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yeongpark

지성을 추구하는 디자이너/ suyeongpark@abyne.com

똑바로 일하라

우리가 가장 흔히 오해하기 쉬운 것이 바로 실패를 거울 삼아 성공에 이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실패란 너무도 쉽고, 또 너무도 다양하기 때문에 –정말 예측하지도 못한 별 희한한 이유 때문에도 실패는 발생합니다– 실패는 같은 실패를 안 하게 할 뿐 그것이 성공에 이르는데 도움이 되지는 못합니다. 

실제로 이 책 본문에 나오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연구에 따르면 한 번 성공한 사업가가 다시 성공할 확률은 34% 였지만, 처음에 실패한 사업가가 다음 번 사업에서 성공할 확률은 사업을 처음 시작한 사람의 경우와 거의 비슷한(23%)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실패가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때문에 무슨 일을 하든 성공을 위한 노력을 해야 옳지, 이번에는 실패하더라도 그걸 발판 삼아 다음 번에 성공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는 어떤 일을 하더라도 실패할 수 밖에 없습니다. 어떻게든 성공을 시켜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해도 성공확률이 높지 않은데, 빠른 실패를 통해 경험을 삼는다는 것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지요. –앞서도 말씀 드렸지만 실패의 케이스는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빠르게 실패를 겪어도 다음 번엔 같은 실패는 안 하겠지만 또 다른 희한한 이유로 실패를 하게 됩니다. 

따라서 오로지 성공만이 그 가치를 갖는다고 할 수 있는데 –사실 성공의 크기를 어떻게 두느냐는 다른 이야기이겠습니다만– 이 책은 그 중에서도 –자신이 어떻게 성공했는지 모르는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인 사람이 아닌– 스스로 성공을 일구어낸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에 참으로 높은 가치를 갖는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꼭 사업을 하려고 하시는 분이 아니더라도 성공에 대한 경험을 듣는 것은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기 때문에 관심 있으시다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만한 책이라 생각됩니다.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

도요타가 한창 승승장구하고 그 프로세스에 대한 주목도가 올라갔던 때가 있었습니다. 비슷하게 바로 이 전에 읽은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에서는 모토롤라와 HP를 비전기업으로 설정하여 그 훌륭함에 대해 이야기 했었지요.
그 책 이후 나온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에서 역시 훌륭한 기업들의 사례와 그들이 어떻게 위대한 기업이 될 수 있었는가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여기서 재미난 것은 그렇게 한 때 칭송 받던 기업들이 어느 순간 몰락의 길을 걷게 되버리면 그들의 성공에 대해 칭송했던 많은 글들이 보기 민망해 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저자도 어떻게 본인이 칭송한 그 훌륭한 기업들이 왜 이제는 전과 같이 않은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원인에 대해 분석한 책이 바로 이 책입니다. 

이 저자의 3권 시리즈를 모두 읽어 보면 어떻게 해야 위대한 기업이 될 수 있고, 또 어떻게 하면 몰락을 겪게 되는가 하는  흐름이 적당히 이해가 됩니다. 핵심 가치를 올바르고 꾸준히 그리고 큰 역량을 집중해서 오랜기간 발휘하면 위대한 기업이 될 수 있고, 자신의 핵심 가치를 잃고 과도한 욕심을 부리거나 현실의 어려움을 맞서지 못하고 부정하는 등의 행동을 하면 아무리 위대한 기업이라도 몰락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하나 흥미로운 점은 혁신을 거부한다거나 변화를 등한시 하는 것도 물론 기업을 망하게 할 수 있지만, 사실 대부분의 경우는 현실에 안주했다기 보다는 과도한 욕심에 스스로 화를 자초한 경우였다는 점입니다.

