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Archives: 추천하는 책

사이먼 & 카너먼 :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심리학자들

제목에서 유추할 듯 있듯 사이먼과 카너먼을 중심으로 인지과학과 행동경제학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 –트버스키와 기거렌처의 논의도 다뤄진다.

지식인 마을 시리즈 답게 대중적인 수준에서 꼼꼼하게 훑고 있어서 쉽고 유익하게 읽을 수 있음.

개인적으로 행동경제학과 관련해서는 다른 곳에서 접했던 내용이 많았지만, 의사결정과 관련한 인지 내용은 새로 배운 내용이 많아서 좋았다.

 

촘스키 & 스키너 : 마음의 재구성

언어학자로 유명한 촘스키와 심리학자로 유명한 스키너가 비교 되고 있어서 내용을 예측하기 쉽지 않았는데, 읽어보니 언어학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는 책이었음.

인간의 언어 능력이 본능에 의한 것이냐 학습에 의한 것이냐 –책의 결론에도 나오지만 요즘 nature vs nurture로 싸우는 사람은 없다. 둘이 상호작용이 현시대의 결론– 로 촘스키와 스키너를 대립 시켰는데 실제 책 내용 상 스키너는 주요하게 나오지는 않아서 차라리 구조주의 언어학자를 등장시키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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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표의 크리스퍼 혁명

제목 그대로 크리스퍼에 대한 책. 이전에 읽은 <생명의 설계도 게놈 편집의 세계>에 비해 좀 더 전문적인 내용이 나오는데, 예상보다 훨씬 전문적인 내용이 많아서 이해하는데는 어려움이 많았다. –<생명의 설계도 게놈 편집의 세계>는 좀 얕아서 아쉬웠는데, 이건 그 반대. 크리스퍼를 이해하려면 얕은 지식으로는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도 저자가 한국인이고 문장력도 좋아서 어찌어찌 읽긴 다 읽었다. 나중에 따로 공부 삼아 봐야 할 듯. 유전자 수준에서부터 1-2-3세대 유전자 편집 기술까지 꼼꼼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에 추천.

홉스 & 로크 : 국가를 계약하라

제목 그대로 홉스-로크-루소로 이어지는 사회계약론자들의 논의를 담은 책. 어렴풋이 알고 있던 홉스와 로크의 사상에 대해서 상세하게 정리하고 있어서 지식이 촘촘해진 느낌. 근대 정치 이론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 –지식인 마을 시리즈가 2명을 중심으로 해서 그런지 주로 홉스와 로크에 대해서만 다루고 루소 이야기는 살짝 언급만 된다.

리바이어던이라는 강력한 주권자를 통해 군주제를 옹호한 부분이 있지만, 왕의 권한이 신이 아니라 사회계약에서 비롯한다고 주장한 홉스 역시 로크와 마찬가지로 개인의 기본권을 강조한 자유주의자이며, 다만 그들이 지향하는 바가 달랐다는 부분은 놀랍고 흥미로웠다. 군주정이 몰락하고 대의 민주정이 자리 잡은 –이 부분은 로크의 이상이 실현된 것이라 봐도 될 듯– 현대적인 표현으로 보자면 전체주의와 자유주의 정도의 차이로 볼 수 있을 듯.

많은 사람들이 균형을 이야기 하지만, 세상을 다차원-다층적인 곳으로 이해하는 나에게 균형은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지역적인 수준에서 균형에 도달 수 있을지라도 전체적인 수준에서 볼 때 한 지점의 균형이 다른 지점의 균형을 깰 수 있기 때문 –나는 사실 모든 지역과 모든 전역의 균형을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균형점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본다. 설령 가능하더라도 매우 일시적으로만 가능– 그렇기 때문에 인간 사회는 전체주의가 득세 하기도 했다가 자유주의가 득세 하기도 했다가 또 다른 이념이 득세 하기도 한다. 세상은 역동적인 곳이며 그 변화 가운데 불합리함이 존재한다는 점 또한 받아 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오리지널스

