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자본/ 소득과 생산

  • 전통사회에서 사회적 불평등의 기초와 반란의 가장 흔한 원인은 지주와 소작인의 갈등 –토지를 소유한 자와 노동력으로 토지를 경작한 자들 간 혹은 지대를 받는자와 지대를 지불하는 자들 사이의 갈등– 이었는데, 산업혁명은 자본-노동 간의 갈등을 악화시켰다.
  • 부의 분배에는 두 가지 차원이 존재한다.
    • 첫 번째는 ‘요소 간’ 분배로 여기서 노동과 자본은 추상적으로 동질적 존재인 ‘생산요소’로 취급된다.
    • 두 번째는 ‘개인 간’ 분배인데, 여기서는 노동과 자본으로 얻은 소득의 불평등을 개인적 수준에서 고려한다.
    • 이 둘은 근본적으로 중요하며 이 둘 모두를 분석하지 않고서는 분배 문제를 만족스럽게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 자본-노동 간의 소득 분배가 그토록 많은 갈등을 일으킨다면 그것은 자본의 소유가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 부의 불평등은 언제나 노동소득의 불평등보다 훨씬 더 크다.

장기적으로 본 자본-노동 간 분배의 불안정성

  • 자본-노동 간 분배는 20세기를 거치면서 광범위한 변화를 겪었다.
    • 1차대전, 볼셰비키 혁명, 대공황, 2차대전 그 이후 자본통제와 더불어 시행된 규제와 세금 정책 등은 1950년대에 소득에서 자본이 가져가는 몫을 역사적인 최저 수준으로 낮춰놓았다.
  • 하지만 자본은 곧바로 스스로 재건하기 시작했는데, 마가릿 대처 총리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집권과 함께 자본이 차지하는 몫의 증가는 가속화 되었다.
    • 이어 구소련 붕괴와 90년대 금융의 세계와, 탈규제화는 2010년이 되자 2008년 금융 위기에도 불구하고 1913년 이후 경험해 보지 못한 수준으로 자본이 번창하게 만들었다.
  • 20세기를 넘어서 매우 장기적인 시각에서 볼 때 자본-노동 간의 분배가 안정적이라는 생각에 더해 자본 자체의 성격이 근본적으로 변화했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
    • 이런 변화를 이해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자본-노동 간 분배(소득 중 자본과 노동에 분배되는 몫)에만 집중하기 보다 자본/소득 비율(연간 소득에 대한 자본총량의 비율)의 변화를 분석하는 것이다.

국민소득이란 무엇인가?

  • 국민소득은 소득의 종류에 상관없이 국민이 1년간 벌어들이는 모든 소득의 총합이다.
    • 국민소득은 국내총생산(GDP)와 밀접하게 관련있지만, 두 가지 중요한 차이가 있다.
    • 국민소득을 계산하려면 GDP에서 생산을 가능하게 해주는 자본의 소모분(depreciation)을 빼야 한다. 이 소모분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GDP의 약 10% 정도를 차지하며 소득과 관련이 없다.
    • GDP에서 자본 소모를 뺀 후에 해외에서 벌어들인 순소득(net income)을 더해야 한다.
  • 현 단계에서 부유한 국가든 신흥 국가든 대부분의 국가에서 국민소득은 국내생산과 1-2%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
  • 현실적으로 자본 소유의 불평등은 국제적이기 보다는 국내적 사안의 성격을 띈다.
    • 이러한 불평등은 국가 사이보다 국가 내부의 부자와 빈자 사이에 훨씬 더 심각한 갈등을 야기한다.

자본이란 무엇인가

  • 자본이란 무엇인가? 이 책 전반에 걸쳐 별도의 설명 없이 ‘자본’이라 하면 그것은 경제학자들이 종종 말하는 개인의 노동력과 기술 및 능력으로 구성된 ‘인적자본’을 제외한 의미이다.
    • 즉, 이 책에서 자본은 시장에서 소유와 교환이 가능한 비인적자산(nonhuman assets)의 총계로 정의된다.
    • 자본에는 온갖 종류의 부동산과 금융자본 그리고 기업과 정부 기관들이 사용하는 사업 자본등이 포함된다.
  • 자본을 정의할 때 인적자본을 제외하는 이유는 여러가지인데, 그중 가장 분명한 이유는 인적자본은 다른 사람이 소유하거나 시장에서 거래될 수 없기 때문이다.
    • 물론 우리는 노동계약을 통해 노동력을 돈 주고 쓸 수 있지만, 현대의 모든 법률 제도에서 그러한 계약은 시간과 범위에 제한을 둔다. 물론 노예 사회에서는 그렇지 않다.
  • 이 책에서 ‘자본’이라 부르는 비인적자본은 개인 혹은 개인들로 이루어진 집단이 소유하고, 시장에서 영구적으로 양도와 거래가 가능한 모든 형태의 부(wealth)를 포함한다.
    • 현실에서 자본은 개인들이 소유하거나 정부 및 기관들이 소유할 수 있다.