핵심 가치를 올바르게 꾸준히 실행하고, 어려움을 맞서 이겨내고, 자만하지 않고, 과도한 욕심을 부리지 않고 하는 등의 행위는 비단 기업의 일에서만이 아니라 개인의 일생 역시 마찬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많은 위인 이야기나 학교 교과서를 통해 접할 수 있는 아주 뻔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뻔한 이야기를 데이터를 통해 증명한 것이고, 또한 그런 뻔한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일깨워 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꼭 사업을 하시는 분이 아니더라도 읽어 보면 좋을만한 책이라 생각됩니다.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

사람이 일생을 사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누구나 저마다 자신의 가치를 갖고 있을테지만, 사실 중요한 것은 어떤 가치를 갖고 있느냐 보다 그 가치를 갖고 있고 그 가치를 실행하며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겁니다. 삶의 철학을 갖고 있고, 그 철학에 따라 삶을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단순히 철학만 가지고 있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살아간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닙니다.

이것은 개인의 삶을 너머 기업이나 사회에도 마찬가지인데, 기업이나 사회가 어떠한 가치를 갖고 있으며, 그 가치를 구성원들과 얼마나 공유를 하고 있으며, 그리고 그 가치를 얼마나 실행하는가가 그 기업이나 사회가 나아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철학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더군요. 예컨대 미국이라 하면 '자유'가 떠오르게 마련인데, 우리나라는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그 철학을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어떻게 공유하고 있는지가 궁금합니다.

여튼 이 생각은 저만의 생각이라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이 책의 연구진들이 오랜 기간 100년 가까이 살아 남은 위대한 기업들 –책에서는 비전 기업이라 명명하였으므로 이하 비전기업–을 면밀히 관찰한 결과 그들은 각자 자기들만의 철학을 갖고 있으며 –이 철학은 대게 도덕적이게 마련인데, 왜냐하면 비도덕적인 철학을 구성원들이 따를리가 없기 때문이겠지요– 그 철학을 조직원들에게 공유하고 올바로 실행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의 훌륭한 점은 단순히 비전 기업들만 분석한 것이 아니라 그렇지 않은 비교군들 –한때는 비전 기업들보다도 잘 나갔으나 어느순간 따라잡혀 지금은 평범한 기업으로 남은– 과 비교를 하여 그 특징을 찾아냈다는 점인데, 자신들만의 가치를 갖고 그것을 공유하고 실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비전 기업들과 달리 비교 기업들은 철학이 없거나 그 철학이란 것이 그저 말로만 그칠 뿐인 것을 찾아내어, 기업의 철학과 그 철학의 공유와 실행이 비전기업이 되기 위해 필수적인 것임을 증명합니다.

또한 비전 기업들의 철학은 그 자체로서 매우 명확할 뿐만 수십년 혹은 수백년 시동안 시장이 어떻게 변화하더라도 변치 않을만큼 고유하다는 점, 비전 기업들의 목표는 크고 위험하고 대담한 것들(Big Hairy Audacious Goals)이며, 그 분명한 목표를 향해 정진한다는 점, 올바른 리더를 길러내고 그 리더의 승계를 명확히 하여 기업 가치의 영속성을 지킨다는 점과 같은 특징들도 갖고 있었습니다.

책의 내용은 기업 경영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얼핏 경영자가 아니라면 별 도움 안 되는 내용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제가 서두에 밝혔다시피 올바른 철학을 갖고 그것을 실행하는 것은 기업만이 아니라 작게는 개인의 삶에서 크게는 국가에 이르기까지 필수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런 이해를 얻기 위해서라도 이 책은 한 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라 생각됩니다.

처음 읽는 진화심리학

이전에 그 어렵고 지루했던 종의 기원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읽은 이유는 –사실 저는 못 읽겠다 싶은 책은 중간에 빠르게 포기합니다– 이전에 소개해 드린 인류 역사상 최고의 통찰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보고 싶었던 이유도 있었지만, 다른 이유는 제가 진화심리학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지인 분 중에 진화심리학 관련 지식이 많으신 분에 현혹되어서 진화심리학에 관심을 가진 후에 진화심리학을 본격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우선 그 뿌리인 종의 기원을 읽을 필요가 있었던 때문이지요.

