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페어

제목인 언페어만 보고 사법체계의 숨겨진 불평등에 대한 고발을 하는 내용이라 생각 했었는데, 사실은 인간의 인지적 편향과 오류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수사와 판결 등의 불합리함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책이었다.

수사와 판결 과정에 끼어드는 인간의 편향이나 인지적 오류에 대해서는 기존에 행동경제학이나 인지과학 서적들에서 접했던 내용들과 유사 했지만, 그것을 사법체계에 적용시켜 올바른 사법 체계 구축에 대한 논의는 흥미로웠다. 특히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아니라 교화를 중심으로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것과 인간의 편향을 없애기 위해 아바타를 이용한 재판은 개인적으로 생각해 볼만한 논의점 이었다.

생각해 보면 국가의 법률 체계는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복수를 직접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3자의 관점에서 대신 처벌을 해주는 것을 근간으로 하고 있을텐데,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직접 사죄하고 보상하고 용서를 구하지 않는 이상 국가가 처벌을 아무리 강하게 하더라도 정작 피해자에게 돌아오는 보상은 없는데 어떻게 이런 식으로 처벌 체계가 갖춰졌는지 참 신기한 일이다. 피해자가 멀쩡히 있는데, 대중에게 사과하고 자신은 사과를 했다고 하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닌가?

더불어 인간의 편향을 없애기 위해 저자는 재판을 아바타를 도입하는 논의를 하였는데, 개인적으로는 그것과 별개로 먼 훗날 재판을 기계에게 맡기는 시대가 된다면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도 궁금함이 들었다. 인간이 가지는 편향은 없겠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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