자본과 부

  • 설명의 단순화를 위해 나는 ‘자본’과 ‘부’를 마치 동의어처럼 사용하고 있지만, 다른 정의에 따르면 ‘자본’이라는 단어는 인간이 축적해온 여러 형태의 부를 지칭하는 용도로 쓰는 것이 더 적합할 것이다.
    • 이때 인간이 축적해야 할 필요 없이 그저 소유하고 있는 토지와 천연자원은 제외된다. 따라서 토지는 부의 구성 요소가 되기는 해도 자본이 되지는 못한다.
    • 물론 건물의 가치와 그 건물이 지어져 있는 토지의 가치를 구분하기 쉽지 않듯 명확한 구분은 어렵다.
  • 거주용 부동산이 ‘비생산적’이라는 이유로 자본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받아 들이지 않았다. 거주용 부동산은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임대료로 그 가치가 평가되는 자본 자산으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나는 국부(national wealth) 내지 국민총자본(national capital)을 특정 시점에 특정 국가 거주자들과 정부가 소유하고 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한 모든 것의 총시장가치(total market value)라고 정의한다.
    • 정의상 국부는 민간부문의 부와 공공부문의 부의 합이다.
    •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공공의 부는 현재 미미한 수준이다. 공공부채(public debt)가 공공자산(public asset)을 초과하는 국가에서는 마이너스가 되기도 한다.
  • 나는 자본의 개념에서 인적자본을 배제했지만 이는 물적 자본만을 한정해서 말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비금융자산이나 금융자산 중 하나로 간주되는 특허권과 기타 지식재산권 같은 ‘무형’ 자본도 포함된다. 좀 더 광범위하게는 기업 주식의 가치 평가를 통해 많은 형태의 무형 자본이 자본으로서 고려된다.
  • 국부 총액은 항상 국내자본과 해외자본으로 나눌 수 있다.

자본/소득 비율

  • 소득은 유량(flow) 변수로 특정 기간(주로 1년) 중에 생산되고 분배되는 상품과 서비스의 총액을 말한다.
  • 자본은 저량(stock) 변수로 특정 시점에 소유되는 부의 총액을 말하며, 여기에는 지금까지 사유화하거나 축적한 기존의 모든 부가 포함된다.
  • 특정 국가의 자본저량, 즉 자본총량을 측정하는 가장 자연스럽고 유용한 방법은 그 총량을 연간 소득으로 나누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자본/소득 비율이 나오며 나는 이 비율을 그리 문자 베타(β)로 표시했다.
    • 예컨대 한 나라의 자본총량이 6년 동안 국민소득과 맞먹는다면 β = 6 (혹은 β = 600%)이다.
  • 오늘날 선진국들에서 일반적으로 자본/소득 비율이 5와 6 사이를 오간다.
    • 여기서 자본총량은 거의 전적으로 민간자본으로 이루어져 있다.
    • 일본과 이탈리아에서는 β가 6보다 큰 반면, 미국과 독일은 5보다 작다.
  • 소득 격차가 생기는 원인은 불평등한 임금 때문이기도 하고, 이보다 훨씬 더 불평등한 자본소득 때문이기도 하다.
  • 한 국가 전체의 자본/소득 비율은 그 국가의 불평등에 대해 아무것도 말해주지 못한다.
    • 그러나 β는 사회 안에서 자본이 차지하는 전체적인 중요성을 측정하기 때문에 이것의 분석은 불평등 연구를 위한 첫 단계이다.