제목 그대로 독창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책. 처음 책 소개를 들었을 때는 가볍고 뻔한 이야기를 다루는 책이라 생각했었는데, 여기저기서 이 책의 인용을 보고 관심이 생겨 읽게 되었는데, 흥미로운 내용이 많아서 좋았다. 밑줄도 꽤 많이 그었음. 다만 독창성에 초점을 맞춘 전반부와 달리 경영에 대한 후반부는 그냥 그랬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으니 한 번쯤 읽어 볼만한 책이라 생각 함. 다만 책의 기저에 깔린 ‘내가 열심히 잘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전형적인 아메리칸 드림 스타일의 믿음은 적절히 걸러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손자가 이야기 했듯, 내가 잘해서 할 수 있는 것은 패배하지 않는 것 뿐이고, 전쟁의 승리는 적에게 달려있는 것이다. –기업의 성공은 시장이 결정하는 것이고, 나의 성공은 세상이 결정하는 것이다.

헤겔 & 마르크스 : 역사를 움직이는 힘

헤겔의 관념론과 마르크스의 유물론을 다루는 책. 역사를 움직이는 힘이 이성이냐 물질이냐에 대한 헤겔과 마르크스의 관점을 이야기 한다. 얼핏 듣기에 반대되는 개념 같은데 마르크스의 유물론이 헤겔의 관념론에서 –변증법– 출발했다는 점은 참 흥미롭다.

결국 세상을 움직이는 힘의 기저에는 먹고 사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보다 정확히 말하면 에너지와 엔트로피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무래도 마르크스의 논의가 더 합당하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우리의 의식은 몸(물질)에 기반하고 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와 같은 복잡한 설명을 좋아하는 나에게 헤겔의 논의에도 흥미로운 부분이 많이 있었음.

개인적으로 가장 놀라웠던 부분은, –헤겔은 변증법으로 유명하지만– ‘진리란 변화하는 과정 전체’라는 부분. 나라는 인간은 36살 현재의 모습이 내가 아니라,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일어난 변화의 총체가 나라는 이야기. 불교 철학 같은 기분도 들고, 진리에 시간 개념을 도입했다는 점, 단면이 아니라 다면, 순간이 아니라 전체를 바라보았다는 점에서 과학적인 느낌도 나고 여러모로 참 놀라웠다. –변화가 일어나는 원인이 모순과 대립 때문이라는 말도 상당히 흥미로웠음.

복잡함이 받아들여지는 현시대에 정신이나 물질 어느 하나로 현실을 설명하는 것에 좀 낡은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철학사의 흥미로운 부분에 대해 잘 짚어주기 때문에 관념론과 유물론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라 생각 됨.

랑케 & 카 : 역사의 진실을 찾아서

제목 그대로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 인문 교양서. 객관적 사실을 중요시한 랑케에서부터, 사실에 대한 역사가의 해석 중요하다는 카를 넘어 사실이라는 것은 결코 객관적이지 않으며 실재와 같지 않다는 포스트 모던 역사학까지를 살피며 역사의 의미를 찾는다.

언어의 모호성이나 역사가의 해석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이유로 같은 행위를 두고 누구는 ‘혁명’이라하고 누구는 ‘쿠테타’라고 한다– 역사적 사실은 결코 실재와 같지 않으며 –사료는 결국 역사가가 언어화 한 것이기 때문에 text가 되며, 개별 text는 다른 text들과 관계되어 context가 된다– 역사는 결국 역사가들의 담론이다라는 이야기는 참으로 놀라우면서 흥미로웠다.

물론 나는 이러한 포스트 모더니즘의 사고에 100% 동의하지는 않는다. 실재가 오염되고 모호한 것은 동의 하나 어쨌건 담론은 허구가 아니라 실재를 기반으로 이루어지기 때문. 비단 언어 뿐만 아니라 의미라는 것 자체가 본질적으로 모호하고 자의적이며 통계적이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함.

역사 속 진실의 의미를 탐구하는 내용 –주로 라쇼몽이 예로 사용된다– 자체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간만에 말랑말랑한 지식을 접해서 더 좋았다.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 쯤 읽어볼 만한 책.

창의성을 지휘하라

그 유명한 픽사의 성공 스토리를 닮은 경영서. 처음에는 성공에 대한 사후 분석을 –뭐든 좋은 이야기를 갖다 붙이는– 담은 류의 흔한 책일거라 생각했었는데 –이러한 생각에는 책 제목과 표지도 한몫 했다– 다 읽고 나서는 그런 류의 책들과는 깊이가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음.

