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Archives: 읽은 책

세이건 & 호킹 : 우주의 대변인

제목에서 짐작 가능하듯 우주에 대해 다루는 과학 교양서. 다른 지식인 마을 시리즈와는 조금 다르게 주요 인물들 –세이건과 호킹– 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 않고 그들이 다룬 이론에 대해서만 살짝 언급된다.

빅뱅과 별의 탄생, 무경계 우주론 등과 같은 우주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는데, 저자가 세이건과 호킹의 과학 대중화에 큰 공감을 해서인지 크게 어려운 내용 없이 대단히 대중적인 수준에서 다루고 있다. 그 부분이 살짝 아쉬울 수도 있지만 여하튼 가볍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은 좋음.

아리스토텔레스 & 이븐 루시드 : 자연철학의 조각그림 맞추기

제목 그대로 아리스토텔레스와 이븐 루시드의 자연 철학 이야기. 이전에 읽은 <뉴턴 & 데카르트 : 거인의 어깨에 올라선 거인>과 같은 교양 과학사. 비록 현대의 기준으로는 잘못된 이야기지만, 자연을 이해하기 위해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사고와 노력으로 과학사에 흔적을 남긴 고대 그리스와 중세 이슬람 철학자들을 다루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를 비롯한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에 대해서는 널리 알려진 이야기가 많지만 –일단 학교에서도 고대 그리스부터 시작하니까– 중세 이슬람의 과학 이야기에 대해서는 널리 알려진 내용이 많지 않다. 르네상스가 이슬람에서 넘어온 고대 그리스 번역서들 덕분이었다는 이야기나 알콰리즈미라는 이슬람 수학자 이름에서 알고리즘이라는 단어가 나왔다는 것 등을 보면 중세 이슬람 과학의 영향력이 결코 작지 않음에도 그에 비해 접할 수 있는 내용은 많지 않다는 것은 좀 아쉬운데, 이 책은 그러한 아쉬움을 조금 달래준다는 점에서 괜찮은 듯.

분량도 작기 때문에 가볍게 읽어보면 괜찮을만한 책이라 생각 됨.

일상기술 연구소

‘일상 기술 연구소’라는 이름의 팟캐스트의 내용을 모아 놓은 책. 다양한 생활인들의 다양한 생활 기술이 소개 되고 있다. 흥미로운 부분도 있고 소소한 부분도 있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

뉴턴 & 데카르트 : 거인의 어깨에 올라선 거인

뉴턴과 데카르트를 중심으로 하는 교양 과학사. 아무래도 주로 뉴턴을 중심으로 다루는데, 물리 법칙 보다는 뉴턴이라는 인간의 생에 좀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어메이징 그래비티> 보다 좀 더 가벼운 책. 분량도 작아 정말 금세 읽었다.

기대했던 내용과는 좀 달랐지만, 흔히 보기 어려운 뉴턴의 정치적인 모습 –조폐국장과 왕립학회장으로서의 뉴턴의 모습– 에 대해 알 수 있었던 것은 흥미로웠음. 그래도 근대 물리학에 대해 좀 더 깊이 있는 교양서를 원한다면 <어메이징 그래비티>를 추천.

길가메시 서사시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왕 길가메시를 주인공으로 한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 된 영웅 서사시. 호메로스의 서사시보다 1500년 앞선 이야기라고 한다.

훗날 많은 영웅 서사시 구조의 원형이 담겨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야기 전개가 대단히 거칠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요즘의 잘 다듬어진 이야기 구조를 가진 컨텐츠에 익숙해져 있다면 재미를 느끼기는 어려움.

개인적으로 하나 흥미로웠던 부분은 홍수 이야기. 노아의 방주 원형이 되는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카톨릭 까기를 즐겨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쯤 읽어 볼 만 할 듯.

인포메이션

<카오스>를 비롯한 여러 과학 저술로 유명한 제임스 글릭의 정보에 대한 이야기. 제목과 목차만 얼핏 보고 섀넌의 ‘정보 이론’에 대한 책이라 생각했지만, 그에 대한 내용은 일부에 불과하고 전체적으로는 정보 자체에 좀 더 초점을 맞춘 책. 대중 교양서라고 하기에는 기반 지식이 꽤나 필요해서 책을 다 읽었음에도 당췌 무슨 소리인지 알기 어려웠다.

책의 핵심을 요약해 보자면 존재 이전에 정보가 있었다 –비트에서 존재로(It from bit)– 는 것인데, 내가 정보 이론을 몰라서 그런건지 쉽게 납득이 가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정보 이론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으니 나중에 따로 공부해야겠음.

책 전반부에 구술 문화와 문자 문화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좀 잘못된 내용인 것 같아서 첨언. –심지어 나는 그 책도 읽어 봤다.– 구술 문화의 사람이 문자 문화의 사람 보다 추상적 사고 능력이 떨어진다는 내용인데, 사실 그것은 글을 쓰느냐 안 쓰느냐의 차이가 아니라 그냥 교육 수준의 차이라고 보는 편이 맞는 것 같다. 심지어 책 내용 안에서도 문자 문화권의 문맹도 추상적 사고 능력이 있다고 나오니 글쓰기를 하지 않으면 추상적인 사고 능력이 떨어진다고 보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직업으로서의 학문, 정치

베버의 ‘직업으로서의 학문’과 ‘직업으로서의 정치’ 2개의 강연을 하나로 엮은 책. 강연을 엮은거라 아주 깊게 들어가지는 않고, 전반적인 내용만 훑는다.

