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Archives: 추천하는 책

WPF MVVM 일주일 만에 배우기

제목 그대로 WPF와 MVVM에 대해 알려주는 책. 일종의 요약서 같은 책이라 핵심적인 개념들만 모아놔서 초심자가 보기에는 적합하지 않고, 프로그래밍 경험자가 WPF와 MVVM에 대해 훑고자 할 때 좋은 가이드가 됨.

개인적으로 C#을 사용하면서 참 우아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는데, 이 책을 통해 배운 WPF 또한 감탄이 나오는 부분이 여럿 있었다. 확실히 책임지는 사람이 명확히 있고 그 사람들이 주도적으로 이끌고 나가는 결과물이 완성도와 완결성 있다고 생각 됨.

WPF 자체는 최신도 아니고 주력 기술도 아니지만 –WPF 후에 나온 UWP를 넘어 MS는 이젠 Xamarin을 밀고 있으니– 최근의 다양한 곳에서 적용되는 MVVM 패턴의 시초를 맛볼 수 있으니 –Xamarin도 xaml을 사용한다– 관심 있으면 읽어 볼 만한 책.

크리스퍼가 온다

내가 생각하기에 적어도 현세대에는 AI보다 훨씬 파괴력 있을거라 생각하는, 유전자 편집 기술의 3세대 기술인 CRISPR-Cas9 (이하 크리스퍼)를 개발자하여 노벨상 0순위로 꼽히는 다우드나 교수의 저서. 크리스퍼에 대한 글은 많지만 개발자가 직접 쓴 글이라 더 가치가 있게 느껴진다.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 같은 느낌이었는데, 그것보다는 명료해서 좋았다.

책은 크게 유전자 편집 기술의 흐름을 쫓는 부분 –본인이 크리스퍼를 개발하기까지– 과 크리스퍼 기술이 가질 수 있는 미래 모습에 대한 부분으로 나뉘는데, 전반부는 생물학에 대한 이해가 있지 않으면 따라가기 쉽지 않고 –나도 생물학은 몰라서 대부분 이해를 잘 못했음– 뒷부분은 인문학적인 부분이라 생각해 볼만한 점이 많았음.

저자는 자신이 만든 기술의 파괴력이 너무나 강력해서 원자폭탄을 만든 오펜하이머와 같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그래도 발견한 기술을 인류를 위해 유용하게 쓰이길 바라는 마음이 공존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토론 중에 누군가가 이야기한 크리스퍼로 유전병을 치료할 수 있는 사람을 치료하지 않는 것이 도리어 죄가 될 수 있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세상을 변화시킬 발견, 발명을 해낸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고뇌가 느껴져서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들었다.

나는 늘 기술 자체에는 선악이 없고 –칼 자체는 죄가 없다. 그걸로 사람을 찌르는 사람이 죄지– 현실 세계에는 경계가 모호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디까지가 자연이고 어디까지가 인위인지 구분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크리스퍼를 이용한 유전자 편집 자체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인류가 가본적 없는 길에 들어섰을 때의 두려움이야 있게 마련이지만, 여튼 나아가면서 생기는 문제는 그 상황에 맞게 바로 잡으면 되는 일이다.

메시 Messy

현실을 통제하려는 것이 오히려 일을 더 망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현실을 통제하기 보다 복잡성을 그 자체로 받아들이라고 이야기 하는 책. –복잡계를 말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복잡성(complexity)은 무작위(random)와는 다르다

저자는 경제 저널리스트로 유명하지만 책 내용은 경제 보다는 복잡계에 가까운데, 개인적으로 복잡성을 좋아하는 관계로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다.

세계경제사

제목 그대로 세계경제의 발전 흐름을 쫓고 왜 서구가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경제적 성과를 거둘 수 있었는지 –왜 산업혁명이 유럽에서 발생했는가?– 를 탐구하는 책. 후자의 내용은 마치 <총, 균, 쇠>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제도, 문화, 종교 등을 경제적 발전의 차이로 보는 기존의 널리 알려진 많은 견해를 비판하고, 기술, 세계화, 정책 등을 주요한 원인으로 짚는데 –기술에 대해서는 노동 임금이나 교육과 같은 좀 더 복잡한 논의가 포함되어 있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막스 베버의 ‘청교도 윤리가 서구 사회의 경제적 발전을 이끌었다’와 같은 것보다 훨씬 더 설득력이 있었다.

내용도 어렵지 않고 분량도 많지 않기 때문에, 대중서로 읽기에 좋은 책.

금융경제학 사용설명서

금융 경제학에 대한 입문서. 현대적인 금융 시스템의 탄생부터 현대 금융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꼼꼼하고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음. 많이 배웠고, 나중에 기회가 되는대로 다시 한 번 공부할 생각.

지식경제학 미스테리

애덤 스미스의 핀공장에서부터 신성장 이론까지 경제성장에 대한 경제학 이론의 발전사를 담은 책. 어떤 나라는 부유하고 어떤 나라는 그렇지 못한가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논의가 꼼꼼히 정리되어 있다. 경제학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흥미있게 읽을 수 있을 듯.

