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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 카너먼 :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심리학자들

제목에서 유추할 듯 있듯 사이먼과 카너먼을 중심으로 인지과학과 행동경제학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 –트버스키와 기거렌처의 논의도 다뤄진다.

지식인 마을 시리즈 답게 대중적인 수준에서 꼼꼼하게 훑고 있어서 쉽고 유익하게 읽을 수 있음.

개인적으로 행동경제학과 관련해서는 다른 곳에서 접했던 내용이 많았지만, 의사결정과 관련한 인지 내용은 새로 배운 내용이 많아서 좋았다.

 

마음챙김 학습혁명

‘마음챙김 학습’이라는 용어는 내가 《마음챙김Mindfulness》이라는 저서에서 제시한 ‘마음챙김’이라는 개념에서 유래한 것이며, 이 책에서는 매우 특정한 방식으로 쓰인다. 어떠한 행위에 관한 마음챙김 접근법(mindful approach)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계속해서 새로운 범주를 만든다. 둘째,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인다. 셋째, 여러 가지 다른 관점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반면 마음놓침(mindlessness)의 특징은 기존 범주에 갇혀 있음, 새로운 신호에 반응하는 걸 막는 습관화된 행동, 그리고 한 가지 관점에서만 행동한다는 것이다. 일상적인 말로 표현하자면, 마음놓침은 자동주행 상태와 같은 것이다. –<마음챙김 학습혁명> 중에서

심리학 교수가 쓴 올바른 학습에 대한 글. ‘마음챙김’이라는 상태를 바탕으로 하면 더 나은 학습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심리학 교수이다 보니 여러 심리 실험을 바탕으로 내용을 전개하는데, 개인적으로 학습에 대해서는 뇌과학을 기반으로 한 내용을 좀 더 신뢰하기 때문에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가 좀 더 좋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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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심리

군중의 심리에 대해 놀라운 통찰을 담고 있는 책. 프랑스 대혁명의 사례를 중심으로 군중들이 어떠한 모습을 보이는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120년 전에 쓰여진 책임에도 책 내용은 마치 현대에 쓰여진 것과 같게 느껴질 정도로 현대에도 유효한 내용인데, 이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다루는 지식은 수천 년이 지나도 유효한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호모 사피엔스 다음 세대의 종이 나오기 전까지 이 내용은 계속 유효할 것이라 생각 함.

책의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군중은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것인데, 이는 개인의 합리성과는 전혀 다른 문제라서 설령 합리적인 개인들로 구성된 군중이라도 군중 차원의 행동은 비합리적이 된다는 것. –나도 이 주장에 100% 동감한다. 복잡함의 원리에 따르면 그 둘은 서로 레이어가 다른 문제다– 그 비합리적인 군중의 모습이 흡사 비합리적인 개인의 모습과 유사하다고 하는 점이 흥미로움.

물론 군중을 무조건 나쁘게만 보지는 않는데, 특정 상황에서는 군중들이 희생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기 때문. 그래서 르 봉은 동시대의 다른 심리학자들이 –아마도 프랑스 대혁명 이후 당대엔 군중 심리에 대한 많은 연구가 있었던 것 같다– 군중의 나쁜 모습에만 집중한다는 것에 비판을 가한다. 

사실 우리나라도 촛불 시위 때 상당히 놀라운 수준의 성숙한 군중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그런 사례를 보면 군중이 꼭 비합리적, 감정적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 함. 물론 사람은 합리적이기는 어렵고 비합리적이기는 쉽기 때문에 –합리적인 상태는 노력을 통해야 달성 가능한 상태다– 비합리적인 사례가 훨씬 많은 것 뿐.

르 봉이 연구하던 시기에는 복잡계나 게임이론 같은 것이 없지만, 르 봉이 다루는 내용을 복잡함이나 게임 이론으로 설명하면 좀 더 체계화 시킬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실제로 그런 느낌이 나는 부분이 꽤 많았던 것도 흥미로웠음.

착각하는 CEO

수많은 심리학 실험 결과를 기반으로 기업 활동의 잘못된 전략 수립, 조직 관리, 기업 문화 등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는 책. 정량화 하기 어려운 활동에 대해 정량적인 방법 –ex) 인센티브, 성과주의– 을 도입할 때 어떻게 좋지 않은 결과가 빚어질 수 있는가를 이해할 수 있다.