‘직업으로서의 학문’은 교수라는 직업과 대학이라는 곳에 대한 여러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현재의 대학과도 비슷한 내용 –강사로서는 생계가 어렵고, 교수 자리는 운이 따라야 하고 등– 이 많아 흥미로웠다. 다만 그렇게 주목할만한 내용은 안 보여서 딱히 읽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음. 그래서인지 ‘직업으로서의 정치’만 독립적으로 엮은 책도 많다.

‘직업으로서의 정치’에서 베버의 관료제와 행정에 대한 내용이 다뤄지는데, 깊게 다루지는 않지만 가볍게 훑는 내용만으로도 왜 베버가 근대 관료제 이론의 창시자인지를 알 수 있었다. 굉장히 다양한 나라의 오랜 역사를 분석해서 관료와 행정에 대한 이론을 체계적으로 정리 하였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음. –특히 책임을 지는 자리의 정치가와 일을 수행하는 자리로서 행정가를 구분하는 내용은 좀 놀라웠는데,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는 격언도 생각나고 참 흥미로웠다.

관료제에 대한 관심 때문에 베버의 책을 한 번 읽어봐야겠다 싶던 와중에 분량이 적어 읽게 되었는데, 맛만 본 느낌이라 아쉬웠다. 베버의 이론을 본격적으로 이해하려면 다른 책을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음.

마음챙김 학습혁명

‘마음챙김 학습’이라는 용어는 내가 《마음챙김Mindfulness》이라는 저서에서 제시한 ‘마음챙김’이라는 개념에서 유래한 것이며, 이 책에서는 매우 특정한 방식으로 쓰인다. 어떠한 행위에 관한 마음챙김 접근법(mindful approach)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계속해서 새로운 범주를 만든다. 둘째,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인다. 셋째, 여러 가지 다른 관점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반면 마음놓침(mindlessness)의 특징은 기존 범주에 갇혀 있음, 새로운 신호에 반응하는 걸 막는 습관화된 행동, 그리고 한 가지 관점에서만 행동한다는 것이다. 일상적인 말로 표현하자면, 마음놓침은 자동주행 상태와 같은 것이다. –<마음챙김 학습혁명> 중에서

심리학 교수가 쓴 올바른 학습에 대한 글. ‘마음챙김’이라는 상태를 바탕으로 하면 더 나은 학습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심리학 교수이다 보니 여러 심리 실험을 바탕으로 내용을 전개하는데, 개인적으로 학습에 대해서는 뇌과학을 기반으로 한 내용을 좀 더 신뢰하기 때문에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가 좀 더 좋았음.

Continue reading

여기에 당신의 욕망이 보인다

한창 핫 할 때보다는 좀 가라앉은 것 같지만 여튼 소셜 미디어 + 빅데이터가 조합된 데이터와 마케팅 이야기.

저자도 책에서 밝히고 있지만 데이터 분석이라고 할만한 내용 보다는 데이터를 이용한 마케팅과 관련한 가벼운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가볍기 때문에 쉽게 읽힘.

제목과 표지에 쓰인 글귀만 보면 ‘약 파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책의 주 내용도 현재의 유행을 잘 포착하는 것에 대한 것이긴 하지만, ‘문제를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 ‘사람의 정체성은 하나가 아님을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 ‘감정을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 ‘사람을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 등 새겨 들을 만한 이야기도 많기 때문에 읽어 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 됨.

다만 지난 일에 대한 사후적인 설명이나 소셜 미디어를 보면 세상을 전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물론 이 책이 쓰여진 당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믿었으니 무리는 아니다– 내용은 적절히 감안해서 읽을 필요가 있다.

교양인을 위한 수학사 강의

수학 역사를 다루는 대중 교양서. 사실 막상 읽어보면 교양서라고 보기는 좀 어려운데, 설명이 딱히 쉽지 않아서 수학에 대한 지식이 충분하지 않으면 설명하는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처음에는 내가 수학을 잘 몰라서 이해를 못하는건가 싶었는데, 후반부에 내가 확실히 알고 있는 부분을 읽으면서 저자가 쉽게 설명 가능한 것을 참 어렵게 설명한다는 것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음. 이언 스튜어트가 대중 수학 교양서로 유명하다던데 어떻게 유명한건지 신기하다. 개인적으로 이언 스튜어트의 책은 3번째 도전해서 처음으로 완독 했는데, 마지막 챕터가 카오스를 다루는게 아니었으면 이 책도 아마 중간에 포기했을 것.

개인적으로 경험한 수학 교양서들은 너무 쉬워서 지루하거나 아예 이해를 못하거나 둘 중 하나인 경우가 많았는데, 과학은 현실 세계에 대한 비유적 설명이 가능한데, 수학은 그게 잘 안되서 그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