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자본/ 성장: 환상과 현실

  • 부유한 국가와 가난한 국가들 사이의 격차는 좁혀지고 있지만, 이는 부유한 국가들이 가난한 국가들에 투자한 결과라고 보기는 어렵다.
    • 과거 경험을 미루어 볼 때 가난한 나라가 스스로 투자할 능력이 있을 때 좋은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
  • 내가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점은 21세기가 저성장 체제로 되돌아가는 것을 보게 되리라는 것이다.
    • 더 정확히 말하면 우리가 알게 될 사실은 예외적인 시기나 따라잡기가 이뤄지는 시기를 제외하면 성장은 늘 비교적 느리게 진행되어 왔다는 것이다.
    • 게다가 모든 징후가 앞으로 성장이 더 둔화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 성장은 항상 순수한 인구적 요인과 순수한 경제적 요인을 포함하는데, 후자만이 생활수준의 개선을 가능케 해준다.

아주 오랜 기간에 걸친 성장

  • 아주 오랜 기간에 걸쳐 성장률 추이를 나타내는 아래 표를 보면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이 드러난다.
    • 첫째, 18세기에 시작된 성장 초기 단계는 비교적 완만한 연간 성장률을 나타낸다.
    • 둘째 성장에 대한 인구 요인과 경제적 요인의 기여도는 대체로 비슷했다. 가능한 최선의 추정치에 따르면 세계 GDP 성장률은 1700년부터 2012년까지 연평균 1.6%였는데, 그중 0.8%는 인구 증가를 반영하는 것이고, 나머지 0.8%는 1인당 생산 증가에 따른 것이다.

  • 이 같은 성장률은 오늘날에 비해 낮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인구와 1인당 생산 모두 한 해 1%씩 성장하는 것은 1700년 이후 그래왔던 것처럼 아주 오랜 기간 지속된다면 굉장히 빠른 성장이다.
    • 산업혁명 이전 수백 년 동안은 성장률이 사실상 제로 수준이나 다름없었다는 사실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 실제로 매디슨의 계산에 따르면 0년과 1700년 사이의 인구증가율과 경제성장률은 0.1%이하였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인구 증가는 0.06%, 1인당 생산은 0.02%이다)
  • 추정치가 미덥지 못하기는 하지만 고대부터 산업혁명에 이르기까지 성장 속도가 연간 0.1-0.2% 이하로 매우 느렸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 성장률이 그보다 높았다면 이는 인구가 극소수에 불과했더나 당시 생활수준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생존 수준에도 한참 못 미쳤다는 있을 수 없는 사실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 적어도 인구 요인을 보면 다가오는 여러 세기에도 성장률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누적 성장의 법칙

  • 아주 오랜 기간에 걸친 낮은 연간 성장률이 상당한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의미에서 ‘누적 성장의 법칙’이라 부른다.
    • 구체적으로 1700-2012년 세계 인구는 불과 연평균 0.8%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이 같은 증가가 3세기에 걸쳐 이뤄졌다는 것은 세계 인구가 10배 이상으로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 연간 성장률이 1%이면 30년 뒤에는 1.35배, 한 세기 뒤에는 3배, 3세기 뒤에는 20배, 1000년 뒤에는 2만 배 이상으로 인구가 늘어난다.
    • 고로 연 1-1.5%를 초과하는 인구증가율은 무한히 지속할 수 없다는 극히 단순한 결론을 얻어낼 수 있다.

  • 어떤 기간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성장과정에 대해 상반된 인식이 가능하다. 1년에 1% 성장은 거의 인식할 수 없을만큼 매우 낮은 성장이다.
    • 그러나 만약 기간을 한 세대, 즉 사회 변화를 평가하는데 가장 적당한 기간인 30년 정도로만 확장해도 그 같은 성장률이 경제 규모를 1/3이나 키우는 결과를 낳으며, 이는 굉장히 커다란 변화다.
    • 이는 각 세대의 인구가 이전 세대와 비교해서 2배로 증가하는 연 2-2.5%의 성장률에 비하면 덜 인상적인 수치지만 사회를 주기적으로 또 심층적으로 바꿔놓고, 아주 오랜 기간에 걸쳐서는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에 충분하다.