자본주의 제 1기본법칙: α = r x β

  • 자본/소득 비율 β는 국민소득에서 자본소득이 차지하는 몫을 지칭하는 α, 즉 자본소득 분배율과 간단한 방식으로 관련되어 있다.
    • α = r x β
    • 여기서 r은 자본수익률(rate or return on capital)을 말한다.
  • 예컨대 β = 600%이고 r = 5%이면 α = r x β = 30% 이다
    • 다시 말해 국부가 6년간 벌어들인 국민소득에 해당되고, 연간 자본수익률이 5%라면 국민소득에서 자본이 차지하는 몫은 30%이다.
  • 자본수익률은 많은 경제 이론에서 핵심 개념이다.
    • 특히 마르크스주의자들의 분석은 이윤율 저하 문제를 강조하는데, 이 분석에는 흥미로운 통찰이 담겨 있긴 하지만, 역사적으로 잘못된 예측으로 드러났다.
  • 자본수익률은 투자 유형에 따라 크게 다르다.
    • 1년에 10% 넘게 수익률을 올리는 회사가 있는가 하면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회사도 있다.
    • 많은 국가에서 장기적 주식투자 수익률은 7-8%, 부동산과 채권투자 수익률은 3-4% 정도이고, 국공채에 투자해서 벌 수 있는 실질이자율은 가끔 이보다 훨씬 낮다.
  • 농촌사회의 평균 토지수익률이 일반적으로 약 4-5% 정도 였음을 주목할 필요있다.
    • 자본투자 수익률이 5%정도라는 사실은 토지의 가치가 20년 동안의 임대소득과 같다는 뜻이다. 21세기 초반인 현재 부동산 수익률은 19세기와 비슷한 4-5%이거나 약간 낮다.
    • 사업에 투자된 자본은 위험성이 훨씬 크므로 평균 수익률이 더 높다. 다양한 국가에서 상장기업들의 주식 시가총액은 보통 12-15년치 연간 이윤에 해당하며, 이들 기업 주식에 대한 연간 투자수익률은 6-8% 정도이다.
  • 어느나라에서나 β, α, r의 크기는 큰 차이를 보인다. 어떤 산업들은 다른 산업들에 비해 더 자본집약적이다.
    • 예컨대 금속과 에너지는 섬유나 식품가공보다 더 자본집약적이고, 제조업은 서비스 분야보다 더 자본집약적이다.
    • 특정 국가의 β, α, r 수준도 전체 자본에서 거주용 부동산과 천연자원이 차지하는 상대적인 몫에 따라 달라진다.

국민계정: 진화하는 사회적 개념

  • 국민소득과 자본을 측정해보려는 최초의 시도는 17세기말과 18세기초에 시작 됨
    • 당시 연구자들은 토지의 총가치를 계산한 다음 토지로 이루어진 부의 양을 농업 생산 및 지대의 수준과 관련짓는 것이었음.
    • 18세기 말에는 앙투안 라부아지에(Antoine Lavoisier)가 <프랑스 왕국 영토의 부>(La Richesse territoriale du Royaume de France)라는 저서에서 소득과 부를 추정함.
    • 국가의 부에 대한 추정치가 본격적으로 나온 것은 19세기가 들어서면서 였음. 로버트 기펜(Robert Giffen)은 영국의 국민총자본의 총량 추정치를 계산함.
  • 국민계정이 연간 기준으로 확립되기 시작한 것은 두 차례 세계대전 사이의 시기였음.
    • 1930년대 주요 통계자료가 개선되면서 국민소득 데이터의 연간 자료 구축이 처음으로 가능해짐.
    • 2차대전 이후 각국 통계청은 경제학자들을 충원하고 매년 국내총생산과 국민소득에 대한 공식 통계를 작성해 발표하기 시작했고 이는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음.

글로벌 생산의 분배

  • 1900년대부터 1980년까지 전 세계 상품과 서비스 생산의 70-80%는 유럽과 미국에 집중됨.
    • 1970-1980년대 이후 이러한 경향은 약화되기 시작해서 2010년이 되자 유럽과 미국이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60년대 수준인 약 50%로 떨어짐.
    • 21세기 어느 시점에서는 20-30%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19세기 들어서기 전까지 유지되던 수준으로 전세계 인구에서 유럽과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과 일치함.

  • 산업혁명 당시 유럽과 미국이 경제적 패권을 쥐게 됨에 따라 두 지역의 1인당 생산이 전 세계 평균에 비해 2-3배 커졌기 때문에 전 세계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보다 2-3배 더 큰 생산 비중을 차지했음.
    • 모든 자료를 종합해 볼 때 이와 같은 1인당 생산의 차이가 벌어지는 단계는 끝나고, 이 차이가 좁혀지는 수렴 시기로 접어듬.

