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A를 통해 알아보는 좋은 시나리오 쓰는 법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이시라면 누구나가 자신만의 최고의 게임이 1 – 2개 정도는 있을 법한데요 저의 경우는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와 'GTA' 시리즈가 바로 그 게임들입니다
이 두 게임들은 두말 할 것도 없이 최고의 명작으로 인정받는 -상업적, 비평적 모두 말이죠- 게임들인데요 그 중에 특히 GTA 같은 경우는 아마 '재미없다'라고 느껴본 사람은 -그 폭력성에 질린 사람들을 제외하고-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텐데요 저는 그 이유 중 하나가 GTA가 좋은 시나리오 -스토리가 아닙니다- 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엔 그와 관련하여 좋은 시나리오 쓰는 법에 대한 저의 생각을 써보겠습니다

사실 GTA 시리즈 -정확히는 3편이후의 작들- 가 최고의 게임이라 인정받는 것은 한, 두가지 이유만으로는 설명 할 수 없습니다
기존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엄청나게 방대한 크기의 맵과 그에 따르는 엄청난 자유도, 멋진 그래픽 등 프로그램, 그래픽, 기획적으로 모두 훌륭한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위의 내용은 GTA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 너무나 당연하고 자주 언급되기 때문에 저는 이번에 그것과는 약간 다르게 'GTA 좋은 게임 시나리오'를 부각하여 설명해 보겠습니다

아, 그 전에 우선 설명에 오해가 있을만한 소지의 것 두가지만 밝히겠습니다
첫째, 이하 글에서 언급되는 기획과 시나리오의 차이는 나는 규모의 차이로 구분하였으며
– 기획은 게임의 디자인적인 모든 요소로, 시나리오는 오로지 게임 진행부분 만으로 구분합니다
둘째, 제가 정의하는 좋은 게임 시나리오란 '게이머를 게임에 잘 몰입시킬 수 있게 하는 것'을 뜻합니다

 

1. GTA는 플레이를 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으며 심지어 영어를 모르는 사람이 하더라도 미션을 진행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우선 GTA의 기본 조작은 전형적인 FPS 게임과 유사하여 – 마우스 + W, A, S, D – 게이머에게 조작감에서 익숙함을 주며 기본 진행 이외의 조작은 미션이 진행되면서 일일이 설명해줍니다
예를 들어 처음으로 차를 훔치는 미션이 시작되면 차를 타기 전에 F 키를 눌러 차를 훔친다고 설명해주거나 처음으로 저격을 하는 미션에서 마우스 오른쪽 키를 눌러 저격모드로 들어가는 등의 설명을 미션때마다 일일이 설명해 준다는 것이지요
이것은 게이머가 하드코어 유저이든 이제 컴퓨터 게임을 막 시작한 유저이든 누구나 게임을 쉽게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으로 한마디로 GTA가 아주 친절한 게임이라는 것이지요
– 기본적인 조작법도 제대로 소개가 되지 않아 게임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 점에 있어서 GTA는 아주 훌륭한 게임입니다

그러나 GTA의 친절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아래의 그림을 보시지요

위의 그림에서 보이는 것처럼 GTA에서는 액션게임에서는 드물게 -물론 지금은 일반적입니다만- 미니맵을 제공하는 데, 이 미니맵의 역할이 단순이 전체 맵을 축소해 놓은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GTA의 훌륭한 점이 드러납니다
위에서 왼쪽의 그림은 현재 아무런 미션도 수행하고 있지 않을 때의 미니맵이고 오른쪽의 그림은 현재 미션이 수행 중일때의 미니맵입니다

차이점이 보이십니까?
GTA에서 미션을 수행하고 있지 않을 때 게이머는 미니맵을 통해 현재 자신이 할 수 있는 미션이 무엇이 있는 지 확인할 수 있으며 해당 지역으로 바로 달려가 미션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미션을 수행 중일때는 해당 미션의 진행 상황이 오른쪽 미니맵처럼 표시가 되어 게임의 진행을 돕습니다
이 같은 미니맵은 게이머에게 GTA의 넓은 맵에서 헤매지 않고 미션을 잘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심지어 영어를 하나도 몰라도 미션은 진행할 수 있습니다- GTA라는 게임에 대한 몰입을 이끌어 냅니다
예를 들어 GTA에서 미니맵 없이 햄버거 가게를 찾아가는 미션이 있다고 쳤을 때 만일 미니맵에서 위와 같은 기능이 없다면 과연 그 넓은 맵에서 제한시간안에 햄버거 가게를 찾아낼 수 있을까요? 아마 몇십분 동안 맵만 빙빙 돌다가 게임을 꺼버릴 것입니다 -그러면서 개발자 욕을 하겠지요-
물론 이런 미니맵이 게임의 전체적인 난이도는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니맵에 이런 기능이 지원되지 않아 게임의 몰입이 방해받는 것보다는 100배 낫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많지만 질리지 않는 다양한 미션

GTA는 방대한 맵 만큼이나 엄청나게 많은 수의 미션을 가지고 있는 데요 -3편은 경우 메인과 서브 미션이 약 100여가지가 된다고 합니다- 제가 여기서 놀란 점은 GTA가 가지고 있는 그 엄청난 수의 미션이 아니라 그 수 많은 미션들이 전혀 반복적이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더불어 미션의 난이도도 적당하고 미션을 실패했을 때의 부담감도 적습니다
이것은 분명 게이머가 GTA라는 게임을 장시간 플레이해도 몰입감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또 다른 요소입니다


