서 영감을 받아 사유를 전개한 철학자와 경험과학에서 더 많은 영향을 받은 철학자 사이에 대립이 존재했다.
    • 플라톤, 토마스 아퀴나스, 스피노자, 칸트는 수학에서 영감을 받은 편이고, 데모크리토스, 아리스토텔레스, 로크에서 현대에 이르는 현대 경험주의자들은 반대파에 속한다.
  • 이러한 철학의 기원은 수학자들이 수학적 주제에서 오류와 느슨한 추리를 일소하는 일에 착수하면서 이룩한 업적에 있다.
  • 17세기 활동한 위대한 수학자들은 낙관적 태도로 빠른 결과를 내고 싶어 했다. 그 결과 그들은 해석 기하학과 미적분학의 토대를 불확실한 상태로 남겨두었다.
  • 라이프니츠는 무한소가 실재한다고 믿었는데, 이러한 믿음은 그의 형이상학에 적합하기는 했지만 수학의 관점에서 보면 논리적 근거가 없었다.
  • 바이어슈트라스는 19세기 중엽 무한소 없이 미적분학을 확립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냄으로써 마침내 미적분학에 확실한 논리적 근거를 마련해 주었다.
  • 다음에 칸토어는 연속과 무한수의 이론을 발전시켰다. 그가 정의내리기 전까지 ‘연속’은 모호한 말로서 형이상학의 지리멸렬한 면을 수학에 들여오고 싶어 했던 헤겔 같은 철학자들에게 편리하게 이용되기도 했다.
    • 칸토어는 연속(continuity)이란 말에 정확한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그가 정의한 연속이 수학자나 물리학자들에게 필요한 개념이란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로써 베르그송의 경우와 같은 다수의 신비주의는 헛된 체계가 되었다.
    • 칸토어는 또한 무한수(infinite number)와 관련해서 여러 해 동안 수학자들을 괴롭혀 온 논리적 수수께끼를 풀었다.
    • (이하 칸토어의 무한 개념에 대한 설명 생략)
    • 칸토어는 ‘무한’ 집합을 전체 집합이 포함하는 만큼 많은 항을 포함한 부분들을 갖는 집합으로 정의했다. 이러한 기초 위에 그는 무한수에 대한 가장 흥미로운 수학 이론을 세울 수 있었고, 이로써 이전에는 신비주의와 혼란에 빠져 있던 정수 영역을 정확한 논리의 영역에 들여 놓았다.
  • 프레게의 연구에서 산수, 그리고 순수 수학은 일반적으로 연역 논리의 연장일 뿐이라는 결론이 도출된다.
    • 이러한 결론은 산수 명제가 ‘종합 판단’이고 시간에 대한 언급을 포함한다는 칸트의 이론을 반증한다.
  • 철학의 작업이 대부분 지금까지 사용된 관례보다 다소 넓은 의미로 사용해야 하기는 하지만, ‘구문론(syntax)’이라 불러도 좋은 체계로 환원될 수 있다는 사실이 점차 분명해졌다.
    • 몇몇 철학자, 특히 카르나프는 철학의 모든 문제는 실제로 구문론과 관련된 문제여서 구문에서 오류를 범하지 않으면 철학의 문제들은 해결되거나 해결 불가능하다고 입증된다는 이론을 제의했다.
    • (구문론에 대한 러셀의 설명 생략)
  • 사실 수학적 지식은 경험에서 유래한 귀납법을 통해 획득되지 않는다. 
    • 수학은 여전히 경험적인 지식은 아니다. 그런데 수학은 또한 세계에 대한 선험적 지식도 아니다.
    • 사실상 수학은 언어와 관련된 지식일 뿐이다.
  • 물리학은 순수 수학과 마찬가지로 논리 분석철학에 재료를 제공했다. 이 일은 특히 상대성 이론과 양자 역학을 통해 일어났다.
    • 철학자들이 보기에 상대성 이론에서 중요한 부분은 시간과 공간을 시공간으로 대체한 점이다.
    • 상식에 따르면 물리 세계는 일정한 시기에 걸쳐 지속하고 공간 속에서 이동하는 ‘사물들’로 구성된다. 철학과 물리학은 ‘사물’이란 개념을 ‘물질적 실체’라는 개념으로 발전시켜서 물질적 실체는 제각기 미세하고 모든 시간에 걸쳐 지속하는 입자들로 구성된다고 생각했다.