대륙 블록에서 지역 블록으로

  • 대체로 전 세계적 불평등은 대륙보다는 지역별로 나눌 때 더 잘 분석할 수 있다.
  • (유럽 내에서의 국가별 차이가 있고 아메리카 대륙도 마찬가지라는 이야기 생략)

글로벌 불평등: 월소득 150유로에서 3000유로까지

  • 전세계 불평등은 1인당 월소득이 150-250 유로 정도인 지역에서부터 1인당 월소득이 2500-3000유로에 이르는 지역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 전세계 평균은 중국의 평균과 비슷한 600-800 유로정도다.
  • 구매력평가가 아니라 시장환율을 적용하면 글로벌 불평등은 현저하게 더 커질 것이다.
    • 매달 1000 유로의 소득이 있는 유럽인은 (당시 환율 기준) 1300 달러로 교환할 수 있는데, 국제 비교 프로그램에 따르면 유럽의 물가는 미국 물가보다 10% 더 비싸므로 유럽인이 미국에서 쓴 것과 같은 금액을 유럽에서 쓸 경우 그의 구매력은 미국인의 1200달러 소득과 비슷하다.
    • 따라서 나는 미국과 다른 국가들의 GDP를 유로로 전환하면서 시장환율 방식 대신 구매력평가 방식을 적용했다.
    • 다시 말해 우리는 해외보다 자국에서 소득을 지출하는 국민의 실제 구매력에 기초하여 각 국가의 GDP를 비교하고 있다.
  • 구매력평가환율 방식의 또 다른 장점은 더 안정적이라는데 있다.
    • 실제로 시장환율은 각 국가의 상품과 서비스의 수요 및 공급 뿐만 아니라 예측 불가능한 통화정책은 물론이고, 국제 투자자들의 갑작스런 투자 전략 변화 그리고 국가의 정치적, 경제적 안정성에 대한 급변하는 평가를 반영한다.
    • 단 ICP에 관련된 국제기구들이 아무리 애를 써도 다소 불확실하다는 사실만큼은 피할 수 없다.
    • 가난한 국가들의 구매력평가 방식에 따른 수정 폭이 훨씬 더 크다.
  • 시장환율과 구매력평가환율을 둘러싼 불확실성 때문에 앞서 언급한 월평균 소득은 수학적으로 확실한 수치라기 보다는 근사치로 이해해야 한다.
  • 하지만 1970년대 이후로 부유한 국가들에 돌아가는 소득 비중이 꾸준히 떨어져온 것은 변함이 없다. 어떤 방식을 사용하든 부유한 국가들과 가난한 국가들의 소득이 수렴되는 단계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소득 분배가 생산 분배보다 더 불평등하다

  • 소득과 생산은 전 세계적 차원에서만 동일하고 국가나 대륙 차원에서는 동일하지 않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 일반적으로 전 세계 소득 분배는 생산 분배보다 더 불공평하다.
    • 그 이유는 1인당 생산이 가장 높은 국가들은 다른 국가들의 자본 일부를 소유함으로써 1인당 생산이 낮은 국가들에서 생기는 자본소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다시 말해 부유한 국가들은 자국 내에서 더 많이 생산하고, 해외로 더 많이 투자함으로써 2배로 부유해지기 때문에 그들의 1인당 국민소득은 1인당 생산보다 더 크다.
    • 가난한 국가들은 이와 반대다.
  • 대륙 차원에서 총소득은 보통 0.5% 범위 내에서 총생산과 거의 일치한다.
  • 이런 균형 상태를 이루지 못하는 유일한 대륙이 아프리카인데, 이곳에서는 자본의 상당 부분을 외국인이 소유하고 있다.
    • 국제기구들이 발표한 국제수지 자료에 따르면 아프리카는 소득이 생산보다 약 5% 적다.
    • 소득에서 차지하는 몫이 약 30%에 이르는 상황에서 이는 아프리카 자본의 거의 20%를 외국인이 소유한다는 것을 뜻한다.
  • 더 과거로 돌아가면 더 뚜렷한 국제적 불균형을 찾아볼 수 있다.
    • 1차대전 발발 직전 세계 1위 투자국이었던 영국의 국민소득은 국내생산보다 약 10% 더 높았다.
    • 전반적으로 봤을 때 1913년 유럽 강대국들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내 자본의 1/3에서 절반을, 산업자본의 3/4 이상을 소유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어떤 힘들이 수렴을 유발하는가