기업이 성공하는데 가장 결정적인 것은 기업의 결과물이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이고 –반대로 기업이 망하는 가장 결정적인 것은 현금이 다 떨어지는 것이다– 경영자의 리더십이나 기업 구조, 조직 문화 등은 사실 부차적인 문제다. 이를 두고 워런 버핏은 ‘제품이 시장에서 잘 팔리면 경영자가 잘 못해도 기업은 성장한다’고 했지.

하지만 기업이 일회적이 아니라 연속적으로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려면 결국 훌륭한 결과물을 계속적으로 만들고 마케팅 할 수 있어야 하고 –그래야 성공 확률이 올라간다–, 계속적으로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려면 조직 역량이 중요하고, 조직 역량을 높이려면 훌륭한 인재들과 그 인재들이 역량과 팀워크를 발휘할 수 있게 하는 문화와 구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기업이 영속적으로 존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결국 좋은 사람들과 그 사람들로 이루어진 조직 구조와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은 기업이 잘한다고 되는건 아니다. 그건 오롯이 시장의 결정이기 때문. 반면 기업 구조와 문화는 기업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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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 & 포퍼 : 과학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과학 철학자로 유명한 쿤과 포퍼를 중심으로 과학이라는 의미를 이야기 하는 책. 포퍼의 반증주의에서부터 쿤의 패러다임, 라카토쉬, 파이어아벤트 등 과학 철학자들이 정의하는 과학의 의미를 살핀다.

책을 읽으면서 놀라웠던 점은 과학이라는 의미를 정의하는 것이 놀라울 정도로 어렵다는 점인데, 우리는 흔히 반증이 가능 –포퍼가 말한– 하거나 과학적 사고, 과학적 실험 등을 동반한 것을 과학이라 보고 그렇지 않은 것을 비과학적 –점성술 같은– 이라고 믿지만, 실제로 과학자들은 과학적으로 과학을 하지 않기 때문에 –책에 나오는 사례는 놀랍게도 뉴턴이다– 그러한 것들로 과학과 비과학을 구분하는게 쉽지 않다.

쿤이 패러다임 이론을 통해 정상 과학이라는 것도 결국 범례들의 집합이며, 언제든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 했듯이, 결국 과학이라는 것도 근원적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결국 ‘믿음’ –나는 양자역학을 ‘믿는다’– 이기 때문에 종교라든가 비과학과 과학을 명확하게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과학이 성공적인 범례들을 체계적으로 잘 갖추고 있기 때문에 비과학과 구분하는 것은 유용한 기준이다. 점성술보다 과학이 이룩한 업적이 훨씬 크니까.

이런 논의를 볼 때마다, 예전에 읽으면서 감탄을 했던 ‘파도는 어디서부터 시작되고 어디까지 파도인지 구분할 수는 없지만 파도라는 실체는 분명 존재한다’는 문구가 떠오른다. 구분할 수 없다고 정의를 부정하는 것도 문제고 –제논이 ‘움직임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한 것처럼– 구분에 집중해서 본질을 흐리는 것도 문제다 –반증주의를 기준으로 하면 뉴턴도 사이비 과학자가 된다– 현실이 존재한다는 것과 경계를 명확히 할 수는 없다는 것을 모두 받아 들여야 올바른 현실 인식이 가능하지 않을까?

아인슈타인 & 보어 : 확률의 과학 양자역학

제목에서 짐작 가능하듯 양자역학에 대해 다루는 책. 아인슈타인의 이름이 나오지만, 상대성이론 보다는 아인슈타인이 양자 역학에 미친 영향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

책의 주인공이 아인슈타인과 보어이기 때문에 양자 역학의 초창기 –플랑크의 양자 개념에서부터 보어와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까지– 이론을 다루는데, –덕분에 분량은 작아서 금방 읽을 수 있었음– 그 시기 이론 발전의 흐름이 꼼꼼히 정리되어 있어서 좋았다. 양자 역학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가볍게 읽어볼 만한 책이라 생각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