    • 아인슈타인은 입자를 사건으로 대체했다. 사건은 제각기 다른 각 사건과 ‘간격’이라는 관계를 맺으며, 간격은 다양한 방식으로 시간요소와 공간요소로 분석될 수 있었다. 
    • 다양한 방식 가운데 어느 방식을 선택하느냐는 임의적인 문제였기 때문에 어느 한 방식도 다른 방식에 비해 이론적 차원에서 더 선호될만하지 않았다.
    • 앞서 말한 사실로부터 입자가 아닌 사건이 바로 물리학이 다루는 ‘재료’가 되어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되는 듯하다. 입자로 생각되던 사물은 일련의 사건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 물리학이 물질을 덜 물질적인 대상으로 만드는 사이에 심리학은 정신을 덜 정신적인 대상으로 만들었다. 
    • 앞에서 관념 연합을 조건반사와 비교해보는 기회가 있었다. 관념 연합을 대체한 조건반사는 분명히 생리학에 훨씬 더 가깝다. 
    • 요컨대 양쪽 끝에서 물리학과 심리학은 서로 접근하면서 윌리엄 제임스가 ‘의식’을 비판한 끝에 도달한 중성적 일원론(neutralmonism)의 학설을 세울 수 있게 했다.
  • 현대 물리학과 생리학은 예부터 이어진 지각의 문제에 새로운 빛을 던져주었다.
    • 만약 지각(perception)이라는 현상이 존재한다면 지각은 어느 정도 지각된 대상의 결과일 수밖에 없으며, 지각이 지각 대상에 대한 지식의 근원이라면 대상과 다소라도 유사할 수 밖에 없다.
    • 첫째 필요조건은 범위가 크든 작든 세계의 나머지 부분과 독립된 인과 계열들이 성립해야만 충족될 수 있다. 물리학에 따르면 이것은 사실로 드러난다.
  • 내가(러셀이) 윤곽을 제시했던 현대 분석적 경험주의는 수학을 체화하고 강력한 논리적 방법을 발전시킨 점에서 로크, 버클리, 흄의 경험주의와 다르다.
    • 요컨대 현대 분석적 경험주의에서는 특정한 문제에 대해 철학이 아니라 과학의 특질인 명확한 답변을 제시할 수 있다는 말이다.
    • 이러한 경험주의 철학은 체계를 구성하는 철학들보다 장점이 많은데, 우주 전체에 대한 포괄적인 이론을 일거에 창안하는 대신에 한 번에 한 문제씩 다룰 수 있다.
    • 이 점에서 현대 분석적 경험주의의 방법은 과학의 방법과 유사하다. 나는 철학적 지식이 가능한 한에서 철학은 분석적 방법을 추구해야 한다고 확신한다. 또한 분석적 방법을 통해 예부터 이어진 많은 문제들을 말끔히 해결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 하지만 전통적으로 철학에 포함되지만 과학적 방법으로 적절하게 다루기 힘든 중대한 분야가 남는다. 이 분야는 궁극적인 가치의 문제를 포함한다.
  • 철학은 역사를 관통하면서 조화를 이루지 못한 채 혼합된 두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 한 부분은 세계의 본석에 대한 이론이고 다른 한 부분은 최선의 삶의 방식데 대한 윤리 혹은 장치 학설이다. 두 부분을 충분히 명료하게 분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혼란에 빠진 사고방식이 많이 생겨났다.
  • 지성의 측면에서 보면 철학은 잘못된 도덕적 고찰의 결과로는 비범한 정도까지 진보하지 못했다.
  • 논리적 분석을 철학의 주된 직무로 삼은 철학자들은 위에서 말한 모든 증명을 거부했다.
    • 그들은 솔직하게 인간 지성이 인류에게 의미심장한 가치가 있는 많은 문제에 대해 결정적인 해답을 찾을 수 없다고 고백하지만, 과학과 지성에 드러나지 않는 숨겨진 진리를 발견할지도 모르는 고상한 인식 방법이 있다고 믿지도 않는다.
    • 그들은 이렇게 체념하는 태도 덕분에 이전에는 형이상학의 오리무중에서 모호한 채로 남아 있던 많은 문제에 정확하게 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이해하려는 갈망을 제외하면 철학자의 어떤 기질도 개입되지 않는 객관적인 방법을 고안했다.
[ssba]

The author

지성을 추구하는 사람/ suyeongpark@aby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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