여튼 이 책은 책 제목에도 있다시피 진화심리학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 책으로 왜 우리가 어떠한 특징을 갖고 있는가 혹은 왜 우리는 어떠한 행동을 하는가에 대한 진화심리학의 해석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남자는 왜 남성스러운 성격을 갖고 있으며, 여자는 왜 여성스러운 성격을 갖고 있는가?' 에 대해 기존의 표준사회과학모델(SSSM : the Standard Social Science Model)은 우리는 빈서판의 존재로 태어나지만 부모나 사회에 의한 학습 때문에 남자는 남성적인 성격을, 여자는 여성적인 성격을 갖게 된다고 이야기하지만, 진화심리학에서는 다양한 증거 –부모의 가르침을 받을 만한 시간이 없는 갓 태어난 아기조차 남자 아기는 남성적인 성격을, 여자 아기는 여성스러운 성격을 갖고 있다는 다양한 실험 증거들– 를 통해 그것이 사회적 학습의 결과물이 아닌 유전적으로 타고나는 기제라 설명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유전적인 기제는 자연선택이라는 진화 메커니즘에 의해 강화되었다고 합니다. –남성스러운 성격을 갖춘 남자들과 여성스러운 성격을 갖춘 여자들이 자손을 번식시키는데 더 유리했고, 결국 우리는 그러한 유전적 특성을 갖게 되었다. 우리는 결코 빈서판으로 태어나지 않았다. –이 부분이 재미있는게, 이 내용을 보면 맹자, 순자, 고자의 성선설, 성악설, 성무선악설 역시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여튼 흥미로운 내용도 많고, 맥락 이해도 잘 되는 부분이라 참 재미있는 학문이니 관심 있으시다면 한 번쯤 공부해 볼만한 영역인 것 같고, 또 이 책은 그 진화심리학에 대해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책이니 읽어보시면 좋을만한 책이라 생각됩니다.

다만 한 가지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사람의 성격과 행동을 너무 유전적으로 타고난 기제로만 설명하려 한다는 느낌을 좀 받았습니다. 이는 마치 경제학에서 인간을 합리적 존재라 가정하고 모든 이론을 전개하다보니 합리적이지 않은 행동을 이상하고 억지스러운 방식으로 설명하는 부분 –시민이 투표를 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라든가– 과도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람이나 세상 같이 복잡한 존재를 설명하는데 하나의 생각으로 접근하기는 무리가 있으니, 설명이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시각을 접근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컨대 군인이 전쟁에서 목숨을 바친다거나, 풍요롭지만 떳떳하지 못한 삶을 사느니 차라리 죽어버리는 사람들 같은 개인의 신념이 강한 경우 말이지요

종의 기원

개인적으로 인류 역사상 최고의 통찰은 바로 다윈의 '자연 선택'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비록 제가 생물학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종의 기원을 비롯하여 다윈의 저술을 전혀 읽어 본 적이 없었지만, 제가 관심있는 다양한 분야에서 –복잡계, 진화심리학 뿐만 아니라 경제, 경영 그리고 사실상 현대의 거의 모든 학문 분야– '자연 선택'이라는 개념이 점차 받아들여지고 발전해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언젠가 이 책을 읽고 어떻게 그러한 통찰이 발생할 수 있었는지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해왔었고, 이번에 시간적 여유가 넘쳐나게 되면서 읽게 되었는데, 제가 그전까지 갖고 있던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이 책을 다 읽었다는 사실이 매우 놀라울만큼 저는 이 책의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만 –아무래도 생물학적 지식이 부족하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책의 난이도가 무척이나 높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적어도 이 책을 쓰기 위해 그리고 '자연 선택'이라는 통찰을 얻기 위해 다윈이 어떠한 과정을 거쳤는지를 이해하게 되었고, 덕분에 인류사에 길이 남을 이 위대한 통찰이 결코 우연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다윈은 이 책을 쓰기 위해 수많은 실험들을 굉장히 오랜 기간 실행했는데, 예컨대 단순히 동물들의 사육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식물의 씨앗이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식물의 씨앗을 그냥 물에 빠뜨려 얼마나 오래 사는지를 실험해 본다거나 죽은 새의 위 속에 존재하던 씨앗을 다시 꺼내 싹을 틔웠을 때 생존하는 확률을 실험하는 등 –그냥 물에 빠뜨린 씨앗은 얼마 못 살지만, 새의 위 속에 들어 있던 씨앗은 놀라운 정도의 질긴 생명력을 보여줍니다– 은 다윈이 이 이론을 완성하기 위해 얼마나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노력을 지속해 왔었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또한 인간이 사육재배를 통해 사육동물이 변이를 일으키는 것에서 착안해 –빠른 말이 필요한 지역에서는 사육자들이 빠른 말 위주로 교배를 시켜서 느린 말은 도태 되고, 힘센 말이 필요한 지역에서는 사육자들이 힘센 말 위주로 교배를 시켜서 힘이 약한 말은 도태가 되는– '자연 선택'이라는 통찰을 이루어 낸 것 역시, 그가 결코 우연적으로 이 결과물을 얻어낸 것이 아니라, 그의 철저한 과학적인 관찰과 실험, 합리적인 추론에 기반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다는 사실도 깨닫게 해 줍니다.