인구 증가의 단계

  • 0-1700년의 평균 인구증가율은 0.2% 보다는 분명히 낮았고, 거의 확실히 0.1%보다 낮았을 것이다.
  • 널리 퍼져 있는 믿음과 달리 맬서스 이론상 매우 낮은 인구 증가 체제가 완전한 인구 정체는 아니었다.
    • 그래도 세계 인구는 0-1000년 사이에 1/4, 1000-1500년 사이에 절반이 늘어났고, 1500-1700년 사이에 또 다시 절반이 증가한 것으로 보이며, 이 기간 인구증가율은 연평균 0.2%에 가까웠다.
    • 인구 증가는 1700년 이후 가속화되어 18세기에 연평균 약 0.4%, 19세기에 연평균 약 0.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 1700-1913년 가장 급격한 인구 증가 추세를 보였던 유럽은 20세기에 상황이 반전되었는데, 1820-1913년 0.8%에서 1923-2012년 0.4%로 감소했다.
    • 이는 인구 변천(demographic trasition)이라고 알려진 현상인데, 기대수명이 계속 늘더라도 출산율 저하를 상쇄하기에는 충분치 않아서 인구 증가 속도가 점점 더 낮은 수준으로 하락하는 것을 말한다.
  • 아시아와 아프리카는 유럽보다 더 오랫동안 높은 출산율을 유지했는데, 그 결과 20세기 인구 증가는 아찔할 정도로 치솟았다.
    • 이 지역의 인구는 한 해에 1.5-2%씩 증가했는데, 이는 한 세기 동안 인구가 5배 이상으로 늘어났다는 이야기다.
  • 흥미로운 것은 20세기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나타난 연 1.5-2%의 인구증가율은 19세기와 20세기에 미국에 나타난 증가율과 거의 같았다는 점이다.
    • 신대륙의 인구 증가는 다른 대륙 (특히 유럽)에서 온 이민자 때문이라면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증가는 오로지 자연적 증가에 기인한 점이라는 차이가 있다.
  • 이러한 인구 증가 가속화의 결과 18-19세기 0.4-0.6%였던 세계 인구증가율이 20세기에는 1.4%라는 기록적인 수준에 이르렀다.

  • 중요한 점은 이처럼 인구 증가가 무한정 가속화되는 시기가 끝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 1970-1990년 세계 인구는 여전히 1.8%씩 늘어났는데, 1990-2012년 연평균 증가율은 1.3%로 떨어졌다.
  • 공식적인 예측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인구 변천이 더 빨리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결국 지구촌 인구의 안정화로 이어질 것이다.
    • 유엔의 예측에 따르면 인구 증가율은 2030년대까지 0.4%로 떨어지고 2070년대에는 약 0.1%를 기록할 것이다.
    • 이 예측이 맞아떨어지면 세계는 1700년 이전의 매우 낮은 인가 증가 체제로 돌아갈 것이다.
    • 그렇게 되면 1700-2100년 사이의 세계 인구 증가율은 1950-1990년에 정점을 이루는 벨 커브 형태를 띄게 될 것이다.
    • 21세기 후반 인구가 다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전적으로 아프리카 대륙의 인구증가율(연 1%)라는 점을 유의하자. 그 밖의 세 대륙에서 인구는 정체되거나 감소할 것이다.

마이너스 인구 증가?

  • 인구 변화의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은 출산에 관한 결정이 대체로 예측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 출산율 같은 복잡한 문제를 결정할 때 심리적 혹은 문화적 설명을 처음부터 배재할 수는 없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의 지식으로 판단해 보건데, 유엔의 중심 시나리오가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 수 세기 뒤 세계 인구 증가율은 0.8% 보다 훨씬 더 적은 수치가 될 것이고, 장기적으로 볼 때 인구 증가율이 0.1-0.2% 될 것이라는 공식 전망은 그럴듯한 추론이다.