저자가 운영하던 블로그 글을 즐겨 읽었던 경험과 저자의 번역서인 <당신은 사업가입니까>에 대한 긍정적인 기억에 더해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생각과 맞닿은 부분이 많아 저자에 대한 신뢰가 더욱 높아졌음. –물론 나 자신이 확증 편향의 오류를 범하고 있을 수도 있다.

책에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많은 실험 사례가 등장하는데 –저자의 주장에는 빠짐없이 실험 사례가 등장한다– 최근의 '재현성 위기' 문제도 있어서 적절히 비판적으로 수용할 필요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내용이 합리적이기 때문에 충분히 새겨 들을 만하다고 생각 된다. 바로 전에 읽은 <워런 버핏의 주주 서한>에서 가장 많은 밑줄을 그었다고 했는데, 이 책은 그것 보다 더 많은 밑줄을 그었음.

드라이브

자발적 동기부여의 힘에 대한 책. 단순 반복 작업이 아닌 인지 능력이 조금이라도 필요로 되는 작업을 하는데는 외적인 보상 보다 자발적으로 동기부여가 된 상태에서 더 성과가 좋다는 것이 핵심. 

외적인 보상이 부여되면 사람은 단기적이고 부분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오히려 성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도 한다. 보상 금액이 올라갈 수록 문제 해결력이 떨어지는 많은 실험들이 그예.

자발적인 동기부여는 '자율성', '숙련성', '목적의식'의 3가지가 중요. 그것이 확보되면 높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조직 관리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 볼만한 책이라 생각 됨. 

다만 내용은 유용하고 좋은데, 짧게 요약할 수 있는 내용을 책 한권 분량으로 늘이다 보니 불필요해 보이는 부록이 길다는건 좀 단점. 

행복의 기원

인간이 느끼는 행복이 어디에 기원하느냐와 그렇다면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내용의 책. 자기 경험에 근거한 이야기가 아니라 심리학 연구들이 밝혀낸 내용을 근거로 하여 설득력을 갖고 있다. 이야기 자체도 재미있음.

행복이 결국 뇌에서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내용은 이전에 읽은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과 맥락을 같이 한다. –읽을 땐 몰랐는데, 읽고 나서 보니 이 책의 저자가 그 책의 번역자였다– 그러면 뇌는 왜 행복을 만들어 내느냐가 다음 질문인데, 그에 대한 대답은 아주 당연하게도 '생존과 번식에 도움이 되므로' 

우리의 생존과 번식에 도움이 되는 것들, 예컨대 단 것이나 안락함 등은 뇌가 쾌락을 느끼게 하고 –이것을 보상 체계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의 생존과 번식에 위해가 되는 것들, 예컨대 신체적 위해, 썩은 음식 등은 불쾌를 느끼게 하여 사람이 생존과 번식에 유리함을 갖도록 하는 것이 바로 그 행복과 불행의 원인. –쾌와 불쾌는 별개의 것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불쾌하지 않다고 행복한 것이 아님.

여기까지는 사실 개인적으로 특별히 새로울 것 없는 내용이었는데, 그 행복을 느끼게 하는 요인이 단순히 개인 수준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내용은 대단히 흥미로웠다. 인간은 '사회' 관계를 통해 생존하고 발전해 왔기 때문에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도 행복과 불행 –쾌락과 불쾌– 를 느낀다는 것. –실제로 사회적 아픔을 느끼는 사람에게 진통제를 처방했더니 효과가 있더라– 이는 타인과 관계를 잘 맺는 것이 내 생존에 도움이 되기 때문. –사냥에 실패한 동료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는 대신 다음에 내가 실패하면 네 신세를 지겠다는 사회적 관계.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행복을 느끼는데는 사회적 관계가 매우 중요하며, 실제 수많은 연구에서도 '외향성' 수치가 높은 사람들이 –다른 성격 항목들은 큰 상관관계가 없음– 행복감이 높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타인에게 사랑을 베푸는 것이 곧 나의 행복이 되는 것. 