저 역시 책의 내용을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에 다른 분들께 이 책을 읽어보시라고 권해드릴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이 위대한 통찰을 만들어 낸 다윈에게 진심을 다한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게임스토밍

디자인을 할 때 의도가 참 중요한데, 혼자서 의도를 결정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특히나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정하는 초기와 같은 경우에는 프로젝트 멤버들이 합의하고 공유할 수 있는 의도를 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의도란 것을 혼자만 결정할 경우 팀 작업의 색이 바래지기 때문이기도 하고, 함께 의도를 결정하면 각자의 생각에 대한 논의와 토론이 이루어져 더 나은 의도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100% head의 의도대로만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긴 있겠습니다만
그런데 그 합의를 이끌어 낸다는 것이 사실 무척이나 어려운 일인데, 일단 회의를 시작하면 회의의 시작한 목적은 잃어버리고 중구난방 이야기가 뻗어나가버리거나, 논의를 벗어나지 않더라도 합의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다반사로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좋은 방법들을 소개하는 책으로, 실제로 쉽게 적용 가능한 다양한 방법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처음 책을 접할 때 책의 제목에 '게임'이라는 단어가 붙어 있어서 '무슨 게임화된 방법을 소개하는 것인가?' 했었는데, 막상 내용은 딱히 게임스럽지 않고 –게임이라는 단어는 아마도 책을 좀 더 쉽게 느껴지게 하기 위한 단어 선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 내용은 오히려 좋은 디자인 절차에 가깝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근래 더 나은 디자인을 위한 다양한 생각을 하던 차에 이 책을 접하고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좋은 게임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게임에 대한 지식이 필수적이지만 그만큼 디자인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기 때문에 –게임을 디자인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이러한 좀 더 나은 의도를 이끌어 내는 방법을 다루는 책은 게임 디자이너라면 꼭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라 생각됩니다.

ps) 책의 마지막에 이 책이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디자이너들이 모인 컨퍼런스에서 만난 사람들에 의해 쓰여졌다고 하는데, 마치 경제학자들과 물리학자들이 모인 컨퍼런스에서 복잡계 경제학이 큰 진전을 이룬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개인적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디자이너들이 모여 각자 자신이 하는 제품에 대한 다양한 디자인 방식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Gamification & 소셜게임

이전의 맥고니걸이 쓴 '누구나 게임을 한다'를 읽으면서 느꼈지만 게임이 그 자체로 가진 유익함이 3가지가 있는데 그 중 첫째가 재미이고, 둘째는 교육성이며, 셋째는 사회성입니다. 왜 게임이 그러한 구조를 지니고 있는지를 설명하기에는 이 글이 적절치 않으니 생략하고 넘어가면, 여튼 그러한 게임이 가진 유익함을 이용하여 세상의 다른 것들에 게임적인 요소를 넣어 디자인하는 것이 바로 게임화(Gamification)입니다. 사실 개념 자체는 새로운 것이라 하기는 힘들지만 여튼 지금까지 회자 되는 것을 보면 많은 곳에서 유용하게 받아들이는 개념임에 틀림 없어 보이고, 개인적으로도 이는 앞으로의 큰 흐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때문에 개인적으로 게임화에 큰 흥미를 느끼고 있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지만 Gamification이라는 단어가 무려 제목에 붙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게임화에 대한 내용이라기보다는 그냥 소셜게임 개발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개발서적에 가깝습니다. 게임화에 대한 내용은 많지 않고 대부분의 내용이 게임디자인과 소셜게임에 대한 것을 담고 있기 때문이지요. 

