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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르켐 & 베버 : 사회는 무엇으로 사는가?

두 사회학자의 이론을 소개하는 사회학 이야기. 베버의 관료제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서 베버에 관한 책을 좀 읽어봐야겠다 싶어 읽었는데, 관료제 이야기는 별로 없고 두 사회학자의 사회학 이론을 전반적으로 훑는 내용이었음.

사회의 구성이 종교적 믿음과 같은 믿음에 의해 돌아간다고 하는 것이나, 종교를 구성하는 것은 믿음 뿐만 아니라 제사라는 부분 등은 흥미로웠으나, 그 외의 전반적인 내용은 so so. 서양에서 자본주의가 발달한 이유를 베버는 프로테스탄트 윤리에서 찾는다는 부분을 읽고는 베버의 책을 굳이 찾아 읽을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을 했음.

능력주의는 허구다


사회학 교수 2명이 쓴 세상이 가진 능력주의 믿음에 대한 허구성을 밝히는 책. 요약하자면 ‘아메리칸 드림으로 대표되는 능력적인 요인은 과대평가되어 왔고, 비능력적인 요인은 과소평가 되어 왔다. 성공에는 능력 외의 변수가 크기 때문에 성공한다고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실패한다고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다’는 것. 가장 인상적인 내용은 인생은 릴레이 경주라서 좋은 부모를 만난 자식은 남들 보다 바통을 먼저 받아 앞서 달릴 수 있다는 부분.

책에서 다루는 비능력적인 요인은 주로 상속에 의한 것 –자본 뿐만 아니라, 문화, 인맥까지 모두 상속이 되물림 되기 때문에 좋은 집은 계속 좋고, 나쁜 집은 계속 나쁘다– 을 다루지만, 내 생각에는 비단 상속 뿐만 아니라 무언가를 이뤄내는데는 운의 영향이 매우 크다. 물론 분야에 따라 운이 미치는 영향력이 다르긴 하겠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내면 ‘운7기3’이 되지 않을까 싶음. 성공은 ‘운 x 실력’이다.

흥미로운 것은 설령 100% 능력주의 사회가 실현 가능하더라도 그게 우리가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 하는 내용. 영국의 사회학자가 쓴 소설 <능력주의의 출현>을 인용하며, 순수한 능력주의 사회는 약육강식의 사회가 될 것이라고 예언한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나도 그간 많이 접하고 생각해 왔던 내용이기 때문에 특별히 새로운 것은 없었지만, 그걸 다양한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해 냈다는 점에서 한 번쯤 읽어 볼만한 책이라고 생각 됨.

군중심리

군중의 심리에 대해 놀라운 통찰을 담고 있는 책. 프랑스 대혁명의 사례를 중심으로 군중들이 어떠한 모습을 보이는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120년 전에 쓰여진 책임에도 책 내용은 마치 현대에 쓰여진 것과 같게 느껴질 정도로 현대에도 유효한 내용인데, 이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다루는 지식은 수천 년이 지나도 유효한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호모 사피엔스 다음 세대의 종이 나오기 전까지 이 내용은 계속 유효할 것이라 생각 함.

책의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군중은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것인데, 이는 개인의 합리성과는 전혀 다른 문제라서 설령 합리적인 개인들로 구성된 군중이라도 군중 차원의 행동은 비합리적이 된다는 것. –나도 이 주장에 100% 동감한다. 복잡함의 원리에 따르면 그 둘은 서로 레이어가 다른 문제다– 그 비합리적인 군중의 모습이 흡사 비합리적인 개인의 모습과 유사하다고 하는 점이 흥미로움.

물론 군중을 무조건 나쁘게만 보지는 않는데, 특정 상황에서는 군중들이 희생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기 때문. 그래서 르 봉은 동시대의 다른 심리학자들이 –아마도 프랑스 대혁명 이후 당대엔 군중 심리에 대한 많은 연구가 있었던 것 같다– 군중의 나쁜 모습에만 집중한다는 것에 비판을 가한다. 

사실 우리나라도 촛불 시위 때 상당히 놀라운 수준의 성숙한 군중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그런 사례를 보면 군중이 꼭 비합리적, 감정적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 함. 물론 사람은 합리적이기는 어렵고 비합리적이기는 쉽기 때문에 –합리적인 상태는 노력을 통해야 달성 가능한 상태다– 비합리적인 사례가 훨씬 많은 것 뿐.

르 봉이 연구하던 시기에는 복잡계나 게임이론 같은 것이 없지만, 르 봉이 다루는 내용을 복잡함이나 게임 이론으로 설명하면 좀 더 체계화 시킬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실제로 그런 느낌이 나는 부분이 꽤 많았던 것도 흥미로웠음.

모멸감

모멸감이 어떻게 우리의 자아를 파괴하며 우리는 그것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등 모멸감이라는 감정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다루는 책. 개인 차원 뿐만 아니라 사회 차원에서 –한때 잘 나갔던 이슬람이 현재는 서구 사회에 열등감을 느낀다– 다뤄지는 모멸감에 대한 내용은 참 흥미로웠다.

이런 내용을 읽다 보면 결국 귀결되는 것은 자존감 –모멸감을 받지 않기 위한– 과 타인에 대한 배려심 –모멸감을 주지 않기 위한– 인데, 수많은 종교와 철학자들이 이야기하는 것도 결국은 그 지점을 향하는 것이라 생각 됨. 모두가 올바른 방향을 알고 있지만, 그곳에 닿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