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Archives: 추천하는 책

언페어

제목인 언페어만 보고 사법체계의 숨겨진 불평등에 대한 고발을 하는 내용이라 생각 했었는데, 사실은 인간의 인지적 편향과 오류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수사와 판결 등의 불합리함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책이었다.

수사와 판결 과정에 끼어드는 인간의 편향이나 인지적 오류에 대해서는 기존에 행동경제학이나 인지과학 서적들에서 접했던 내용들과 유사 했지만, 그것을 사법체계에 적용시켜 올바른 사법 체계 구축에 대한 논의는 흥미로웠다. 특히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아니라 교화를 중심으로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것과 인간의 편향을 없애기 위해 아바타를 이용한 재판은 개인적으로 생각해 볼만한 논의점 이었다.

생각해 보면 국가의 법률 체계는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복수를 직접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3자의 관점에서 대신 처벌을 해주는 것을 근간으로 하고 있을텐데,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직접 사죄하고 보상하고 용서를 구하지 않는 이상 국가가 처벌을 아무리 강하게 하더라도 정작 피해자에게 돌아오는 보상은 없는데 어떻게 이런 식으로 처벌 체계가 갖춰졌는지 참 신기한 일이다. 피해자가 멀쩡히 있는데, 대중에게 사과하고 자신은 사과를 했다고 하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닌가?

더불어 인간의 편향을 없애기 위해 저자는 재판을 아바타를 도입하는 논의를 하였는데, 개인적으로는 그것과 별개로 먼 훗날 재판을 기계에게 맡기는 시대가 된다면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도 궁금함이 들었다. 인간이 가지는 편향은 없겠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경제의 교양을 읽는다 – 고전편

제목 그대로 경제학사에 대한 내용을 교양으로써 다루는 책. 제목에도 나오지만 고전 –시기적으로는 베블런까지– 경제학을 다루며, 현대편은 별도의 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교양서지만 경제학자들이 논의한 주요 내용을 꼼꼼히 다루고 있어서 경제학을 잘 모르는 나 같은 사람이라면 공부 삼아 읽어도 좋을만한 책. –내가 요즘 다른 분야에 대한 공부에 관심을 두지 않았더라면 차후에 공부용으로 정리했을 법하다– 경제학도라면 경제학사의 맥락을 잡는 용도로 읽어도 좋을 것 같다.

프루스트는 신경과학자였다

뇌에 대한 여러 내용을 다루는 책. 프루스트를 포함하여 신경과학과는 거리가 먼 예술가와 요리사들이 신경과학이 밝혀내기도 전에 깨달았던 사실들과 그 의미에 대해 다루는 책.

개인적으로 신뢰하는 최낙언씨가 추천하는 책이라 읽게 되었는데, 최낙언씨 강의를 많이 들어서인지 책에 있는 내용이 새롭지는 않았다. 그래도 좋은 내용이 담겨 있으니 관심 있으시다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

운동화 신은 뇌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운동과 뇌에 대한 책. 한 줄로 요약하자면 운동은 뇌에 좋다는 것. –한 줄 더 추가하면 낮은 수준의 스트레스는 우리 몸에 좋다는 것도 있다.

현대 사회에서 지능에 초점에 맞춰져 있다보니 뇌는 생각하는 기관이라는 착각을 하게 마련인데, 사실 뇌는 몸을 움직이기 위해 필요한 기관이라는 것을 이해하면 –생각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기 위해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달된 것일 뿐. 멍게가 더는 움직일 필요가 없어질 때 뇌를 소화 시켜 버리는 것이 그러한 맥락– 뇌가 우리 몸과 얼마나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고, 그러면 다시 운동이 우리 뇌에 좋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우리가 수렵 채집을 해왔던 시기를 생각해 보면 인간의 신체 구조는 결국 오래 달리기 위해 만들어진 구조임을 생각해 볼 수 있고, 그 점에서 생각해 보면 가장 좋은 운동은 역시 달리기인 것 같다. 단 하나의 운동을 해야 한다면 달리기를 해라. 물론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자신에게 스트레스가 될 정도의 강도는 되어야 효과가 좋음.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는 우리를 더 성장 시킨다.

팩트풀니스

소제목에 나오는 것처럼 세상은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내용의 책. 언론을 통해 접하는 정보는 대게 자극적인 것 위주로 다뤄지다보니 세상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는데, 현실은 세상은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이야기. –제목 자체가 팩트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믿을만한 팩트를 근거로 논의를 하고 있다. 쉽게 말해 이 책의 내용은 팩트다.