물론 그 내용이 나쁜 수준은 아닙니다만 바로 이전에 읽다가 포기한 Casual Game Design과 마찬가지로 그 내용이 초급 게임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게임화에 대한 내용을 기대하고 책을 읽으신다면 다소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소셜 게임에 대한 꽤 많은 내용과 개념이 잘 정리되었기 때문에 소셜 게임쪽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꼭 초급 게임 디자이너가 아니더라도 읽어볼만 할 책입니다. 

게임 디자인 원론 2

게임 디자인을 이야기하는 책도 많이 없는데다 있는 책들도 대부분 게임 디자인의 절차나 방법 같은 실무적인 내용을 다루는데 비해, 이 책은 게임 디자인의 이론적인 내용을 다루는 아주 보기 드문 책입니다. –이미 1권에 대한 소개해서 말씀 드렸지만 이 책은 Rules of Play라는 원서를 나누어 출간되고 있는데 아마 3권이 조만간 출간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권에서 이미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딱히 책 자체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2권에 대한 내용을 이야기 해 드리자면, 게임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을 다루었던 1권에 비해 이번에는 게임의 규칙(Rule)에 대해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게임의 규칙이란 무엇이며, 게임의 규칙의 형태는 어떠한 것들이 있으며, 다양한 시스템으로서 게임을 바라보는 내용 등을 다루는 것이지요. –시스템에 대한 내용에서는 저자가 복잡계를 비롯하여 다양한 이론을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에 좀 놀랐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게임에 대한 다른 이론이 있어서 책에서 다루는 이론과는 좀 다른 생각을 하였습니다만 여튼 책에서 다뤄지는 내용과 제 생각을 비교해 볼 수 있어서 좋았고, 덕분에 제 이론을 좀 더 발전시킬 수 있 계기가 되기도 하여 좋았습니다. 책을 통해 저자와 소통하며 내 생각을 발전시킨다는 독서의 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책이지요.

혹, 이런 이론이 실제 게임 디자인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느냐 물으시면 저는 튼튼한 이론적 기초가 뒷받침 되지 않고 훌륭한 디자인을 할 수는 없다는 것으로 답해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당장 써먹을 수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배워두면 이후 자신의 방식을 만들어갈 때 충분히 밑거름이 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는 마치 우리가 수학을 배우는 이유가 물건값 사고 거스름돈 계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수학을 배움으로 인해 그 자체로 얻을 수 있는 합리적이고 논리적, 수리적 사고 능력을 기르기 위함인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물론 수학 이론을 그대로 써먹는 과학과 같은 분야가 있기는 합니다만

이 책이 선두에 있더라도 아직 게임 디자인 이론에 대한 분야는 더 많이 연구되고 발전되어야 하는 분야이고 스스로의 방식도 만들어 가야 하는 분야이긴 하지만, 선행 연구 자료가 있고 그것을 자신의 생각과 비교해 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관심 있는 분이시라면 한 번쯤 읽어보시면 좋을만한 책입니다.

위대한 게임의 탄생

법원에서 판결을 내릴 때 기준으로 삼는 것이 2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사실 당연한 얘기지만– 국회와 같은 입법기관에서 만들어진 '법' 이고, 다른 하나는 비슷한 사건에 대해 먼저 내려진 '판례'라고 합니다. 그만큼 앞선 사례라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인데, 이는 법원에서 법을 판단할 때만이 아니라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있어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도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함인 것이죠. 

사례가 많이 쌓인 다른 분야에서도 이처럼 선행된 사례는 무척이나 중요한데 하물며 게임처럼 역사가 길지 않은 산업에서 앞선 사람들의 경험담은 말 그대로 보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성공사례라면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실패사례라하더라도 그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닌 것이지요–저는 오히려 비슷비슷한 내용일 수 있는 성공사례에 비해 좀 더 다양한 내용이 담겨 있는 실패사례를 좀 더 좋아하곤 합니다.