평등화 요인으로서 ‘성장’

  • 인구 증가는 각국의 발전과 상대적 국력을 좌우하기도 하지만, 불평등 구조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 다른 조건이 같다면 견조한 인구 증가는 상속 받는 부의 중요성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일종의 평등화 역할을 하는 경향이 있다.
    • 이 경우 모든 세대는 어떤 의미에서는 스스로 부를 쌓아야 한다.
  • 나는 견조한 인구 증가의 효과에 대한 통찰을 인구 증가 뿐만 아니라 매우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룬 사회에도 어느 정도 일반화 할 수 있음을 보여줄 것이다.
    • 예컨대 1인당 생산이 한 세대에 10배씩 증가하는 사회에서는 한 사람이 스스로의 노동으로 얼마나 돈을 벌고 저축할 수 있는지 따져보는 것이 더 낫다.
    • 이전 세대의 소득은 현재 소득에 비해 매우 적어서 부모와 조부모가 쌓은 재산은 가치가 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반대로 인구가 정체되거나 감소하면 이전 세대에 축적된 자본의 영향력이 늘어난다. 경제가 정체될 때도 마찬가지다. 더욱이 저성장 체제에서는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을 크게 웃돌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 이런 상황은 장기적으로 부의 분배를 심각한 불평등으로 몰아가는 중요 요인이다.
    • 대체로 상속된 부에 따라 결정되는 계층 구조를 지닌, 자본이 지배하는 과거와 같은 사회는 낮은 성장 체제에서만 생겨나고 존속될 수 있다.
  • 성장이 불평등의 감소나 적어도 엘리트 집단의 빠른 교체에 기여할 수 있는 또 다른 메커니즘이 있는데, 이는 반드시 논의해야 할 주제다.
    • 성장이 제로거나 매우 낮을 때는 직업의 유형 뿐만 아니라 여러 경제적, 사회적 기능이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거의 아무런 변화 없이 재생산 된다.
    • 반면 끊임 없는 성장은 그것이 연 0.5%-1.5%에 지나지 않을지라도 모든 세대에서 새로운 역할이 계속 창조되고 새로운 기술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한 세대의 판단력과 재능이 부분적으로 다음 세대로 이전되는 한 경제성장은 이전 세대에서 엘리트 층에 속하지 않은 부모를 둔 개인들의 사회적 이동성을 늘릴 수 있다.
    • 이러한 사회적 신분 상승의 가능성이 반드시 소득불평등을 감소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이론적으로 부의 불평등의 재생산과 확대를 제한하므로 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때 이는 소득불평등도 어느 정도 제한하게 된다.
  • 현대의 경제성장이 개인의 능력과 재능을 발현시켜주는 경이로운 수단이라는 통념은 경계해야 한다.
    • 이런 관점은 어느 정도 옳지만, 이런 생각이 19세기 초 이후 온갖 불평등을 정당화 하는데 이용되었으며, 동시에 상상 가능한 온갖 미덕을 들어 새로운 산업경제의 승자들을 미화하는데 이용되었다.

경제성장의 단계

  • 부유한 국가들의 경우 1인당 월소득이 1700년에 불과 100유로에 불과했지만 2012년에는 2500유로 이상으로 올랐다.
    • 생산성, 즉 노동시간당 생산은 더 큰 폭으로 늘어났는데, 이는 각 개인의 평균 노동시간이 극적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 선진국들은 더 부유해질 수록 더 많은 자유시간을 얻기 위해 더 적게 일하기로 결정했다.
  • 이같은 놀라운 성장은 대부분 20세기에 일어났다.
  • 그런데 구매력이 20배, 10배, 6배가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이는 분명 2012년의 유럽인들이 1913년에 생산되고 소비된 것보다 6배 많은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고 소비했다는 뜻은 아니다.
    • 유럽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장기간의 구매력과 생활수준의 향상은 무엇보다 소비 구조의 변화에 의해 좌우된다.
    • 주로 식품류로 가득 찼던 소비자 장바구니가 점차 공산품과 서비스 품목이 골고루 섞인 훨씬 더 다양한 내용의 장바구니로 바뀌었다.

구매력 10배 성장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 산업 혁명 이후 생활 수준의 놀라운 성장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유일한 길은 현재의 화폐가치로 소득 수준을 환산하고, 이를 여러 다른 시기의 다양한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 수준과 비교하는 것이다.
  • 상품과 서비스는 다음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는 것이 표준화된 방법이다.
    • 공산품의 경우 생산성 증가가 전체적인 경제성장보다 빨랐다. 그러므로 이 부문의 가격은 모든 가격의 평균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이 떨어졌다.
    • 식품류의 생산성은 장기간에 걸쳐 꾸준하게 상당한 폭으로 증가했다. 그러므로 그 어느 때보다 소수의 사람이 크게 증가한 인구를 먹일 수 있게 되고 많은 일손이 여유시간을 갖게 되어 다른 일에 종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 서비스 부문의 생산성 향상은 일반적으로 낮아서 서비스 부문의 가격은 모든 가격의 평균보다 더 빠르게 상승했다.
  • 한 가지 지표로 모든 변화를 요약하려는 시도가 얼마나 헛되고 지나친 단순화인지 알지만, 어쨌건 그 어느 것도 오늘날의 실제적인 성장에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는다.
    • 산업혁명 이래 전 세계 사람들이 더 잘 먹고 입고 여행하고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삶의 물질적 조건이 놀랄만큼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성장: 다양해지는 생활양식