물론 온난화와 같은 이슈가 아니라 경제적인 측면에서 발전이 이루어짐에 따라 생계, 교육, 평등, 안전 등이 나아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세상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내용 자체도 흥미로운 내용이지만, 사실 이 책이 다루는 주요한 내용은 세상을 올바르게 바라보고 이해하자는 사고관의 형성이라 할 수 있다. –사실 나는 이미 훈련된 상태라 특별히 새로울 것은 없었지만, 이런 내용을 접하면 ‘역시 나는 틀리지 않았어’ 하는 안도를 하게 된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좋은 내용의 책이니 한 번쯤 읽어 보면 좋을만한 책이라 생각 됨.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애덤 스미스에서 시작해서 맑스, 케인즈, 밀턴 프리드먼 등 경제학사에 굵직한 영향력을 남긴 경제학자들을 중심으로 경제학 흐름을 살피는 경제학 교양서.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행동경제학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경제학자들의 생애와 그들이 다룬 이론들에 대해 다루면서, 그에 대한 저자의 코멘트까지 달려 있어서, 경제학사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입문서. 경제학에 관심 있다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

백미러 속의 우주

대칭을 중심으로 한 현대 물리에 대한 교양서. 저자가 대단히 유머러스해서 읽는 내내 재미가 있었다. 물리학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읽어 볼 만한 책.

다만 나도 물리학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편은 아님에도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이 좀 있어서, 현대 물리학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표준 모형 등– 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식은 있어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듯.

상대성이론이나 양자역학은 여기 저기서 많이 접해서 교양 수준으로는 이해하고 있지만, 표준 모형은 볼 때마다 내용 이해가 잘 안되고 막히는 기분인데, 표준 모형 자체를 좀 곱우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

반물질

물질의 반대인 반물질에 대한 물리학 교양서. 반물질이라고 해서 존재 하지 않는 음의 영역의 것이 아니라 현재 우주를 구성하는 원자를 이루는 양성자, 중성자의 전자 대칭 형태가 되는 반양성자와 반중성자, 양전자와 같은 존재를 의미한다.

반물질에 대해서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그 자체도 물론 흥미로웠지만, 기존에 읽었던 물리학 교양에 비해 –보통은 러더퍼드에서 시작해서 아인슈타인을 지나 하이젠베르크, 슈뢰딩거까지 이어지는– 좀 더 현대의 내용까지 다뤄지고 있어서 좋았다. 양자역학도 쉬운 개념이 아니지만, 현대의 표준 모형은 워낙에 많은 것들이 있어서 이해하기 참 쉽지 않다.

책 자체는 댄 브라운의 <천사와 악마>에서 다뤄지는 반물질에 대한 오해에 대해 바로 잡으려는 목적으로 쓰여진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결말에서 꼼꼼히 다뤄진다– 나는 그 소설을 안 읽어봐서 딱히 오해할만한 것도 없었지만, 덕분에 괜찮은 책이 출판되었으니 나로서는 즐거운 일이다.

아톰 익스프레스


<어메이징 그래비티>, <게놈 익스프레스>에 이은 조진호 작가의 최신작. –어메이징 그래비티는 시리즈의 연속성을 위하여 그래비티 익스프레스로 이름이 바뀌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원자를 탐구한 과학자들의 여정을 다루고 있다.

처음에는 원자 이야기라길래 양자역학까지 나오나 했더니 –실제로 책 도입부에는 파인만이 나온다– 아인슈타인을 마지막으로 끝나서 아쉬웠음. 중간에 전자기학에 대한 예고가 나오는데, 다음 편은 진화로 예정되어 있어서 양자역학 이야기는 한참 뒤에나 볼 수 있겠군 싶었다.

원자론이지만 초기 화학자들의 역할이 중요했음을 다루는 것이나, 내가 좋아하는 엔트로피 개념이 자세히 다뤄지는 것도 좋았음.

기억의 비밀

제목 그대로 기억에 대한 이야기. 최신 뇌과학 이론을 기반으로 상당히 깊이 있는 내용이 다뤄진다.

뇌의 분자적인 수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설명도 그림과 함께 자세히 다뤄지는데, 나름 뇌과학 관련한 대중서를 좀 읽어 봤다고 생각한 나도 한 번에 이해하기는 조금 어려웠다. –그 어려움에는 영 좋지 못한 번역도 한 몫한 듯– 보통은 읽다가 포기하게 되는데, 이 책은 내용이 아쉬워서 끝까지 참고 읽었음.

차후에 반드시 다시 읽으면서 공부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