미션 중엔 보트를 타고 경주하는 미션도 있습니다

만일 100가지나 되는 미션이 거의 노가다에 가까운 수준의 반복적인 내용을 가졌다고 생각해십시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음 몇 시간은 재미있게 플레이 하더라도 엔딩까지 보지는 못할 것입니다
-극소수의 하드코어 게이머들만이 겨우 엔딩을 볼 수 있겠지요

패키지 게임은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그 완성된 이야기를 게이머에게 끝까지 보여 줘야 합니다
엔딩을 볼 수 없는 패키지 게임을 과연 누가 하려고 할까요? -차라리 온라인 게임을 하겠지요

 

3. 게임 속에 녹아든 시나리오

보통 처음 시나리오를 쓰게 되면 오로지 좋은 스토리에만 목적을 두고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뭐 태고에 신들이 어쩌고 저쩌고해서 왕국의 왕자가 어쩌고 해서 모험이 시작된다' 같은 식으로 말이지요
그러나 아쉽게도 이렇게 스토리만 쓰여진 시나리오는 결코 좋은 게임 시나리오라 할 수 없습니다
– 물론 스토리 자체는 좋다고 인정을 받을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다시 GTA를 예로 설명드리지요
우선 GTA는 기본적으로 엄청난 볼륨을 자랑하면서도 다른 게임에서는 감히 구현하기 힘든 것들이 놀라운 기술력으로 잘 구현 되어 있습니다 
헬리콥터나 비행기가 그 예인데요 만일 시나리오를 쓰다가 스토리에만 너무 집중한 나머지 자신들이 어려운 기술력으로 구현해 놓은 헬리콥터를 만들어 놓긴 했지만 게임 진행 중에는 그것이 등장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그럼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GTA란 게임의 엔딩을 볼 때까지 GTA에 헬리콥터라는 것이 있는지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 -공략집을 보고 나서야 "어? 그런게 있었어?" 하겠지요
그런데 이것은 단순히 헬리콥터를 미션 중에는 사용하지 않는다라는 뜻이 아니라 헬리콥터라는 것이 시스템적으로 그대로 '낭비'가 됐다는 뜻입니다 -심하게 말해면 "헬리콥터를 괜히 만들었다"라는 것이지요
물론 엔딩 후에도 일부러 여러 번 반복적으로 게임을 하게 하는 게임이 있다면 -멀티 엔딩을 가진 게임들- 별로 상관이 없겠지만 어쨌든 GTA는 분명 그런 게임은 아닙니다

하지만 실제 GTA의 시나리오는 훌륭하게도 위의 사항을 분명히 고려하고 있습니다
GTA의 미션 중에는 헬리콥터를 이용하여 해결해야 하는 미션이 존재하는 데 게이머는 그 미션을 통해 헬리콥터를 조종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GTA라는 액션게임이 가진 엄청난 기술력에 놀라는 한편 GTA가 가진 다양성에 빠져들게 됩니다


이런 미션을 통해 게이머는 자연스럽게 헬리콥터의 존재를 알게 됩니다

또한 GTA의 훌륭한 시나리오는 이와 같은 기능적인 측면뿐 아니라 맵의 활용면이나 게임 진행면에서도 아주 잘 드러납니다
맵의 활용의 경우 GTA는 엄청나게 넓은 맵을 미션의 동선을 통해 자연스럽게 게이머가 맵의 전체를 활용할 수 있게 하며
게임 진행면에서도 게임 진행상에 필요한 필수적인 요소들을 반드시 그전에 모습을 드러내게 하여 게임을 진행하면서 별도의 공략집이 필요 없게 합니다 -이것은 '숨겨진' 것과는 분명히 다른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은 분명히 게임 진행의 '필수적인' 요소들을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종합

그럼 지금까지 나온 내용을 한 번 요약해 보겠습니다

1. 좋은 시나리오는 게이머를 게임에 몰입하게 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뜻한다
-결코 좋은 스토리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2. 게이머를 게임에 몰입시키기 위해서 게임의 진행은 친절해야 하며 다양성을 가져야 한다
-난이도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3. 개발적인 낭비를 막기위하여 그리고 우리가 가진 시스템을 돋보이게 하기 위하여 시나리오 속에는 반드시 게임의 시스템이 녹아 있어야 한다
-핵심 시스템이나 기술적으로 우리 팀의 실력을 뽐낼 수 있는 시스템

훌륭하고 좋은 시나리오를 쓰고 싶다면 스토리를 작성하는데만 너무 몰입하지 말아야 합니다 -아예 세계관 전문이라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말이죠- 스토리는 게이머에게 감동을 줄 순 있어도 시스템이 없는 게임은 게임이라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당신과 당신의 팀이 힘들게 만든 시스템을 친절하게 그리고 다양한 방법으로 낭비 없이 자연스럽게 강조하여 게이머들의 몰입을 끌어내십시오
그러면 비록 게이머들이 당신의 시나리오가 좋다고 인식은 못할 지라도 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당신의 시나리오 속에 푹 빠져 있을 것입니다

[ssba]

The author

지성을 추구하는 사람/ suyeongpark@aby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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