  • 서비스 부문의 생산성 증가는 다른 부문보다 빠르지 않이 이 부문에서 본 구매력은 증가 폭이 훨씬 낮았다.
    • 전형적인 예로 수 세기 동안 기술 혁신의 덕을 별로 보지 못한 ‘순수한’ 서비스인 이발이 자주 언급된다.
    • 머리를 깎는데는 지금도 한 세기 전과 같은 시간이 걸리므로 이발 요금은 이발사의 임금과 같은 속도로 높아졌고, 이발사의 임금은 평균 임금 그리고 평균 소득과 같은 속도로 높아졌다.
    • 다시 말해 21세기 전형적인 임금노동자가 한 시간 일해서 구매할 수 있는 이발 서비스는 100년 전에 한 시간 일해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와 같으므로 이발 서비스로 표시한 구매력은 커지지 않았다. (아마 실제로는 약간 줄어들었을 것이다)
  • (서비스업에 대한 여러 설명 생략)

성장의 종말?

  • 과거의 성장은 언제나 연 1-1.5%를 넘지 않는 비교적 느린 속도로 이루어졌다.
    • 역사적으로 이보다 더 뚜렷이 빠른 성장(3-4%이상)을 보인 사례는 다른 나라를 급속하게 따라잡고 있던 나라들에서만 나타났다.
    • 이 같은 급성장은 본질적으로 따라잡기가 이뤄지고 나면 끝나는 것이고, 따라서 제한된 기간 동안 나타나는 과도기적인 것일 수밖에 없다.
  • 세계적으로 1인당 생산 증가율은 1700-2012년에 연평균 0.8%를 기록했는데, 이를 기간별로 나누면 1700-1820년에 0.1%, 1820-1913년에 0.9%, 1913-2012년에 1.6%를 기록했다.
    • 1700-2012년 세계 인구증가율도 똑같이 0.8%를 기록했다.
  • 다음 표는 시기별, 대륙별 경제성장률을 보여준다.
    • 이 표의 핵심은 역사적으로 볼 때 세계적인 첨단 기술을 보유한 국가라 하더라도 오랜 기간에 걸쳐 연평균 1.5%를 넘는 1이낭 생산 증가율을 기록한 사례는 없다는 점이다.
    • 최근 수십 년을 보면 가장 부유한 국가들은 그보다 더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 아직도 성장률이 3-4%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역사와 논리 모두 환상임을 보여준다.

  • 로버트 고든(Robert Gordon)과 같은 경제학자들은 1인당 생산 증가율이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둔화될 수 밖에 없으며, 2050-2100년에는 연 0.5%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본다.
    • 고든의 분석은 증기기관과 전기의 발명 이후 계속된 여러 혁신의 물결을 비교하고 가장 최근의 물결이 이전에 비해 성장 잠재력이 훨씬 더 낮다는 연구 결과에 기초한 것이다.
    • 최근의 혁신은 기존의 생산 방식을 크게 바꾸지도 못할 뿐더라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크게 향상 시키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중대한 사회적 변화를 내포한 연 1% 성장

