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재미 분석

그 동안 업무로 인해 연구가 계속 밀렸는데 월초에 휴가도 있었고 추석도 있어 마침내 3부작의 마무리를 지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의도하지 않은 3부작 이기는 하지만 시작을 했으면 끝을 맺어야 하는 법이기에 ‘게임 재미 분석’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이전의 글에서 얼핏 밝혔듯이 저는 게임에서 느껴지는 재미는 하나로는 명확히 규정하기 힘든 다양한 반응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제가 재미에 대해 분석한 최초의 글에서 ‘게임의 재미는 보상에 기반한다’고 했던 내용에 비해 개념이 다소 넓어진 것인데
이는 게임의 재미라는 것이 ‘보상’ 만으로 따지기엔 너무나 다양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게임의 재미가 보상만으로도 설명이 가능한 것들이 분명히 존재하긴 하였으나 보상만으로 설명하기엔 너무 억지스러운 것들 역시 분명히 존재 하였다는 것이지요

예컨대 테트리스의 재미는 블록을 빈틈없이 채우면 채운 줄만큼 블록이 없어진다는 ‘보상 –긍정적 상호작용-’으로 설명이 가능하지만 
슈퍼마리오의 재미를 ‘보상’으로 설명하자면 다소 힘들어 집니다

마리오가 타이밍 맞춰 점프를 뛰면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다는 보상??
이것은 보상이라고 하기엔 너무 적을뿐더러 슈퍼마리오의 기본 재미라고 하기엔 다소 부족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마리오가 적을 밟고 아이템을 먹으면 점수가 쌓인다는 보상??
점수가 쌓이는 것은 분명 재미가 있지만 이것 역시 슈퍼마리오의 기본 재미라고 할 수는 없지요

이도 저도 아니면 점프대에서 점프를 잘하면 5000점을 얻는다는 보상??
물론 그런 사람이 없진 않겠지만 단순히 점프대에서 5000점 얻기 위해 슈퍼마리오를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슈퍼마리오의 기본 재미는 무엇일까?

저는 이 고민을 거듭 하면서 게임의 재미를 한 가지 요소 –보상- 만으로 설명하기엔 부족하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보상’ 만 가지고 게임 상의 모든 재미를 만들어 낼 수는 없다는 것이지요
–    이는 더불어 지금까지 제가 생각해 온 ‘재미는 게임 상에서 한 가지 요소 –보상- 만으로 일괄적으로 표현하고 제어할 수 있다’ 가 잘못된 생각이었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면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기게 마련 입니다
‘왜? 재미는 하나의 요소로만 일괄적으로 다룰 수 없는가?’

간단히 생각해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명확합니다
그것은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모두 다르기 때문’ 입니다
나는 좋은데 옆의 친구는 달가워하지 않을 있고
100명 중 99명이 좋아해도 1명은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나에겐 가치가 있다고 해서 모두에게 가치가 있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재미를 느끼는 방식은 이렇듯 각기 다른데 그것을 ‘보상’ 이라는 하나의 요소로만 설명하자니 억지스러울 수 밖에 없었지요
이 사실을 깨달은 후 저는 보상 외에 게임의 재미를 주는 요소들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게임의 재미를 느끼게 하는 요소로 ‘보상’ 이외엔 무엇이 있을까요?
저는 그러한 요소들을 기본 재미가 보상 –긍정적 상호작용-이라고 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는 게임들을 찾아 보며 답을 구했습니다
물론 아래의 설명에 있는 것들은 제가 찾아낸 일부분 이므로 더 많은 요소들이 있을 수 있고 그러한 것들은 각자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자기만족 : 장애물 극복과 문제 해결의 성취감, 수집 등

보상 외에 제가 생각한 첫 번째 재미 요소는 바로 ‘자기만족’ 입니다
눈에 보이는 뚜렷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한 행위를 통해 재미를 느끼는 성취감, 자기과시, 수집 등의 개념을 포함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네모로직 같은 퍼즐을 푼다거나(문제 해결) 모형 수집(수집) 같은 것이 그 예라 할 수 있지요
내가 퍼즐을 풀거나 모형을 모은다고 눈에 보이는 물질적 보상이 생기는 것은 분명히 아니지만 –이 떄문에 그들을 이해 못하는 사람들도 있지요- 퍼즐을 풀어 냄으로 인해 얻는 성취감이나 모형을 모으는 수집 등은 그들 자신에게 있어 하나의 재미가 됩니다


슈퍼마리오는 장애물을 극복하여 마지막에 도달했을 때의 성취감의 재미를 주는 게임 입니다


포켓몬은 수집에 대한 재미를 주는 게임이지요 


심시티 역시 자기만족의 재미를 주는 게임 입니다

 

대리만족 : 간접 경험

자기만족에 이은 또 다른 재미는 ‘대리만족’ 입니다
하고는 싶은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을 게임을 통해 대신하면서 얻는 재미(간접 경험)를 말하는 것이지요
일반적인 스포츠게임은 이런 성향을 가지고 있고(스포츠 자체의 룰은 보상이지만 스포츠 게임은 대리만족이지요) 보통 시뮬레이터라고 불리는 게임들은 대리만족이 주는 재미에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플라이트 시뮬레이터가 주는 재미가 바로 대리만족인 것이지요


