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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원래 공부 모임에서 읽기로 한 책인데, 분량이 많지 않은 책이라 그냥 후다닥 읽다보니 다 읽어서 일단 간단히 정리. 당시 시대상 –이탈리아와 주변국들의 상황이나 정치 체제, 사회 구성 등– 을 이해하지 못한채로 후다닥 읽은거라 내용을 완전히 이해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그런 자세한 내용은 공부 모임을 통해 다시 읽어 봐야 이해할 수 있을 듯.

이 책은 마키아벨리가 역사 속의 다양한 인물과 사건에서 정치 이론을 끌어낸 내용인데, 그래서인지 수많은 다양한 사례를 수집하고 거기서 통찰을 이끌어 내는 형태의 경영학 책을 읽는 듯한 느낌이 읽는 내내 들었다.

아무래도 시대상이 많이 달라 –용병이라든가 전제 군주라든가 등등 아마 여기서 말하는 공화정도 현대적 의미의 민주주의와는 또 다를 듯– 그 겉으로 드러나는 내용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인간이나 인간 사회라는 것이 그렇게 쉽게 변하는 것은 아닌터라 그 안에 숨겨진 질서는 현재에도 통용될 수 있어 보였다.

오래된 책임에도 꽤나 과학적이고 체계적이라서 놀랐는데, 부록을 보니 이 책이 갖는 의미가 그보다 더 컸음을 알고 또 놀람. 이 책이 등장하기 전의 정치 이론들은 현실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이상 세계 –이데아– 를 논하여, 현실 세계와는 동떨어진 내용들이었는데, 이 책이 처음으로 현실 세계의 정치를 논하였고 이후 정치 이론들이 현실 세계를 담기 시작했다고 함. 

이 책을 시작으로 정치 이론이 현실 세계를 바라보기 시작했는데, 현실 세계를 이해하려면 보다 근본적으로 인간을 이해해야 했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인간을 이해할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그게 홉스에 이르러 체계적으로 이루어졌다는 내용 또한 재미있었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왜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 정당을 찍을까 하는 궁금함에 오래 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인데, 뭐 납득이 가는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고 그냥 애매하게 느껴졌던 책. 

그래도 책에서 주장하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큰 통찰이라 생각되었는데, 사람들이 투표를 할 때는 자신의 이익을 생각해서 투표를 하는게 아니라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투표 행위를 한다는 것이 바로 그것. –프레임 사고는 좋긴 하지만 여기저기서 많이 나오는 개념이라 생략

그렇기 때문에 가난한 노동자들이 부자 정당을 찍으며, 고소득층이 진보 정당에 투표를 한다. 진보 진영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 정당을 찍는게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그것은 그들의 가치관에 따르면 올바른 행위인 것. 다만 서로가 서로를 이해 못하는 것일 뿐.

책을 읽으면서 얼마 전에 읽었던 경제적 불평등을 엔트로피로 설명한 것이 떠올라, 정치적 질서가 어떻게 구성되는지에 대한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것은 좋았다.

태생적으로 다양성과 평등을 강조하는 진보 진영은 보수 진영에 비해 상대적으로 뭉치기가 어렵기 때문에 번번히 투표에서 지게 마련인데, 에너지 최소화의 법칙에 따르면 보수 진영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항상 존재하며 그들의 가치관 특성상 그들은 뭉치기 쉽기 때문에,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진보 진영은 선거 때마다 항상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