물질이 행복을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며, –부족하면 불행할 수는 있다– 타인과의 관계를 중요시 하는 것이 행복에 이르는 것이라는 이러한 내용을 접할 때마다 수천 년간 성현들이 말씀해 온 진리들이 현대 과학에 의해 증명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ps) 책에는 쾌락이 행복의 기원이라는 정도로 얘기하고 넘어가는데, 쾌락을 추구하는 것과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조금 구분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마약을 하는 것이나 유흥에 빠지는 것도 결국 뇌의 보상 중추를 자극하는 쾌락인데 그런 것에 빠져 사는 삶을 행복한 삶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행복에 관한 우리의 생각과 실제 현실에 대한 심리학적 분석을 담은 책. 왜 우리가 행복을 추구하면서도 실제로는 그것을 얻지 못하는지 –가장 큰 원인은 뇌 때문이다– 를 다양한 관점에서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편향과 관련한 내용은 이미 접한게 많아서 새롭지 않았지만, 뇌의 오류가 행복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내용은 흥미로운게 많았다. 개인적으로 많이 유익한 책이었음. 대학 교수인 저자의 글 솜씨도 좋기 때문에 읽는 재미도 있는 책.

진화심리학

말 그대로 진화심리학의 교과서 같은 책. 진화심리학이 다루는 굉장히 많은 분야를 굉장히 체계적으로 잘 다루고 있다. 덕분에 분량도 상당함.

개인적으로는 그간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내용들에 대해 좀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좋았다. 진화심리학에 관심이 있다면 꼭 한 번 읽어 볼 만한 책. 

진화심리학에 관심이 없다고 하더라도 진화심리학이라는 분야가 꽤 재미있는 내용들 많이 다루고 있기 때문에 분량의 압박을 넘어설 수 있다면 가볍게 한 번 읽어 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 된다.

마음을 생각하는 디자인

개인적으로 자주 하는 말 가운데 하나가 디자이너로서 이해해야할 것이 2가지 있는데, 하나가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제품에 대한 이해'이고, 다른 하나는 바로 '인간에 대한 이해'. –보다 넓게 보자면 인간 사회까지

이 책은 그 후자인 인간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인간의 심리적, 신체적 특징에 대한 최신 과학 지식이 깊이 있고 체계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어서 개인적으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책 두께는 얇지만 서술 형식이 핵심적인 내용 위주로 간결하게 되어있어서 마치 요체가 담긴 듯한 느낌. 거기에 번역도 좋아서 읽기도 좋다.

넛지

주류 경제학을 까며 대안적인 경제학 이론 –복잡계 경제학이라든가 행동 경제학 등– 을 소개하는 책들도 봤고, 인간의 성향을 이해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인간의 행동을 유도하는 디자인에 대한 책도 봤지만, 이 책은 그 두 가지 내용이 결합된 책이라 개인적으로 참 흥미로웠습니다.

똑같은 것도 어떻게 제시하느냐에 따라 인간의 행동을 이끌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 책은 '자유주의적 개입주의' –이 부분에서 다분히 정치적인 냄새가 많이 나는데 이는 두 명의 저자가 각각 경제학자이고 정치학자이기 때문입니다.–라고 설명하며 '넛지'라고 표현합니다. –보통 디자인을 다루는 분야에서는 행동유도성(Affordance)이라고 불려지죠.
그리고 그 넛지를 활용해서 사람들이 겪는 많은 경제적인 문제를 풀어 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주요 내용으로 실제로 저자는 미국의 여러 경제적인 문제를 이러한 넛지를 활용해서 풀어낸 –401(k) 저축플랜– 경험을 가졌죠.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과정 자체 –인간을 이해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문제를 풀어내는 것– 를 디자인이라 인식 –실제로 저자가 선택 '설계'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고 있기 때문에, 디자인을 통해 어떠한 문제 –그것이 경제든 정치든 문화든– 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새길 수 있어서 읽는 내내 참으로 흥미로웠습니다. 

사실 어느 특정한 분야의 지식을 많이 접하다보면 어느 순간 자신이 읽는 책들이 비슷한 사례를 이야기 하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때문에 이미 비슷한 내용을 다루는 많은 책을 보셨다면 책에서 등장하는 사례나 이야기가 새롭게 느껴지지 않을 수는 있겠지만, 이 책은 사례를 다루고 논의를 전개하는 보통의 다른 책들에 비해 한 발 더 나아가 실제적인 디자인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관심 있으시다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