  • 이론적으로 부유한 국가들이 가난한 국가들의 자본 일부를 소유한다는 사실은 수렴을 촉진하여 선순환 효과를 낼 수 있다.
    • 부유한 국가들의 저축과 자본이 넘쳐나서 신규 주택을 짓거나 새 기계류를 구입할 이유가 별로 없다면 (이런 경우 경제학자들은 ‘자본의 한계생산성(marginal productivity of capital)’, 즉 새로운 자본 한 단위의 증가가 가져오는 추가적인 생산의 증가가 매우 낮다고 말한다) 국내 저축을 해외의 가난한 국가들에 일부 투자할 경우 양측 모두에게 효율적일 수 있다.
    • 따라서 부유한 국가들, 다시 말하면 잉여자본을 소유한 부유한 국가의 국민은 해외로 투자해 더 높은 투자수익률을 올리고, 가난한 국가들은 생산성 제고를 통해 그들과 부유한 국가 사이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 고전파 경제학 이론에 따르면 자본의 자유로운 흐름과 자본의 한계생산성 균등화에 기초한 이러한 메커니즘은 부유한 국가와 가난한 국가를 서로 수렴시키며, 궁극적으로 시장의 힘과 경쟁을 통해 불평등을 감소시켜야 한다.
  • 하지만 이런 낙관적인 이론에는 두 가지 중대한 오류가 있다.
    • 첫째 엄격하게 논리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균등화 메커니즘이 1인당 소득의 전세계적인 수렴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기껏해야 1인당 생산의 수렴을 가져올 수 있을 뿐이다.
    • 다만 이때 자본이 완전하게 이동해야 하고, 더 중요하게는 국가 사이에 기술 수준과 인적자본이 완전히 동일해야 한다는 전제가 뒤따르는데 이는 결코 사소한 가정일 수 없다.
    • 어쨌든 1인당 생산이 수렴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1인당 소득도 수렴된다는 뜻은 아니다.
    • 부유한 국가들이 가난한 이웃 국가들에 투자한 뒤 그것들을 무한정 계속 소유해, 실제로 그들이 소유한 비중이 상당한 수준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
    • 그 결과 부유한 국가들의 1인당 국민소득은 가난한 국가들의 그것에 비해 영구히 높은 상태로 남게 된다.
    • 가난한 국가들 입장에서는 외국인에게 자국민이 생산한 것의 상당한 몫을 계속해저 지불해야 한다.
    • 이러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판단하기 위해 우리는 가난한 국가들이 부유한 국가들에게 지불해야 하는 자본수익률과 부유한 국가와 가난한 국가의 경제성장률을 비교해봐야 한다.
  • 역사적 기록을 살펴보면 자본의 이동성(capital mobility)이 부유한 국가들과 가난한 국가들의 수렴을 촉진하는 주요 요인이었던 것 같지는 않다.
    • 일본, 한국, 대만, 중국 등 최근 선진국 코앞까지 쫓아온 아시아 국가들 중 그 어느 곳도 대규모 외국인 투자로 수혜를 입지 않았다.
    • 본래 이들 국가는 모두 물적자본과 인적자본의 투자에 필요한 재원을 스스로 조달했는데, 최근 나온 연구들은 이들 국가의 장기적 성장에서 인적자본이 핵심적이라고 주장한다.
    • 이와 반대로 아프리카는 예전이건 오늘날이건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그들은 미래의 발전 가능성이 크지 않은 분야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고, 만성적으로 정치적 불안에 시달렸다는 사실이다.
  • 세계 경제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부정적이라는 뜻은 아니다. ‘자급자족 경제’가 번영을 촉진한 적은 결코 없었다.
    • 아시아 국가들 역시 외국인 투자를 받아들임으로써 혜택을 입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로 인한 자유로운 해외자본의 흐름보다 상품과 서비스 시장의 개방 및 유리한 교역 조건으로 인해 훨씬 더 큰 혜택을 입었다.
  • 요컨대 역사적 경험으로 비추어볼 때 국내 뿐만 아니라 국제적 차원에서 수렴의 주요한 메커니즘은 지식의 확신이다.
    • 다시 말해 가난한 국가들은 부유한 국가들의 소유가 되는 것이 아니라 부유한 국가들과 똑같은 수준의 전문적인 노하우, 기술, 교육 수준을 확보하는 만큼 부유한 국가들을 따라잡을 수 있다.
    • 지식의 확산은 하늘에서 내려준 만나(manna)가 아니다. 그것은 종종 국제적 개방과 무역에 의해 가속화 된다.
    • 무엇보다 지식의 확산은 다양한 경제 주체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안정된 법적 ‘틀’을 보장하면서 자국민의 교육과 훈련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촉진하는 국가의 자금 조달 능력과 제도에 달려 있다.
    • 따라서 지식의 확산은 효율적인 정부를 만들어내는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 요약하자면 이것들이 글로벌 성장과 국제적 불평등에 대해 역사가 가르쳐주는 주요 교훈이다.
[ssba]

The author

Player가 아니라 Creator가 되려는 자/ suyeongpark@abyne.com

댓글 남기기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