인형놀이 역시 대리만족의 재미임을 생각해 본다면 심즈 같은 게임도 대리만족의 재미를 핵심으로 하는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닌텐독스와 같은 애완 동물을 키우는 게임 역시 대리 만족의 재미를 주는 것이지요

 

긴장(Tension) : 상상, 호기심, 불안감

단순히 긴장이라고 했지만 이것은 자기만족과 마찬가지로 상상력, 호기심, 불안감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저 문 뒤엔 무엇이 있을까?’ 라거나 ‘다음엔 어떻게 될까?’ 에 대한 호기심을 갖거나 상상을 하면서 혹은 불안감을 느끼면서 재미를 얻는 것을 말합니다
잠입 액션이나 호러 게임들이 바로 이러한 재미를 주는 게임들이라고 할 수 있지요


씨프는 긴장이 주는 재미를 중심으로 한 게임 입니다


사일런트 힐 같은 대부분의 호러 게임들은 바로 이러한 불안감이 주는 재미를 중심으로 한 것들이지요

 

경쟁 : 강함의 증명

경쟁이라는 것은 남자들이 본능적으로 가진 ‘누가 더 강한가?’ 라는 명제를 자극하는 것으로써
경쟁적인 행위를 통해 자신이 상대보다 강하다라는 것을 증명하여 재미를 얻는 것을 뜻합니다
 – 물론 남자뿐 아니라 여자 역시 (폭력적인 것은 제외하고) 경쟁 요소가 들어간 게임은 즐긴다고 하니 자신의 강함을 증명하는 것은 비단 남자만의 재미는 아닌 것 같습니다

예컨대 ‘김용 무협 시리즈에서의 최강자는 독고구검이냐 무명승이냐’ 라거나 ‘펠레가 낫냐 마라도나가 낫냐’ 하는 것이 다 그러한 것이지요

일반적인 대전 형식의 게임은 모두 이러한 재미를 추구한다고 할 수 있으며 폭력성이 진하게 드러나는 게임들 역시 이러한 재미를 추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 폭력이 곧 내가 다른 사람보다 강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지요


카트라이더 같이 대결이 이루어지는 게임은 누가 더 강한가(빠른가) 하는 경쟁의 재미를 주는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목과 달리 전혀 심각하지 않은 게임성을 가진 시리어스샘은 일방적인 폭력을 통해 게이머의 강함을 입증하여 재미를 주는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철권과 같은 대전 액션 게임은 폭력을 통한 경쟁의 재미를 주는 게임 입니다


홈월드와 같은 전략 게임 역시 강함을 입증하면서 얻는 재미를 기반으로 합니다

 

학습 : 새로운 자극과 지식의 습득

학습이라고 썼지만 꼭 공부해서 이론적인 지식을 얻는다라는 의미 보다는 새로운 자극을 통해 무언가를 익히는 것이라 폭넓게 이해 하시면 되겠습니다
 – 물론 이론적인 지식을 얻는 것 자체도 재미가 되긴 합니다

예컨대 맹수의 새끼들이 서로 부대껴 놀면서 싸움법을 배우는 것이나 어린애들에게 공을 주면 던지고 굴리며 자극에 반응하는 법을 배우는 것 등이 이와 같은 것이라 할 수 있지요

사실 놀이라는 것이 바로 이 학습을 위해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어쩌면 이 학습이야 말로 놀이의 근원적인 재미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괴혼 같은 게임은 새로운 자극이 주는 재미를 주는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자극은 알게 모르게 학습 효과까지 가지고 있지요.


물론 퀴즈를 잘 푸는 것을 남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일종의 자기과시라 할 수 있지만 퀴즈를 푸는 것 자체는 학습의 재미라 할 수 있습니다.

지금껏 설명 드린 6가지 요소(보상, 자기만족, 대리만족, 긴장, 경쟁, 학습)는 물론 더 늘어날 수도 있고 위의 요소들이 더 세분화 될 수도 있습니다
또는 위의 요소들이 합쳐질 수도 있고 위의 요소들 자체가 반박될 수도 있겠지요
이것은 전적으로 앞으로 이 내용에 대해 얼마나 더 생각해 보느냐에 따라 달려 있는 것으로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 모두 함께 생각해 본다면 이 내용을 더욱 발전 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 따라서 차후에 이에 관련하여 분류나 내용 등이 바뀌게 된다면 다시 글을 올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무튼 내용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게임의 재미는 하나의 요소로만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취향이 다양한 만큼 다양한 재미 요소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다양한 방향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그리고 다양한 방향에서의 접근으로 게임의 재미에 대해 분석하고 더 많은 재미 요소를 찾아낼 수 있다면 게임에 더욱 다양한 재미를 접목 시킬 수 있을 것이다

글을 수정하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수집을 포함한 '자기과시'는 '자기만족'과는 별개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해서 추가합니다

따라서 재미요소는 아래의 7개로 다시 정리하겠습니다

  • 보상
  • 자기만족(성취감)
  • 자기과시(수집도 포함)
  • 대리만족
  • 긴장
  • 경쟁
  • 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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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uthor

지성을 추구하는 디자이너/ suyeongpark@aby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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