책 자체는 신성장 이론을 담고 있기 때문에 경제 성장의 원동력은 지식과 아이디어라고 주장하는데, 간만에 경제학 관련한 책을 읽어서 내용을 꼼꼼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자본축적의 솔로 모형이나 지식-아이디어에 주목하는 신성장이론이나 모두 현실의 핵심을 짚고 있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내가 보기에 경제 활동이라는 것은 사회의 거대한 협업이고, 협업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필요한 기반 시스템들인 신뢰의 정량화나 협업(거래)가 원할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고도화된 시장 매커니즘 등이 기반에 깔려 있다고 보기 때문. 내가 돈이 아무리 많아도, 지식이 아무리 많아도 내 주위에 사기꾼만 있다면 경제 활동은 불가능한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이에 대한 글을 정리해 보겠다.

괴델, 에셔, 바흐

그 유명한 책. 맨 처음에 괴델이라는 이름만 보고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에 대한 책인 줄 알았는데, 전혀 달라서 놀랐다. 책의 주요 내용은 수리 논리학 보다는 우리의 사고 체계에 대한 것과 그것을 바탕으로 과연 기계도 생각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라고 할 수 있음. 인간 사고 체계에 대한 논의를 위해 수리 논리학이나 생물학 등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를 예시로 드는 것일 뿐.

워낙 두꺼워서 모임을 통해 읽게 되었는데, 읽는 텀이 긴 관계로 집중력이 떨어져서 그랬는지 아니면 정말로 1부에 비해 2부의 내용이 불분명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 많아서였는지 모르겠지만, 어렵더라도 이해는 됐던 1부에 비해 2부는 당췌 무슨 얘기인지 따라가는게 쉽지 않았다. 읽는 내내 뿌연 안개 속을 헤매는 느낌이 좀 들었음. 다시 읽으면 이해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저자가 워낙 말이 많은 탓에 –간결하게 설명할 수 있을 법한 내용을 대단히 장황하게 설명하는 투 머치 토커다. 서문이 50페이지를 넘는 책은 살다 살다 처음 봄– 책을 읽다 지치는 느낌이 들어서 다시 읽고 싶은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개인적으로 읽는 면에서 추천하기는 어려운 책이지만 읽으면 생각할 거리는 많아지는 책이기 때문에 추천 태그를 달기는 달았음.

스포일러가 되겠지만 이 두꺼운 책을 다 읽을 사람은 많지 않을테니 책의 핵심 주제에 대해 저자의 생각을 밝혀 본다면, 저자 생각은 최초의 프로그래머인 에이다 러브레이스 보다는 튜링 머신의 설계자인 앨런 튜링의 입장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음. 이 주제에 대한 내 생각은 별도의 글로 쓸 예정.

모든 진화는 공진화다

제목부터 내 마음을 사로잡아서 읽게 된 책인데, 내용 또한 그러했다. 지구 탄생 이후 생명의 진화 과정에 대한 꼼꼼한 설명과 잘 읽히는 문장 덕분에 단숨에 읽을 수 있었음.근래 꽤 많은 책을 읽다가 중간에 말았는데, 간만에 내 머리를 청량하게 해 주었다. 아주 훌륭한 책.

 

송민령의 뇌과학 연구소

제목 그대로 뇌에 대한 교양 과학 이야기. 읽기 전에 개인적으로 신뢰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추천하는 글을 많이 봐서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과연 그만큼 추천을 받을만한 책이었다고 생각 했음.

예전에 한겨레의 사이언스온에서 읽고 충격을 받았던 ‘파도는 어디서부터 시작되서 어디까지인지 경계를 지을 수 없지만, 그것은 실재하는 현상이다’라는 내용을 포함하여 –이 책은 그 연재글을 모아낸 책이다– 뇌에 대한 다양한 최신의 내용을 접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많이 배웠음. 추천.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제목 그대로 조선왕조실록을 만화로 엮어낸 책. 시리즈 전체 20권인데, 만화라서 금방 읽었다. 다만 생각보다 글이 많아서 –특히 상소 올리는 부분– 작은 사이즈의 화면으로 보는데 눈이 좀 아팠음.

실록이다보니 아무래도 정치와 인물 중심으로 –민중의 생활상, 경제 등의 이야기는 비중이 낮음– 이야기가 흐르는데,  그러다 보니 대형 사건일 수록 재미있는 반면 그 외의 경우는 그냥 저냥 이었던 것 같다. 창업부터 세조까지 재미있고, 임진왜란-병자호란이 좀 재미있고, 마지막의 망국이 재미있는데, 그 사이의 이야기들은 정치 싸움 정도라 그냥 저냥.

실록을 기반한 실제 역사에 집중하여 드라마나 야사로 알려진 우리의 상식과 다른 논의가 나오는 부분은 흥미로웠다. 개혁 군주로 알려진 영조-정조에 비해 실제 개혁을 많이 한 사람은 흥선대원군이었다는 논의 등.

아는 만큼 재미있는 책이기 때문에 조선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시라면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