  • 내가 보기에 1인당 생산 증가율이 연 1%라는 것은 사실 대단히 빠른 것이며,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성장이다.
    • 30년이라는 한 세대가 지나면 연 1%의 성장률은 35% 이상의 누적 성장을 가져오며, 1.5%의 성장률은 누적으로 50% 이상이 된다.
    • 실제로 이는 생활양식과 고용에 중요한 변화가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 1980년대에는 인터넷, 휴대전화도 없었고 비행기 여행도 활성화 되지 못하고 첨단 의학기술이 발달하지도 못했고, 소수의 사람만이 대학을 다녔다.
  • 이는 오늘날의 사회가 18세기와 같이 연간 성장률이 제로에 가깝거나 0.1%에 그쳤던 과거 사회와는 매우 다르다는 것을 뜻한다.
    • 연간 성장률이 0.1-0.2%에 그치는 사회는 변화가 거의 없거나 전혀 없이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넘어가는 과정을 되풀이 한다.
    • 19세기 초 이후의 선진국에서처럼 연 1%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곳은 심층적이고 지속적인 변화를 거듭하는 사회다. 이는 사회적 불평등 구조와 부의 분배의 동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 성장은 새로운 형태의 불평등을 낳을 수 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이전 세대로부터 물려 받은 부의 불평등을 퇴색시킴으로써 상속된 부가 결정적인 요인이 될 가능성을 줄여준다.

전후 시대의 후손: 대서양 연안 국가들의 뒤엉킨 운명

  • 유럽 대륙, 특히 프랑스는 이례적으로 빠른 경제성장을 이룩한 영광의 30년에 대해 짙은 향수를 품고 있다.
    • 사실 역사적인 관점에서 보면 전후 30년은 예외적인 시기였는데, 이는 한 마디로 유럽이 1914-1945년 시기 미국에 크게 뒤졌지만 영광의 30년 기간에 빠르게 따라잡았기 때문이다.
    • 일단 이 따라잡기가 끝나자 유럽과 미국은 둘 다 세계적인 기술 선도국이 되었고, 선도국 경제의 속성상 두 곳 모두 비교적 느린 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 미국의 1인당 생산은 1820-2012년 내내 연간 1.5-2%로 거의 같은 성장세를 보였다.
    • 서유럽은 1950-1970년에 성장의 황금기를 경험했지만, 이후 수십년 간 성장률은 정점에서 1/2, 1/3으로 낮아졌다.
  • 1980년경 시작된 경제자유화나 1945년에 시작된 정부개입주의는 칭찬이나 비난을 받을만하지 않다.
    • 프랑스, 독일, 일본은 1914-1945년 전쟁으로 몰락한 이후 각각 어떤 정책을 택했건 이와 상관없이 영국과 미국을 따라잡았을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성장의 이중 벨 커브

  • 요약하자면 지난 3세기에 걸친 글로벌 성장은 매우 높은 정점을 보여주는 종형 곡선으로 나타낼 수 있다.
    • 인구 증가와 1인당 생산 증가는 18세기와 19세기에, 특히 20세기에 점차 가속화 되었고, 이제 21세기의 남은 기간에는 훨씬 더 낮은 수준으로 다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 그러나 인구 증가와 생산 증가를 나타내는 두 벨 커브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 인구 증가 곡선을 보면 증가율의 상승이 훨씬 더 이른 시기인 18세기에 나타났고 감소도 훨씬 더 빨리 시작되었다. 이것은 인구 변천이 이미 대체로 완료되었음을 보여준다.
    • 세계 인구 증가율은 1950-1970년에 연간 약 2%로 정점을 찍었고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었다.
    • 누구도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런 과정은 계속 되어 세계 인구증가율이 21세기 후반에는 거의 제로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 1인당 생산 성장률을 놓고 보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 ‘경제적으로’ 성장이 시작되기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성장률은 18세기 내내 제로에 가까웠으며 19세기에 이르러서야 약간 올라가기 시작했고, 20세기가 되기 전까지는 사람들이 인식할 만한 현실이 되지 못했다.
    • 세계의 1인당 생산 성장률은 1950-1990년 유럽의 따라잡기 과정 덕분에, 그리고 1990-2012년 아시아, 특히 중국의 따라잡기 과정 덕분에 2%를 넘어섰다.
  • 아래 그림은 2012년 이후 경제 성장 예측치 중 ‘중간값(median)’을 보여주는 데 이는 비교적 낙관적인 예상이다.
    • 이 낙관적인 중간값 시나리오에 따르면 세계 1인당 생산 성장률은 2012-2030년과 2030-2050년에 연 2.5%를 약간 웃돌 것이고, 그 이후에는 1.5% 이하로 떨어졌다가 2070년 이후에는 다시 1.2%로 떨어질 것이다.