실패에 대한 가혹한 문화권 차이인지 포스트모텀 자료가 많지 않은 우리나라에 비해 –일본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포스트모텀이 많이 공유된 서양권 게임 업계가 그런 의미에서 참 부러웠는데, 이런 책이 나와 참으로 고맙고 앞으로 이 책으로 말미암아 우리나라도 자신의 경험담을 공유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습니다.

여튼 책 얘기를 하자면 이 책은 총 3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파트 1은 원서에 있는 해외 유명한 게임들의 사례들이 정리되어 있으며, 파트 2는 파트 1의 사례들을 종합하여 분석한 공통적인 잘된점, 잘못된점/ 유능한 개발조직의 특징/ 배운것 적용하기 등이 요약되어 있고 –개인적으로 이 책 전체를 안 읽더라도 이 파트2 부분은 꼭 읽어야 한다고 생각될 정도로 좋은 내용이라 생각됩니다– 파트 3부분은 역자이신 박일님이 추가하신 국내 사례가 정리되어 있습니다.

책에 담긴 내용의 훌륭함은 말할 것도 없고, 책 자체의 구성이 읽기 쉽게 되어 있는데다 등장하는 게임들이 널리 알려진 게임들이기 때문에 그 게임들의 뒷이야기를 듣는다 셈 치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아주 좋은 책입니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부분은 해외 사례보다 국내 사례의 디테일이 좀 더 높았다는 점인데, 아마 국내 개발자들도 이러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으나 그동안 자리가 없어서 못 하다가 이번에 기회가 생기자 그동안 쌓인 한을 풀어낸 게 아닐까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역자분께서 국내 사례를 모아 2권을 내고 앞으로도 계속 책을 이어가고 싶다 하시니 뜻 있는 분들께서 도움을 주시어 국내 게임 업계가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ps. 사실 이런 책은 개발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 생각하고, 미래 게임 산업의 역군을 길러내는 교육 현장에서도 실제 업계의 경험담을 배울 수 있는 이러한 책을 교재로 사용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게임을 한다

게임의 가능성이 유희에만 한정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게임을 이용하여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개념은 참으로 흥미로운 개념입니다. 게임이라는 구조가 놀이라는 행동과 잘 맞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게임=놀이 라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흔히 아는 기능성게임이라든가 하는 것도 결국 게임이라는 구조를 이용해서 놀이가 아닌 다른 목적을 가진 것과 결합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뭐 게임에 대한 정의를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니 대충 여기서 넘어가서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이 책은 바로 그러한 게임의 구조를 가지고 단순히 놀이를 하는 것 이상의 것을 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예컨대 게임으로 학습을 유도하는 Quest to Learn 학교 사례라든가, 일상적인 서비스에 게임적인 요소를 접목 시켜 참여를 유도하는 나이키 플러스, 포스퀘어와 같은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그리고 나아가 게이머들이 국회의원들의 비리를 파헤치고 가난한 나라에 기아를 해결하 것과 암을 정복하는데 기여하여 세상을 발전시키는 등의 내용이지요.

처음 이 책을 접할 때는 많은 경우의 게임 관련 문화서적이 그러하듯 게임에 흥미는 있지만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 의해 쓰여져서 흥미로운 통찰은 있지만 깊이가 얕았던 것에 비해 이 책은 저자인 맥고니걸이 이미 오랜 경력의 게임디자이너인 덕에 게임에 대한 이해가 무척이나 깊어 꽤나 흥미롭게 읽은 책입니다.

2, 3부의 사례들은 이 책 외에서도 많이 접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라 사실 큰 흥미를 못 느꼈지만 1부의 어떻게 게임이 사람을 즐겁게 하고 게임의 구조는 어떤지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꽤나 흥미로웠습니다. 그 중 어떠한 부분은 제 생각과도 많이 유사했고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제 생각과 좀 다른 부분도 있기는 했지만 게임에 대해 마치 심도 깊은 토론을 나눈 것 같은 기분을 느꼈지요

게임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도 게임이 어떠한 것이며 어떻게 유용한 것인지를 알려주기 때문에 흥미롭고, 게임에 대한 이해가 높은 사람도 게임에 대한 생각을 나눠볼 수 있는 책이기 때문에 관심 있으시다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라 생각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