  • 세계의 1인당 생산 성장률을 보여주는 이 벨 커브를 인구증가율을 타나태는 벨 커브와 비교해 보면 다음 두 가지 특징이 나타난다.
    • 첫째, 인구증가율 벨 커브 보다 훨씬 더 늦게 정점에 다다른다.
    • 둘째 이 벨커브에 나타난 성장률은 제로나 제로 가까이 하락하는 것이 아니라 1%가 약간 넘는 연간 성장률을 보이는데, 이는 전통사회의 성장률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 이 두 곡선을 합하면 세계 총생산 성장률을 나타내는 아래 곡선을 얻게 된다.
    • 세계 총생산 성장률은 1950년 이전까지 항상 연 2% 미만이었다가 1950-1990년에 4%로 치솟았는데, 이는 역사상 유례없이 높았던 인구증가율과 1인당 생산 성장률이 합쳐져서 나타난 결과였다.
    • 그리고는 다시 떨어지기 시작해 1990-2012년 신흥국들, 특히 중국의 극히 높은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3.5% 이하로 떨여졌다.
    • 중간값 시나리오를 따를 경우, 이러한 추세는 2030년까지 계속되다가 2030-2050년에 3%, 21세기 후반에 이르면 약 1.5%로 떨어질 전망이다.

인플레이션 문제

  • 어떤 이들은 인플레이션이 순전히 화폐에 관한 현상이므로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말할 것이다. 지금까지 논의한 모든 성장률은 이른바 실질 성장률을 가리키는 것으로 명목성장률에서 인플레이션율을 뺀 것이다.
  • 실제 인플레이션은 이 연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 희소성의 원칙에 바탕을 둔 리카도의 이론에서 상대가격 변동은 더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 만약 어떤 가격 예컨대 토지, 건물 혹은 석유의 가격이 장기간에 걸쳐 아주 많이 오른다면, 이는 우연히 이들 희소 자원의 최초 소유자가 된 이들에게 유리하도록 부의 분배를 영원히 바꿔 놓을 수 있다.
  • 상대가격의 문제 외에 인플레이션은 그 자체도 부의 분배의 동학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 실제로 2차 대전 직후 선진국들이 지고 있던 공공부채를 없애는데 인플레이션이 큰 역할을 했다.
    • 인플레이션은 또한 20세기 내내 종종 혼란스럽고 무질서한 방식으로 사회집단 간에 다양한 재분배의 결과를 낳았다.
    • 반면 18세기와 19세기에 번성했던 부에 기초한 사회는 장기간 통화 가치가 매우 안정적으로 지속되었다는 것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었다.

18-19세기의 통화가치 안정

  • 무엇보다 기억해야 할 중요한 사실은 인플레이션이 20세기 특유의 현상이라는 것이다.
    • 그 이전 1차대전 때까지 인플레이션은 제로이거나 혹은 제로에 가까웠다. 물가는 수년간 혹은 길면 수십 년간 이따금 급상승하거나 급락한 적은 있어도 일반적으로 이 같은 간헐적 물가 변동은 결국 안정을 되찾았다.
    • 이런 현상은 우리가 장기간의 물가 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모든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고전 문학에 나타난 돈의 의미

  • (소설에서 등장한 돈의 가치에 이야기 생략)

20세기 화폐의 지위 약화

  • 통화 가치가 안정된 세계는 1차대전 발발과 함께 영원히 무너졌다.
    • 전쟁 비용을 대느라 그리고 군인들과 그들에게 사용하는 갈수록 더 비싸고 복잡해지는 무기의 비용을 조달하느라 정부는 빚의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 1914년 8월에 이미 주요 참전국들은 자국 통화의 금태환을 끝냈다.
    • 전쟁 후 각국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하나같이 엄청난 공공부채를 처리하기 위해 지폐를 찍어내는 인쇄기에 의존하게 되었다.
  • 1920년대 금본위제를 부활시키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1930년대 경제위기로 무산되었다.
    • 2차대전 이후 금본위제 역시 조금도 더 강건하지 않았는데, 이 체제는 1946년에 시작되어 달러의 금태환이 중지된 1971년에 끝났다.
  • 전쟁이 촉발한 인플레이션 과정이 결코 진정으로 끝나지 않은 것을 보면 모든 국가에서 1914-1945년의 충격이 전쟁 전에 누렸던 세계의 화폐가치에 대한 확신을 크게 뒤흔들어 놓았음을 분명하다.

[ss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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